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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새누리당, 4대 중독 척결 대상에 ‘게임’도 포함

황우여 대표, “알코올, 게임, 마약, 도박을 4대 중독”으로 규정

정우철(음마교주) 2013-10-07 14:08:11

국회에서 언급된 4대 중독 척결에서 또다시 게임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7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알콜, 게임, 마약, 도박을 4대 중독으로 규정하고이 사회를 악에서 구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황 대표는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4대 중독환자는 알코올 218만 명, 인터넷 게임 47만 명, 도박 59만 명, 마약 중독 9만 명으로 국내 인구 중 6.7% 333만여 명에 달한다. 이제는 이 나라에 만연된 이른바 4대 중독, 즉 알콜·마약·도박·게임에 중독돼 괴로워 몸부림치는 개인과 가정의 고통을 이해, 치유하고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이 사회를 악에서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게임을 언급하면서 묻지마 호기심 살인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한 중학생은 컴퓨터 게임을 한다는 것을 나무란다는 이유로 어머니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언급하면서 “현실과 가상세계를 구별하지 못하는 게임중독의 비극이다고 규정했다.

 

이와 함께 황 대표는 “기존 사행산업도 규모를 엄격히 총량제로 통제해야 한다. 중독 관리법을 조속히 제정하고 국가 중독관리 위원회를 두어서 4대 중독에서 자유로운 청정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게임업계에서는 당혹감을 금치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발의한 ‘중독 예방 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과 일맥상통하는 이야기로, 새누리당에서 해당 법안 통과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 법안에 포함된 알콜, 마약, 도박과 게임을 동일 선상에 놓고 중독에 포함시켰다는 부분에서 국가가 직접 관리한다는 점은 부당하다는 것이 게임업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이유다. 게임은 기타 중독과 달리 아직 의학·학술적으로 질병이나 장애로 분류되지 않으며, 그 상위 개념으로 여겨지는 인터넷 중독 또한 연구 대상이지 의학적 치료 대상이 아니다.

 

황 대표가 연설에서 언급한 묻지마 살인사건도 범인이 범행 전 게임을 하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게임중독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범인은 이후 유학에서 귀국한 후 한국에서의 학업 문제로 사건을 일으켰다 진술했고, 법원 또한 범행 당시 사물변별능력에 장애가 없다고 판단해 게임이 원인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게임 과몰입을 중독으로 규정하고, 이를 마약, 알콜, 도박 중독과 함께 국가에서 관리한다는 내용에서 당혹스럽다. 특히 황우여 대표는 중견 기업을 육성하고 고용률 70%를 달성하겠다고 밝히면서 고부가가치 산업인 게임산업에 족쇄를 채우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관계자는 “지난주 한국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는 이사회를 소집하고 새누리당 소속 의원인 남경필 협회장이 오는 11월에 열리는 지스타 2013 참여를 독려했다. 그런데 같은 당 황우여 대표의 연설은 게임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어 지스타 참가 여부 결정에 찬물을 끼얹은 꼴이 됐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다음은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문에서 4대 중독과 관련된 내용의 전문이다.


■ 4대 중독에서 이 사회를 구하겠습니다.

 

중독은 개인건강 문제뿐 아니라 자살이나 각종 범죄, 생산성 저하로 중독자 가족과 사회 전반에 심각한 폐해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최근 게임에서처럼 그냥 죽여보고 싶었다는 '묻지마 호기심 살인'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심지어 한 중학생은 컴퓨터게임 하는 것을 나무란다는 이유로 어머니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은 현실과 가상세계를 구별하지 못하는 게임중독의 비극입니다. 

 

인터넷 중독은 스마트폰 중독현상과 이어지면서 유소년의 7%가 중독되었습니다. 최근 도박빚에 쫓기다 모친과 형을 살해하고 부인은 자살하는 패륜사건은 도박중독의 비극입니다. 

 

강원랜드가 있는 강원도의 자살률이 타 시도보다 훨씬 많은 이유는 도박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사행산업 규모가 합법도박(경마 경정 경륜 카지노 복권) 19조원(OECD 6위), 불법도박 75조원 도합 100조원이나 되고 지난 10년간 5배 증가하였습니다. 

 

사회적 비용이 109조원에 이르는 4대 중독문제 해결을 위하여서는 중독예방관리법을 조속히 제정하고, 국무총리 아래 국가중독관리위원회를 두어서 5년마다 중독 예방관리 기본계획을 세우고 중독폐해 실태조사를 실시하여 접근성과 취약한 예방치료시스템을 개선하는 한편, 국가와 지역사회의 통합적인 중독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국제적 연대도 강화하여야 합니다.

 

지방자치단체가 부족한 세수를 사행사업을 벌려 거두어 드린다면 고통에 신음하는 국민의 고혈을 빠는 것입니다. 내외국민을 막론하고 땀 흘리지 않은 수익을 노리는 도박을 방치하는 나라로 흘러가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기존의 사행산업도 그 규모를 엄격히 총량제로 통제하고 이용자보호책을 강화하여 사회안전망을 확충해야 합니다.

 

위대한 국가는 맑고 건전한 영혼과 튼튼한 육체를 갖춘 국민에서 나옵니다. 4대 중독에서 자유로운 청정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합니다. 새누리당은 무엇보다도 개인의 행복을 존중하고 가족과 가정의 가치를 중시합니다.

 

우리가 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결코 경제적 지표만을 향상시킨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지금의 우리의 모습은 자살률 이혼율 최상위권, 출생률 최하위권이라는 부끄러운 자화상을 갖고 있습니다. 다행히 최근 이 지표들은 개선되고 있습니다만 아직도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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