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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미술관](21) 게임에 맞는 원화가 곧 나의 화풍, 프리랜서 신태환 아티스트

정혁진(홀리스) 2019-06-10 15:57:35
디스이즈게임이 ‘게임미술관’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게임업계 금손 아티스트들을 소개합니다. 작품과 함께 작품의 목적과 작업 과정을 소개함으로써 유저들에게는 흥미로운 읽을 거리를, 지망생들에게는 참고가 될 자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신태환 아티스트

게임미술관에서 오늘 만나볼 아티스트는 2002년부터 17년째 게임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인물, 신태환 아티스트(필명 LenN)입니다. 현재 프리랜서로 근무 중인 그는 한 가지에 고정되지 않은, 다양한 스타일의 일러스트를 선보이며 많은 이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신태환 아티스트는 조이온과 NHN, 네오플과 캡콤(모두 프리랜서), 그라비티, 네오위즈, 파티게임즈 등 다양한 업체를 거쳐오며 아티스트로 경력을 쌓았습니다. 2012년에는 애피스토게임즈라는 게임사를 직접 세워 공동대표이자 아트디렉터로 근무하기도 했고요. 이 때 디스이즈게임과 인터뷰로 만난 적도 있다고 합니다. :) 

그는 중학교 때부터 그림을 그리는 것에 흥미를 가졌다고 합니다. 만화를 그려서 주변 친구들에게 보여주자 재미있다는 반응을 얻으면서부터 더욱 재미를 느꼈다고 하네요. 선생님들도 '신화백'이라 부르며 그의 만화를 칭찬했다고 합니다. 

 

신태환 아티스트는 어린 시절부터 만화를 그리며 주변으로부터 재능을 인정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그의 재능은 선천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트랜스포머' 원화를 비롯해 '붉은매' 샘플 영상 작업, '꼬마유령 캐스퍼', '마스크맨' 등 유명 작품의 애니메이션 감독을 맡은 신영찬 감독이 그의 아버지이기 때문이죠. 아버지도 그의 재능을 알아본 듯, 그에게 예술고를 갈 것을 추천했고, 그렇게 대전예술고에 진학하며 점점 실력을 닦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그는 만화나 애니메이션 쪽에 관심이 많았지만, 고2때 부터 <스타크래프트>나 <디아블로>, <라그나로크> 같은 PC 패키지, 온라인게임을 접하면서 게임 관련 일러스트 작업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자신이 그린 캐릭터 일러스트가 게임 속에 등장하고, 유저들이 환호하는 모습에 큰 매력을 느꼈고, 조금씩 발을 디디기 위한 노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 원화는 유저와 나누는 무언의 소통 

신태환 아티스트는 게임 원화를 하는 작업이 유저와 무언의 소통 같은 느낌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대표 이미지부터 게임의 특징을 나타내는 각종 일러스트까지, 영화로 치면 주연 배우 같은 느낌이 든다며, 유저들이 게임 콘텐츠와 더불어 원화에 호응을 보내주는 모습에 큰 희열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그는 자신이 그린 그림의 매력에 대해 '역동성'이라는 키워드를 꼽았습니다. 아름다움보다는 뭔가 소년만화스러운, 상황을 조금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보니 그런 특징이 묻어난 것 같다고 합니다.



'소녀전선'의 'K2(위 이미지, 개인작)'와 '벡터(아래 이미지, 개인작)'. 신태환 아티스트는 길었던 게임개발자의 생활을 잠시 접어두고 리프레쉬 개념으로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영상연출도 하면서 유튜브로 소통하며 다양한 스타일로 마음껏 그려보고자 작업했다고 합니다. 평소 음악에서 영감을 많이 얻는 만큼, 그림과 어울리는 음악으로 박자를 맞춰가며 영상연출을 작업하는것에 새로운 재미를 느꼈다고 합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K/DA 아리(개인작). 라이브 무대에서 노래하고 있는 아이돌 느낌으로 작업했다고 합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한복 아리(개인작). 설날특집으로 작업했던 팬아트.

그의 매력이 시작된 지점은 프리랜서로 첫 발을 내딛은 2008년, 네오플과 작업한 <던전앤파이터> TCG 일러스트를 작업하면서 부터인데요. 그 전에는 조이온에서 <거상>의 캐릭터 컨셉 원화나 일러스트를 제작했는데, 게임 특징상 아무래도 정적인 모습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던전앤파이터> TCG 작업을 하면서 자신이 보여주고 싶었던 것들을 제대로 선보일 수 있었다고 합니다. 평소 스타일리시한 모습들을 표현하고자 했던 바람이 빛을 발한 것이죠. 그에게 가장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 프로젝트이기도 하고, 본격적인 프리랜서로 업계에 이름을 알린 계기가 됐습니다. 

