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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차이나랩] 2016년 차이나조이 결산, IP 그리고 VR

IP가 여전히 대세지만 VR의 열기도 만만찮게 뜨겁다

모험왕 2016-08-01 16:05:12

# IP 사업은 여전히 대세

 

2년 전부터 IP의 중요성은 상당히 부각되는 느낌이었는데 이번 차이나조이 때는 아예 핵심이 되었다. 어느 정도 규모가 큰 회사는 ‘반드시’라고 할 만큼 높은 비율로 IP에 기반을 둔 게임을 만든다.

 

각 회사에는 별도의 IP라이센싱팀이 구성되어 활발하게 뛰어다녔고 (덕분에 나도 그들과 미팅하느라 바빴다) B2B, B2C 부스에는 IP 위주로 전시되어 있었다. 어디를 가나 ‘IP중심’이라는 용어가 적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모 중국 메이저 회사의 관계자는 자신들이 백 개의 스튜디오를 돌리고 있으며 프로젝트당 개발 예산을 약 5천만 위안(한화 약 84억 원)으로 책정했기에 마케팅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S급 IP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따라서 메이저 회사에서도 오리지널 IP와 관련해서는 당분간 시도 자체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알파그룹은 현재 1만 7천여명의 작가와 4만여 개 이상의 IP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협상은 힘들지만 꾸준히 진행되는 중

 

모두가 알다시피 IP는 유한재화다. S급 IP라면 특히나 희소가치가 있다. 상대적으로 IP의 숫자가 적고 소모가 빠른 한국 IP에 비해 오랜 시간 동안 IP를 생산해 온 일본 IP들이 크게 집중을 받았다. 일본도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IP의 가치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중국은 역사적인 관점에서 일본을 싫어하고 일본은 중국을 사업적으로 신뢰하기 힘들다고 생각하기에 협상은 매우 느린 편이다. 게다가 양쪽 다 외국어인 영어로 대화하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중국 측에서는 협상이 힘들다며 볼멘소리가 나온다

 

그렇지만 지금 시점에서 IP는 수요자와 공급자에게 매우 중요한 사업이다. 그래서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꾸역꾸역 협상을 해 나간다. 여전히 마음속으로는 불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나에게는 기회지만 말이다.)

 

 샨다 부스에 마련된 일본의 유명 IP <러브라이브>의 캐릭터 등신대

 

 

# 한국 IP홀더가 중국과 협력할 수 밖에 없는 이유

 

한국 IP홀더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주로 게임 중심이긴 한데 어떤 면에서는 직접 만들지 못하고 IP라이센싱을 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긴 하나 상황상 별수 없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만드는 속도, BM, 그리고 시장 접근 마케팅 등의 운영에서 차이를 보인다.

 

한 예로 엔씨가 오랜 시간 내놓지 못한 모바일 <리니지2>를 스네일은 1년 만에 내놓았다. 결국 가장 가치 있는 타이밍에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중국 회사와 협력을 할 수밖에 없다. 

 

스네일게임즈는 엔씨소프트와 IP계약 체결 후 약 1년 만에 론칭 버전을 시장에 내놓았다.

 

 

# 가장 돈이 되는 것은 역시 모바일게임

 

중국의 여러 IP 수요자들과 이야기해 본 결과 가장 돈이 되는 것은 역시 모바일게임이다. 나머지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의 콘텐츠 사업 분야는 IP/게임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사업적 이슈 쪽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

 

S급 IP를 활용해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게임 등을 만들지만, 역으로 S급 IP가 되기 위해서도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이 함께 가야 한다. 한국 회사들이 현재 있는 IP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여러 IP 수요자들은 ROI(투자수익률)상 00%와 000%로 차이가 크고 장기간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게임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실제로도 게임 회사가 아닌 여타의 콘텐츠 회사들이 바쁘게 게임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이 여전히 대세다.

 

 

# 모바일에서 VR로 체질개선?

 

VR은 올 초 중국 정부의 미래지원사업 중 하나이자 각 포털에서 4대 중점 키워드로 선정됐다. 그래서인지 가장 많은 투자가 몰렸고 가장 핫한 분야라는 느낌이 들었다. 유일하게 들떠 있는 분야로 보였다. 기존의 유명 플레이어들은 VR팀을 만들어 기술 및 콘텐츠 개발을 하겠다고 하고 새로운 VR전용 플레이어들이 등장했다.

 

내가 아는 (혹은 심지어 재직했던 중국 회사도) 다들 VR중심의 사업으로 체질개선을 하겠다고 한다. 몇 년전 온라인에서 모바일중심으로 급하게 유행이 바뀌던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그런데, 지금 보이는 몇몇 회사들의 ‘VR중심 사업을 펼치겠다’는 결사적인 선언은 VR 분야 선점을 통해 사업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표면적 이유를 가지고 있지만(현재 모바일 등에서 별다른 성과가 나오지 않으니) 핫한 키워드인 VR을 통해 투자, IR 등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몸부림처럼 보이기도 한다. 

 

VR이 모바일게임처럼 돈 버는 콘텐츠가 될 수 있을지 현재는 알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보여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는 있지만 결국 모험을 하는 이들이 성공하는 것이니 그들의 도전을 눈여겨볼 필요는 있다. 물론 모험이라고 하기엔 너무 많은 플레이어들이 이미 뛰어들었다는 것이 함정이지만...

 

많은 업체가 VR 시장에 뛰어들었다.

 


# 판호는 여전히 씨끄럽다.

 

판호 이슈 바로보기 - [허접칼럼] 시몬, 신문출판총서를 만나다 - (링크)

 

정리가 안 된 모바일 판호 이슈로 여전히 시끄럽다. 그래서 B2B 쪽 관계자들은 열기보다는 다소 차분한 느낌이다. 파티들도 VR 쪽만 흥겹고 나머지는 그냥 조용히 아는 사람들끼리 놀다가 가는 분위기였다. 흥에 들떴던 작년 차이나조이 분위기에 비하면 올해는 놀랍도록 차분한 느낌이었다.

 

물론 이 같은 업계의 흐름과는 무관하게 B2C는 이번에도 역대 최대 관람객들이 다녀갔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그냥 미어터진다. 국경절 연휴에 만리장성에 가서 인파에 휩쓸려 죽을 뻔했던 경험을 한 이후 연휴 때는 집에만 있는데 이번 차이나조이 B2C가 그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이건 그냥 등이 떠밀려 움직이는 수준이라 저 환경에서 무슨 관람을 하는지 당최 이해 불가다. 하지만 저 열기가 부럽기도 하다. 지스타 조직위는 차이나조이를 한 번 연구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 2016 차이나조이 소감

 

사우나조이의 악명은 올해도 확실했다. 40도를 넘나드는 뜨거운 더위가 기간 내내 이어졌다. 이런 더위를 처음 경험해 본 분들의 당황해 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변태스럽게 보일지 모르겠으나) 내게는 즐거운 도락이었다. :)

 

몇 년전 온라인(웹 포함) 모바일로 급격한 변화를 이룰 때에도.

최근 IP의 가치가 핵심적인 역량으로 올라갈 때에도.

올해 VR이 뜨거워질 때에도 난 늘 상해 차이나조이 전시장에 있었다. 

 

변화의 중심에서 그 모습을 관찰하고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아직까지 나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지는 것에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

 

무더위 참관하신 한국 업계 관계자분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좋은 성과 얻어 가셨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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