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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찾은 모바일 플랫폼의 해답, 글로벌원빌드 전략 내세운 NHN엔터

NHN엔터테인먼트의 정중재·유승주 PM 인터뷰

안정빈(한낮) 2015-01-06 13:25:34

NHN엔터테인먼트에게 모바일게임 플랫폼은 언제나 ‘고민거리’였다. <가디언스톤>이나 <전설의 돌격대>, <불꽃닌자>처럼 카카오톡을 활용한 게임들은 대부분 큰 재미를 보지 못했고, 2~3년씩 개발한 미드코어 중심의 라인업으로는 국내 시장만을 노리고 게임을 출시해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었다. 성공확률은 낮고, 국내시장 규모는 너무 작았다.

 

결국 NHN엔터테인먼트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가능한 많은 국가에 서비스하기 위해 언어만 바꿔서 전 세계에 같은 게임을 서비스하는 글로벌 원빌드 전략을 내세웠고, 지난해 9월부터 매주 1개의 신작을 글로벌로 출시하고 있다. 여기에 사업지원실을 통해 회사 전체의 글로벌서비스 노하우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중이다.

 

디스이즈게임에서 최근 글로벌 원빌드 서비스에 합류한 <크루세이더 퀘스트>의 정중재 PM과 <더소울>의 유승주 PM을 만나 NHN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NHN엔터테인먼트의 정중재 PM(왼쪽)과 유승주 PM(오른쪽)


  

TIG> 글로벌 서비스에 대해 들으려 불렀는데 일단 <크루세이더 퀘스트>는 국내 성적부터 좋다.

 

정중재 PM: 아직 실감이 잘 안 난다. <크루세이더 퀘스트>는 사실 회사 동료들만해도 이걸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부끄러워할 것 같다고 걱정을 많이 했던 게임이다. 한 개발자의 여자친구는 ‘오빠네 게임 그래픽이 다 깨져있어’라는 피드백도 남겼고, 콘셉트나 일러스트를 보고 온 유저들 중에는 이탈한 유저들도 많았다. 오히려 게임을 보고 온 유저들이 진득하게 남아 있더라.

 

 

TIG> <파이널판타지 3> 등을 즐겼던 올드유저들한테도 유난히 인기가 좋을 듯 한데?


정중재 PM: 출시 전만해도 30~40대한테 인기가 좋을 줄 알았는데, 정작 골수게이머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이게 추억이 되지 않더라. 오히려 요즘 어린 유저들이 흥미로운 시선으로 접근하고 있다. (웃으며) <마인크래프트> 덕분인지도 모르겠지만.

 

 

TIG> 글로벌 서비스 이야기를 해보자. <크루세이더 퀘스트>의 그래픽이 사실 해외에서도 잘 먹히는 그래픽이다. 초반부터 글로벌 원빌드를 고려한 건가?


정중재 PM: 개발 초기부터 이런 그래픽이면 해외에서 더 잘 어울릴 거라 생각했고 그에 맞춰서 콘텐츠를 기획했다. 그래서 초반에는 국내 시장에 맞춘 런닝게임으로 개발 중이었는데, 글로벌에서 단순 수집형 게임이 얼마나 잘 될 것이냐를 고민했고, 결국 스토리와 성장에 더 집중한 지금의 버전이 만들어졌다.

 



 

 

TIG> <더소울>은 <크루세이더 퀘스트>와 글로벌 서비스 접근 방식이 다를 것 같은데?


유승주 PM: <더 소울>을 개발할 때만 해도 액션RPG가 시장에 별로 없을 때였다. <더 소울>이 18개월을 개발했는데 아직 <블레이드>가 세상에도 나오기 전이다. 처음에는 아시아 시장만을 팅으로 해서 삼국지 콘셉트를 잡은 건데, 지금 생각해보면 삼국지 캐릭터가 직접 나오는 게 아니라 다행이라고 생각 중이다.

 

대신 글로벌 서비스 전략을 택하면서 인트로 영상만 4번을 수정했다. 삼국지를 부각한 부분을 최소화하고 대신 액션을 채우기 위해서다.

