<원신>과 <우마무스메>가 세계적 인기입니다. 우리는 이미 서브컬처 시대에 살고 있어요. 덕후와 덕질을 주제로 보다 많은 이야기가 소통되고, 덕후가 능력자로 인정받는 사회가 되길 희망합니다. 지금 저희는 '덕후의 역사'를 쫓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지도편달 부탁드립니다. /스카알렛 오하라&디스이즈게임
1995년 3월 17일, 일본의 윙키소프트에서 <슈퍼로봇대전>을 발매했어요.
제4차 슈퍼로봇대전 맵, 기체 스탯 화면
이 당시만 해도 게임은 요즘처럼 누구나 클리어할 수 있는 난이도가 아니었어요. 여러 기체들 중 출전할 기체들을 플레이해야 하는데 높은 난이도로 인해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하죠. 이 조합이라는 것이 정신기의 효율과 기체의 공격력, 이동력, 수리와 보급의 밸런스를 뜻해요. 게다가 자신의 최애 로봇을 선택하지 않을 수도 없었고요.
이 때문에도 정보가 필요한 게임이예요. 플레이는 액션 같은 비주얼 요소는 매우 심플한 데 비해 수많은 선택과 지적 고민을 강요하죠.
이러한 특성은 덕후들을 중심으로, 수는 많지 않지만 매우 충성스러운 팬덤이 만들어지게 했어요. 일본을 비롯 전세계에서 슈퍼 패미콤으로 많은 덕후들이 <슈퍼로봇대전>을 즐기고 있었지만, 한국에는 발매되지 않았어요.

한국에 처음 정식 발매된 <슈퍼로봇대전> 시리즈는 GBA로 일본에서 발매되었던 <슈퍼로봇대전 OG1>과 <수퍼로봇대전 OG2>를 2007년 플레이스테이션2 버전으로 리메이크했던 <슈퍼로봇 대전 OGs>였다고 하네요.
사실 <슈퍼로봇대전> 같은 SRPG 게임은 한국에서 꽤 인기있는 장르였어요. PC 게이머들은 <창세기전>, <메타녀>, <삼국지>(영걸전, 조조전 등), <파랜드 택틱스> 등의 SRPG에 열광을 했고, 이 게임들은 대부분의 시리즈가 큰 인기를 얻었어요.
그런 한국이지만, 정작 SRPG의 대표시리즈 중 하나인 <슈퍼로봇대전>시리즈는 콘솔 전용이었고 정식 발매되지도 못했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쉽게 즐길 수 없었던거죠. 그런데, 1998년에 이 <슈퍼로봇대전>을 PC 사용자들도 플레이할 수 있게 되는 사건이 벌어졌어요.

1997년에는 ZSNES가, 그리고 이어서 1998년에는 Snes9x 가 공개된 것이예요. 둘 모두 슈퍼 패미콤을 PC에서 플레이할 수 있게 해주는 에뮬레이터였어요. 한국의 일반 가정에 슈퍼 패미콤은 잘 없지만, PC는 굉장히 많이 보급되어 있었어요.
1990년대에 우리나라에서는 슈퍼 패미콤을 정식 수입할 수는 없었지만, 현대전자에서 슈퍼 컴보이라는 이름으로 제작, 공급했어요. 그러나 그 규모는 연간 10만대 수준이었어요. 이 물량과 당시의 가격을 생각하면 슈퍼 컴보이는 부유층에 주로 공급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그에 비해 PC는 1990년대 중반에는 이미 대중적으로 보급되었어요. 1995년에 발매된 윈도우95는 그러잖아도 빠르게 보급되던 PC가 확실히 대중화되는데 큰 역할을 했죠. 1993년에 32%, 1994년에 37% 정도였던 PC 보급률이 1995년에는 61%까지 크게 증가하게 되었어요.
윈도우3.1때 까지만 해도 "저것은 진정한 OS가 아니야"라며 경원시하던 DOS 추종자들도 윈도우95에는 항복하고 윈도우교에 귀의했죠.
아무튼 에뮬레이터들, 그 중에서도 Snes9x 를 입수한 많은 게이머들이 콘솔게임을 PC로 즐기기 시작했고, 이중에는 당연히 <슈퍼로봇대전>도 있었어요. 이 시기에 마침 슈퍼 패미콤판으로는 가장 최신 버전이었고 완성도도 가장 높았던 <제4차 슈퍼로봇대전>이 PC에뮬레이터 용으로 급속히 유행했어요.
※편집자 주: 에뮬레이터 자체는 불법의 영역이 아니지만, 롬 파일 그리고 에뮬레이터 구동을 위한 바이오스는 불법의 영역이었죠. 1990년대 한국은 '와레즈'라 불리는 어둠의 경로가 급속하게 생겨났고, 상당수의 디지털 콘텐츠 이용자들은 이를 당연시 여기던 지식 재산권의 어둠의 시기였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슈퍼로봇대전> 팬들 중 많은 사람들이 처음 접한 것이 이 <제4차 슈퍼로봇대전>이에요. 다만, 한글 정발판이 없었으니 당연히 일본어판이었을 것이고, 일본어를 잘 아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게임은 즐길지 언정 스토리를 즐기기는 힘들었어요.

그리고 1999년 11월, 이름만 들어도 건담 팬사이트로 느껴질 사이드3 이라는 커뮤니티에 제4차 슈퍼로봇대전의 "한글패치"가 등장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