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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의 전설' 되찾기 나선 위메이드 "샨다는 신뢰를 잃은 파트너"

안정빈(한낮) 2016-05-27 20:26:05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이하 위메이드)에게 <미르의 전설>은 '언젠가 풀어야 할 숙제'였다. 매년 수 백 억 원의 로열티를 안겨주고 있지만 2001년 중국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사실상 로열티를 받는 것 외에는 마땅한 권리를 행사한 적이 없다.

 

<미르의 전설2>는 샨다게임즈(이하 샨다)와 몇 년에 걸친 소송 끝에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으며, 웹게임에서는 아예 로열티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 나온 <미르의 전설> 모바일게임들 역시 로열티는 받아냈지만 저작자로서 권리를 인정 받았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많다.

 

중국에서 여전히 <미르의 전설>은 샨다의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심지어 샨다마저도 <미르의 전설> IP를 지금처럼 키운 공로를 내세우며 IP에 대한 독점적인 권한을 주장하고 있다.

 

결국 지난 23일 위메이드가 칼을 뽑아 들었다. 소송과 분쟁을 불사하더라도 IP에 대한 정당한 권리는 되찾겠다는 이야기다. 위메이드의 장현국 대표를 디스이즈게임에서 만났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안정빈 기자


 

위메이드의 장현국 대표

  

TIG> 결국 <미르의 전설> IP가 모바일게임에서도 분쟁이 됐다.


장현국 대표(이하 생략): 사실 예견됐던 상황이다. 내가 입사하고 지금 3년이 지났는데 그전까지는 아무도 이 문제에 대해 신경을 안 썼다. '복잡하니까 굳이 그걸 건드려서 뭐해. 그럴 바에 그냥 새 게임을 만들자'가 경영진의 입장이었던 거지.

 

근데 모바일게임 시장이 시작되면서 과거의 IP를 이용한 게임들이 유행하고 있고, 샨다는 그 사이에 우리나 액토즈소프트(이하 액토즈)의 허락도 없이 <미르의 전설> IP를 무단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단순한 퍼블리셔의 영역을 넘어서서 말이다.

 


TIG> 샨다를 단순한 퍼블리셔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나?


액토즈가 자회사긴 하지만 그게 샨다가 <미르의 전설>을 멋대로 할 수 있다는 근거가 되진 않는다. 그리고 <미르의 전설>에서 샨다는 단순한 퍼블리셔, 그것도 PC온라인게임에 국한된 퍼블리셔가 맞다. 계약서에도 그렇게 나와있다.

 

그런데도 자신들이 10년 넘게 <미르의 전설2>를 띄우느라 고생을 했으니 <미르의 전설> IP가 자신들 것이라는 억지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이쪽의 이야기는 아예 듣지도 않는 상황이라 샨다와 더 이상 이야기하는 건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

 

계약서가 버젓하게 있는데 자신들이 그렇게 믿는다고 하니, 결국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다. 그래서 기사도 낸 건데, 이게 단순히 기사를 내는 것만으로는 설명이 되질 않는다.

  

관련기사:위메이드와 샨다, 중국에서 '미르의 전설' 사업 소유권 놓고 격돌




TIG> 중국에서는 <미르의 전설>이 샨다 것이라 인식하지 않나?


그런 인식이 있다. 그래서 다들 샨다를 통해서만 사업을 진행했었다. 우리가 나서고 나서 이제야 의심이 좀 시작된 상황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TIG> <미르의 전설>에 대한 계약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나?


중국은 퍼블리싱과 업무를 맡기는 위탁계약이 있고 이를 증빙하기 위해 법원이나 행정부에 제출하는 수권서가 있다. 수권서는 주로 불법서버를 잡을 때나 행정업무를 처리할 때 일일이 계약서를 보여줄 수가 없으니까 그럴 때 쓰는 행정문서인 거다.

 

<미르의 전설2>의 계약은 2001년부터 샨다와 중국 서비스 계약을 시작해서 2017년 9월 28일까지 계약기간이 남아있다. 하지만 수권서는 작년 9월 28일 만료가 됐다. 예를 들어 샨다는 이제 <미르의 전설2>의 불법서버 단속 등을 할 수 없는 거다.

