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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2020 LCK 스프링 PO] 같은 목표, 다른 이유 - DRX vs 담원

징크스 깨야하는 'DRX'와 결과물이 필요한 '담원'의 맞대결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이형철(텐더) 2020-04-20 16:25:48

드래곤X(이하 DRX)와 담원 게이밍(이하 담원)이 2020 LCK 스프링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만났습니다. 확실한 개성과 많은 사연으로 엉켜있는 두 팀이 만난만큼 풀어낼 이야기거리도 무궁무진합니다.

 

디스이즈게임은 오늘 양 팀의 맞대결을 앞두고 다양한 통계자료를 통한 매치 프리뷰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킬, 데스, 오브젝트 획득률 등을 통해 팀 차원의 플레이 스타일을 돌아보고 팀별 챔피언 밴 데이터를 활용해 어떤 챔피언이 잘리고 살아남을지도 예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 끝나지 않은 두 팀의 '악연'

 

DRX와 담원의 악연은 지난 시즌부터 시작됐습니다. 

 

2019년 처음으로 LCK(League of legends Champions Korea, 이하 LCK)에 합류한 '막내' 담원에게 DRX의 전신, 킹존 드래곤X는 포식자와도 같았습니다. 지난해 담원은 킹존과의 4차례 정규시즌 경기에서 1승밖에 올리지 못했습니다. 또한 스프링 플레이오프에서는 0:3으로 완패하기도 했죠.

 

킹존이 앞서나가는 것처럼 보였던 양 팀의 운명은 롤드컵 진출권 앞에서 또 한번 갈렸습니다. 시즌 내내 열세에 놓였던 담원이 2019 롤드컵 선발전 최종 라운드에서 접전 끝에 킹존을 3:2로 꺾고 롤드컵 진출권을 따낸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2020 LCK 스프링, 두 팀은 또다시 중요한 길목에서 만났습니다.

 

새로운 감독과 멤버로 시즌을 맞이한 DRX는 다소 힘에 부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14승 4패라는 좋은 성적을 올리며 3위로 시즌을 마쳤습니다. 반면 2라운드 초반 4승 7패를 기록하며 고전했던 담원은 원딜을 고스트로 교체한 뒤 4연승을 내달리며 포스트 시즌 진출에 성공했죠. 기세가 오른 담원은 와일드카드 전에서 KT롤스터까지 2:0으로 잡으며 다시 한 번 DRX 앞에 섰습니다.  

  

통계자료는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통계 사이트 'Games of Legends ESPORTS'의 

'2020 LCK 스프링 정규시즌' 통계 자료입니다.


 

# 비슷한 듯 다른 양 팀, 압도적인 라인전 'DRX' vs 높은 전령 획득률 '담원'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확실히 다른 부분도 있다

 

먼저 양 팀의 플레이 스타일에 관한 수치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올 시즌 DRX와 담원은 경기마다 많은 킬을 올리는 팀 중 하나였습니다. DRX는 올 시즌 경기당 13.2킬을 올렸고 담원은 11.5킬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해당 부분 리그 1위와 4위에 해당합니다. 

 

양 팀은 경기당 데스도 꽤 많은 편에 속합니다. 5강 팀을 기준으로 DRX와 담원은 경기당 데스가 가장 높은 1위, 2위 팀이었습니다. 싸움을 피하지 않고 자신있게 받아치는 플레이 스타일이 통계수치로도 드러나고 있는 셈입니다.

 

반면 양팀의 오브젝트 획득률은 다소 다른 수치를 보여줍니다. DRX가 높은 드래곤(62.4%), 바론 획득률(62.4%)을 기록한 것과 달리 담원은 전령 획득률(64%)에서 강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담원이 라인전이 강한 탑솔러, 너구리를 통해 전령 주도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수치로 보입니다.

 

DRX의 압도적인 초반 라인전 지표

큰 차이를 보이는 지표도 있습니다. 바로 초반 라인전 부분입니다.  

 

DRX는 15분까지 골드, CS 차이 등 초반 라인전을 가늠할 수 있는 항목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해당 부분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또한 첫 번째 포탑 획득률 역시 63%나 됩니다. 강한 라인전을 기반으로 이득을 만들고 있는 셈입니다.

