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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워진 검은사막? 우리는 여전히 ‘탐험’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든다”

<검은사막> 파이널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는 개발, 서비스팀 인터뷰

김승현(다미롱) 2014-09-11 11:05:24
MMORPG <검은사막>이 4개월 만에 돌아왔다. 지난 2차 CBT에서는 진입장벽 때문에 아쉬움을 남겼던 <검은사막>은 파이널 테스트에서는 한층 편하고 쉬워진 콘텐츠를 내세웠다. 

NPC 하나하나와 대화하고 정보를 알아내야만 할 수 있었던 생활형 콘텐츠에는 친절한 안내 의뢰(퀘스트)가 추가됐고 필요 재료도 공개됐다. 목적지 방향 하나만 보고 산 넘고 물을 건너야만 했던 미니맵은 주변 지형은 물론 가는 길까지 친절히 안내해주는 네비게이션으로 변신했다.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필요로 했던 시행착오는 파이널 테스트에서는 상당히 줄어들었다. 높아진 접근성은 반가웠지만, 초기 <검은사막>의 콘셉트를 기억하는 사람으로썬 의문이 하나 생겼다. 이러한 변화가 접근성뿐만 아니라 게임성에까지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닐까? 

너무 편해진 게임 때문에, 나중에는 NPC와의 대화 하나 없이 시스템이 안내해주는 길만 따라가는 게임이 되진 않을까? 과연 <검은사막>이 추구하는 가치는 이번 파이널 테스트에서 어떻게 변했을까? 그리고 그 가치는 OBT에서 어떻게 구현될까? 

다음게임의 함영철 검은사막팀장, 그리고 펄어비스의 고도성 이사, 권정훈 기획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왼쪽부터 펄어비스 권정훈 기획자, 고도성 이사, 다음게임 함영철 검은사막 팀장 


“편하고 쉬워진 검은사막? 진입로만 정비했다”


“2차 CBT의 가장 큰 변화요? 진입장벽 개선이죠. 편의성이나 난이도가 아니라 ‘진입장벽’입니다.”

파이널 테스트가 지난 CBT와 달라진 점을 묻는 말에 대한 펄어비스 고도성 이사의 답변이다. 그가 이렇게 진입장벽 개선을 강조한 까닭은 2차 CBT에서 유저들에게 받은 호된 질책 때문이다. 지난 5월 끝난 <검은사막>의 2차 CBT는 생활형 콘텐츠의 대거 추가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시작’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탐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고도성 이사는 이런 지적에 당시에는 ‘콘텐츠를 늘리는 데만 급급했다’고 반성했다. 전투 외에도 많은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욕심은 컸지만, 정작 만들어 놓은 콘텐츠를 어떻게 소개하고 연결할지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다.


펄어비스 고도성 이사

이를 만회하기 위해 파이널 테스트에서는 생활형 콘텐츠의 진입장벽을 대부분 허물었다. UI(유저인터페이스)로 제공되는 정보의 확대, 생활형 콘텐츠에 대한 안내 의뢰 등 파이널 테스트의 변화는 대부분 안내에 집중되어 있다. 

과거 대부분의 생활형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유저가 직접 어떤 콘텐츠가 있는지 찾아야 했다면, 이번 버전부터는 시스템을 통해 안내하는 셈이다. 하지만 ‘진입장벽’만 강조했던 그의 말처럼 이 변화가 생활형 콘텐츠 자체의 변화를 뜻하진 않는다. 

유저는 여전히 몸을 직접 움직여 ‘이야기 여력’(NPC와 대화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늘려야 하고, 이것으로 NPC와 대화해 새로운 정보를 알아내야 한다. 안내 의뢰, 제작노트 등 사전 정보는 많아졌지만, 본격적으로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직접 발품 팔면서 ‘노드’를 열고 NPC와의 관계를 관리하며 새로운 '지식'을 얻어야 한다.


<검은사막>의 월드맵. 정보는 보다 친절하게 제공되지만 여전히 해야할 것은 많다

이러한 수고는 특정 구간에선 더 커지기도 했다. 과거 생활형 콘텐츠가 다른 유저보다 NPC(?)의 도움이 더 필요했다면, 파이널 테스트에서는 아이템 제작을 위해 생산은 물론 전투의 전리품이나 다른 지역의 특산품 등이 필요하다. 

