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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 게임 코스프레] 매혹의 연금술사 - IIDA 철권 리리

격투 게임 코스프레 앤솔로지 Epilogue 3

haru 2015-03-06 14:41:41

 

또 걸려들었네. 

저번이 분명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었는데.

 


  [IIDA, LILI, Photography by 무명] 

 

 

 

분명 음유시인의 이야기에 따르자면 

분명 지난번이 마지막이었다.

그녀가 분명 그렇게 이야기했었다.​

 

 

우리 서로 시간 내기도 힘들잖아. 

이젠 더이상 힘들 테니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불태우자!!라고

그렇게 분명히 하루가 말했었다.

 

 

 


[IIDA, LILI, Photography by 무군] 

 

 

 

뭐, 솔직히 그게 딱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었지만,

내가 음유시인을 한두 번 봤던 것도 아니고…

적어도 내가 아는 그녀라면

마지막이 그 마지막이 아니란 건 알았거든.

 

하지만 적어도 모험과 모험 사이에 

텀이 훨씬 더 오래 걸릴 거라고 생각했었다.

반년에서 일 년까지.

 

 

 


[IIDA, LILI, Photography by 무군]

그렇게 생각했다니 참 순진한 나였었도다.

 

 

 

하지만 반년은커녕. 휴. 

한번 꽂히면 정신없이 빠지는 그녀를 내가 계산 못 한 것이다. 

 

 


 

 

그리고 치명적으로 얇은 나의 귀도.

 

​듣다 보니 ‘아 그런가 보다 에서

헉 재밌겠다로 이어져서

결국 이건 해야만 해!​ 라는 결론으로 가는 팔랑귀.

 

 
 

 

진짜. 과거의 나로 돌아가 마구 때려주고 싶어. 라고

그녀는 이런저런 약품을 만드느라 분주한 손을 잠시 내려놓으며

깊은 한숨을 내뱉으며 중얼거렸다.

 

 

이 수렁은 또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게… 언젠가 우연히 예전 모험 이야기가 나와서

동료들과 여담을 나누던 중

격투계의 모험 이야기가 나왔었고

하루가 뭐라고 뭐라고 하면서

수다가 이어지고 즐겁게 이야기를 하다가

정신을 차리고 나니


어느새 다음 모험에 참석하기로 되어 있었다.

 

 

 
[IIDA, LILI, Photography by J] 

워메. 이게 어찌 된 일인겨
 

 

 

연금술사는 늘 바빴다.

 

워낙 유명한 손재주가 좋다는 연금술사였기 때문에 

다양한 연성으로 제작으로 늘 사람들의 기다림은 끊이질 않았더랬다.

 

마치 제철의 과일이 맛있듯이

그녀는 제철에 맞게, 그리고 스케쥴에 맞게

향기로운 멋진 것들을 만들어냈고…

그래서 그녀가 뭔가를 만든다고 할 때마다

사람들은 한 가득 기대가 담긴 성원을 보내왔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가 연성한 것들은 모두 멋졌고 효능도 좋았기에

늘 날개돋친 듯 물건을 내놓자마자 빠르게 팔렸다.

사고자 하면 금방 품절이기에

앞다투어 마을 사람들은 그녀의 사랑스러운 제품들을 사들였고

그녀는 마을의 인기 제작가로 군림할 수밖에 없었다.

 

 

 


 [IIDA, LILI, Photography by Amaranth]  

 

 

 

특히 그녀를 이렇게 인기 제작가로 만든 데에는

 

사랑에 빠질 수 있다… 고 "주장"하는

 비누가 가장 큰 일등공신이 되었는데….

 

  


 

사랑의 사키엘 승리의 사키엘♡

 

 

뭐 솔직히.

사랑에 빠지고 말고는 정말인지 모르겠지만,

아름다워지는 효과 한번은 정말 탁월했으니까.​ 

뭔가 마력이 거침없이 뿜어져 나올 것 같은

유니크한 디자인도 분명 범상치 않아 보이긴 했고.

그래서인지 비누를 사용하고 나서 ‘사랑에 빠졌어요!

발렌타인데이 고백 전에 최고예요!

사랑의 사키엘이 나의 붉은 실을 찾아줬어요!

