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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코스프레를 만드는 사람들 interview 1 - 코스플레이어 REN

[연재] 유쾌한 하루의 코스프레 이야기 - 번외편-

haru 2014-08-22 11:25:05

 

※편집자 주: 하루 님의 TIG 연재물 '유쾌한 하루의 코스프레 이야기'가 잠깐의 휴식기를 거처 <큐라레> 이야기가 조만간 다시 시작됩니다. 


그에 앞서 코스프레 문화를 만들어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번외편으로 풀고자 합니다. 게임 개발도 하나의 게임이라는 결과물을 만들기까지 기획자, 프로그래머, 원화가, 아트, PM 등 수 많은 구성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번 번외편은 총 4개의 목차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코스튬플레이어, 포토그래퍼, 그리고 각종 소도구와 의상을 만드는 제작자(MAKER)의 이야기를 먼저 들려 드립니다. 매주 1회 금요일에 연재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번외편. 이랄까요?

연재 시작부터 코스프레 문화에 대한 소개를 담아 왔는데요. 

단순히 코스프레 사진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서브 컬쳐 중 하나로 

어떻게 코스프레를 즐기는 사람이 이 문화를 만들어 왔고 

어떻게 즐기는지 꾸준히 나누고 보여주고자 했답니다. 

 

이번은 코스프레를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입니다. 

코스프레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함께 만드는 문화로 

어떤 사람들이 만나고 모여서 어떻게 만들어가는 지 

한 번쯤 조명하고 싶은 이야기였습니다.  

 

곧 또 다른 에피소드의 코스프레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 

* Nickname : 렌 (Ren)
* 1998년 카드 캡터 사쿠라의 고양이 코스튬으로 코스프레 시작
* [카드캡터 사쿠라] - 각종(...) 사쿠라, [투하트] - 멀티
  [창세기전 3 ]- 얀 지슈카, [ 마크로스 프론티어] - 각종(...) 쉐릴 노므 및 각종(...) 란카
  [흑집사] - 각종(...) 시엘, [보컬로이드] - 각종(...) 미쿠, 린, 렌, 구미
  [K-ON] - 유이, [가디언즈] - 잭 프로스트
  [겨울왕국] - 엘사,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 - 호무라

================================================  

 

몇년 전이었나.

 

당시 나는 막 수능이라는 커다란 벽을 막 넘고 

그동안 눈치 보면서, 마음 편하게 할 수 없었던 코스프레를 

본격적으로 해보려고 하던 찰나였기에. 

당시 유명 사진사라든지, 코스프레어들이 모여들었던  

Y군의 홈페이지를 즐겨 찾았더랬다. 

 

Y군의 홈페이지 대문에는 

당시 많은 미소녀들의 코스프레 사진들이 거쳐 갔는데. 

(생각해보니, 지금은 그녀들과 다 친해졌구나)  

유난히 하얗고 하늘하늘 갸녀리며  

묘한 분위기의 커트 머리 미소녀 사진이 자주 올랐다.

 

상당한 미인이었는데. 차가운 듯 보이기도 했고. 

커트머리 탓인지 묘한 중성적인 매력에 눈길이 절로 갔었다. 

(어렴풋이 당시 만인의 연인이었던 커트머리의 히로스에 료코를 떠올린다면,  

내가 처음 느꼈던 그녀의 분위기를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분위기도 분위기였지만

고르는 캐릭터나 퀄리티도 상당해서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던 그녀.

 

그녀가 바로 . 

이번 코스프레어 인터뷰의 주인공이다.  

 

 


[ Ren (Puella Magi Madoka Magika, Devil Homura), Photo: Garam&Dall ]

 

 

 : 안녕하세요, 디스이즈 게임 독자 여러분! 렌이라고 합니다.

 : 렌~ 어서와! 이번 큐라레 프로젝트, 이모저모 도와줘서 정말 고마웠어. 언니들을.. 흑.

 : 언니들이랑 같이 나도 같이 하고 싶었는데 못하게 되서 너무 아쉬웠어.