좋게 표현하면 유저가 관계를 맺어야 하는 범위가 더 확장된 셈이고, 나쁘게 표현하면 더 신경 쓸 것이 많아진 셈이다. 펄어비스 권정훈 기획자는 이러한 변화를 '상호작용'이라는 키워드로 설명했다.

“단순히 생활형 콘텐츠가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싶진 않습니다. 콘텐츠가 살아가려면 다른 콘텐츠와 함께해야죠. 생산뿐만 아니라 전투와 무역 등 모든 콘텐츠가 서로 연결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실제와 같은 상호작용이요.”



<검은사막>의 목표는 전투든 생활이든 원하는 대로 살아갈 수 있는 게임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전투 외의 콘텐츠를 즐기더라도 재미있는 게임이 되는 것이 목표다. 원하는 콘텐츠를 즐기려면 그 콘텐츠가 가치가 있어야 하는 법. 이 때문에 파이널 테스트에서는 각 콘텐츠가 필요하게끔 만드는데 주력했다. 

앞서 설명한 생활형 콘텐츠의 변화는 물론, 경매로 얻을 수 있는 ‘길드하우스’의 존재와 이를 위해(?) 만들어진 황실무역이라는 고위험 고배당 무역 콘텐츠, 전쟁을 위한 신규 공성장비의 추가 등 다른 콘텐츠에서도 생활형 콘텐츠의 비중이 강화됐다. 


신규 콘텐츠 ‘황실무역’의 이미지


<검은사막>의 목표는 계속 탐험할 수 있는 게임


물론 성장동선이 한정된 게임에서 이를 추구하기란 쉽지 않다. <검은사막>은 기본적으로 전투를 기반으로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게임이다. 

저레벨 지역에서 고레벨 지역으로의 동선이 기획되어 있고 의뢰를 통해 이를 안내한다. 전투 콘텐츠를 토대로 유저가 가야 할 길은 선처럼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곁가지(?)로 다른 콘텐츠가 추가된다고 하더라도 ‘전투’라는 메인 콘텐츠(?)를 뛰어넘기란 쉽지 않다.

<검은사막>이 이를 넘기 위해 도입한 것은 공헌도와 친밀도였다. 

‘흑정령’을 따라 세계의 비밀을 밝혀가는 메인 스토리와 달리, 공헌도와 친밀도 관련 의뢰는 특정 NPC나 지역에 진득이 관계 맺어 새로운 지식을 얻거나 공방이나 무역로를 발전시키는 일종의 지역밀착형(?) 콘텐츠다. <검은사막>은 이를 통해 생활형 콘텐츠에서의 성장을 전투와 별개로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메인 스토리의 동반자인 흑정령. 파이널 테스트에서는 흑정령의 새로운 진화(?) 모습이 공개된다.

사실 지난 <검은사막>의 CBT에서 이런 시도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지난 테스트에서 대부분의 유저는 메인 스토리 사이의 친밀도·공헌도 의뢰를 완수해야 할 과제로 인식했다. 유저들은 많은 의뢰, 그리고 어지러운 동선에 질리기 일쑤였다.

메인 스토리와 관련된 의뢰 동선도 정돈되지 않아 이런 혼란은 더욱 커졌다. 그렇다고 포기한 건 아니다. 이런 <검은사막>의 콘텐츠의 연결 시도는 파이널 테스트에서도 계속된다. 어지럽던 메인 스토리 동선은 정리됐지만, 동선 혼동의 원인(?)이었던 수많은 공헌도·친밀도 의뢰는 여전하다. 어떻게 보면 이것이 <검은사막>이 여타 MMORPG와 차별화되는 점이다.

메인 스토리와 관계없는 의뢰를 구분하는 표시가 명확해지긴 했지만, 테마파크형 MMORPG에 익숙한 유저들이 이 안내에 그대로 따라줄지는 미지수다. 이런 위험에도 수많은 공헌도∙친밀도 의뢰를 추구하는 것에 대해 권정훈 기획자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답했다.