 

샨다에서는 당연히 작년부터 수권서 갱신을 해달라고 했는데 우리는 안 해주고 있다. 샨다에서는 불법을 단속할 권한이 없다는 걸 알리는 게 우리의 첫 목적이었다.

 

그리고 사실 퍼블리싱계약 자체도 PC온라인계약만 돼있다. 샨다도 언론에는 <미르의 전설>의 모든 권한이 있다고 하지만 PC온라인게임 이외의 권한은 없는 걸 알고 있다. 2001년부터 모든 서브 라이선스는 동의를 받은 후에 진행해야 된다고 나와있다.

 


TIG> 그럼 최근에 출시된 <미르의 전설> 모바일게임 계약은 없는 건가?


<열혈전기>와 <사파극전기>는 우리가 샨다에게 직접 계약을 해준 거고. <아문적전기>도 샨다가 천마시공과 몰래 계약하려던 걸 우리가 눈치채고 직접 계약을 맺은 거다. 그리고 로열티 계약과도 다르다.

 

<열혈전기>는 샨다가 개발사로 참여해 받는 것이고. <사파극전기>도 샨다가 공동개발사로 참여해 받는 거다. <아문적전기>는 천마시공과 공동개발이자 퍼블리싱으로 받는 거다. 저작권자로 샨다가 받는 건 전혀 없다. 별도계약이 다 있다. 원래 계약으로는 아무것도 못한다는 걸 샨다도 다 안다. 저작권 문제에 있어서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 웹게임 몰래 서비스하고, 계약서 직전에 넘기고. 샨다는 신뢰를 잃었다


TIG> 샨다는 지금까지 위메이드는 IP에 무관심했다는 걸 문제로 지적했다.


샨다가 그 사건 이후로 <미르의 전설2>에 대한 로열티는 꼬박꼬박 지급했으니 위탁계약이 잘 유지됐다는 게 맞을 거다. 대신 내부에서는 신작에 포커싱을 맞추기로 했다.

 


TIG> 샨다에서 주장하는 '<미르의 전설>은 사실상 우리가 죄다 키운 IP다'라는 게 틀리다는 건가?


<미르의 전설>이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샨다의 노력이 있지 않느냐? 그러니 샨다에게도 지적재산권이 있지 않느냐? 그래서 샨다는 독점을 하고 싶다. 이건 말도 안 되는 논리다.

 

물론 독점은 할 수 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과거에 대한 정리와 합당한 보상이 먼저다. 모바일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웹브라우저게임에서 샨다가 <미르의 전설>로 얻은 수익이 몇 백억이다. 하지만 로열티는 일절 없었다.

 

우리는 2014년부터 '그럼 그 수익을 차라리 액토즈를 줘라. 그래서 그걸 우리와 나누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결국 이것도 안 지켜졌다. 그냥 옛날 경영진이 잘못했다는 말로 넘어갔고, 달라진 게 없다.

 

<미르의 전설2> PC 온라인버전이 내년 9월 28일 계약이 종료되는데 그것도 샨다와 계속 같이 가야 할 지도 고민하고 있다. 지금으로는 아예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아니다.

 


TIG> 샨다와 이야기는 많이 해 본 건가?


샨다에게 여러 번 기회를 줬다. 지난해도 중국에서 게임회사를 만나면 <미르의 전설>을 달라던 곳이 많았다. 그때도 우리는 샨다를 중시한다고 했다. 그만큼 오랜 파트너고, 샨다를 무시할 수도 없다고 했다. 그런데 협상을 할 때마다 성실하게 대응하지를 않았고 이러다가는 끌려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참고로 2014년 11월에 경영진이 교체된 이후, 최근에 경영진 교체가 또 있었다. 양쪽의 경영진과 모두 만나 본 상황이다.

 


 

 

TIG> 그렇게 몇 년간 이야기해서 진행된 게 있나?


그렇게 이야기를 해도 진도가 안 나간다. <열혈전기> 모바일과 <사파극전기> 계약한 것 정도인데, <사파극전기>는 서비스를 사흘 놔두고 계약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것도 우리가 NO를 하고 바이두에 공문을 보내니까 조건을 바꾸고 다시 계약이 오더라.

 


TIG> 앞서 소송을 걸었다고 했는데 어떤 내용인가?


