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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러닝, 미국에 가다 | 디스이즈게임
게임을 통해 교육하는 게 가능할까요? 이런 어리석은 물음에 도전하는 이가 있습니다.
중앙대학교 위정현 교수인데요.
한국과 일본에 이어 최근 미국에서도 G러닝을 선보인 위 교수는 산전 수전을 넘어 '스타워즈'를 경험했다고 말합니다.
위 교수가 말하는 G러닝의 미국스토리를 들어볼까요?
디스이즈게임 (디스이즈게임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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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러닝@미국]김치와 치즈의 차이는?

위정현 교수의 'G러닝, 미국에 가다' (4)

 

개발사를 찾는 것 또한 중요한 문제였다. 중요한 문제라는 것은 어렵다는 말보다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말이다. 한국에서 지난 10년간의 G러닝 역사에서 여러 개발사와 공동 개발을 해왔다. 그러나 개발사의 CEO 자세와 열의, 개발자의 G러닝 이해도에 따라 G러닝 콘텐츠 개발은 그 성과가 천차만별이었다.

 

한국의 몇몇 개발사와 복수의 미국 개발사가 후보로 떠올랐다. 자천타천으로 자기 회사가 꼭 담당해야 한다고 우기는 게임사도 있었다. ‘자사의 게임이 동양풍 판타지이기 때문에 오히려 서양 유저들에게 먹힐 수 있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를 들이대는 사장도 있었다. ‘제사보다는 잿밥’에 더 관심이 많은 회사였다.

 

결국 개발사는 그라비티 인터렉티브로 결정됐다. 특히 최재현 COO G러닝의 산업적 가능성에 대한 의지는 확고했다. 미래의 비전에 대한 확신이 있으면 현재의 어려움은 극복해 나간다는 자세도 나와 유사했다. 한국과 미국을 넘나드는 개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수업 개시일이 9 13일로 못박혀 있었기 때문에 밤낮을 가리지 않는 돌관 작업이었다. 더구나 한국과 미국은 7시간의 시차가 있기 때문에 두 나라의 개발팀이 함께 의사소통하는데 많은 지장이 있었다. 한국의 콘텐츠경영연구소에서 미국 커리큘럼을 분석하고, 기획해서 미국에 보내면 그라비티에서 개발 작업을 해서 다시 한국의 연구소로 보내 테스트하는 과정이다. 여기에 미국의 교사가 참여해 개발된 내용을 다시 확인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과정이 더해졌다.

 

미국에서 오후 4시가 되면 한국은 오전 9. 오후 4시까지는 주로 미국의 일을 처리하고 그 이후는 한국과 일 했다. 한국의 일이 일단락되는 오후 6(한국 시간)가 되면 미국은 이미 새벽 1. 때로 심각한 이슈가 생겨 논의하다 보면 새벽 3, 4시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자리에 누우면 조금 전까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고민하던 일이 떠올라 쉽게 잠 들 수 없었다. 이렇게 몇 주가 지나자 몸도 마음도 극도로 지치고 피폐해 졌다. 도저히 견딜 수 없어 밤 12시 이후로는 한국과 연락하지 않는다는 나름의 원칙을 정했으나 그게 마음대로 되나.

 

시도 때도 없이 날아드는 이메일이 있는데. 나는 ‘이메일이라는 거미줄에 묶여 있는 불쌍한 잠자리’에 불과했다.

 

더구나 개발 프로젝트 참여자 간에 한국과 미국의 문화적 차이 또한 엄연히 존재했다. 미국인들과 다른 차이 중 하나가 개인 시간과 일정에 대한 의식이다. 일반적으로 미국인들은 일보다는 자신의 가족과 개인 시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무리 일정에 쫓기거나, 중요한 일이 있어도 “오늘 딸의 야구 시합이 있어서”라는 말 한 마디면 모든 것이 합리화된다. 나와 같은 386세대의 머리 속에 들어 있는 ‘개인보다는 일 우선’ 식의 사고는 전혀 먹힐 여지가 없었다. 또 여름 방학이 되면 모든 학교는 셧다운. 초등학교의 오피스조차 문을 닫아 도대체 연락을 취할 방법이 없었다. 교사나 교육청 직원에게 메일을 보내도 휴가를 떠나면 답조차 없었다.

 



그랜드 캐년 절벽 위의 남자. 여기서 추락하면 물론 자기 책임이다. 한국 같으면 어깨 높이의 철책이 있어야 하는데 미국은 없다. 단지 ‘추락주의’라는 입간판 하나. 한국와 미국의 문화적 차이가 보인다

 

또 미국은 노동법이 강력하기 때문에 회사가 개인의 업무 시간 이외의 시간에 업무를 강요할 수 없다. 본인이 납득하고 자발적으로 하지 않으면 강제근로가 되며 이는 직원이 회사를 걸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물론 이 경우 거의 100%의 확률로 회사가 패소한다. 한국의 온정주의적인 모호함이나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은 전혀 통하지 않는다.

 

한국 게임사들이 미국에 스튜디오나 지사를 설립하지만 거의 대부분 실패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명확한 규칙을 확립해 조직을 운영하는 역량이 없기 때문에 한국 게임사는 미국 개발자들을 제어하지 못한다. 이 점은 한국 최대게임사인 엔씨소프트나 NHN 같은 경우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들 기업들은 야심차게 미국 진출을 시도했지만 미국 장벽을 넘지 못하고 무너졌다. 너무나 안타까운 현실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뜨거운 태양 아래 이렇게 8월이 지나가고 있었다. 머리 속에는 9 G러닝 수업 오픈 일만이 남아 있었다.

 

/위정현 교수 트위터 : @wi_jong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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