평생을 함께할 사람을 만났어요~!! 라는 등의

알 수 없는 후기가 빗발쳤고

 

그래서 사랑의 비누로 입소문에 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IIDA, LILI, Photography by Garam&Dall] 

 

 

게다가 매력적인 외모까지 더해.

 

연금술사는 매혹의 연금술사로 불리고,

사랑의 연금술사로 거듭나. 

 

​사람들의 기대가 한꺼번에 밀려들었던 터였다.

 

 

 
[IIDA, LILI, Photography by J] 
 저입니다 매혹의 연금술사. 촤하하하.

 

 

뭐 어쨌거나. 그런 와중에

서한이 도착했다.

그녀에게서. 

 

그 날이 잊히지 않는다.

 

그 날도 연금술사는

그동안 음유시인이 벌여놓은 일을 막 마무리 하고

일상으로의 일을 준비하려던 상황이었다.

(김하루 트러블 메이커 같으니)

 

 

 

 
[IIDA, LILI, Photography by J] 

 

 

뭐 사실은 모험이라면

딱히 하루가 아니더라도 간간이 해 오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하는 일들도 많았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았고.​

무엇이든 하나 꽂히면 푹 빠지는 데다​

직접 손으로 이것저것 연성하여 만들길 좋아하는 탓에 매번 바빴고

최근에는 간간히 J군과 함께 여행도 다녀오고 있었더랬다.

그곳에서 각종 문물을 접하고, 환경도 보고

다양한 연성에 필요한 재료도 새롭게 얻어오고.

 

그랬던 때라 무척 바빴으니…

그렇게 새로운 아이템도 생각해내느라 정신이 없었고. 

다양한 재료를 찾기 위한 여행도 계획 중이었던 때였지.

 

그 서한이 왔던 그때가.

 

 

그런데 설마 그녀가 벌여 놓은 일을 간신히 마무리 지은 그 와중에

또 다른 모험을 하나 더 실행하게 될 줄은 절대 몰랐어.

그래도 스케쥴에 맞게 다 진행을 차곡차곡 해왔던 중이었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하자꾸마 승낙은 했지만 이렇게 갑작스럽다니.

 

 

 

 
 [IIDA, LILI, Photography by 무군] 

미..미처 예상치 못했다

 

 

 

서한을 받는 순간 얼마나 정신이 번쩍 뜨이던지. 

아이고 내가 미쳤지.

팔랑귀인 내가 또 하루의 노래에 말려들었구나 

또 시작했구나 싶어서. 소름까지 돋더라.

그때는 그냥 아하하호호호 웃으면서 넘긴 소리였다고 생각했는데.

설마 이렇게 행동으로 옮길 줄은 몰랐는데.


과소평가했었다 하루를.

 

그냥 지나가는 말이었다고 생각했는데.

행동으로 이렇게 옮겨버리다니. 무서운 녀석.

그렇다고 하겠다고 분위기에 말려 들어가 승낙한 건을

지금 안 한다고 할 수도 없고.

 

서한을 받고 나서 연금술사는 한동안 패닉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설상가상.

 

그동안 얌전하게 인내하고 함께 해오던

J군의 불만이 최고조로 달했다.

 

 

 

 
 [IIDA, LILI, Photography by Minochu] 

 이 사태를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사실 한창 바쁠 때 연금술사의 집은

작업실을 겸하고 있기 때문에 

카오스 그 자체가 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늘 뭔가를 복작복작 만드는 작은 소리에

다양한 향기에, ​수상한 연기에

그리고 각종 널려 있는 재료들과 도구들을 뒤집고 헤쳐 나와야

작업실 안의 몸을 웅크려 열중하고 있는 연금술사를 찾을 수 있었다.​

그녀를 찾으려면 한참 걸렸다.

게다가 어딘가에 집중하고 있으면 늘 못 들었거든.

 

맛있는 음식이 가득 올라와 있던 식탁에는

세련된 미싱이 그 위용을 뽐내며

대신 올라와져 있었고…

발디딜 틈이 없는 혼돈의 집안에서

유일한 안식처는 침대 뿐.