“같은 길만 반복 제공하는 것은 재미없는 구조죠. 현실과 타협해 메인 퀘스트는 직선 구조를 택했지만, 그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 목표입니다. 어떤 캐릭터를 골랐는지, 어디에 터를 잡았는지, 누구와 자주 대화했는지까지. 환경과 취향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를 주고 싶었습니다. 최근에는 익숙하지 않은 방식이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목표를 포기할 수는 없죠. 물론 네 자릿수의 의뢰를 깨끗한 동선으로 묶을 수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웃음)


NPC와 친밀도를 쌓는 장면

<검은사막>이 꿈꾸는 게임은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 때마다, 혹은 다른 이와 같은 캐릭터를 키우더라도 자신만의 경험을 할 수 있는 게임이다. 1차 CBT에 선보였던 마을 공헌도와 NPC 친밀도, 2차 CBT에 대거 추가된 생활형 콘텐츠는 모두 이를 위한 것이었다. 

모험가 성향의 유저와 장인, 상인 성향의 유저가 플레이 경험이 다른 것은 기본이다. 똑같은 생산직(?)에 종사하고 있더라도 어떤 지역, 어떤 캐릭터와 연을 맺었느냐에 따라 얻을 수 있는 경험과 보상이 다르다. 심지어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이전 캐릭터와 똑같은 길을 밟더라도 캐릭터의 성별이나 캐릭터 생성 횟수에 따라 <검은사막> 세계가 보여주는 반응이 달라진다.

“작더라도 꾸준히 탐험할 수 있는 것이 생기는 게임, 계속 파고들 수 있고 이를 위해 고민할 수 있는 게임이 펄어비스와 우리의 목표죠.” <검은사막> 파이널 테스트 준비에 여념 없는 다음게임 함영철 검은사막 팀장의 첨언이다.


다음게임 함영철 검은사막 팀장


파이널  테스트로 최종 점검! OBT의 대규모 수상 콘텐츠를 기대해달라


9월 17일 진행되는 <검은사막> 파이널 테스트는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주기 보다는 2차 CBT 콘텐츠의 밸런스를 잡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방침은 올해 안에 있을 OBT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미 전투∙생산∙무역이라는 기본적인 틀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대신 파이널 테스트와 OBT에서는 이런 틀을 굳히고 넓히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처음 설명한 콘텐츠 간의 연계성 강화는 이러한 틀을 하나의 생태계로 묶으려는 계획의 일환이다. 그리고 OBT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생활형 콘텐츠에 집중한 사람도 공성전 등 전투 콘텐츠에서 '활약'할 수 있는 융합형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생활형 콘텐츠의 변화가 <검은사막>의 틀을 굳히는 것이라면, 파이널 테스트에서 처음 선보인 수상 콘텐츠는 <검은사막> 세계의 확장을 예고하는 콘텐츠다. 

파이널 테스트에서는 수로와 해로를 무역로로 이용할 수 있고 수영 기능이 추가됨으로 인해 물 위도 경쟁의 장으로 제공된다. 파이널 테스트에서는 이를 위해 ‘해류’나 ‘소용돌이’ 같은 수상 콘텐츠 전용 기후(?)까지 구현되어 있다.

그리고 올해 안에 있을 OBT에서는 이를 주춧돌 삼아 대규모 수상 콘텐츠가 추가될 예정이다. OBT 첫 대규모 업데이트로 공개되는 지역 ‘메디아’는 강과 바다로 둘러싸인 국가다. 특히 메디아는 설정상 <검은사막> 세계에서 손꼽히는 상업국이기 때문에, OBT에서는 배를 이용한 무역과 약탈이 비중 있게 다뤄질 예정이다.


메디아 타라프 마을의 전경

물론 이같은 전망은 19일부터 진행될 파이널 테스트가 원활히 끝났을 때의 이야기다. 11일간 진행되는 이번 테스트는 OBT를 준비하기 위한 종합 테스트에 가깝다. 테스트 콘텐츠도 접근성이나 콘텐츠 간 밸런스 등 라이브 서비스 중심으로 맞춰져 있고, 서버 또한 <검은사막> 최초로 24시간 풀가동된다.

그런만큼 펄어비스와 다음게임이 바라는 것도 가감 없는 의견이다. 다음게임의 함영철 팀장은 “<검은사막>이 4년여의 개발 끝에 새로운 여정을 준비하려 합니다. 캐치프레이즈처럼 이번 테스트가 '대장정의 서막'이 될 수 있도록 많이 참여해 주십시오”라고 부탁했다. 

펄어비스의 두 개발진 역시 “그동안 고생의 결실이 본격적인 첫 발을 내딛으려 합니다. <검은사막>이라는 아이가 잘 커나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격려, 질책 부탁 드립니다”라고 말했다. <검은사막>의 파이널 테스트는 9월 17일부터 28일까지 12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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