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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문화박물관 새 보고서 공개, 내용 개선됐으나 오류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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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우티) 2021-01-06 14:49:26

5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게임문화박물관 건립 기본방향 수립 연구 보고서'(이하 보고서)의 수정본을 공개했다.

 

보고서는 원래 작년 11월 23일 1차로 공개됐지만, 해당 보고서의 오타, 사실관계 오류, 도표 인식 불가 등의 문제가 지적되며 한 차례 도마 위에 올랐다. 진흥원은 해당 문제 제기를 받아들여 보고서를 정정하겠다고 밝혔고, 그 결과물이 공개된 것이다.

 

[이전 기사]

 

- "게임문화박물관, 수도권에 5,000평 이상 규모로" (바로가기)

- 부실 투성이 게임문화박물관 보고서, 오타 및 사실관계 오류 다수 발견 (바로가기)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문화박물관 기초 보고서 고치겠다" (바로가기)

 

디스이즈게임이 직접 확인한 결과, 새 보고서에는 게임의 이름과 사실관계 오류에 대해서 많은 부분 수정이 이루어졌다. <오버워치>를 '오브워치'로 잘못 쓰지 않았으며, 잘못 삽입된 사진은 바로 교체됐다. 보고서 상당 부분에서 내용의 출처를 알 수 있는 주석 관계가 추가되었다. 사건의 선후 관계에 대한 부분도 대체로 정정된 것을 확인했다.

 

이전 보고서보다 구체적으로 서술된 부분도 있다. 국내·외 사례 조사를 보다 자세히 추가하면서 유사한 전시 공간의 사례를 비교했다는 점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지난 11월, 진흥원 측은 본지에 "전문가 감수를 통해 오류와 오타를 정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겠다"라고 밝혔고, 어느 정도는 검수와 정정 작업이 이루어진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 보고서는 두 번 올라왔다

 

# 얼리억세스 보고서도 아니고... 여전한 오류

그러나 두 달 남짓한 시간 동안 이루어진 '감수' 과정이 완벽하게 이루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새 보고서에도 과거 지적했던 도표의 식별 불가능, 사실관계 오류, 단순 오타 문제가 반복되어 나타난다. 


(사진 1) p.410 세계 게임 역사 주요 사건

  

(사진 2) p.428 한국 RPG 주요 사건

 

(사진 1)과 (사진 2)에서 볼 수 있듯 새 보고서에도 식별이 어려운 도표가 남아있다. 지면상 한계라면 후속 연구자나 열람자가 크게 볼 수 있게 링크나 출처를 밝힐 수 있었겠지만, 찾을 수 없다. 일부 도표에는 링크나 출처가 기록되어있어 일관적이지 않다.


아래 (사진 3)에는 명백한 오류가 있다. 2017년 후반 MMORPG가 모바일 매출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중 미소녀 게임 <소녀전선>, <에픽세븐>이 두각을 나타냈다고 서술되어있다. <소녀전선>과 <에픽세븐>은 MMORPG가 아니라 턴제 전략 내지는 수집형 RPG로 구분하는 것이 옳다.

 

<소녀전선>의 국내 출시는 2017년이지만, <에픽세븐>의 출시는 2018년으로 제시한 '2017년 후반'보다는 늦다. (a) 2017년 후반 MMORPG가 상위권을 차지함 (b) 미소녀 게임 장르가 두각을 드러냄 ― 두 사실 관계를 구분하지 않으면서 발생한 오류로 추측된다.

 

(사진 3) p.443

(사진 4)를 통해 후속 연구자나 열람자들이 이 자료를 액면 그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 재확인된다. 

(사진 4) p. 430

-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디아블로 2>의 UI/UX를 참고했다고 볼 수는 있어도 <디아블로> '기반'이라고 볼 수는 없음. 둘은 전혀 다른 게임.

- <아이온>의 출시는 2008년. 2005년 신작발표회에서 '발표'된 이후, 2006년 E3에서 첫 공개.

- 2005년 <서든어택>은 게임하이가 개발, 넷마블에서 서비스되다가 2011년에 넥슨과 퍼블리싱 계약함.

- <로스트아크>는 2019년 12월 정식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다른 게임들의 사례와 달리 2018년부터 1년 이상의 OBT를 거쳤기 때문에 별도 기재할 필요가 있음.


정리하면 현 보고서는 옛 보고서보다 오류의 상당부분이 수정되었고 읽을 내용도 많아졌다. 

 

그러나 후속 연구자들이 그대로 믿고 사용했다가는 심각한 오류가 될 지점들이 여전히 발견된다. 가령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디아블로>의 상관관계에 대한 입증 없이, 그대로 자료가 쓰인다면 거센 비판을 마주할 수 있다. 보고서에는 <바람의나라: 연> 사진이 <바람의나라> 사진으로 들어간 경우도 있다. 

 

론 진흥원의 설명대로 이 보고서는 추진을 위한 기본방향을 설정하는 용도다. 후에 다듬고 고쳐 바른 내용을 쓸 수 있다. 그런데 한 차례 수정을 약속했음에도 오류가 버젓이 남아있는 보고서를 우리는 어떻게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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