 

 

 
 [IIDA, LILI, Photography by 무군] 

 

 

 

게다가 일에 잔뜩 집중하느라 그를 챙겨주지 않는 연금술사에게

하루가 잔뜩 벌여놓은 일을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는 그녀에게

 

J군은 섭섭함을 넘어서 삐침을 가볍게 점프하여

분노의 단계로 들어온 때였다.

 

 

나 명색이 매혹의 연금술사인데!


음유시인 때문에

행복한 가정에 위기가 찾아왔다!!!

 



김하루 이녀석을 그냥

 

 

그래서 이 모험만 끝나면 좀!

 

잔뜩 애정어린 베이킹을 해서

그를 달래 보아야 겠다!!

라고 생각하던 참이었는데.

 

하루 이 녀석.

그저 울지요.

 

 


 [IIDA, LILI, Photography by Amaranth] 

 

 

이번에는 정말 텀이 짧았기 때문에,

이전처럼 소품이나 갑옷을 제대로 준비할 시간은 없었다.

그렇다고 다른 연금술사들에게 빌리기엔 뭔가 마땅찮고,

약속은 해뒀는데 제대로 못 해내는 건 성격상 바라지도 않았고.

게다가 J군과의 갈등도 참을 인(忍)을 여러 번 마음에 새기며 최고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상황에

스트레스가 많았던 탓일까.

 

J군과 함께 감기몸살까지 걸려 몸까지 아팠다.

와 일은 겹치고 겹쳐서 눈덩이처럼 불어서 찾아온다더니.

 

절망적이었지.​



[IIDA, LILI, Photography by 무군] 


이번엔 정말 포기해야 하나, 하고 생각할 즈음에.

마음이 답답해 위로나 구할까 싶어

구디의 신전을 찾아갔다.

 

어떻게 그녀의 마음을 읽었는지 성녀 유카가 초대의 서한을 보냈기 때문.

 

그녀의 단정하고 다정한 글씨체를 읽으니 어지러운 마음속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은 절망적인 마음 

까만 어둠 속에 빛줄기가 내리쬐었다.

 

경건하게 어딘가 귓가로 상투스가 환청으로 들리는 듯했다.

 


아 이 아름다운 상투스는 대체..


 

콧물을 휘날리며 뛰어간 구디의 신전.

춥고 매서운 바람도 그녀를 막지 못했다.

 

구디의 신전에서 성녀 유카는

음식과 꿀차를 건네어 주며 그녀를 위로했다.

 

지친 마음. 바쁜 일정.

그 녀석의 악마 같은 노랫소리.

다 잊고

맛있는 밥. 그리고 따뜻하고 달콤한 꿀물로 마음을 달랬다.

감기 따위.. 치유되는 느낌.

 

이 곳이 바로 천국이었다.

 

아… 성녀이시여…

 

 

[IIDA, LILI, Photography by 무명] 

 

 

 

 

 

그 뒤로 악마 같은 일정에 함께 한 순례자들이

차례대로 지친 몸을 성전에 뉘이러 찾아오는 바람에

오래 머물 순 없었지만…

그녀는 상당히 회복할 수 있었다.

 

이제 다시 갈 채비를 하려 짐을 꾸리는 그녀에게

대체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느냐고

이번엔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중얼거리는 그녀에게

 

성녀 유카가 조용히 속삭였다. 

 

내가 마침 하나 적당한 것을 갖고 있노라고.

내가 가지고 있는 재료로 연성하면 되지 않겠느냐며.

그러면 시간이 훨씬 절약될 것이라고.

후광이 비쳤다.

 

따뜻한 빛이 성녀의 위로 활짝 피어올랐다.​

또다시 상투스가 들려왔다.

 


마음까지 경건해지네. 성녀님 날 가져요

 

 

그녀가 가지고 있는 눈부신 후광에 마음이 두근거렸다.

그 감동에,

그녀는 다만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눈부시게 싱그러운 미소로

성녀 유카는 조용조용 나긋나긋 하얀 손을 움직여

순백의 전투복을 조심히 건넸다.

순간적으로 눈물이 날 뻔했다. 이 분은 대체…

어찌하여 나의 필요한 부분을 아는가.

 

 
 [IIDA, LILI, Photography by Minochu]

 눈물이 흘러. 감동이 넘쳐 할렐루야.

