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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PG 감성이 살아있는 모바일 RPG를 꿈꾼다” 에픽세븐 인터뷰

슈퍼크리에이티브 강기현, 김형석 대표 인터뷰

김승현(다미롱) 2017-01-24 19:06:33
모바일 RPG는 ‘동기와 보상’의 결정체다. 과거 RPG를 대표하던 스토리나 탐험은 모바일에서 찾기 힘들다. RPG는 모바일이라는 플랫폼에 맞춰 단순화되었고, 대신 게임사들은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재미, 무언가를 얻어가는 재미에 집중했다. 모바일 RPG는 그렇게 보상으로 유저들의 동기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이런 시장에 "유저들의 감성을 자극하겠다"고 외친 게임이 나타났다. 애니메이션 같은 연출과 이야기, 그리고 '탐험'할 수 있는 무대를 내세운 <에픽세븐>이 그 주인공이다. 과연 개발자들은 어떤 게임을 꿈꾸며 이런 출사표를 던졌을까? 슈퍼크리에이티브의 강기현, 김형석 공동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관련기사: '탐험'이 살아있는 JRPG풍 모바일게임, 에픽세븐 프리뷰


 

왼쪽부터 슈퍼크리에이티브 김형석, 강기현 공동대표

 

 

# 성장이나 보상이 아니라, 감성으로 움직이는 RPG를 만들고 싶다

 

TIG> 트레일러 공개 이후, 일부 유저들에게서 JRPG에 애정을 가진 사람들이 만든 영상이라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혹시 게임을 만들며 모티브, 혹은 롤모델이 된 게임이 있을까요?

 

김형석: 너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몇 가지만 골라야 한다면 아기자기한 모험의 향수를 가진 <드래곤 퀘스트5>나 <파이날판타지6>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고. 어떤 개발자는 <포켓몬스터>를 이야기하기도 하는 등 서로 가진 롤모델은 각자 다를거라고 생각합니다. 

 

확실한 것은 2016년 현재까지도 JRPG는 비디오게임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는 SRPG 등과 다르게, 대중적인 재미와 시장 모든 측면에서 여전히 크게 성공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 모두가 방향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TIG> 게임의 그래픽이나 시스템 모두 요즘 모바일 RPG에선 찾아보기 힘든 콘셉트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게임을 꿈꾸고 계신 건가요?

 

김형석: 옛날 일본 RPG와 같은 경험을 모바일 RPG로도 주고 싶었어요. 요즘 모바일 RPG는 유저가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잖아요? 성장도, 진행도 일직선이죠. 내가 무언가의 주체가 된다는 느낌이 적죠. 

 

그것이 너무 아쉬웠어요. 유저가 직접 전투에 개입해 흐름을 유리하게 바꾸고 방대한 던전을 직접 탐험하는 느낌을 요즘 친구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었어요.

 

강기현: JRPG의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그래픽과 연출도 셀 애니메이션과 같은 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당시 두 콘텐츠는 서로 추구하는 느낌이 많이 비슷했죠. 더군다나 똑같이 '감성'적인 이야기를 무기로 했고요. <에픽세븐>은 그 때 우리가 JRPG와 일본 애니메이션을 즐기고 느꼈던 '감성'을 모바일 RPG로도 다시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사실 요즘 모바일 RPG에서는 성장이나 보상을 통한 재미를 느낄 순 있어도, 플레이한 후 감상에 젖을 순 없잖아요? 옛날부터 게임을 즐겨온 입장에서, 그렇게 너무 보상과 동기에만 매몰된 게임이 싫었어요. 그래서 <에픽세븐>은 게임 중간중간 애니메이션 영상을 넣어 스토리텔링적인 면을 강조할 예정입니다. 여력만 되면 메인 스토리 외에도, 캐릭터 별 애니메이션을 전부 만들고 싶을 정도로요.

 

게임의 스토리도 어둡고 반전이 거듭되는 다크 판타지 풍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TIG> 사람이 감상에 젖는 이유는 여럿입니다. 누군가는 캐릭터 자체에 매력을 느껴서, 누군가는 이야기에 몰입해서, 누군가는 세계 속에서 내가 만든 결과에 빠져 감상에 젖죠. <에픽세븐>은 어떤 방식으로 유저들의 감성을 자극할 예정인가요?

 

김형석: 결국은 장치와 이야기가 답이 아닐까요? 대부분의 모바일 RPG는 일단 스토리 자체에 많이 투자하지 않았어요. 게임이 잘 돼 나중에 덧붙인 것은 있어도, 처음부터 이쪽을 노린 작품은 거의 없죠. 설사 처음부터 스토리 쪽을 강화했다고 해도, 모바일이라는 기기 한계 때문에 연출 같은 면이 많이 부족했고요.

