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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리뷰) 사냥하느냐 사냥 당하느냐, 블러드본

Dmonk 영상리뷰 - 블러드본 편

Dmonk 2015-04-06 11:14:25

영상리뷰 전문 블로거 ‘Dmonk’의 게임 리뷰를 소개합니다. Dmonk가 소개하는 최신 게임, 그리고 이에 대한 그의 솔직한 평가를 감상하시죠. 오늘 평가할 게임은 프롬소프트의 하드코어 액션 RPG <블러드본>입니다. /디스이즈게임 편집자 주


 



프롬소프트웨어(Fromsoftware)+SCE 재팬 스튜디오/ 액션 롤플레잉/ PS4 독점(한국어판)

너 어디서 많이 봤어. 기억나.

 

트레일러 영상만으로 내 눈을 사로잡은 게임이 있다. 유비소프트 게임은 아니다. 플레이스테이션4 독점 타이틀, 블러드본(Bloodborne)이다. '플레이' 영상이 공개되고 나의 기대감은 땅으로 꺼져버렸다. 어디서 많이 본듯한 낯설지 않은 익숙한 냄새. 내가 기대하고 있던 '액션 롤플레잉'게임과는 조금 달랐다. 하지만 한국어판으로 발매된다는 소식과 PS4 독점이라는 점은 결국 내 지갑을 열게 만들었다.

 

구매 후 게임 개발사가 프롬소프트웨어인 것을 알았다. 

낯설지 않았던 이유였다.

 

※ 영상에 일부 잔인한 장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쁜 개발사.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이들의 게임을 사랑하지 않는다. 끝까지 즐겨본 게임이라면 '오토기(Otogi)' 시리즈 뿐이다. '아머드코어', '메탈 울프 카오스'는 내 취향이 아니었고. 가장 재미있게 즐긴 '천주'는 프롬소프트웨어 손에 맡겨지기 전에 즐겼다. 가장 마지막으로 즐긴 '프롬소프트웨어 게임'이라고 한다면 '다크소울'시리즈뿐인데 끝까지 즐기지 못하고 포기했다. '어렵고 짜증나는 게임 난이도' 때문이었다.

 

전반적으로 높은 난이도의 게임들을 내놓는 프롬소프트웨어. 내 기준으로 이들은 한 때 유행했던 '나쁜남자'에 비유할 수 있다. 불친절하고 어렵고, 가끔 거지같지만 게이머의 숨은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매력이 있다. 아무튼 이들은 더 효과적으로 게이머들을 홀리기 위해 SCE(sony computer entertainment) 재팬 스튜디오와 손을 잡고 새로운 게임을 내놓는다. 

 

그게 바로 '블러드본'이다.

 

 

나는 야수 사냥꾼이다.

 

머나먼 동쪽 고대도시 야남. 이 저주받은 도시는 오래 전부터 '야수의 병'이라는 기묘한 풍토병에 시달린다. 이 병에 걸린 자들은 인간의 이성을 상실하고 괴물로 변한다. 생각보다 환자가 많다. 그래서 많은 야수사냥꾼들이 매일 밤 이런 야수들을 사냥하기 시작하는데..

 

야남은 의료기술이 상당히 발전한 도시로 설명된다. 여기저기서 병을 치료하고 싶은 병자들이 야남으로 몰려오게 됐고 주인공 역시 병을 치료하고 싶어 야남을 방문한 것이다. 그리고 사냥꾼의…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게임 중간중간 퍼즐조각처럼 조금씩 뿌려대는 이야기는 크게 신경 쓸 필요없다. 엔딩만 봐도 대충 어떤 이야기인지 알 수 있으니 복잡하게 두뇌회전 시키 지말고 사냥에 집중하는 편을 추천한다. 기본 엔딩은 두 가지며 히든엔딩 하나가 숨겨져있다. 엔딩은 총 세 가지.

 

스토리텔링? 게이머 상상에 맡길 뿐이다.

 


 

어떤 점이 기억에 남는가?

 

전작들과 많이 닮았지만 퀄리티가 남다르다. 훨씬 세련되고 멋지다. 더 빠르고, 공격적이다. 물론 강력한 몬스터들의 한 방, 불친절하고 어려운 게임 난이도는 여전하다. 초보 게이머들이라면 첫 보스를 만나기 전까지 어쩌면 수십 번의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다. 게임 제목처럼 붉은 '피'를 넘치도록 만나볼 수 있다. 시원 시원하게 터진다.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이다. 경험치이자 화폐로 사용되는 '피의 유지'에 집착하게 만든다. 공격받아 소모된 체력을 다시 공격으로 채울 수 있는 '리게인(Regain) 시스템'은 굉장히 편리했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다. 공격하자. 게임 중간에 나무방패도 얻을 수 있지만 쓸모 없다. 방어 따위는 할 필요 없기 때문이다. 

 

보스전이 펼쳐지면 귀를 청결하게 만들어주는 웅장한 배경음악이 깔린다. 보스마다 다르며 게임을 즐기는 나까지 비장해진다. 괴물들의 울음소리와 혐오스러운 모습을 보고 있으면 바짝 쫄아있는 내 자신을 카메라를 통해 구경할 수 있었다. 게임 로딩은 20~30초 정도로 매우 긴 편이다. 협동으로 혼자 잡기 힘든 보스몬스터를 단체로 때려 잡을 수 있다. 부위파괴는 시도하지 말자. 몬스터헌터는 아니다. 

 

그 외 PVP, 성배던전도 준비됐다. 하지만 멀티 매칭 시스템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시대에 뒤떨어지기 때문에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기다리다 지치기 일쑤. 잠들 수도 있다. 딱히 재미도 느끼지 못했다. 보물상자에서 '곰팡이' 따위 먹자고 내 아까운 시간을 날릴 순 없었다.

 


 

블러드본, 구매할까?

 

아직도 내 주변엔 이 게임을 쉽사리 구입하지 못하고 고민하는 게이머들이 많다. 5만원대의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어려운 난이도 때문에 섣불리 지갑을 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블러드본은 엔딩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불가능에 가까운 게임이 아니다. 게임 초반, 조금 죽어보면서 감을 익히고 노가다를 통해 능력치를 올리고, 무기를 강화하다 보면 속도감 있게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유저 역량에 따라 달라진다. 이런 장르에 취약한 나도 엔딩을 봤다. 당신도 할 수 있다. 게다가 협동 멀티플레이까지 지원하기 때문에 게임에 적응할수록 점차 쉬워지는 게임 난이도를 체감할 수 있으니 너무 겁먹지 말라는 얘기다.

 

이런 액션 롤플레잉 게임을 경험해보지 못했거나, 짧고 굵게 푹 빠져서 즐길 신작게임을 찾고 있다면 이만한 게임이 없다. 어려운 게임난이도, 하지만 극복하며 전진하는 맛이 일품인 게임. '블러드본'은 간만에 즐긴 짜릿한 게임이었다.

 

구매할까보다 '도전할까?'. 어쩌면 이게 맞는 표현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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