샨다를 통해 <미르의 전설> IP를 구입하고 웹게임을 만들어서 개발사 중 하나를 골라서 소송을 걸었다. 근데 민사소송은 시간이 워낙 오래 걸려서 언제 끝날 지를 모른다. 웃긴 건 그 회사는 정작 지금 우리와 <미르의 전설> 모바일게임 라이선스를 이야기 중이라는 것이다.

 


TIG> 샨다는 현재 중국 내에서의 무조건적인 독점을 바라는 건가?


맞다. 그래서 일단 금액을 제안하라고 했었고 매우 낮은 금액을 제안했다. 그래서 NO를 했다. 여전히 문은 열려있지만 그 이외에는 의미가 없다. 일단 과거 정리가 먼저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TIG> 반대로 지난 2001년처럼 지급할 로열티가 무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로열티 비중이 여전히 크지만 예전처럼 회사가 위험에 처할 수준은 아니다. 재상장 문제도 있으니까. 샨다가 시간에는 더 쫓길 거다.

 

 

샨다 네트워크의 천텐챠오 전 CEO. 2012년 사유화 추진을 위해 나스닥 상장을 폐지했다.

 

 

TIG> 그럼 반대로 과거정리를 위해 지불해야 할 로열티 규모가 얼마나 되나?


모른다. 우리도 정리해야 할 거다. 웹게임만 해도 수 백 억 규모로 알고 있다. 우리가 발견한 것 중에 불법 사설서버인데 샨다 대표랑 찍은 사진을 올려두고 정식 수권서 받았다고 내건 곳도 있다. 법적 조치를 진행하니 슬쩍 내리던데 이미 모두 저장한 상태다. 확인을 전부 거쳐야 할 것이다.

 


TIG> 샨다가 로열티를 감당할 상황인가?


<열혈전기>만 해도 성적이 좋을 때는 월 1,000억 이상을 벌었다. 지금 성적도 나쁘지 않고. 지불 능력은 충분하다.

 

 

TIG> 액토즈도 <미르의 전설>에 대한 공동소유권을 갖고 있다. 샨다의 자회사이기도 하고. 샨다가 이를 앞세워서 권리를 주장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액토즈의 행동이라면 얼마든 환영한다. 액토즈와 우리는 <미르의 전설>에 대한 공동소유자다. IP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거라면 무엇이든 해도 좋다. 다만 이를 값싸게 샨다에게 주거나 그러면 당연히 문제가 된다.

 

공동소유권을 갖고 있을 때는 합의에 의해서만 계약이 가능하니까 액토즈와 위메이드가 서로 계약을 못하게 훼방을 놓을 수는 있다. 다만 이런 교착상태에 대비해 어느 한 쪽이 최선의 조건으로 계약하는 걸 상대방이 방해할 수 없다는 법이 한국과 중국에 이미 모두 마련된 상태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미르의 전설>을 최고 수준으로 로열티를 책정한 상태고 이에 대한 정보를 액토즈에도 전달했다. 이보다 높은 가격을 부르는 업체와 계약하겠다는 것을 액토즈에서 반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 행동으로 나선 후 중국 시장의 변화. 확실한 매듭을 지을 것


TIG> 이미 칼을 뽑아 든 상황인데, 그럼 행동으로 나선 부분도 있나?


<아문적전기>가 그 사례다. 우리가 개발과정에서 샨다와 계약 중이라는 걸 들었고, 천마시공에 연락해서 샨다에게 수권서를 요청해보라고 했다. 결국 샨다는 천마시공이 달라고 한 시점까지 <미르의 전설> IP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다는 걸 보여주지 못했다.

 

이 밖에도 '중국 게임업계가 선진화되고 있는데 샨다에 당하지 말라. <미르의 전설>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다는 문서를 보여달라고 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게임업체들도 자주 만나고 있다. 게임 이외에도 영화나 드라마, 만화, 웹소설, 애니 등등도 전부 이야기 중이다.

 


TIG> 그래서 변화가 있나?


있다. 예전에는 당연히 <미르의 전설>이 샨다 것이라 생각했다면 이제는 의심도 하고 문서도 보는 곳이 많다.



TIG> 샨다에서는 반대로 이렇게 IP를 너무 확장시키니 관리가 안 된다며 비판도 했다.