 

 

성녀의 성스러운 코스튬은 바로

 철권의 리리.

마침 딱 하고 싶던 캐릭터였다.

 

시간이 지났지만 튼튼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진 의상은

조금은 바랬고

단추를 포함한 소품들도 분실되어 있었지만 

여전히 원단에서 은은한 빛이 나고 쓸 만했다.

 

게다가 기본 원형에 아주 충실한 그 의상!!!

조금만 손대면 될 것 같은 그 의상!!

딱 바라던 연성 재료 그 자체!!

 

그녀의 두 눈에 감동의 눈물이 흘러넘쳤다.

  

 

 
 [IIDA, LILI, Photography by 무명] 
 신이 나는구나 룰루랄라 얼른 만들자

 

 

그녀는 그 의상을 받아들고 한걸음에 작업실로 달려가

다시 새롭게 연성을 시작했다.

 

처음 생각만큼 마냥 쉽지는 않았다.

오래된 의상인지라 변수 또한 있었다.

먼저 가장 문제가 된 것은 핏.

성녀 유카의 성스러운 글래머러스한 몸매에

맞춘 옷이라

그냥 입을 수는 없었다.

 

차마 성녀가 만든 옷에 가위와 미싱을 대고 싶지 않았으나…

이대로는 될 수 없었다.

 

 

고민 끝에 성녀에게

조심스럽게. 아주 조심스럽게

성스러운 이 옷을 조금 건드려도 되겠나이까 하고 여쭈었더니.


그리하시오. 팍팍 하시오.

원하는 대로 핏 잘 나오게 마구 연성하시오

라는 흔쾌한 성녀의 답변이 떨어졌고.

 

다시 상투스는 귓가에 들려왔다.

 


다..당신의 성스러움은 어디까지. 

 

 

두 번째 변수는 다름 아닌 장갑.​

 

사실 정말 오래된 옷이라

아직도 이 옷을 성녀가 지니고 있다는 것이 신기한 상태.

장갑과 신발 장식이 유실된 상태여서 새롭게 연성해야 했다.

 

하지만 마땅한 장식이 없어서 고통받으며 신음하고 있던 찰나

또 다른 성녀 지현의 부름이 있어 그녀의 신전으로 달려갔다.

 

성녀 지현.

그녀 역시 이전 모험에 함께했던

뒤에서 수많은 의상을 제공했던 조력자.

 

말도 안 되는 음유시인의 스케쥴에 맞추어

미친 일정을 소화하는 바람에

지금은 음유시인에게서 잠시 몸을 숨기고 

현실의 일에 매진하고 있던 그녀였다.

 

고통받는다는 소식을 듣고 연금술사를 조용히 부른 그녀는

그녀가 딱 원하던 하얀 반장갑과 브로치를 조심히 건네었고

 

성녀들의 이러한 조력에

그녀는 경건히 귓가에 환청으로 들리는

상투스를 다시 감상했다.

 


 대체 몇번째의 성스러운 상투스란 말인가

 

 

각종 기묘한 묘약들과 금빛 가루와 다양한 약품들이 날아다니고

재봉 바늘과 색색의 실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낡은 것은 새롭게, 부족한 것은 더욱 화려하게.

갖가지 재료들과 다양한 약품들을 합하고 합하여

연금술사의 손끝에서 다시 아름답게 태어나기 시작했다.

 

 

 


 


[IIDA, LILI, Photography by J]  

 

 

모든 것은 성녀님의 가호 아래.

그녀는 조용히 중얼거리며 마지막 손길까지  

하나씩 하나씩 조심스럽게. 그리고 완벽하게 다듬어 나갔다.

 

하나하나 자르고 붙이고 굳게 마음먹은 결심을 하나하나

만들어진 소품에 새기어 나갔다.

  

 

이 모든 것은 운명이니라.

이 일정을 소화해내는 것은

그렇게 정해져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영원의 마음을 담으며.

불멸의 진리를 기원하며.

피할 수 없는 운명을 맞서 싸우며.

아름다운 그녀들을 위하여.

거부할 수 없는 너의 마력은 루시퍼.

 

 

 <To be continue…>

 


[IIDA, LILI, Photography by 무군]  

 

 

 

매혹의 연금술사.