당시 그가 그린 작업물은 공식 홈페이지 '오늘의 던파'에 올라오면서 화제가 됐고, 유저들이 당일 8만 명 정도 그의 블로그에 방문할 정도로 관심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이후 캡콤에서 <스트리트 파이터> 20주년 트리뷰트 일러스트 작업, <라그나로크2>, <던전히어로> 등 다양한 게임의 원화 작업을 맡으며 그의 매력을 점점 뚜렷하게 만들어 나갔습니다.

 


신태환 아티스트가 '던전앤파이터 TCG'와 진행한 작업물 중 일부. 던파 메인홈페이지 '오늘의던파' 에 세 번 소개되어 많은 인기가 있었던 그림들이라고 합니다.

 

 

# 나만의 화풍보다 게임에 맞는 원화를 추구 

하지만, 신태환 아티스트는 자신이 특별한 화풍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합니다. 보통 원화가들이 자신만의 개성을 강조하기 위해 본인만의 화풍을 만들어 가는 것과는 다소 대조적인 부분인데요. 

그는 함께 작업하는 게임이 추구하는 스타일, 컨셉에 맞춰 다양한 그림을 그려내는 것이 본인의 원화 스타일이라고 말합니다. 오랜기간 다양한 프로젝트를 접하다 보니 그런 특징을 갖게 된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쉽지는 않았겠지만, 작업 하는 게임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할지 충분히 고민하다 보니 매 게임마다 다른 모습의 원화를 선보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네요.  

 

'오버워치' 디바(개인작). 패션모델같은 컨셉으로 송하나가 모델 촬영하는 듯 한 영상컨셉으로 계획하여 그렸던 일러스트.

'토르: 라그라로크'의 토르(개인작). 영화를 보고 '이건 무조건 그려야 해!' 하면서 처음으로 영상연출의 재미에 빠져들게한 작업.

신태환 아티스트의 지인은 그런 그의 모습에 대해 "너와 작업하면 어떤 컨셉의 게임이든 원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하기 보다 오로지 원화가 표현하고자 하는 매력에 집중하고 그에 따라 변화를 주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역량을 발휘하려고 노력한 결과라고 보여집니다. 

또, 그는 자신이 아티스트이기 이전에 게임을 개발하는 한 명의 개발자로 여겨지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을 '그림만 그리는 사람'으로 구분짓기 보다는 하나의 게임을 만드는 구성원으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죠. 신태환 아티스트의 이런 생각은 다양한 게임사, 게임을 만날 수 있다는 점과 만나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 다양하게 쌓은 그래픽 관련 업무, 넓은 시야를 갖게 된 밑거름 

'신태환'이라는 이름이 프리랜서로 알려지기 이전, 그는 업계 여러 곳에서 경력을 쌓으며 원화는 물론 UI, 연출, 이팩트, 매핑까지 그래픽 관련 전반적인 업무를 소화했다고 말합니다. 

물론 인력이 부족하거나 하는 등 환경적인(?) 여건 때문에 하게 된 업무이기는 하지만, 그는 이를 통해 원화가로서 시야를 넓히는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추후 아트디렉터로 자연스럽게 성장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다양한 곳을 경험한 만큼 소중한 기억도 많다고 하는데요, 2005년 맡은 조이온의 <거상>은 그에게 잊지 못할 프로젝트였다고 합니다. 처음 서울에 올라와서 맡은 라이브팀의 작업으로 당시 많은 유저에게 공개되며 그가 게임 원화의 매력을 경험하게 된 첫 순간이었거든요.

 

외주로 작업했던 펀터의 '프로젝트 E' 초반 키아트 작업. 게임개발 극초반에 프로젝트에 맞는 전반적 아트 스타일을 제시하며 진행. 캐릭터를 비롯해 배경, UI, 이펙트 까지 "프로젝트E" 의 전투상황을 실제리소스같이 묘사하려 노력했다고 합니다.

조이온의 '거상' 원화들. 신태환 아티스트는 공식적인 첫 라이브 게임으로 데뷔작 같은 개념의 소중한 프로젝트로 유저와 소통하며 작업하는 느낌이 있어서 재미있는 게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여러 곳이 있지만, 2008년 맡은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2> 메인 원화도 기억에 남는다고 합니다. 좋은 기회로 메인 원화를 작업하게 됐는데, 전작 <라그나로크>가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상태였고 또 그 역시 <라그나로크>를 매우 좋아했기에 팬심을 담아 최선을 다해 작업한 기억이 난다고 합니다. 

