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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구글·애플 앱 수수료 15% 시대, 인디 모바일게임사는 "아주 기쁘다"

크게 한숨 돌린 인디... 그리고 남은 문제는?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재석(우티) 2021-03-24 13:50:34

3월 16일, 구글이 모든 구글플레이 개발사에 반값 수수료를 적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기준은 있습니다. 기존의 30% 통일이었던 수수료를 매출 100만 달러(약 11억 원)까지 15%로 받겠다는 것입니다. 적용 시점은 오는 7월 1일부터. 이미 애플은 1월부터 같은 정책을 시행 중이기 때문에, 앱 수수료 15%의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대형 모바일 게임사들은 심드렁할 것으로 보입니다. 빠르면 하루, 늦어도 한 달 이내면 매출 11억 원을 달성하기에 수수료 감면 혜택을 받는 게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사실상 바뀐 게 없습니다. 매출이 11억 원을 넘기는 시점부터 30%의 수수료를 거둔다면, 15%의 수수료를 적용받던 시점까지는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만, 대형 업체의 매출 규모를 따져본다면 그렇게까지 기쁜 결정은 아닙니다.

 

반면에 인디 개발사들은 크게 한숨 돌렸습니다. 전체 시장규모를 살펴보면 실제로 연 매출 11억 원이 못 미치는 회사는 90%가 넘습니다. 이들은 이번 정책으로 수수료 감면액 만큼의 수입을 거두게 됐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애플보다 구글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기대 매출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값 수수료 시대, 인디 모바일​게임사의 말을 들어봤습니다.

 




# "아주 기쁘다... 창작 동기부여될 것" 반지하게임즈 이유원 대표

 

반지하게임즈 이유원 대표

<서울 2033>를 만든 반지하게임즈의 이유원 대표는 기자의 질문에 "아주 기쁘다"며 화답했습니다. "직접적으로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아주 클 것"이라는 것이 이유원 대표의 예측. 당장 플랫폼 사업자들이 가져가는 돈이 줄어들었으니, 그것만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벌일 여유가 생겼다고 합니다.

 

"이미 앱스토어에서 수수료 인하를 경험해서 좋다는 건 몸소 알고 있었다"는 이 대표는 "구글 비중이 더 커서 효과도 더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10%에서 20%의 매출 상승효과가 기대되는데, 마케팅이나 상품 기획에 있어서도 다양한 생각을 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렇게 절약한 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 거냐는 물음에 이 대표는 "창작에 동기 부여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값 수수료가 적용되는 7월 1일에 맞춰서 파이프라인을 조정하는 일은 없을까요? 이유원 대표는 "꾸준히 게임을 업데이트해야 할 계획이라서 그럴 필요는 못 느낀다"고 답변했습니다.

 

 

# "반값 수수료 받았다면 적자에서 흑자... 반가운 일" 버프스튜디오 김도형 대표

버프스튜디오 김도형 대표

 

<세븐데이즈>를 개발했고, 최근에는 여러 스토리 게임을 개발 중인 버프 스튜디오는 어떤 생각일까요?김도형 대표는 "작년 매출에서는 적자가 조금 났는데, 15% 수수료를 받으면 오히려 흑자로 전환될 것 같다"고 했습니다. 

 

김 대표는 "애플의 반값 인하 정책을 보고 구글도 어느 정도는 비슷한 결정을 내리지 않을까 예상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아울러 "10억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곳도 1억 5천 정도가 절약되는 것인데, 작은 회사들은 그 정도 매출을 올리기도 쉽지 않으니 반가운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버프스튜디오는 올해 6개 이상의 스토리 게임을 출시할 계획입니다만, 반지하게임즈와 마찬가지로 7월 이후로 출시를 미룰 계획은 없었습니다. 김 대표는 "이미 준비를 해두었기 때문에 출시를 미루면 오히려 그만큼 기회비용이 날아가는 것"이라며 "오히려 더 손해일 수 있다"고 봤습니다. 반값 수수료 결정이 분명 굉장한 호재지만, 거기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개발 로드맵을 지키겠다는 것입니다.

 

끝으로 김 대표는 "이번 혜택의 대상이 몇몇 하이퍼 캐주얼 개발사에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인앱 결제 없이 구글 애드센스를 통한 광고 수입이 주가 되는 소규모 업체에겐 실제적 혜택이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죠.