이번 화는 이이다 언니.

 (좋아, 자연스러웠어)

 

 

우리가 만든 바쁜 일정 속에서 정신없는 틈을 타

극적으로 언니를 데려오기에 성공한 나!!

휘몰아치는 일정 속에 언니는 힘들어했다만

격투 게임은 어디서든 옷 구하기는 쉬울 거야!! 라면서

적극적으로 구애한 결과였달까.

 

내 머리속엔 이이다. 로맨틱. 성공적. 

 



[IIDA, LILI, Photography by J] 
 

 

준비 기간이 무척 짧았기 때문에,

아니 동시에 다른 일정들도 소화하고 있었기에

캐릭터를 고르는 기준에도 준비 기간이 짧은 것이 포함되었더랬다.

그러면서 언니의 이미지와도 맞고

언니 본인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골라야 해서 

언니의 캐릭터 확정은 다른 멤버들이 결정된 후

제일 나중에 결정되었던 것 같다.

 

 

언니의 캐릭터는 철권의 리리.

 

모두의 강력한 추천을 받았으며.

언니 자신도 격투물에서는 정말 좋아하는 캐릭터인 데다가

실제 언니가 격투 게임을 할 때에도 애용하는 캐릭터였기 때문.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본문에서도 살짝 나왔지만

유카가 코스프레했던 철권 리리 의상을

언니에게 선뜻 건네어 줬기 때문.

 

아 그녀는 진정한 성녀…

 

이렇게 추앙하다가 결국 이 지경의 말도 안 되는

판타지물 소설로 가게 됐지만. (웃음)

 

 

 
[IIDA, LILI, Photography by Garam&Dall] 

 

 

실제로 언니는 여러 가지 상황의 겹침으로

힘겨워하고 있던 찰나였다.

일단 내가 만들어놓은 하드한 일정이 조금 겹쳐 있었고

개인적인 일정들까지…

게다가 건강도 나빠지고

가능한 작업 시간은 짧고 캐릭터는 못 정하고

 아주 힘들었던 것 같다.

 

 

그런 와중에 유카의 리리 옷 하사와 리폼 허락은

한 줄기 빛과 같은 것이었을 것.

사실 코스플레이어들은 친구들 사이에는 옷을 빌려주기도 하지만

많은 수가 다음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세컨핸즈로 판매를 한다.

차후에 입을 수 있으니 개인적인 보관을 하기도 하고.

그래서 옷을 맘대로 변형하도록 리폼하도록 허락하는 일도 사실

굉장한 것이다.

 

 

 


[IIDA, LILI, Photography by 무군]  

 

 

 

게다가 유카의 옷은 기본 원형에 충실한 옷.

 

많은 코스플레이어들이 스스로 공부해서 만들다 보니

그리고 워낙 기상천외한 디자인의 옷들이 많다 보니

메이커들이나 전공자가 아닌 이상

기본 원형에 충실한 옷들을 만나기가 어렵다.

그런데 유카는 일단 메이커이기도 하고,

전공자이기도 해서. 그 패턴이 기본에 충실했던 것.

 

이렇게 기본에 충실하다 보면

사이즈라든지 다른 디자인 리폼이 쉬어진다.

행운에 행운이 거듭했던 것이로다.

 

 

어찌 됐건 구디의 그녀의 작업실에서

그 옷을 성스러운 마음으로 언니는 건네어 받고

꽃길!! 만이 그녀의 앞에 펼쳐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역시 그냥 무난하게 지나가면 코스프레가 코스프레가 아니지.

시간은 엄청나게 절약해줬으나

변수가 언니를 기다리고 있었다.

 

본문에도 있으나 우선 몸매.

사람마다 얼굴이 다르듯 몸매도 다른데

일단 유카는 글래머러스한 편.

(꺅 성녀님)

그래서 전체적인 리폼이 필요했고…

그러다 보니 더 욕심이 나서

이 리폼을 위해 재봉을 대는 김에 단추와 커프스는 싹 물갈이.

블라우스와 치마, 자켓에 레이스 보강

사라진 소품까지 다시 제작.

욕심나서 스카프는 두 가지 다른 버전으로 제작.