샨다가 믿을 만한 파트너였으면 샨다와만 소수의 게임을 냈을 가능성이 높다. 비슷한 게임이 나오는 게 좋은 건 아니니까. 근데 믿을 만한 파트너가 아니었다. 그래서 한 회사와 할 수는 없었다는 게 정답이다.

 

그래서 두 번째 방법이 카드게임과 3D MMO식으로 다르게 가져가는 방식이다. 내부에서도 하나 만들고 있고, 외부에서 웹게임으로 개발 중인 것도 있다.

 


TIG> 혹시 내부에서 개발 중인 게임을 샨다에서 서비스할 확률은?


(웃으며) 안 한다. 신뢰가 없다. 반대로 샨다가 내부에서 <미르의 전설> 모바일을 만들고 있다고 한 건 있다. 그래서 그것도 계약서를 가져오라고 하고 있다. 물론 샨다가 계약서를 지키고 잘하면 우리는 당연히 좋다. <미르의 전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곳이지 않나?

 


 

 

TIG> 키운 자식과 낳은 자식 같은 느낌이다.


비슷하다. 그래서 우리도 샨다를 최대한 존중해주려는 건데 너무 억지스러운 주장이 많다. 웹게임에서 했던 것처럼 신뢰를 저버린 행동도 너무 많다. 커뮤니케이션은 당연히 계속 같이 할 거다. 일단 <미르의 전설2, 3>의 퍼블리셔기도 하니까. 그리고 로열티도 PC온라인에서는 확실하게 지급하고 있고.

 


TIG> 이렇게 소란스러운 상황에서 IP를 원하는 회사가 있을까?


PC는 확실히 많이 줄었다. 샨다에서 경영진이 바뀌며 관리도 잘 안됐고, 다만 <미르의 전설>은 좋은 IP라서 일부 회사는 PC온라인에도 관심이 있다. 모바일게임에는 여전히 매우 많은 관심이 쏟아진다.

 

그래서 올해 차이나조이 부스도 예약했다. <미르의 전설> 사업들을 상담할 예정이다. 그 전에 관련된 계약들이 발표될 수도 있다.

 

 

TIG> 과거에는 중국 정부가 괘씸죄로 게임의 판호(서비스를 위한 일종의 상표권)를 아예 날려버린 경우도 있다. 


판호는 중국 퍼블리셔가 받는 거다. 그리고 우리가 직접 중국에서 <미르의 전설>을 독점하고 싶다는 것도 아니고. IP권리자의 정당한 몫만 바란다는 거다. 문제가 되지는 않을 거다. 

 

 

TIG> 위메이드에서 그리는 궁극적인 그림은 뭔가?


샨다가 불법적으로 행한 것들을 정리하고 로열티를 돌려받는 것이다. 그리고 권리자인 액토즈와 위메이드가 <미르의 전설>에 대한 사업을 직접 진행하는 것. 물론 액토즈가 샨다에게 사업을 주는 건 괜찮다. 제대로 값을 받기만 한다면 말이다. 

 


 

 

TIG> 위메이드가 샨다 없이도 중국에서 잘할 수 있을까?


우리가 <미르의 전설2>을 시작했던 200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는 중국에서 샨다가 넘버원이었다. 텐센트나 알리바바도 우습게 보던 수준이었고. 근데 지금 샨다는 20~30개의 퍼블리셔 중 하나다. 물론 위메이드가 직접 중국에 서비스하겠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샨다만한 파트너를 찾을 수 없다는 것도 아니다.

 


TIG> 빨리 끝날 수 있는 분쟁은 아닌 듯한데?


비즈니스는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다행히 10년 전처럼 중국이 무법지대는 아니다. 시진핑 주석도 IP에 대해서는 강조했고, 시대가 달라졌다. 그때와 비해서 저작권을 중요하게 여기는 중이다. 최근에는 짝퉁게임에 대한 위법판결이 나온 사례도 있다.

 

샨다와의 소송이 오래 걸린다는 것도 우리는 상관 없다. 그만큼 미래를 파트너를 잘 잡으면 되니까. 결국 주게 될 로열티는 언젠가 주게 돼있다 언제 주느냐의 차이지. 계속 신뢰를 잃는다면 미래를 샨다와만 끊으면 되는 거다.

 

그만큼 내부에서도 올해는 <미르의 전설> IP를 띄우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데 동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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