 

 

# "수수료 감소 확대되길... 광고 아이디 추적 금지도 이슈" 자라나는씨앗 김효택 대표

 

자라나는씨앗 김효택 대표

'MazM' 시리즈를 서비스 중인 자라나는씨앗의 김효택 대표 역시 "당연히 좋다"고 답변했습니다. 구글의 이번 결정은 "작은 회사에는 분명 도움이 된다. 구글 매출이 훨씬 많기 때문에 구글의 결정을 기다리던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대표는 "구글 입장에서 실제적인 매출 감소 효과는 적을 것"이라며 "당장 우리는 혜택을 보고 있지만, 수수료 퍼센티지 감소가 전체적으로 확대되면 좋겠다"고 희망했습니다. 

 

그는 수수료만큼 앞으로 많은 개발사에게 영향을 미치게 될 사안으로 '맞춤형 광고'를 꼽았습니다. 현재 애플은 유저들이 추적 금지를 누르면 이용자에게 맞춤형 광고를 제공할 수 없습니다. 최근 이러한 빅데이터 비즈니스에 대한 윤리적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요.

 

구글과 애플은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서 유저 트래킹 기술을 제한하겠다는 방침인데, 이미 애플은 적용 중이고 구글도 뒤따를 계획입니다. (페이스북은 이러한 결정을 내린 애플과 구글을 맹비난했습니다) 김 대표는 "맞춤형 광고를 제공할 수 없으면 빅데이터의 양도 줄어들고, 광고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주변에 광고 매출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는 분들도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 "허리를 위한 시책도 고민해봐야..." 클로버게임즈 윤성국 대표

 

클로버게임즈 윤성국 대표

<로드오브히어로즈>(로오히)로 이름난 클로버게임즈의 입장도 들어봤습니다. 최근 서비스 1주년을 맞은 <로오히>는 매출 11억 원을 훌쩍 뛰어넘겼죠. 보도에 따르면, <로오히>는 출시 6개월 만에 매출 100억 원을 넘겼습니다.​ 

 

윤성국 대표는 "우리 회사를 놓고 보면 상관이 없다"고 솔직하게 답변했습니다. 하지만 윤 대표는 "내가 만난 인디 분들은 좋아한다"라며 "작년, 재작년에 주변에 폐업한 경우도 있는데, 시책이 마련됐으니 남아있는 곳은 다행"이라고 봤습니다. 이어 "많은 인디 게임사와 생태계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윤 대표는 그러면서도 "앞으로 허리 단계 회사에도 이런 혜택을 주는 것을 고민해보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 정도 매출 규모를 기록하면 스토어에서 자생하라는 싸인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 허리에 해당하는 회사가 정말 별로 없다"고 이야기했는데요. 

 

이제 막 성장 궤도에 오른 회사들이 장기적인 전망을 가지고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앱마켓이 주도적으로 업계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내줬으면 한다는 바람이었습니다.

 

 

# "구글의 추가적인 역할 기대한다" 한국모바일게임협회 김현규 부회장

  

한국모바일게임협회 김현규 부회장

670여 개의 회원사로 구성된 한국모바일게임협회의 김현규 부회장은 "그간 수수료 30%로 작은 개발사가 부담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았다"라며 "무조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모바일게임 생태계는 플랫폼, 더 나아가서는 OS에 종속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는 김 부회장은 "이 방식을 통해 글로벌 출시는 용이해졌고, 파급 효과도 커졌지만, 수수료는 생태계를 무너뜨릴 수도 있을 만큼 높았다"라고 '무조건'의 근거를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김 부회장은 "구글과 애플은 건강한 생태계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양대 마켓 운영사에 더 많은 책임과 역할을 주문했습니다.

 

일례로 작년 9월, 구글코리아는 "한국 디지털 콘텐츠 앱 생태계에 더 큰 공헌을 하기 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 크리에이트(K-reate)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당시 구글코리아는 "디지털 'K-콘텐츠' 앱 이용자를 대상으로 1년 동안 마케팅 프로모션과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데 사용될 계획"이라고 발표했는데, 지원 규모는 1억 달러로 약 1,150억 원 수준이었습니다. 

 

김 부회장은 "이러한 프로젝트가 빠른 시일 내 구체화돼 개발사들이 생태계에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게끔 안정적인 개발 환경을 보장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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