 

담원 역시 두 항목 모두 상수에 해당되지만 DRX의 수치와 비교하면 다소 낮은 편입니다. 때문에 담원이 DRX의 초반 공세를 어떻게 받아내느냐에 따라 경기의 흐름이 크게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 아펠리오스와 조이를 막아라! 'DRX 챔피언 밴 기록'

  

DRX는 '아지르' 밴 카드를 아낄 수 있을까

 

올 시즌 DRX가 가장 많이 밴한 챔피언은 원딜러 아펠리오스였습니다. 라인전에서 찍어누르더라도 성장할 수만 있으면 게임의 판도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풀어주기엔 껄끄럽다고 판단한 듯합니다. 

 

30%의 밴률을 기록한 세트는 DRX가 담원의 탑솔러 '너구리'를 어떻게 상대하느냐에 따라 밴픽 여부가 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캐리력이 강한 너구리를 상대로 힘 대 힘으로 맞선다면 세트를 가져올 수도 있지만, 단단하게 버티는 플레이를 선택한다면 편하게 세트를 자를 수도 있겠죠.

 

아지르가 상위권에 있는 것도 눈에 띕니다. DRX는 3위권 진입이 확정된 후부터 쵸비에게 아지르를 쥐어줬습니다. 그는 4월 10일 담원전을 시작으로 아프리카, APK전까지 꾸준히 아지르를 활용했습니다. 하지만 임팩트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진 못했었죠. 때문에 숙련도가 얼마나 올라왔느냐에 따라 아지르 밴 카드 투자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경기에서 조이와 아펠리오스를 볼 확률은 낮다

 

DRX를 상대하는 팀이 가장 자주 밴한 챔피언은 조이로, 무려 59%의 밴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쵸비가 조이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쵸비는 올 시즌 조이로 6경기에서 83%의 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젠지의 비디디와 함께 조이로 80% 이상의 승률을 기록한 유이한 사례입니다. 따라서 담원이 조이를 풀어줄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33%의 밴률을 기록한 아펠리오스 역시 DRX의 필승 카드 중 하나입니다. 올 시즌 DRX 원딜러 데프트는 아펠리오스를 9회 플레이, 88.9%의 높은 승률을 올렸습니다. 캐리력 높은 원딜러에게 이보다 더 좋은 챔피언은 없죠. 게다가 DRX 바텀 듀오의 라인전은 리그 전체에서 손꼽힐 정도로 강한 편입니다. 때문에 아펠리오스도 조이와 마찬가지로 이번 경기에서 등장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조이와 아펠리우스는 DRX의 핵심픽이다 (출처: DRX 홈페이지)

 

 

# 우리가 못 쓰는 건 잘라야지! '담원 챔피언 밴 기록'

아펠리오스, 엘리스, 올라프 등 못 쓰는 픽 위주로 잘라낸 담원

 

담원은 '우리가 쓰지 못하는 챔피언은 자른다'라는 컨셉으로 밴을 하고 있습니다. 밴 상위권에 오른 아펠리오스, 엘리스, 올라프는 모두 담원이 크게 선호하지 않거나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한 챔피언입니다.

 

특히 아펠리오스는 고스트가 2번, 뉴클리어가 9번 플레이했지만 4승밖에 올리지 못했습니다. 이는 5강권 팀 원딜러 중 가장 저조한 성적입니다. 때문에 담원이 아펠리오스를 풀어줄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이와 함께 높은 밴률을 기록한 엘리스는 이번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밴픽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캐년은 올 시즌 엘리스를 2번밖에 플레이하지 않았고, DRX 정글러 표식 역시 3번밖에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표식의 메인 카드 중 하나인 올라프는 어떤 형태로든 견제가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올 시즌 표식은 올라프를 14번 활용해 78.6%의 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오른은 2020 LCK 스프링을 관통하며 많은 팀으로부터 사랑받은 챔피언입니다. 탑 미드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데다가, 라인전에서 고전하더라도 제 몫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국밥같이 든든하다'는 평을 듣기도 했죠. 하지만 올 시즌 담원은 오른을 선호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실제로 너구리는 올 시즌 오른을 3번밖에 플레이하지 않았습니다. 라스칼(젠지), 칸나(T1), 도란(DRX) 등 상위권 팀 소속 탑솔러들이 오른을 9회 이상 플레이한 것을 고려하면 굉장히 낮은 수치입니다. 