 : 그러게.. 처음부터 널 미우로 찍었는데! 너무 아쉬워. 

 : 앞으로 더 바빠질 예정이라 과연 할 수 있을지 미궁... 그래도 틈틈히 코스프레는 하려구.
  

 

 

나는 이번 큐라레 ver 1.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처음부터 주인공인 미우에 렌을 낙점했었다. 

아쉽게도 스케쥴 상 진행이 되지 못했지만, 

그녀는 큐라레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나서 뒤에서 큰 도움이 되어주었다. 

멤버들간의 코스프레 아트웍이나 홍보도 도맡아서 해주었고 

오래 쉬었던 멤버들이 많아 진행이 어려울 때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더랬지. 

 

마치 제7의 멤버처럼 든든했다. 

 


 [ Ren (Vocaloid, Kagamine Len), Photo: Garam&Dall ] 

 

 

 

 : 아마 너두 98년도부터 시작한 걸로 아는데? 코스프레? 

 : 맞아. 98년도. 대학로에서 한 소규모 동인 행사에서 카드 캡터 사쿠라 고양이 코스튬으로.

 : 어쩐지 다 비슷한 시기에 입덕했어 (웃음)

 : 중학교 때 만화 동인지 그룹에서 코스프레를 해보자고 한 게 이 운명의 장난이었을 줄은(웃음)
          그리고 우리 중학교가 대학로에 위치해 있었거든... 거기서 소규모 만화 행사가 종종 열렸더랬지.

          그래서 아마, 더 코스프레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 것 같아.

          본격적으로 코스프레는 ACA 행사에서부터 시작했어. 아마. 투하트의 멀티였을걸. 



 

 

 

그러고보니 소규모 코스프레 행사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자주 열렸다.

대학로의 젊고 자유로운 분위기와 함께

작은 공원 안에서 단란하게 모이기도 좋았더랬지.

당시에는 특이한 취미로 모인 동호회의 분위기도 좋았고

신기한 시선으로 보기는 했으나, 우호적이었다. 

아마 내가 렌을 처음 실물로 본 것도 그곳이었던 것 같다.

 

 

 

 

 : 멀티! 당시 정말 인기 많았지.. 몇년 전이냐 ㅠ0ㅠ 맞아, 사진 홈페이지에서 봤었어.

          렌을 처음 실물로 만났을 때가 기억나네. 나 마로니에 공원 행사에서 너랑 Y군 봤었는데.

          그 때 아마.. 너 카드 캡터 사쿠라 코스튬을 입고 있었을꺼야.

 : 사쿠라 코스튬이 버젼 별로 다양하게 많았지. 옷들도 다 예쁘고! 

 : 맞아!!!! 나도 그렇지만, 역시 코스프레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정말 중요하달까.

          한번 좋아한 캐릭터가 이 버젼, 저 버젼의 다른 옷들을 입으면 계속 나도 같이 하게 되거든(웃음)

          파이널 판타지 X-2가 절정이었어! 직업별로 다양한 의상을 입은 릿쿠를 보고 기함을 토했지. 

          저걸 다 만들어야 하나!! 싶어서. 

 : 언니도 그래서 결국(...)

 : 어 결국.. 한번 캐릭터에 빠지면 어쩔 수 없는 수순인가봐. 
          아까 코스프레 했던 캐릭터를 질문했을때  "각종 버젼"이라고 한 걸 보고 공감했지. 

 : 맞아, 어떤 코스프레든지,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있어서 한거니까 다 좋아.

          최근에는 역시.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의 호무라가 좋네.

 : 악마 호무라 버젼!!! 코스프레 진짜 열심히 준비했더라!! 퀄리티 보고 놀랐어.

           나 대학교 졸업 작품 패션쇼 할 때 생각날 정도로 공 많이 들였더라고! 

           다들 결과물 보고는 아 멋지구나.. 하면서 넘어가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 큐빅 핫픽스 일일이 손으로 하나하나 다 붙인거지????? 치마단도!! 진짜 고생했겠더라.