 

저희는 처음부터 애니메이션같은 이야기를 보여주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먼저 팀에 전업 작가가 둘 있는데, 이들 모두 <창세기전>이나 <테일즈위버>, <드래곤네스트> 등 스토리 좋기로 유명한 게임에 참여했던 사람입니다. 만들고 있는 스토리도 단순 모험담이 아니라, 반전이 거듭되는 다크 판타지이고, 볼륨은 스토리 관련 퀘스트만 1,000개에 달할 정도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인게임 연출 장치나 애니메이션 같은 연출로 직접 강조할 예정입니다. 튜토리얼 단계부터 수시로 게임 중간중간에 애니메이션 영상을 보여주고, 캐릭터 또한 모두 더빙돼 있죠. 이런 애니메이션같은 장치를 위해 게임 엔진까지 새로 만들 정도였으니까요. 실제로 엔진 만들 때 용량 문제 때문에 동영상 압축 기술에만 2달 가까이 투자했었죠.

 

강기현: 여담이지만, 마지막에 말한 '유나 엔진'은 저희 자랑거리 중 하나입니다. 보통 풀 프레임 애니메이션은 용량을 어마어마하게 잡아먹기 마련인데, 저희는 자체 엔진으로 이것을 해결했거든요. 바이너리 딴에서 자체 이미지 포멧, 자체 애니메이션 포멧을 지원하는 모바일 특화 엔진입니다. 이미지나 애니메이션 용량이 많아도 로딩이나 프레임 드랍이 없죠. 실제로 로딩 없는 게임이 저희 목표고요. (웃음)

 


 

 

TIG> 게임 전체를 관통하는 '서사'에 집중한다고 보면 될까요?

 

김형석: 서사와 캐릭터 2개 트랙을 생각하고 있어요. 앞서 이야기한 서사는 게임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설정하는데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일관된 흐름이 있어야 애니메이션 같은 연출에 확실히 힘을 쏟을 수 있죠.

 

캐릭터는 이 서사를 돋보이게 하는 양념, 그리고 이 무대 위에서 움직이는 주역입니다. 서사가 아무리 좋아도, 좋아할 수 있는 캐릭터가 있어야만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으니까요. 우리는 이 캐릭터들의 개성을 강조하기 위해, 캐릭터마다 전용 에피소드를 4~5개씩 배치했어요. 

 

여기에 추가로 각 캐릭터는 상황에 따라 모션이나 표정, 대사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합니다. 예를 들자면 던전에서 캠핑을 하거나 온천에서 쉴 때는 한 캐릭터가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다른 캐릭터들이 (그 캐릭터와의 관계나 감정에 맞게) 반응하기도 합니다. 이런 식으로 캐릭터 하나하나의 이야기와 감정을 계속 강조할 예정입니다. 캐릭터가 하나의 전투 유닛이 아니라, 말 그대로 캐릭터처럼 받아 들여지는 것이 목표에요.

 

강기현: 참고로 이런 캐릭터 특징은 전투 중에도 드러납다. 예를 들어 A 캐릭터가 공격하려는 순간, 갑자기 A와 친한 캐릭터가 그의 무기에 강화 마법을 걸어줘 합격기가 발동하는 식이죠. 이런 식으로 합격기나 파티 궁합, 관계도 등 이야기 외적으로도 캐릭터를 묘사할 예정입니다.

 

 

TIG> 오, 온천이요?

 

김형석: 모험의 긴 여정이나 반복적인 게임 플레이의 중간에 경험할 수 있는 희소성 있는 이벤트입니다. (웃음) 이 이벤트를 통해 캐릭터는 주인공이나 동료들의 신뢰를 쌓을 수 있고 이는 통해 전투나 캐릭터 능력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 각기 다른 캐릭터, 각기 다른 선택지가 만드는 ‘시너지’

 

TIG> <에픽세븐>은 등장 캐릭터만 100~200개에 이르는 캐릭터 수집 게임입니다. 이렇다면 필연적으로 버려지는 캐릭터가 생길 텐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가요?

 

김형석: 가장 좋은 것은 성능과 무관하게 캐릭터의 이야기나 매력에 빠지는 것입니다. 저희도 그래서 캐릭터와 이야기에 공을 들였죠. 물론 게임인 이상 이 방법으론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웃음) 차선책이라면 캐릭터마다 하나씩 쓰임새가 있는 것이겠죠. 그런 면에서 <에픽세븐>은 다른 게임보다 유리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만들 수 있는 합(合)이 많으니까요. 

 

<에픽세븐>의 캐릭터들은 캐릭터 하나하나가 각기 다른 운용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킬 체계만 하더라도 어떤 캐릭터는 '투지' 베이스라 강력한 한 방은 없지만 지속적인 자원 수급으로 장기전에 능하고, 어떤 캐릭터는 '마나' 베이스라 스킬 위력은 강하지만 한정된 자원 때문에 신중한 운용이 요구되는 식이죠.

 

여기에 캐릭터마다 전투 구조가 분화됩니다. 탱•딜•힐 같은 구분은 기본이고, 같은 딜러라도 누구는 디버프 걸린 적에게 강하고 누구는 광역기에 특화됐습니다. 누구는 스택을 쌓아 한 번에 터트리는 방식으로 싸우고, 누구는 합동 공격에 특화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런 각기 다른 특색의 캐릭터가 4인 파티로 모입니다. 캐릭터 구성 요소가 다양한 만큼 만들 수 있는 시너지도 다양하죠. 이게 조합의 다양화로 이어지지 않을까요?

