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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스토리] 게임업계 직장인 밴드 공연하던 날

‘카페인 이펙트’ 5월 4일 홍대 앞 공연 스케치

김진수(달식) 2013-05-10 22:00:00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지난 5월 4일, 홍익대학교 앞에서 공연을 했습니다. 저는 평소에 알고 지내던 게임업계 선후배들과 만든 직장인 밴드에서 드럼을 맡고 있는데요, 두 번째 공연 준비 과정과 공연 모습을 TIG 독자 여러분들께 살짝 공개합니다.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제가 속한 밴드는 ‘카페인 이펙트’로 전형적인 록 밴드(Rock Band)입니다. 원래 아는 사람들끼리 취미생활을 하자는 취지로 결성해 2년 가까이 됐습니다. 이리저리 지인 위주로 멤버를 모으다 보니 어느덧 8명(!)으로 록 밴드 치고는 꽤 많은 인원 구성입니다. 기타만 3명에 보컬 2명, 베이스, 키보드, 드럼이 1명씩 있습니다. 특이한 구성이죠? :D

 

평소에는 이렇게 신촌이나 홍대에 있는 합주실에 모여서 연습합니다.

직장인 밴드라 연습실을 따로 가질 엄두는 안 나고 해서 합주실을 빌려서 쓰고 있습니다.

 

사실 그냥 술김에 나온 “우리 밴드나 합시다”는 말 한마디에 만든 밴드라 처음에는 고생도 많았죠. 학원 등을 다니며 악기를 배운 멤버는 3명 뿐이고, 나머지 멤버는 완전 초보였으니까요.

 

심지어 저는 오락실에서 <드럼 매니아> 시리즈를 했었다는 이유로 드럼을 맡았을 정도입니다. 벌써 2년 가까이 드럼을 쳤는데도 아직 악보 보는 게 서투르네요.

 

연습할 때는 긴장을 풀고 편하게~.

 

저를 제외하면 모두가 게임 개발자들이라 주말에 출근할 때도 있지만, 나름 일정을 조율해가며 꾸준히 모였습니다. 바쁜 개발 일정 속에서도 열심히 연습한 덕분일까요? 처음에 비하면 연주할 수 있는 곡도 많이 생겼고, 실력도 꽤 늘었습니다.

 

왼쪽에 보이는 기타가 공연을 앞두고 구매한 ‘크라잉 스타’입니다. 때깔부터 달라 보이죠?

 

늘상 그랬던 것처럼 모여서 연습하던 차에, 슬슬 공연을 해 보는 게 어떠냐는 이야기가 나와서 약 세 달에 걸쳐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사실 두 번째 공연인데요, 처음에는 결성 6개월 만에 작은 재즈바를 빌려 공연했었습니다. 당시에는 8곡 정도를 갖고 공연했었는데, 이번에는 18곡이 준비된 상태라 제대로 된 공연장에서 해 보자는 욕심도 생겨서 라이브 클럽을 빌렸죠.

 

장소도 확정됐겠다, 티겟과 포스터도 제작했습니다.

아는 술집 사장님의 후원을 받아서요. :D

 

공연 티켓은 주로 지인을 통해 판매했습니다. 아무래도 전문 밴드가 아닌 만큼, 공개적으로 티켓을 팔기도 힘들고 가장 편하게 공연을 보여줄 수 있는 지인들에게 알리기로 한 거죠.

 

회사에도 붙여 놓고 본격적인 홍보 시작.(…)

티켓을 구매해 준(강매 당한) 디스이즈게임 식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대망의 공연 당일, 모든 멤버들은 공연 시간보다 3시간 일찍 모여서 리허설을 시작했습니다. 밴드 공연이 으레 그렇듯, 미리 악기들의 소리가 조화를 이루도록 조율하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공연 전 연습도 겸사겸사하고요.

 

공연은 오후 6시 시작이지만, 2시 반에 도착해 미리 공연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날이 밝네요.

 

미리 무대에 올라 리허설 준비를 합니다.

각자 악기를 세팅하고, 소리를 균형 있게 맞추는 작업만 한 시간 정도 했습니다.

 

사실 제대로 된 공연장에 서는 건 처음이라 신기한 것들도 많았습니다. 밴드 대기실도 따로 마련돼 있고, 무대에 입장할 수 있는 통로도 따로 있는 건 처음 봤거든요.

 

공연장 한쪽에 마련된 밴드 대기실입니다. 안에는 뭐가 있을까요?

 

별것 없습니다. 정말로요.

그냥 들고 온 짐을 보관하고, 공연 중간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공연을 앞두고 화장까지 받는 보컬입니다.

밴드 동료들은 이 ‘굴욕샷’을 놓칠 수 없다며 휴대폰을 들고 증거를 남기기 시작했죠.

 

시간이 흘러 입장이 시작되고, 공연을 위한 분위기가 조성됐습니다.

역시 조명을 켜니 분위기가 확 달라지네요.

 

연습도 하고 휴식도 취하고 나니 슬슬 공연을 시작할 시간이 되더군요. 두 번째 공연이지만 무대를 올라가는 순간 만큼은 또 떨리네요.

 

크라잉넛, 뮤즈, YB 등 유명한 밴드들의 노래를 선보였습니다.

자작곡은… 음… 작곡할 능력이 없어요.(ㅠㅠ)

 

여느 밴드 드러머가 그렇듯, 드럼은 항상 뒤에 자리하기에 존재감이 없기 마련이죠.(ㅠㅠ)

 

공연 중에는 보컬의 깜짝 프러포즈도 있었습니다.

올해 7월에 결혼한다니 행복하게 잘 살길 바랍니다. :)

 

슬슬 신나는 곡들로 분위기가 무르익은 모습입니다.

 

분위기가 달아오르다 못해 과열되기 시작하고(…)

 

급기야 넘어지기까지.(…)

 

1부가 끝나고, 막간에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기타리스트의 협찬으로 관객들에게 맥주 모자를 증정했죠.

 

제 공연을 보러 온 깨쓰통 기자도 운 좋게 맥주 모자에 당첨됐습니다.

(절대 짜고 치는 고스톱 아닙니다.)

하지만 그는 맥주 모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는 후문이….

 

최근 분위기가 뒤숭숭해서 정말 오랜만에 휴가 나온 군인이 이벤트를 부탁했습니다.

여자친구의 생일을 축하해 달라는 것이었죠.

쉽게 휴가 나올 수 없는 입장인 만큼, 뜻깊은 자리가 됐겠죠?

 

2부는 제가 부른 <게이바>로 시작했습니다.(저 게이 아닙니다.)

공연 중에 딱 한 곡 불렀을 뿐인데 목이 쉬더군요 :(

 

2부 공연은 신나는 곡들로 준비했고, 다행히 호응이 좋았습니다.

다음에는 더 좋은 노래를 준비해서 신나는 공연으로 만들어 보고 싶네요.

 

어느새 18곡이나 준비했던 공연도 후딱 지나가더군요.

야심한 시각이 되어서야 악기를 챙기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정산해 보니 티켓 판매 수익이 53만 원, 대관료 63만 원에 맥주 값 9만 원 정도를 내고 나니 적자가 되더군요. 그래도 첫 번째 공연 때 50만 원 정도 적자를 냈던 것에 비하면 많이 나아진 셈이네요.

 

역시 공연이 끝난 뒤에는 뒤풀이를 해야겠죠?

 

공연이 끝난 뒤에는 포스터를 제작해 준 분이 운영하는 술집에 찾아가 뒤풀이를 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열정을 바칠 수 있는 취미생활을 가진다면 주말이 더욱 즐겁지 않을까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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