 

 

TIG> 조금 이르지만 현재 글로벌에서 성적이 어떤가?


정중재 PM: <크루세이더 퀘스트>는 한국에서 먼저 출시하고 해외에 나간 케이스다. 일단 게임성이나 평가가 좋아서 북미 애플 앱스토어에서 추천을 받으며 들어갔다. 애플에서 게임성을 인정해 준 상황인데, 덕분에 신규유입도 꽤 있었다. 

 

지금은 한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해외에서도 플레이 중이다. 신규 유입은 해외가 더 많은 상황이고, 굳이 따지자면 한국 50, 나머지가 50 정도? 국가별로는 미국이 가장 많고 태국이나 말레이시아 등 동아시아쪽도 좀 있더라. 

 

 

TIG> <더 소울>의 성적은?


유승주 PM: <더 소울>도 한국에서 먼저 서비스를 시작했고, 얼마 전에 일본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직은 한국과 일본에만 서비스 중이다. 우리는 <크루세이더 퀘스트>랑 다르게 추천을 구글에서 받았다. 애플도 이야기는 진행 중인데 일단 더 지켜보는 상황이다. 

 

일본에서도 무료 순위에도 올라있고. 전체 매출의 25%가 벌써 일본에서 나오고 있다. 마케팅을 많이 한 것도 아니고 최소화 했는데도 이 정도면 의미가 크다. 다른 국가는 내년 초부터 나라별로 순차적으로 나갈 생각이다.

 


 

국가별 특화 콘텐츠 포기하고, 대신 재미로만 승부


TIG> 글로벌 원빌드라는 건 결국 해당국가에 특화된 콘텐츠를 넣을 수 없다는 건데, 마케팅에서 단점이 되진 않을까?


유승주 PM: 어떻게 처리하느냐의 문제다. 일례로 크리스마스 업데이트를 보면 글로벌에서는 아예 크리스마스를 신경쓰지 않는 곳도 있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기간에 맞춰서 새해 패키지를 내놨다.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그래픽이나 콘텐츠를 넣는 방식이다.

 

국가별 특화도 예를 들어 예전에는 중국에 나간다 그러면 포스터부터 바꾸고 색감을 붉게 넣고 그랬는데, 이게 오히려 부정적인 반응이 있었다. 어설픈 중국색이라는 거다. 그래서 차라리 한국에서 온 게임이라는 수식을 달고 그대로 가는 편이 반응이 더 좋더라. 사실 이건 온라인게임에서 배운 결과다. 북미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게임을 알리는 중이다.

 

 

TIG> <더 소울>의 삼국지 이미지는 북미에서 쉽게 받아들여 지지 않을 것 같은데?


유승주 PM: 경우에 따라 다르다. <다이너스티 워리어>(진삼국무쌍)처럼 미국에서 잘 된 삼국지 게임도 있다. 결국 IP도 중요하지만 게임성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더 소울>이 출시될 때 북미지사의 담당 PM도 삼국지인 건 문제되지 않는다. 대신 게임만 괜찮으면 된다고 말했을 정도다. 미국 나갈 때도 이름은 삼국지의 영웅 이름을 그대로 쓰고 FGT를 진행했는데, 거부 반응은 거의 없더라. 게임성 이야기만 잔뜩 나왔지.

 

 

TIG> 포스터나 이미지 에셋 등도 글로벌로 똑같이 나가나?


정중재 PM & 유승주 PM: 다 똑같이 한다.

 

유승주 PM: 사실 일일이 만들기가 힘들어서 그런 것도 있고, 포스터나 이미지에 신경 쓰는 것보다 현지 언어에 신경 쓰는 편이 오히려 효과가 좋았다. 푸시 메시지가 한 번 가더라도 그 지역 언어로 제대로 가는 게 낫다.

 


 

TIG> 번역을 더 신경 쓴다는 건데 그러고 보면 게임번역도 쉽지 않다. 글로벌 원빌드에 언어는 어떻게 넣나?