           디자이너 브랜드의 드레스가 따로 없소.....

           아... 갑자기 졸업 작품 할 때 밤 새던 게 기억난다... (눈물)

 

 : 한 땀 한 땀 장인의 정신으로..(눈물) 손이 무척 많이 가는 작업이 많았어.  

 : 그래도 결과물이 잘 나와서 정말 감탄했거든. 정말 만들기 까다로웠을텐데.

           특히 날개라든지, 깃털같은 치마 밑단이며 드레스 앞 부분 장식이 너무 예쁘더라.   



   

 


 
 


 [ Ren (Puella Magi Madoka Magika, Devil Homura), Photo: Garam&Dall ]

 

어디 내 놔도 손색이 없는 (심지어 파티 드레스로도!!)

훌륭한 퀄리티의 호무라. 

한 땀 한 땀 정성이 어린 의상 제작의 이야기는 렌의 블로그에서 볼 수 있다.

(//blog.naver.com/momonoril)

 

 

그러고보니 아쉽지만(?!) 이 아가씨도 막 따끈따끈 품절된 새댁. 

멋진 남편과 함께 제주도에 신혼 집을 마련했다.

결혼 후에도 멋진 코스튬들을 선보이고 있는 렌의 이야기를

좀더 들어보기로 했다. 

 



 



 : 렌. 먼저...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해서 미안해 ㅠ0ㅠ (절규!)
 : 언니 오빠가 그럴 줄은... (먼산)
 : 그 날 하필이면 시댁 이사 준비가!!! 정신차리고 나니 시간이 지났더라구(매우 미안함)
 : 꼭 온다던 두 사람이 안 와서 말이지... (계속 먼 산을 응시)

 : (부랴부랴 수습 시도) 그건 그렇고 이거이거! 

           (렌이 가져온 선물을 가르키며) 이게 뭘까!? 뭐야!??!  

 : 아, 그게!! 언니 고구마 타르트야! 자색 고구마 타르트! 선물!

 : 아. 굉장히 예쁘다. ㅠ_ㅠ 남편이 하는거였지? 먹어보고 싶었는데!

 : 웅, 다는 아니지만 틈틈히 돕고 있어. 웅, 차랑 같이 먹으면 진짜 맛있어! 


 
 



 인터뷰 준비에 배가 고팠던 나를 채워준 타르트. 우후훗.
그런데 렌은 진심으로 타르트 먹는 것 자체만으로도 왜이리 아름다운가.

예쁘다! 예쁘다고!!! 반해버렸어!!!!!

 

 

 : 음. 진짜 맛있다!!! 둘이 WOW로 맺은 인연이었더랬나!! 렌의 신혼집이 제주도지?  

 : 응! 제주도야.

 : 아무래도 서울이 아닌 제주도에 내려가니까 코스프레 하기 힘들어졌을텐데. 어때?
 : 실은 결혼하고 제주도에 가기로 결정하면서 남편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제주도에서 과연 코스프레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였지. (웃음) 

          또 한편으로는 제주도의 대자연을 배경으로 어울리는 코스프레를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았고. 

 : 그러게. 서울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대자연이 가득!!! (부럽소)

 : 가장 큰 바램이라면 남편의 최애 캐릭터인 로도스도 전기의 디트리트를 하는 것.

 : 아악 디트리트!! 진짜 잘 어울리겠다!!! 초원이 있잖아! 초원!!! 

 : 초원도 있겠다, 돈 많이 많이 벌어서 말을 한 마리 사야겠다 싶었지. 

          그런데 거뜬이 말을 살 수 있을 정도로 돈을 벌고 나면 이미 몸도 마음도 디트리트는 무리지 않을까. 

          그럼 딸에게 시키자(...) 이런 식의 대화를 남편과 했던 것 같아. 

 : 아직 생성되지도 않은 아이에게(...) 이미 딸이면 디트리트가 예정되어 있구나(..)

