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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NFT게임] ‘WOW’ 소울바운드에 유래한 토큰(SBT), 새로운 P2E 역사 만들까

소울바운드 토큰은 ‘와우’ 게이머 비탈릭 부테린이 만든 계정 귀속 N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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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이더다오(invaderDAO) 2022-08-01 09:55:29

​국내 게임사들이 제작한 NFT게임이 올해 하반기와 내년 대거 출시될 예정입니다. 그 과정에서 당연히 수많은 실패가 나올 거예요. 그 과정에서 진화를 거쳐 게이머들이 수긍할 수 있고 지속 가능한 NFT게임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NFT게임의 기회와 허들, 변수들을 들여다 보는 본 기획이 그런 진화에 일조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본 콘텐츠는 디스이즈게임 관점과 다를 수 있지만 퀄리티는 담보합니다. /디스이즈게임 

 


  

2017~2010년까지 <WOW>를 행복하게 플레이하던 이 청년은 그가 사랑했던 흑마법사 생명력 흡수 스킬 너프에 실망해 곧 그 게임을 접었다. 암호화폐의 진화는 <WOW> 밸런스 패치로부터 큰 영향을 받은 셈이다. (이미지 출처=비탈릭 부테린 트위터)

암호화폐 ‘이더리움’(Ethereum)을 만든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은 청소년 시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덕후였다. 2010년 어느날 그는 <와우> 때문에 눈물로 밤을 지새웠다. 블리자드가 캐릭터 밸런스를 조정하며 그가 애지중지 육성하던 흑마법사를 하향(nerf)시켰기 때문이다. 그날 밤 그는 특정 주체에 의해 좌지우지 되지 않는 탈중앙화 플랫폼을 만들어야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시가총액 2,070억 달러(약 269조 7,940억 원)짜리 플랫폼이 탄생하게 된 계기다. 

아직 이더리움 플랫폼 위에서 <월드오브워크래프트>급 대작 게임이 작동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더리움의 스마트 컨트랙트 기술과 NFT 전용 포맷인 ERC-721은 P2E 게임이 탄생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빠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P2E 게임들은 한 가지 기능을 더 사용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바로 비탈릭 부테린이 올해 5월 <탈중앙화 사회 : 웹3의 영혼을 찾아서(Decentralized Society : Finding Web3’s Soul)>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거론한 ‘소울바운드 토큰’(SBT)이다. SBT는 NFT를 활용하는 플레이투언(P2E)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게임성 문제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테린은 이 논문에서 소울바운드 토큰을 언급했다. (관련 링크)


소울바운드 토큰, ‘와우’ 게이머가 만든 계정 귀속 NFT

SBT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사용됐던 교환 불가능 계정 귀속 아이템 ‘소울바운드’(Soulbound)에서 이름을 따온 토큰이다. NFT처럼 고유성을 가지지만 일단 발행한 후에는 타인에게 주거나 판매할 수 없고, 내 전자지갑에 귀속된다.

비탈릭 부테린은 이 SBT를 일종의 신분증처럼 사용할 수 있을 거라고 전망했다. 가령 게임 분야에 적용한다면 이 토큰을 이용해 단순히 게이머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을 넘어서, 그 사람이 어떻게 게임을 해왔는지, 어떤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지도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선 게임들 역시 '업적 시스템'이라는 형식으로 이와 비슷한 요소를 도입하고 있다. <리그오브레전드>는 지난 5월 ‘도전과제 시스템’을 선보인 바 있다. 게이머가 달성한 도전과제에 따라 프로필에 나타낼 수 있는 토큰과 칭호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리그오브레전드> 캐릭터 '퀸'으로 1,000번 이상의 게임을 플레이한 필자의 경우, 한국 사용자 중 2,084명만 가지고 있는 토큰을 획득했다. 전체 한국 게이머 중 0.044%만 소유한 '희귀템'이다. 

도전과제는 매판 리셋이 되는 <롤> 같은 AOS 장르 게임에 티어 외에도 플레이 욕구를 일으키는 장치로 작용한다. (출처=리그오브레전드)

어떤 게임을 오래 플레이했고, 특정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것은 일종의 무형자산에 가깝지만 지금까지는 소수의 프로 게이머들을 제외하고는 이를 활용할 수 없었다. 자산의 가치를 증명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리그오브레전드>가 도입한 도전과제 시스템도 동일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희귀 토큰은 게임에 로그인한 사람들에게만 보여줄 수 있다. 스크린샷을 저장해서 SNS에 올려본들 진짜 토큰 소유자라는 증명이 되지 않는다. 반면 SBT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이 적용되는 플랫폼 위에서는 어디서든 자신의 경력을 전시할 수 있다. 


‘P2E = 게임 아닌 돈벌이’ 부정적 인식... SBT 도입으로 보완 가능

SBT는 P2E 게임의 고질적 약점인 게임성 문제를 보완하는 수단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기존 P2E 게임들이 야기하는 가장 큰 문제는 게임이 게임이 아니라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다는 점이었다. 게임의 질이 떨어져도 게임사가 (주조 차익과 NFT 판매로) 돈 버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보니 게임의 질도 조악한 수준이었다. 

개발 능력과 양질의 게임 IP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이 P2E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지만 게이머들의 기대감이 높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게임성이 높은 게임도 토큰과 NFT를 결합시켜서 P2E로 서비스하면 결국 돈벌이 수단이 될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지금까지 국내 게임사들이 '현질'을 하면 게임에서 우월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페이투윈(Pay-to-win) 방식에 골몰해 왔던 것을 감안하면 타당한 지적이다. 페이투윈에 토큰과 NFT가 결합되면 게임은 영락없는 대체 투자 상품의 모양새가 될 수도 있다. 

핵심은 사용자들이 게임을 즐기고 퀘스트를 해결하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얻은 결과물을 언제든 사고 팔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게이머들이 플레이에서 얻을 수 있는 성취감이 반감되고, 게임이 지속적인 생명력을 갖기 어렵다. SBT를 활용하면 이런 영향을 어느 정도 완충시킬 수 있다. 게임 내 최고 성능을 가진 아이템을 아예 계정에 귀속시키거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게임 내 특정 퀘스트를 해결한 사람에게만 최고 성능 아이템을 연성할 수 있는 자격을 SBT로 부여하는 방법 등을 사용해볼 수 있다.

<유희왕> 시크릿 샤이닝 박스

게임이 장수하기 위해서는 실제 게임을 사랑하고 플레이하는 사용자들을 제대로 대우하고 지켜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인식이다. 가령 지난해 10월 판매됐던 <유희왕> 상품인 '시크릿 샤이닝 박스'의 경우 인기가 너무 많아, 순수하게 마진을 붙여 되파려는 목적으로 구매에 나서는 '되팔이'들이 성행했다. <유희왕> 측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본인의 덱을 직접 인증하거나 실제 플레이어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어려운 난이도의 퀴즈를 풀어야 샤이닝 박스 구매가 가능하도록 했다. 그다지 효과가 있었을 것 같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팬들을 보호하기 위한 고육지책을 동원했던 셈이다. 여기에 SBT를 사용해본다면 어떨까. 이벤트 효과는 물론, 강력한 사용자 커뮤니티를 얻게 될 것이다. 

국내 게임사들이 SBT를 발빠르게 연구하고 실제 서비스에 접목시켰으면 좋겠다. NFT 도입과 P2E에서는 한 발 늦은 감이 있었지만, 아무렴 어떤가. 이제 새로운 출발선이 그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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