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렌타인 데이를 누른 연인의 날
지난 8월 11일이 무슨 날인지 혹시 알고 있는 독자가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봐도 쉽게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음력 7월 7일을 떠올려 본다면 의외로 쉽게 생각나는 날이 있다. ‘7월 7석’, 어렸을 때 들었던 동화가 생각나지 않는가?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은하수를 가운데 두고 생이별을 한 견우와 직녀 이야기 말이다. 이날은 예전부터 애틋한 전설 때문인지 연인의 날로 많이 비유되곤 하였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칠월 칠석은 잊혀져 갔고 대신 발렌타인 데이가 그 자리를 대신 차지했다. 이런 상황은 중국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무언가 다른 것 같다. 칠월 칠석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가 열렸고 상점들은 연인에게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 몰려 나온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고 한다. 중국에는 최근 전통 명절 지키기에 대한 의식이 고조되면서 칠월 칠석을 ‘중국판 발렌타인데이’로 지정하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 게임들은 어떤 이벤트를 마련했을까?
◆ 연인을 위한 다채로운 이벤트
중국 게임업체들은 7월7석을 ‘연인의 날’(请人节)로 부르며 가장 간단한 스크린샷 이벤트에서부터 연인에게 메시지를 전해주는 이벤트까지 다양한 내용을 준비하고 있었다.
‘쭈어아오커지’(卓奥科技)에서 서비스하는 <소림전기>(小林传奇)는 연인과 함께 찍은 스크린샷 이벤트를, ‘롱투쯔쿠’(龙图智库)에서 서비스하는 <연애상자>(恋爱盒子)는 유저 5명을 선발하여 연인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 티켓을 선물했다.
이렇게 간단한 이벤트 외에 견우와 직녀의 전설을 게임에서 재현한 이벤트들도 있다. <파천일검>(破天一剑)은 결혼한 유저를 대상으로 자신의 배우자에게 아이템을 제작하여 선물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게임 속에서 까치 모습을 한 NPC에게 재료를 모아주면 황금 아이템을 만들어 주는데 총 13 종류의 재료와 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완미세계>(完美世界)는 직녀가 견우를 만나기 위해 너무 서둘러 집을 나선 탓에 선물을 잃어버렸고 유저가 직녀를 위해 선물을 준비해준다는 내용의 퀘스트를 준비했다.
◆ 오투잼과 마비노기, 톡톡튀는 이벤트 개최
그 외에도 여러 게임에서 이벤트를 준비했는데, 그 중에서 <오투잼>(劲乐团)과 <마비노기>(洛奇)가 비교적 특이한 내용의 이벤트를 마련했다.
<오투잼>은 유저 중 남성 유저는 운영사에 ‘G’라는 문자 메시지를, 여성 유저는 ‘M’이라는 메시지를 보내 유저들을 연결시켜 연인을 만들어주는 이벤트와 게임 상에서 그 동안 마음에 두고 있었던 이성에게 고백하여 결혼식을 진행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결혼식은 GM이 개설한 방에 입장해서 진행된다. 게임을 시작하기 전 GM은 “상대의 레벨에 상관없이, 상대가 가진 게임 머니에 상관없이, 한 평생 그를 사랑하며 그와 함께 할 것입니까?”라고 물어보며 신랑과 신부가 동의하면 둘이 함께 결혼행진곡에 맞춰 게임을 플레이 해야 한다. 그리고 성공적으로 플레이를 마치면 “천사의 마음”이란 아이템을 결혼 선물로 증정한다.
<마비노기>는 유저들이 자신의 연인에게 하고 싶었던 사랑의 말을 게시판에 남기면 GM이 무작위로 선택하여 게임의 공지화면에 띄우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 메시지는 모든 서버에 나타나기 때문에 이벤트 기간 동안에는 항상 실시간으로 이런 메시지를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메시지가 선택된 유저에게는 글을 올린 유저와 상대 유저에게 ‘모닥불 세트’를 선물로 주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명절이 되면 갖은 이벤트로 유저와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들곤 한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칠월 칠석 대신 발렌타이에 맞춘 이벤트만 넘쳐나는 느낌이다. 잊혀져 가는 칠월 칠석, 게임 속에서라도 부활시킬 수 있지 않을까?
중국 <오투잼>에서 결혼을 하면 받을 수 있는 '사랑의 마음' 아이템
칠월 칠석의 키스 이벤트는 정말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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