중간에 구하기 힘든 재료는 도라에몽 지현님이 소품 제공.

 

결국 제작과 마찬가지의

시간이 소요됐어…

 

 


 

 

그래설라무네 정리하자면 언니는

결국 이거저거 하다 보니 더해질 것을 예상 못 하고 (오열)

만들 시간을 적게 계산한 게 최대 착오였지.

 

뭐…

그만큼 눈부신 퀄리티로 거듭나긴 했지만.


 

 
[IIDA, LILI, Photography by J] 

 

 

그리고

손바느질.

 

나도 대학 내내 손바느질로 고생했었는데.

미싱은 기가 막히게 잘 다루는데

손바느질은 진짜 정말 어휴

느리기도 느리고 꼼꼼하게 하기가 정말 최악이었어…

특히 한복 수업은 아직도 생각해도 한숨이 나온다

전부 거의 다 손바느질로 해야 하는 작업이 많아서

진짜 눈물에 눈물을 쏟으며 학점 이수를 하던

괴로웠던 지난날의 그 수업이 생각나네.

 

 

언니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우린 진짜 미싱이란 게 발명되지 않았다면

코스프레고 의상이고 하지 않았을 여자들.

미싱 사랑해요.

미싱 발명가 존경해요.

 

 
 사...상투스...이제 너는 그만 나와..

 

 

 

 하지만 의상이나 소품을 만들다 보면

손바느질을 피할 수 없는 순간들이 오는데.

리리의 장갑..이

엄청난 손바느질 작업이 필요했던 것이다.

 

유카의 어드바이스로

리본을 글루건으로 붙이면 시간은 상당히 절약될 것은 알았지만…

 

그렇게 할 경우

장갑 끝 부분에 흰 부분이 보이면서 지저분해질 것 같아서!!!

꼼꼼한 언니는 결국 눈물을 삼키며

손바느질을 선택했던 것 같다.

 


 

왜 인간의 손가락은 열 개인건가.

왜 이 흐물거리고 조그마한 것을 난 쪼물딱거리고 있는가.

왜 나는 이 0.3센치 너비의 가죽 곡선 손바느질을 하고 있는가.

김 하루 너 이 자식.

 

각종 인간의 번민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며

진정한 참선의 시간을 보내고 난 후.

 

그래서 완성된 시각 촬영 당일 9시

 

시간은 조금 늦었으나 촬영 놓쳤으면 진짜 완전히 울 뻔했다더라.

그날 진짜 스튜디오에 허겁지겁 도착한

언니의 암울한 얼굴이 아직도 떠오르는데

 머리 위에 먹구름 하나 따라다니는 줄 알았다.

크흙 언니 미안해..

 

이렇게 다사다난한 리리의 코스프레였지만

예상은 했으나 촬영 내내 정말 너무 잘 어울려서 놀랐고

스튜디오 배경과도 너무 잘 어울려서 감탄이 절로 나왔다.

 

 

 
 [IIDA, LILI, Photography by Garam&Dall] 


 

 

뭐랄까 그리고 자부심?

 

친구에 대한 자랑스러움도 느낄 수 있었던 그런 촬영.

작은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늘 꼼꼼하게

높은 퀄리티로 진행하는 언니라.

그런 언니였기에 늘 믿고 언니에게 응석 부리듯 의지하는 것 같다만.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기대 이상이었다.

 

그리고 그런 높은 퀄리티 뒤에는

언니의 꼼꼼함과 완벽주의적인 프로페셔널한 자세도 있지만

친구들의 도움이 있었다는 것이 가장 감동적이었달까.

 

서로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취미 생활일 뿐이지만

한 프로젝트를 위해서 같이 힘을 합치고, 아이디어를 모으고

소품을 제공하고, 도움을 주고 격려하는 그 과정들이

정말 행복하고 즐거웠다. 

그래서 어려움도 헤쳐나갈 수 있었고

우리의 목표도 이룰 수 있었다.

 

 

코스프레를 하면서 가장 크게 얻은 그것.

친구들과 추억들. 그리고 그 속에서 얻는 소중한 교훈들. 

나는 이렇게 또 하나를 얻어간다.

 

 

 

 


  [IIDA, LILI, Photography by Garam&D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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