 : 어. (웃음) 겨울 오면 한라산 정상에서 엘사 코스프레를 하는 상상도 했지.

 : 렛잇고~ 렛잇고오~ 이거 말야? (웃음) 요새 집에서 나도 힘들어 죽겠어. 

           나도 민이 때문에 방문 두드리면서 두유워나빌더 스노맨을 백번 불렀다... 

 : 한라산 정상은.. 실제로 그 얇은 옷을 걸치고 가기에는 도저히 무리. 

           절대로 얼어버릴거야... 그래서 적당히(?) 타협했지! 

 

 

 
 

[ Ren (Frozen, Elsa), Photo: Garam&Dall ] 

그렇게 아름답게 펼쳐진 제주도의 대자연은  

추위로 인해 아쉽게도 뒤로 하고 나오게 된 렌양의 엘사입니다. 

 

 

 : 뭐, 사실 제주도는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지.

 : 응, 그래서 최근에는 코스프레가 아닌 사진도 종종 찍어.

          컨셉 포토랄까... 물 속에서 사진을 찍는다거나, 동백꽃 폈을 때 테마공원 가서 찍거나.

          사진 작가 친구들이 있다 보니까. 가끔 친구들이 제주도에 내려오면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거든.

          아무래도 바빠지면.. 손이 덜 가는 이런 자연스러운 컨셉 사진을 더 많이 찍게 될 것 같아.

 : 최근에 본 사진, 유채꽃이 만발해서 정말 예쁘더라.

 : 제주도 답지 (웃음) 정말 예쁜 곳이 많아. 아, 그거 남편이 찍어준 거야.

 : 역시 신혼이네(..) 
 


 
 



 

제주도 답게 한폭의 그림같은 유채꽃 밭.  

꽃도 예쁘지만 렌이 예쁘기 그지없네. -//- (사심 대박2)  


 


 : 생각해보니, 렌도 게임 회사에 있었네.

 : 응. 기획팀에 있었어. 

 : 게임 기획 말이지?
 : 
그림 설명이 필요한 업무라면 이것저것 다 했어.

          아무래도... 말이나 텍스트, 레퍼런스 이미지만으로는 의사 전달에 한계가 있잖아?

          그래서 몬스터의 외관 컨셉이나 애니메이션 시네마틱 콘티 등을 러프하게 그려서

          아트팀과 프로그램팀과의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유도하는 게 주업무였어.

 : 그렇네. 아트팀과 프로그램팀의 연계라. 

 : 그 외에도 알파 버전의 던전을 설계하거나 프로토 타입을 만들기 위한 업무도 전반적으로.

 : 지금도 계속 그림 쪽 일을 하고 있지?
 : 재작년에 건강이 안 좋아져서 일을 그만둔 이후로도 그림에 대한 아쉬움이 계속 남았어.

          그래서 그림 공부를 다시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외주를 받을 수 있게 됬거든.

          그래서 최근에는 친구의 웹툰을 함께 도와주고 있어!! 

 : 웹툰?

 : 응, Chara라고. 언니 알고 있어?

 : 사진을 본 것 같은데. 너랑 같이 찍은 것. 상당한 미인이셨던 걸로... +_+  

  

 

일단 그게 먼저 눈에 들어오는... 본능에 충실한 하루랄까. 후훗 

눈에 딱 들어오는 조신조신한 미인형이라 기억이 났다. 

차라님과의 사진은 아래의 사진. 

내친 김에 렌의 일러스트까지 함께 공개한다. 

 


 




 
 


 : 응. AAA (Anti Anti Angel)이라고, 카카오 페이지에서 연재 시작한 만화야.
           ( //page.kakao.com/viewer?productId=46810513 )
 : 미인들끼리 하는 연재라. 어떻게 하게 된 것?

 : 원래 챠라랑은 WOW에서 만나 쭉 친분이 있었어. 웹툰 쪽으로 배워보고 싶었고.

 : 렌은 일러스트 쪽이잖아. 미묘하게 다르지 않나?
 : 응. 웹툰은 스크롤 내려서 보는 방식이니까. 거기 맞춰서 컷을 나누거나 연출하잖아?

