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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컴퓨터박물관] 게임과 감각, 제1편 사운드 카드

최소한의 음으로 시작, 게임을 대표하는 감각으로 자리잡다

넥슨컴퓨터박물관(넥컴박) 2021-07-16 13:53:52

디스이즈게임은 ‘넥슨컴퓨터박물관’과 함께하는 새로운 연재를 준비했습니다. 넥슨컴퓨터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수많은 소장품의 사연이나 박물관에서 있었던 크고 작은 에피소드는 물론, 컴퓨터와 관련한 IT업계 인사들의 이야기가 담길 예정입니다. / 디스이즈게임 편집국

 

 

# 게임과 감각

우리는 감각을 통해 세상을 인지한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감각 기관을 통해 외부 자극을 전달받은 뇌는 정보를 받아들이고 어떻게 반응할지 결정한다. 그리고 감각에 대한 반응은 데이터처럼 기억에 쌓여 현상에 의의를 부여하거나 감각의 실체를 알아차릴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세상을 경험해 나간다.

그리고 때로 우리는 감각을 매개로 게임 속 세상을 확장된 현실처럼 느끼곤 한다. 뇌에 축적된 기억에 기반하여 반응하는 감각의 경험적 특성으로 인해 설령 그것이 낯선 세계에 대한 경험일지라도 몰입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따라서 게임을 할 때 수반되는 감각은 게임을 더 즐겁게 그리고 더 실감나게 만들어 주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몰입과 즐거움의 촉매가 되는 감각의 요소를 넥슨컴퓨터박물관의 소장품을 통해 살펴보는 시리즈를 연재한다.


# 제 1편: 사운드 카드

첫 번째 이야기는 바로 청각이며, 넥슨컴퓨터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사운드 카드를 소개한다.  

넥슨컴퓨터박물관 1층에서 전시 중인 사운드 카드


PC Speaker, IBM 1981 

사운드 카드가 출시되기 전까지 컴퓨터에서는 PC 스피커를 통해 비프음(beep)만 들을 수 있었다. 비프음은 컴퓨터에서 주로 PC의 고장 여부를 알려주는 역할을 담당했다. 그 이유는 사운드가 그래픽 카드보다 먼저 컴퓨터 내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한 알림을 보내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한편 경고음은 새로운 방식으로 게임에 즐거움을 더하기도 했다. 서로 다른 높낮이의 경고음을 사용하여 게임의 효과음이나 배경음악을 만든 것인데, 대표적인 예로는 시에라 온라인(Sierra On-Line)의 킹스퀘스트1(King’s Quest 1)나 페르시아의 왕자(Prince of Persia)에서 사용된 효과음과 배경음악이 있다.


애드립(AdLib), Ad Lib, 1987



애드립은 초기 사운드 카드로 불리는 제품 중 하나로 IBM PC용으로 개발되었다. 

당시 IBM PC 호환 컴퓨터에 설치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개발자들은 애드립을 사운드 카드의 표준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애드립에는 FM 음질의 사운드를 출력하기위해 야마하가 개발한 사운드 칩, YM3812가 들어가는데, 이 사운드 칩은 일본물산과 토아플랜과 같은 아케이드 게임에도 널리 사용되었으며 사운드 블래스터(Sound Blaster)와 같은 이후의 IBM PC 기반의 사운드 카드에도 사용되었다.
  

사실 애드립은 출시 직후 1-2년 간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 시에라 온라인이 애드립을 지원하는 게임, 킹스퀘스트 4(King’s Quest 4)를 출시하면서 애드립은 본격적으로 시장에서 이름을 알릴 수 있게 되었다.

게임은 사운드를 다양하게 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플레이어에게 몰입과 즐거움을 증폭시키는 요소였기 때문에 당시 애드립의 게임 사운드 지원은 사운드 카드의 성능을 어필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사운드 블래스터 1.0, (Sound Blaster 1.0), Creative Technology, 1989

넥슨컴퓨터박물관 1층에서 전시 중인 사운드 블래스터 1.0(Sound Blaster 1.0)

 

​사운드 블래스터는 11개의 음성 FM 신시사이저(synthesizer)를 장착해 음성을 출력할 수 있었던 최초의 사운드 카드이다. 

다만 소리를 매끄럽게 하는 앤티 에일리어싱 필터가 부족하여 튀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는데,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사운드 블래스터는 애드립과의 호환성, 가격적인 경쟁력, 그리고 조이스틱 연결이 가능한 게임 포트를 장착하며 시장에서 인기를 끌며 당대 사운드 카드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사운드 블래스터 라이브(Sound Blaster Live!), Creative Technology, 1998   

사운드 블래스터 라이브는 소리를 단계마다 디지털로 처리하여 이전 사운드 블래스터 보다 더 높은 음질을 제공한 제공하였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사운드 카드로도 알려져 있으며 현실에 가까운 소리를 컴퓨터로 들을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 받기도 한다. 

또한 오디오와 마이크에 반향, 플렌징, 코러스와 같은 특수 효과를 줄 수 있었으며 이러한 새로운 기능을 사용하여 게임 오디오의 환경을 극대화하였다. 최대 4개의 스피커를 지원했으며 추후에는 5.1 채널을 지원하는 버전이 출시되어 웅장한 사운드 감상이 가능하게 되었다.
 
뱅앤올룹슨에서 2021년 출시한 무선 게이밍 헤드폰 베오플레이 포탈

한편, 2000년대 이후부터 점차 사운드 카드가 컴퓨터에 내장되면서 별도의 사운드 카드를 구매하는 일을 줄어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게임 사운드를 즐기는 방식도 줄어들거나 기술의 발전이 멈춘 것은 아니다.

이제는 단순히 높은 음질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사운드로 공간을 인지가 가능한 수준까지 발전하였다. 소리로 게임을 파악하며 플레이하는 것을 ‘사운드 플레이(Sound Play)’라고 부르는데, 플레이어는 총 소리나 발소리로 적군의 위치를 찾을 수 있고, 이를 위해 발자국 소리를 증폭해주는 기능의 헤드셋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를 위해 돌비애트모스(Dolby Atmos)라는 영화관에서 사용하는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한 게이밍 헤드셋이 출시되고, 사운드 플레이를 위한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게임 장르에 맞는 EQ를 선택할 수 있도록 셋팅을 제공하기도 한다.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을 때도 음원 파일을 찾아 듣거나 소장하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 되었으며, 최근 세종문화회관에서 게임 음악만을 위해 열린 콘서트의 전석 매진될 정도로 게임 속 사운드는 많은 사랑을 받기도 한다. 게임 음악을 연주하는 공연 뿐만 아니라 제작하는데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사례도 이미 유명하다. 
 

이처럼 게임 사운드는 최소한의 음으로 시작되었지만 게임과 함께 발전하면서 게임 세상을 감각할 수 있게 되었고 때로는 듣자 마자 특정 게임을 떠올릴 만큼 게임을 대표하는 감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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