유승주 PM: 우선 중요한 국가부터 처리 중이다. <더 소울>은 총 6개 국어를 넣었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간체와 번체, 스페인어다. 이 6개 국어는 해당국가 사람이 직접 검증해준다. 각 지사에서 1명이 나서고, 그 나라 사람과 함께 검증하는 방식이다.

 

정중재 PM: 우리도 비슷한데 11개 언어를 준비 중이다. 다만 조금 다른 게, 영어는 북미지사에서 텍스트를 새로 썼다. 마침 북미지사에 대학에서 소설창작을 전문으로 배운 직원이 있는데, 톨킨스타일과 중세 판타지, 유머스러움 등 몇 가지 조건을 주더라. 그 중 하나를 골랐더니 이에 맞춰 모든 텍스트를 다시 썼다. 글로벌 원빌드라도 언어부분에서는 조금씩 차이를 두는 셈이다.

 

 

TIG> 그렇게 신경을 쓰더라도 국가마다 결국 ‘먹히는 콘텐츠’가 다르지 않을까?


유승주 PM: 그래서 모든 국가에서 무조건 성공한다는 생각은 안 한다. 출시를 글로벌로 하더라도 타깃타겟 국가가 정해져 있고 시장 크기에 따라 집중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더 소울>은 한중일이 메인이니까 포커스는 동아시아에 뒀다. 콘텐츠 업데이트를 한다고 해도 서양까지 100% 배려하지는 않는 상황이다. 아시아권을 다 한 다음에 여유가 되면 서양도 나갈 계획이니까 콘텐츠는 그 이후에 생각해야 하지 않나. 

 

 

TIG> 심의도 국가마다 다 다를 텐데, 고려할 내용이 한 둘이 아닐 듯하다.


유승주 PM: 타깃 국가에 한해서는 모두 신경을 쓴다. <더 소울>은 한중일 타깃이니까 가장 민감한 곳이 중국이었다. 그래서 피도 원래 빨간색이다가 검게 바꾸고, 월영이라는 여자 캐릭터가 있는데 섹시함을 강조하고 싶었지만 추천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말에 옷을 여러 벌 더 입혔다.

 


 

TIG> 그럴 바에는 국가별로 특화된 맞춤이면 더 잘됐을 것 같지 않나?


유승주 PM: 그건 맞지만 관리가 너무 힘들다. 예를 들어 기존의 <언데드슬레이어>는 국가별로 빌드가 달랐는데, 결국 총 42개 빌드가 만들어졌다. 이 정도면 해당 국가에 맞춰 빌드를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시간을 소비하게 된다. 관리도 관리지만 제일 중요한 건 결국 게임이다. 국가별 특화는 한계가 있다. 그 시간에 게임의 재미에 집중하자는 게 글로벌 원빌드의 시작이고. 결국 재미라는 게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일정 부분은 통하니까.

 

 

TIG>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이 나라, 저 나라에 던지기 쉽다’가 장점이라는 건데, 그러다 보면 예상외의 국가에서 흥행하는 경우도 있나?


유승주 PM: 타깃 국가가 아닌 곳에서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도와줘 잭>만 해도 필리핀에서 접속하고, 말레이시아에서도 매출이 나오고 그러더라. 글로벌 출시에 맞춰 150개 국가에 동시에 출시하다 보니까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있다.

 


 

2014년 9월부터 본격 추진, 사업지원실을 통한 노하우의 공유

 

TIG> NHN엔터테인먼트에서 ‘전략적으로’ 글로벌 원빌드를 내세우고 있는데, 게임마다 사업팀이 다르다. 통합된 시스템이나 지원체계가 필요할 듯도 한데?


정중재 PM: 사업은 각 캠프에서 하지만 사업지원실이 각 해외지사나 번역업체와 커뮤니케이션을 맡아주고 있다. 글로벌 서비스에서는 사업지원실이 일종의 컨트롤 타워를 해주는 방식이다. 노하우 축적부터 필요한 요소 공유, 게임별 지원까지 모든 부분을 도맡는다.