          나도 나중에는 내 웹툰을 하고 싶다는 소소한 꿈이 있어서 좋은 공부가 될 기회라 생각했지. 

          경험 쌓을 겸 해서 도와주기로 했던 것이 정식 연재하게 된 거거든.
 : 웹툰이라. 멋지네. 차근차근 꿈을 준비하는구나.

 : 응. 남편 원래는 글 쓰는 사람이었으니까.  

          뭐랄까. 나중에 남편이 만든 스토리에 내가 그림 그리는 것이 꿈이야.

 : .............뭐랄까 굉장히 생산적이면서도 멋진 꿈이지만. 일단 둘의 러브러브에 배가 아프구나(..)
          뭐. 그림 그 자체에 대한 열정이랄까. 확실히 렌은 그런 게 있어..

          사실 렌 코스프레를 보면 이 사람 그림 그리는 사람이구나 하는 게 대번에 다가와.

          센스라든지. 그리고 디테일에 하나하나 쏟아붓는 것이며. 색감도 그렇고. 

          사진 보정도 직접 하지? 우리 팀 코스프레 아트웍도 지난번에 정말 고마웠어!!!!
 : 응 코스프레 그 자체도 게임이나 만화를 현실로 재구성하는 거니까. 사진에도.

          실제 현실에서는 구현하지 못하는 게임이나 만화에서의 효과를 덧붙이면 새로운 현실이 되지. 

 

 




 [ Ren (Rise of the Guardiance, Jack Frost), Photo: Garam&Dall ] 

코스프레 아트웍으로 재창조된 가디언스의 잭 프로스트.

눈 마법에 대한 효과라든지, 모두 렌이 직접 보정한 것으로

정말 현실 속에서 만화 속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효과가 돋보인다.


 
 

 : 사진 이야기를 하다보니 생각이 났는데. 다소 민감한 이야기일 수도 있어서 물어봐도 괜찮으려나. 

          일전에 사진 때문에 큰 일 겪었었지? 마크로스 쉐릴 사진이었나.

 

 : 아... 그게 2009년이었을꺼야. 

 : 사실 코스프레어들이 쉽게 당할 수 있는 일이고. 사진을 남기니까 아무래도.

           한번 웹에 퍼지면 2차로 출처 없이 떠돌아 다닐 때가 많으니...

           유사한 사례가 이전에 있었던 터라. 나도 그렇고. 그 이야기 자세히 해 줄 수 있어? 
 : 2009년에 마크로스 프론티어의 쉐릴 노므 코스프레를 했었거든.

          그게.. 몇달 후 <일본 AV 여배우 사진>으로 탈바꿈해서 온 커뮤니티 사이트에 돌아다니더라.

 : 사실상 코스프레에 관심 없는 사람들은 그 사진이 누군지 몰랐을테고. 제목만 보니까.


 : 응 마치 링크를 타고 오면 사진 속 사람이 배우로 나오는 동영상인 것 같은 뉘앙스로 말이지.

           그렇게 영상 다운로드를 유도하더라구.

 : 어휴.. 고생했네.
 : 다행히 지인 중에 경찰인 분이 있어서 많이 도와주셨어. 여름 토끼님. 언니도 알지? 0
 : 아는 사람이 했던 건 아니지?
 : 응. 그런데.. 붙잡고 보니 정말 평범하고 소심한. 보통 사람이더라구. 
많은 생각이 들었어.

 

 

 


그렇다. 이 사진이었다.


사실 코스프레를 하다보면 사진으로 인해 다양한 일이 종종 일어난다.

코스프레 하는 자신의, 혹은 사진을 찍는 자신의 만족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사진 자체가 남기도 하고 다양한 경로로 해서 퍼지게 되기 때문에.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지만, 사진으로 인해 이런저런 일을 많이 겪게 된다.

악플이나 상처받는 이야기들도 다 거쳐가게 되는 일들이 되어 버렸고.