 

강기현: 여기에 추가로 콘텐츠마다 유리한 캐릭터가 생길 수 있겠죠. 예를 들어 3~4개 방으로 이뤄진 스테이지는 마나 기반 캐릭터가 유리합니다. 스킬 하나하나가 강한데다가, 전투가 많지 않으니 '한정된 자원'이라는 약점이 잘 드러나지 않죠. 반대로 '던전'처럼 전투를 많이 해야 하는 곳에선 투지 기반 캐릭터가 유리하겠죠.

 

물론 이렇게 해도 소외 받는 캐릭터는 나오겠죠. 이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밸런싱을 하겠다는 말 밖에 할게 없네요. 참고로 우리 캐릭터 대부분은 '4성'입니다. 몬스터만 아니라면, 최소 4성 캐릭터란 의미죠. 이게 저희 각오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만큼 많은 캐릭터들을 쓸모 있게 만들고 싶다는 각오요. 솔직히 마음 같아선 '별' 자체를 없애, 캐릭터의 강함이 아니라 순수하게 캐릭터만 보여주고 싶을 정도거든요.

 


 

 

TIG> 갈림길이 있는 맵, 탐험 가능한 던전 등 유저가 진행을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공개했습니다. 모바일 RPG에 익숙한 이들에겐 너무 어렵지 않을까요?

 

김형석: 선택지라곤 해도, 이것이 5~6개씩 주어지는 것은 아니죠. (웃음) 유저가 당장 접하는 것은 2~3개에 불과한데다가, 이것도 어떤 것이 편히 갈 수 있는 길인지는 연출이나 대사 등으로 힌트를 줄 예정입니다. 유저가 직접 체감하는 난이도는 높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나중 가면 조금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그 땐 <에픽세븐>에 익숙해진 상태겠죠.

 

 

TIG> 선택지가 의미 있으려면, 그것이 노력에 걸맞은 합당한 보상을 줘야 합니다. 맵의 갈림길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 어떤 보상을 줄까요?

 

김형석: 아직 많은 것을 밝힐 순 없지만, 2갈래 길이 있다면 하나는 메인 스토리고, 다른 하나는 고난이도 외전 스토리를 주는 식입니다. 메인 스토리를 선택한다면 일관된 흐름의 이야기를 감상할 수 있고 전투 난이도 또한 무난하겠지요.

 

반대로 외전은 옛날 일본 RPG에서 접할 수 있는 '숨겨진 던전' 같은 개념이에요. 처음 발견한 레벨에선 깨기 힘들지만, 반복 작업이나 꼼수 등을 써 깨면 엄청난 보상을 받는 콘셉트죠. 평범하게 플레이한 유저는 당장 외전 스토리를 깰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만약 깰 수만 있다면 최고 레벨이 되어서도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아티펙트(일종의 성장무기)나 소환수(파이널판타지의 그것과 같은 일종의 필살기 개념)를 얻을 수 있죠.

 

이 정도면 노력과 투자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아닐까요?

 

티저 영상에 나온 것처럼 '거대 소환수'도 등장할 예정이다.

 

 

TIG> 과거 엔드 콘텐츠로 레이드와 PVP를 언급하셨죠. <에픽세븐>의 두 엔드 콘텐츠는 어떤 방식으로 움직일까요?

 

김형석: 저희 비밀 무기입니다. (웃음) 아직 테스트도 하지 않은 게임이다 보니, 지금 단계에서 많은 정보를 알려드리기 힘든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다만 하나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엔드컨텐츠 또한 JRPG의 기본 재미를 이용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컨텐츠 경험을 만들기 위해 개발팀이 혼신을 다하고 있습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TIG> 전투 시스템이나 맵 시스템 모두 유저의 고민과 개입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RPG인 이상 반복 작업은 피할 수 없는데, 그렇다면 <에픽세븐>도 주요 경험은 결국 '자동전투'가 되진 않을까요?

 

김형석: 자동전투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필요악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바일은 오래 게임을 즐기기 부적합한 기기고, 그렇기 때문에 반복작업을 대신할 장치는 필요하겠죠.

 

하지만 개인적으론 이 자동전투를 <에픽세븐>의 메인 경험으로 만들고 싶진 않습니다. 우리 목표는 옛날 JRPG처럼 유저가 직접 '플레이'하는 게임이기 때문이죠. 자동전투가 반복작업을 대신해 줄 순 있겠지만, 유저가 얻는 재미는 자동전투로 인한 성장이 아니라 '손컨'을 통한 개입과 스토리를 통한 감동에서 나오도록 만들 것입니다. 물론 이러기 위해선 유저 분들이 오픈 이후에도 저희 생각에 동의해 주셔야겠죠. (웃음)

 

 

TIG> <에픽세븐>은 언제쯤 플레이할 수 있을까요?

 

강기현: 본래는 지난해 겨울에 CBT를 할 예정이었는데, 중간에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일정을 연기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올해 여름에는 유저 분들께 CBT 버전을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때까지 많은 관심 부탁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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