 

 

TIG> 확실히 예전에 비해 노하우가 쌓이는 요소가 있나?


정중재 PM: 게임이 출시될 때마다 노하우가 쌓이는 부분이 있다. 검수실패 사례도 공유하고, 타깃 국가 설정도 더 정확해지고. 

 

 

TIG> 타깃 국가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데, 어떤 과정을 통해 정해지는 건가?


정중재 PM: 일단 준비된 빌드를 각 지사에 보낸다. 북미지사에서 괜찮다고 판단이 오면 미국을 타깃 국가에 넣는 식이다. 물론 막 판단하는 건 아니고, 각 지역별 데이터나 성공작들의 분석 데이터가 있다. 

 

그래서 이 게임은 중화권을 겨냥해서 개발하진 않았지만 중화권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들이 돌아온다. 비슷하게 각 지사에서 피드백을 받는다. 대부분의 큰 시장에는 지사가 있으니까 일단 반응을 보고 시작할 수 있다.

 


 

TIG> 글로벌 원빌드에서 유독 유럽 이야기는 잘 안 나오던데, 이유가 있나? 콘솔과 PC에서는 매우 큰 시장이다. 모바일도 그렇고.


정중재 PM: 유럽 반응이 폭발적으로 모바일에 집중돼있지는 않다. 내부적인 판단으로는 미국에서 먹히는 게임은 유럽에서도 먹힌다고 생각 중이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미국에 집중하고 있다. 규모도 미국이 더 크고. 객관적으로 보는 유럽 모바일 시장은 동아시아보다도 작다고 판단하고 있다.


유승주 PM: <더 소울>도 비슷한 전략을 택했다. 유럽의 랭킹을 보면 안드로이드와 iOS 상관없이 미국 랭킹을 그대로 따라간다. 특별히 유럽에 따로 집중할 필요는 없더라.

 

 

TIG> 캐나다도 테스트를 위한 국가로 많이 쓰이지 않나? 요즘은 어떤가?


정중재 PM: 캐나다와 호주가 테스트베드로 많이 활용된다. 영어권이다 보니 먼저 론칭하고 고칠 건 고치고 가는 식인데, 한국을 먼저 출시하면서 굳이 거기서 테스트를 할 이유가 확 줄었다. 북미의 감성을 먼저 캐치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는데, 많은 회사가 같은 생각을 하다 보니 호주와 캐나다에서 유저를 모으는 것도 일이다. 그 비용이라면 그렇게 효율적인 시장은 아니다. 꼭 테스트를 먼저 해보고 싶다면 모를까.

 

 

TIG> 사실 글로벌 원빌드로 서비스 한다면 어차피 테스트베드는 필요가 없는 거 아닌가? 같은 버전으로 갈 건데.


정중재 PM: 맞다. 감성이 살짝 다른데. 그것보다는 안정성이 우선이다. 다만 생생한 피드백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도 한국이고. 리뷰도 가장 빨리 볼 수 있다. 아무리 글로벌 원빌드를 내세우더라도 개발자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시장이기도 하고. 

 

 

TIG> 만약 라인이나 카카오톡 등의 메신저를 타고 진출했으면 어땠을까 같은 생각은 해본 적 없나?


정중재 PM: 아쉬움이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크루세이더 퀘스트>의 결과만 놓고 보면 (메신저 플랫폼을) 안 붙이는 게 옳았다고는 생각한다.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많은 유저를 끌어 온다는 게 글로벌 원빌드의 매력인데, 그러다 보면 결국 마케팅이나 편법보다 게임의 재미로만 승부를 걸게 되더라.

 

메신저로 마케팅을 해서 100만명쯤 데려오고, 이를 관리하며 다른 게임으로 못 나가게 하는 방법도 하나의 전략이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그 모든 것들을 할 시간에 재미에 매진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크루세이더 퀘스트>도 입소문에 의지해서 뜬 예이기도 하고, 개발팀이나 사업팀이나 오히려 더 재미난 게임을 만들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만족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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