 

이는 담원의 플레이 스타일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담원은 너구리에게 캐리력있는 챔피언을 주고 이득을 키워나가는 플레이를 선호합니다. 이에 따라 굳이 너구리에게 단단한 챔피언인 오른을 쥐어주고 캐리력을 낮출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오른을 풀어주고 상대할 확률도 낮습니다. DRX 도란은 올 시즌 오른을 9번 플레이해 88.9%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리그 전체 오른 승률 1위에 해당합니다.​ 

 

직접 쓰기엔 아쉽고 내주기엔 껄끄러운 픽이 된 만큼, 담원은 이번 경기에서 미련 없이 오른을 밴할 것으로 보입니다. 

 

담원을 상대하는 팀은 미드를 집중 견제했다

 

담원을 상대하는 팀은 주로 미드를 견제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르블랑, 신드라, 조이는 모두 쇼메이커가 잘 다루는 픽인 데다가 캐리력도 높은 챔피언이죠. 이에 더해 쇼메이커는 최근 삼위일체 대신 '여신의 눈물'을 먼저 올리는 코르키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습니다. 5일 T1, 18일 와일드카드전 KT 등 강팀을 상대로도 압도적인 캐리력을 선보인 만큼 DRX도 이에 대한 대처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일러스 역시 주목해볼 만합니다. 대다수 팀이 사일러스를 탑과 미드로 활용하고 있지만, 올 시즌 담원은 그를 미드와 정글로 활용했습니다. 특히 캐년은 지난 KT와 와일드카드전에서 사일러스를 픽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습니다. 때문에 사일러스를 활용한 미드 정글 스왑 심리전도 가능해 보입니다.

  

쇼메이커는 집중 견제를 뚫어낼 수 있을까 (출처: 담원 트위터)

 

  

# 징크스를 깨고 싶은 'DRX'와 결과물이 필요한 '담원'

 

양 팀 모두 승리라는 같은 목표를 향하고 있지만, 그 이유에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DRX 김대호 감독은 감독 생활 내내 다전제 경기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습니다. 몇몇 경기를 제외하면 단 한 번도 5판 3선승으로 진행되는 다전제 경기에서 이겨본 적이 없습니다. 2018 LCK 섬머 플레이오프, 2018 롤드컵 선발전, 2019 LCK 스프링 결승, 2019 LCK 섬머 결승, 2019 롤드컵 8강 등 이상할 만큼 다전제 경기에 약한 모습이었습니다. 이를 기분 나쁜 '징크스'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DRX는 이번 경기에서 승리가 필요합니다.

 

담원에게는 확실한 '성적'이 필요합니다. 

 

담원하면 떠오르는 건 화려하고 재밌는 플레이입니다. 특히 탑 너구리와 미드 쇼메이커의 높은 캐리력은 매 경기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킵니다. 지난해 LCK에 데뷔한 담원은 2019 LCK 스프링 4위, 2019 LCK 섬머 3위, 2019 롤드컵 8강 등 나름대로 성과물을 올렸지만 확실한 '트로피'를 가져오진 못했습니다.

 

때문에 담원에게 이번 스프링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그저 화려하고 재밌는 경기를 보여주는 '상위권' 팀으로 남을지 아니면 확실한 결과물도 뽑아낼 수 있는 팀으로 남을지는 스스로에게 달려있습니다.

 

2020 LCK 스프링 플레이오프 1라운드 DRX와 담원의 경기는 20일(오늘) 17:00 트위치, 유튜브 등 기존 채널을 통해 중계되며 5판 3선승제로 진행됩니다.

 

20일(오늘) 펼쳐지는 DRX와 담원의 2020 LCK PO 1R (출처: DRX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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