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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전설적 개발자 존 카맥, 메타버스 작심 비판... "머리를 쥐어뜯고 싶어"

세부 사항에 관심 없는 사람들... "막대한 자원 밀려들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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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우티) 2021-11-01 14:16:21
메타(구 페이스북) 산하 오큘러스의 자문을 맡고 있는 개발자 존 카맥(John Carmack)이 작심하고 메타버스를 비판했다. 존 카맥은 지난 주말 동안 진행된 페이스북 커넥트에서 기조 연설을 맡아 메타버스를 주제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연설에서 그는 "메타버스 아이디어에 관심을 갖고 있고 그 비전을 믿고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런데 "그러나 나는 오큘러스의 인수 이전부터 회사에서 메타버스에 관한 시도를 적극 반대해왔고, 이 사실을 알게 된 많은 이들이 놀랐다"라고 발언했다. 존 카맥이 오큘러스에서 맡았던 가상현실(VR) 연구·개발이 메타버스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페이스북 커넥트에서 기조 연설을 맡은 존 카맥 (출처: 업로드VR)

존 카맥은 이어서 "나는 메타버스가 존재하기를 원하지만, 메타버스에 곧바로 착수하는 것이 메타버스를 실제로 만들어 내는 좋은 방법은 아니다"라고 고백했다. 메타버스란, '메타버스'를 만들겠다고 처음부터 바로 착수해서 만들 수 있는 개념이 아니라, 필요한 여러 기반 기술들이 자연스럽게 모여서 형성되는 개념에 가깝다는 것이 생각의 요지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그는 "메타버스는 아키텍처 우주비행사(Architecture Astronauts​)를 위한 꿀단지 함정"이라고 선언했다. 아키텍처 우주비행사란 존 카맥이 만든 말로 "최종 단계의 기술에 대해서만 논하려는 프로그래머나 디자이너에 대한 비하적 표현"이라고 한다.

또 카맥은 이른바 아키텍처 우주비행사들이 "가장 광범위한 개념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려 한다"고 비판하면서 "아이디어들이 실제로 어떻게 실행되는지에 관한 실행 계획(logistics)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고 있다"며 꼬집었다. 그는 "(실행 계획이야말로)​ 무언가 건설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이라며 "(아키텍처 우주비행사들이 걱정스러워서) 그저 머리를 쥐어뜯고 싶다"(I just want to tear my hair out)고 토로했다.

그는 "하지만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지금이 메타버스를 만들 때라고 결정했다. 따라서 막대한 바퀴가 굴러가고 자원이 밀려들어오고 있다. 노력들은 분명히 이루어질 것이므로, 지금 가장 큰 과제는 (메타버스를 향한) 모든 에너지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를 통해 메타버스를 "단기적인(near-term​) 사용자 가치를 가진 것으로 만들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카맥은 "(메타버스를 위해서) 수많은 시간과 인력을 쓸 수 있더라도, 결국 사람들이 디바이스와 하드웨어를 사용하는 방식에 그다지 기여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 나의 걱정"이라고 부연했다.

존 카맥은 <둠>, <퀘이크>, <울펜슈타인 3D> 시리즈에 참여한 게임 개발자로 업계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이드 소프트웨어(id Software)를 함께 세운 동업자이자 친구 존 로메로(John Romero​)와는 달리 신중한 행보와 발언을 보여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오큘러스의 최고 기술 책임자(CTO)를 맡았다가 사임하고 현재는 오큘러스의 자문을 맡고 있다.

존 카맥의 연설은 유튜브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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