 


2015년 공동 대표로서 활약한 애피스토게임즈의 <미니몬 마스터즈>도 결과가 아쉽기는 했지만 기억에 남는 작업 중 하나로 꼽기도 했습니다. 개인 혼자의 생각 보다 AD로서 게임을 위해 팀에게 방향성을 구체화시켜 전달해야 한다는 교훈도 얻게 됐다고 합니다. 

최근 프리랜서 생활을 하면서 취미로 <리그오브레전드>, <오버워치> 팬아트를 그린 것도 언급했습니다. K/DA의 아칼리의 경우, 음악을 섞어 박자에 맞춰 그림을 연출해보자는 색다른 시도를 해서 꽤 괜찮은 반응을 얻었다고 합니다. 일반 원화 작업보다 오래 걸리기는 했지만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고 하네요. 현재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양한 시도도 하고 있습니다.

 


2012년 설립, 2015년 출시한 '미니몬마스터즈', 이때 디스이즈게임에 창간 축전을 보내주기도 하셨습니다.

리그오브레전드 "KDA 아칼리" 팬아트 일러스트 스피드페인팅 / League of Legends "KDA AKALI" Fanart Illust SpeedPainting

2018 연말결산 하이라이트~!!! / 2018 HighLight Reel~!!!


# 원화가로 꾸준히 유저와 만날 것, 발전을 위한 새로운 스타일도 추구 

다양한 업계 경력과 프리랜서로서 다수 업체와 협업을 해 온 그이지만, 그 역시 과거 힘든 순간을 맞이하기도 했습니다. 한때 본인이 세운 기준보다 더 잘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그 수준에 이르도록 노력 하지만 생각대로 잘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머릿속에 떠오르는 스타일이 있는데 그것이 생각대로 표현되지 않는 그런 상황 말이죠. 

그는 자신의 경험을 빗대어 원화가 지망생들에게 프로세스를 체계화해 원화 작업을 하도록 권유했습니다. 그렇지 않고 내면의 무언가에 대한 방향대로 하다 보면 '총체적 난국'을 겪게 되기 때문이죠. 손을 쓸 수도 없을뿐더러, 설령 겨우 작업을 마쳤다 하더라도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부분만 강조하고 취약한 부분에 대해서는 최소화하게 된다면서요. 

 

쿠파공주(개인작). 오락실 게임 같은 느낌으로 영상연출을 하기도 한 작품.

모든 경우에 통용될 수 없겠지만, 그는 총 7단계로 나눠서 작업을 한다고 합니다. 물론 각 단계마다 충실하게 작업하는 것은 기본 전제고요. 

먼저, 인물의 얼굴과 동세, 주변 배경 느낌을 러프 스케치하는 과정을 1단계로 시작해 이후 디자인 정리 스케치, 인물의 인상 정리 등이 2단계, 3단계에서 라인작업 후 스케치를 완성시킨 다음 4단계에서 색상 작업을 거칩니다. 

이후 5단계에서 하이라이트나 기타 작업을 거친 후 6단계에서 반사광과 주변환경 마무리를 하며 거의 완성형에 가까운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 7단계에서는 본인의 스타일을 넣으면서 완성하게 되죠. 그는 그림의 끝을 미리 볼 수 있기도 하고, 가장 많이 고민하게 되기도 하는 1단계 '러프 스케치'를 가장 중요한 과정으로 꼽았습니다. 

끝으로, 신태환 아티스트는 어떤 형태로든 계속 좋은 분들과 게임 원화 작업을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습니다. 앞에서도 밝혔듯, 아티스트이기도 하지만 개발자의 마음 가짐으로 그 게임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원화로 유저와 계속 만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새로운 스타일을 추구하는 것도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합니다. 협업을 하게 되는 경우, 게임사의 니즈를 파악해 게임의 특징에 맞춰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방향성을 제시해야 하는 경우, 새로운 느낌을 제공해야 하기에 그에 맞는 스킬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죠. 원화가 신태환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아래는 신태환 아티스트가 그린 여러 개인 작품들입니다.

 

제로투(개인작).



'리그 오브 레전드'의 니코(개인작).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크리스마스 동화 느낌으로 작업. 그에 맞게 영상연출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카타리나(개인작).
'소녀전선'의 CMS(개인작).
'오버워치'의 위도우메이커(개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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