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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아이디어 (23) - 교육용 게임이 아닙니다

넥슨컴퓨터박물관 | 게임을 통한 교육, '마인크래프트 에듀케이션 에디션'

넥컴박 2016-10-21 18:02:25

세상을 바꾼 아이디어 (23) - 교육용 게임이 아닙니다


# 게임, 그리고 교육


마이크로소프트가 작년 11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교육관계자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5%는 학생들에게 더 많은 영감을 제공하기 위해 기술(technology)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했습니다. 그리고 설문에 참여했던 우리나라 교육 관계자들의 경우에도 학생들에게 새로운 생각의 기회를 제공하고, 아이들의 행복을 높이기 위해 기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기술은 바로 컴퓨터, 그리고 컴퓨터를 사용해 즐기는 게임이 아닐까요?

교실 안에서 게임을 접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초등학교 영어 수업 시간, 교과서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나와 노래를 부르고, 대화하는 CD를 보며 퀴즈를 맞히는 방식을 통해 재미있게 영어 공부를 했던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이미 많은 수업에서 학습 효과 향상을 목적으로 개발된 교육용 게임(serious
game)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을 목적으로 프로그래밍이 된 게임은 학생들을 수업에 몰입시키는 것에는 효과적이지만, 정답이 정해진 문제를 제시하고 반복적이기 때문에 게임 자체로서 재미를 주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재미는 물론이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면서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아내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며, 사회적 소통 능력까지 길러 주는 그런 착한 게임이 있습니다. 바로 <마인크래프트 에듀케이션 에디션>입니다.

<마인크래프트>와 <마인크래프트 에듀케이션 에디션>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어떻게 <마인크래프트>로 교육이 가능한 걸까요?


# <마인크래프트 에듀케이션 에디션 (Minecraft Education Edition)>
 


<마인크래프트>는 스웨덴의 프로그래머인 마르쿠스 "노치" 페르손(Markus "Notch" Persson)이 만든 뒤, 현재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된 '모장(Mojang)'에 의해 개발, 2011년 11월 18일에 공개된 샌드박스 인디게임입니다. 

블록으로 이루어진 세계에서 직접 광물을 채취하고, 농사를 지으며 생존하는 간단한 구성으로, 유저가 원하는 것을 블록을 쌓는 행위만으로 쉽게 구현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높은 자유도를 제공하기에, <마인크래프트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2016년 6월 2일(현지시각) 세계 누적 판매량 1억685만9천714개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남극에서도 4개를 구매했다는 자료가 있습니다. (관련 링크)

<마인크래프트 에듀케이션 에디션>은 마이크로소프트 스튜디오(Microsoft Studios)에서 개발한 <마인크래프트>의 교육용 버전으로, 2016년 6월 9일 얼리 액세스(Early Access)가 공개되었으며, 다가오는 11월 1일 정식 출시될 예정입니다. 사용자는 연간 미화 5달러의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교육용 오피스 365 계정이 있는 경우 무료로 지원됩니다. (공식 홈페이지)
 
게임의 첫 화면에 나오는 스플래쉬(Splash, 대서특필. 여기서는 <마인크래프트> 로그인 화면에서 무작위로 뜨는 노란색 문구를 뜻함) 문구 중 하나는 “The creeper ate my homework(크리퍼가 내 숙제를 먹었다)” 입니다. 학창시절, 숙제를 안 했을 때 대던 핑계들이 떠오릅니다. 

“강아지가 유인물을 찢었어요, 에어컨에서 나온 물에 책이 젖었어요, 숙제는 했는데 집에다가 두고 왔어요…” <마인크래프트>의 몬스터들이 게임 속 숙제를 먹어버렸다는 스플래쉬 문구부터 무언가 학생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한 느낌입니다. 
 