합성이나 악의적인 사진의 사용도 그렇다.

이건 다음 기회에 이런 건들은 한번 묶어 조심스럽게 다뤄볼까 싶다.


어찌됬건. 내가 이 건을 기억하는 까닭은

이 사진이 코스프레 사진 사이트가 아닌, 온 포털 및 커뮤니티에 

자극적이고 이상한 제목으로 퍼진데다가,

렌을 모르는 사람들은 제목대로 생각할 수도 있는 문제.

더구나 그 사진이 불법적으로 사용되고 있었기에 문제가 정말 심각했다.

 

 

 : 힘들었겠네. 정말.

 : 원래 사람 때문에 상처 입기 가장 쉽잖아. 뭐.. 코스프레를 하면서 사람 때문에 상처 받기도 했지.

 : 아무래도 인간 관계라는 게 그렇지..
 : 응 하지만. 반대로 사람들을 얻기도 해. 코스프레를 하면서.

           왜, 그렇다고들 하잖아. 나이 먹을 수록 사람을 만나고 사귄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거.

           아무래도 순수했던 어린 시절처럼 계산하지 않고 사람을 만난다는게 점점 더 힘들어지고.

 : 맞아. 이 이야기 정말 공감가는데. 점점 더 사람이라는 것이. 더 배우고 지식과 경험이 많을 수록.

           인간 관계도 계산을 하게 된다더라구.  

 : 그래도 그 와중에. 같은 취미를 갖고 마음도 맞는 사람을 발견하면.  

          마치 10년 넘게 알고 지냈던 친구나 언니,동생처럼 편안한 관계가 되는 게 너무 좋아.

 : 사람은 공유할 것이 많고 나눌 것이 많아야 더 돈독해지고 친구가 되잖아?

          생각이나 추억이 같은 사람들은 그래서 더욱 빨리 친해지는 것 같아.
          자.. 그럼 이제 슬슬 마무리할까?
 

          코스프레어 렌이 지금까지 계속. 코스프레를 할 수 있던 원동력이란 뭘까? 

 

 : 코스프레 그 자체가 삶의 활력소구 원동력이지. 

          만드는 과정도, 촬영도, 그리고 결과물을 기다리고 작업하는 것도. 모든 과정이 즐거워.

          그리고 촬영한 사진을 보고 사람들 반응이 좋으면. 그것만으로도 너무 기뻐. 

          친구들과 함께 준비하고 수다 떨고 할 수 있는 그 모든 것도. 

 

 : 역시 마무리는 <사람>이네.

 : 응. 서로 사진이나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일상의 고민도 같이 나누고. 

          그냥 취미 뿐만이 아니라 코스프레를 지속할 수 있던 건 다 사람들 덕분인 것 같아.

          결국 사람이 있기에 상처도 받지만. 사람들이 있기에 계속 할 수 있는 것 같고.

          그래서 내가 이 긴 시간을 계속 함께 할 수 있었던 것 같아. 

 

 

 사람이 있기에 상처도 받지만.

좋아하는 사람이 있기에 지속할 수 있는 것.

비단 코스프레 뿐만이 아니라 이건 어떤 것이든 마찬가지지만. 

자신의 사진을 가지고 취미 활동을 하는 우리로서는 

그런 스트레스나 상처에 늘 노출되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할 수 있던 건 

같이  이 취미 활동을 만들어가고 해 나가는 

친구들과 사람들 때문이었다. 

렌 뿐만이 아니라 나도. 이 취미를 다시 하게 된 것도. 

은퇴랍시고 준비했던 코스프레가. 친구들이 너무 즐겁고 재밌어서였으니까.  

 

렌을 좋아하고 렌의 코스프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계속 있는 한. 

렌의 마음은 코스프레를 계속 향할 것이다.  

오래오래 그 마음이 지속되고. 

오래오래 그 인연이 계속되길.  

그래서 그녀의 멋진 코스프레를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 Ren (Vocaloid, Hatsune Mi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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