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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차이나랩] '재미'와 '편의성' 그 사이 어딘가

재밌는 게임? 돈 쓰고 싶은 게임? 당신의 게임은 어느 쪽?

모험왕 2016-05-13 18:18:05

◆ 중국과 한국의 차이는 카카오톡과 위챗 그리고 인터넷 뱅킹만 봐도 알 수 있다.

 

모바일메신저로 위챗과 카카오톡을 쓴다. 위챗은 중국에서 생활하는 만큼 사적인 목적으로, 카카오톡은 업무용으로 쓰기 시작했다. 지금은 둘 다 공사 구분 없이 쓰는 편이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의 파일전송과 자료공유를 위해 Mac 용 위챗과 카카오톡을 동시에 깔아 봤다. 그리고 매우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됐다.

 

위챗은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후 설치와 동시에 메인 화면에 QR코드가 보인다. 내 (위챗이 등록된)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니 1초도 안 되어 모든 정보가 동기화되면서 등록이 됐다. Mac 버전의 로그인이 되었다는 메시지가 뜨면서 말이다. 진심 감탄했다.

 


 

카카오톡은 달랐다. 일단 앱이 중국에서 설치가 안 되는 것은 중국 탓이니 논외로 하자. (편집자 주: 중국의 인터넷 정책으로 인해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카카오톡의 설치가 불가능하다) 같은 목적으로 PC 버전을 설치해봤다.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설치까지는 동일했다. 이후에는 전화번호 등록, 설정 옵션에 가서 PC 버전 관리라는 메뉴를 찾아서 인증번호를 등록시켜야 했다. 나이치고는 PC나 스마트 기기를 잘 다루는 편이라 생각했는데도 한참을 헤맸다.

 

위챗은 디바이스와 무관하게 아이디만 등록되어 있으면 한 계정을 기기에 상관없이 쓸 수 있고 카카오톡의 경우 그게 불가능하다. 보안문제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나처럼 중국폰과 한국폰을 따로 운용하는 경우는 불편하다. 위챗은 자유롭게 여러 개의 스마트폰에서 동시에 쓸 수 있다.

 

이런 불편함은 다른 곳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단적으로 한국의 인터넷 뱅킹 서비스는 이미 치를 떠는 수준이다. 중국은 스마트폰으로 타인에 송금하는데 딱 두 번의 터치(클릭)와 한 번의 비밀번호를 넣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결제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는 물건을 하나 사더라도 결제를 위해 수차례의 인증과정을 거친다. '타오바오'나 '징동상청'에서는 그런 거 없다. 그런데도 우리의 한국의 보안 시스템은 늘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출처: 이말년시리즈 @이병건

 

◆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이런 불편함이 한국 모바일게임의 UX 디자인(이하 UX)이라고 크게 다를까? 한국 모바일게임은 UX 때문에 콘텐츠 양이 실제 가진 것보다 적게 보이지만 중국의 것은 반대로 적은 양인데 풍성해 보이게 만든다. 이건 거의 UX 때문이다. 따져보면 사골처럼 콘텐츠를 반복해서 우려먹는 것은 한국과 중국이 모두 비슷한데 UX만 달리한 것으로 이를 반대로 보이게 만들었다. 

 

중국 모바일게임의 BM은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다. 중국은 시간이 갈수록 이런 BM을 '더' 다양하고 복잡하게 만들었다. 대신 그에 따른 복잡성은 UX의 편의성으로 가렸다. '복잡한 것을 복잡하게 보이지 않도록 한다.' 이게 핵심이다.

 

반면 일반적인 한국 모바일게임의 BM은 심플하다. 중국과 비교하면 없어보일 정도다. 그러다 보니 꼭 필요한 물건을 사는 느낌이 들지 않을뿐더러, 상품이 몇 가지 없어 보여 구매의욕이 떨어진다. 심플한데 돈을 잘 버는 BM이 없는 것은 아니다. 슈퍼셀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슈퍼셀이 아니다.

 


 

 

◆ "내 돈이 아닌 공짜로 넣어준 캐시를 가지고서는 제대로 된 테스트가 불가능하다."

 

한국의 UX를 보면 유저의 편의성보다는 개발자의 취향이 좀 더 반영된 느낌이 든다. 내 눈에는 한국 것이 더 예쁘긴 하다. 하지만 그뿐이다. 개발자는 자신의 꿈을 게임이라는 가상의 세상 속에 실현하려는 의지가 있다. 나도 그랬었다. 내 취향이 대거 반영된 게임시스템과 UX를 만들었다. 하지만 결과는... 

 

게임의 수익에 더 관심이 높은 개발사 대표나 퍼블리셔는 그러면 안 된다. 유저 입장에서 편의성과 자연스러운 결제 상품을 끝없이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안정적인 이익을 거둔다. 

 

내 개인적으로는 어떤 게임의 BM을 테스트를 할 때 캐시템을 듬뿍 넣어주고 플레이해 보라는 방식은 틀렸다고 생각한다. 그건 콘텐츠 전반의 버그 테스트지 BM을 테스트하는 것이 아니다. 내 돈이 아닌 공짜로 넣어준 캐시를 가지고서는 제대로 된 테스트가 불가능하다. 당연히 소비구간과 결제의욕에 대한 제대로 된 고찰이 어렵다. 몇몇 중국회사들은 바로 이런 소비심리학에 기반을 둔 BM 설계와 테스트를 이미 하는 단계다.

 

내 돈이 아니니까 펑펑쓸 수 있는 거. 
출처: MBC뉴스 @MBC

 

 

◆ 재밌는 게임? 돈 쓰고 싶은 게임? 당신의 게임은 어느 쪽?

 

맛도 중요하지만 친절한 가게에 손님이 몰린다. 재미도 중요하지만 친절한 게임에 유저가 돈을 쓴다. 게임에서 친절함이란 편의성과 같다. 유저입장에서 돈을 써야 하는 이유를 제공하는지 또 그 과정에서 불편함은 없는지 끝없이 고민해야 한다.

 

중국은 코어 게임 시스템보다 이런 편의성에 더 많은 시간을 들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게임의 핵심 시스템만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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