<마인크래프트 에듀케이션 에디션>은 게임 내에서 주어지는 미션이 따로 없고, 마치 교실처럼 칠판을 사용할 수 있으며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포트폴리오를 제작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선생님이 서버를 열어 학생들이 같은 공간에서 <마인크래프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교실 내 게임의 활용이 매우 편리하고 효과적이라는 것이 특징인데요. 기존에 20분마다 변화하던 게임 속 밤-낮 설정을 변경하는 등 선생님의 의도에 따라 <마인크래프트>의 환경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NPC를 추가하여 학생들이 과제를 수행하는 것에 있어 도움을 줄 수도 있고, 난이도를 부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설정은 기존의 <마인크래프트>와 유사하기에, 이 게임이 과연 어떻게 교육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 궁금증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 <마인크래프트>를 통한 교육
 
<마인크래프트>는 자유로운 상상력을 키워주며 문제에 정답을 찾는 것뿐만 아니라 그 해결 과정까지 비판적으로 사고하게 합니다.
 
예를 들면, “사과 두 개와 바나나 세 개가 있으면, 과일은 모두 몇 개인가?”의 질문에 사용자가 사과 두 개와 바나나 세 개를 드래그하여 바구니 안에 담고 정답란에 숫자 '5'를 입력하는 방식이 아닌 아래와 같은 상황을 던져 줍니다.
 
“사과나무 위에 사과가 두 개 있다. 무엇을 하겠는가?”

이러면 학생은 일단은 사과 두 개를 얻기 위해서 통나무를 베고 사다리를 만듭니다. 사과나무에 올라가는 방법을 스스로 깨우치게 되는 것이죠. 이어서 학생들은 사과나무 위에 오두막을 짓고 사과를 담아둘 바구니를 만들며, 그렇게 사과를 모아 파이를 구워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아르테미스 여신에게 바칠 신전과 신전 앞에 세워둘 비석을 만들어라.”라는 문제가 학생들에게 주어진다면 학생들은 역사와 신화, 건축양식을 조사하여 직접 자신들의 신전을 짓고, 비석에 들어갈 시를 써내야 합니다.


실제 <마인크래프트 에듀케이션 에디션>에 재현된 아르테미스 신전. 이오니아 기둥을 표현했다.

학생들은 이처럼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역사와 신화, 예술, 문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민을 하고 스스로 조사와 연구를 해야만 합니다.
 
또한 <마인크래프트> 내에서 채취 가능한 다양한 광물과 자원을 활용해 전도체를 만들고, 그 재료의 반응성을 활용하여 다양한 기기도 구현해 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유저들은 <마인크래프트> 세상 속에서 피아노, 컴퓨터, 게임기, 심지어 실제 현실과 네트워킹이 가능한 스마트폰까지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마인크래프트>를 통해 학생들에게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라.” 혹은 “계산을 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라.”라는 과제를 던져 준다면 학생은 기존과 다른 방법으로 과제를 해결합니다. 

게임 덕분에 프로그래밍, 코딩 학원에서 배울법한 주입식 교육이 아닌 학생 스스로 깊게 사고할 수 있게 됩니다. 마치 실제 현장처럼 시행착오를 거치며 경험을 얻는 소프트웨어 교육이 가능한 것입니다. ​


# 교실 속 게임 그리고 게임 속 교실
 
게임 속에서 교육적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모두가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오프라인 교실과 달리 학생들은 각자의 온라인 속 공간에서 커뮤니티에 속해 활동하게 됩니다. 이는 선생님의 학생 통제가 더욱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고 학생들은 자기 주도적으로 더욱 큰 책임감과 집중력을 가지고 과제 해결에 임해야 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 앞에 나서서 발표하기 꺼리는 조금 소극적인 학생,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활동이 어려운 몸이 불편한 학생 그리고 틀에 박힌 교육 방식이 맞지 않아 교실이 답답한 학생 모두가 <마인크래프트>라는 가상의 게임 속 교실에서는 마음껏 의견을 표출할 수 있습니다. 또 자기 생각대로 자유롭게 움직이며 창의력을 발휘해 각자의 독창적인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학생들 간의 협력과 소통 그 안에서 생기는 시행착오도 덤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무언가를 가르치기 위해 만들어진 게임이 아닌 그저 플레이하는 것만으로도 무언가를 배워가는 게임, 이러한 게임을 통한 교육이 교실에서도 활용되어 더 많은 학생들에게 영감과 창의력을 불어넣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주에서,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 넥슨 컴퓨터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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