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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인재단 남궁훈 이사장 “게임, 예술로 인정 받으려면 나와야 한다”

온라인 공간에서 게임을 알리던 그가 오프라인 토론회에 나선 이유는?

김승현(다미롱) 2014-06-18 15:25:35
게임인재단 남궁훈 이사장이 ‘게임 중독인가, 예술인가?’ 토론회 참석했다. 남궁 이사장은 그동안 페이스북을 통해 게임매출 1% 징수법이나 중독법 등 각종 게임 규제 이슈에 대해 거침없이 의견을 밝힌 인물. 

하지만 그동안 그의 입담을 실제 토론장에서 볼 수 있었던 기회는 없었다. 그의 발언은 페이스북에서만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온라인을 벗어나 실제 공론의 장으로 나선 까닭은 무엇일까? 토론회 전 남궁훈 이사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게임인재단 남궁훈 이사장.

온라인에서의 의견 개진은 많았지만, 오프라인 토론회 참석은 처음이다.

남궁훈 이사장: 사실 처음에는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이 참석하기를 바랬다. 온라인 공간은 내가 가진 직함보다 개인의 입장이 더 잘 드러난다. 그래서 더 솔직하게 내 생각을 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프라인 토론회에 참석하면 개인보다는 내가 속한 자리나 직책이 더 두드러진다.

그런데 나는 현재 게임사업 일선에 있지도 않으며, 또 게임인재단 이사장이라는 애매한 위치에 있는 상태다. 물론 게임인재단도 궁극적으로 게임에 대한 호의적인 인식을 퍼트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현재 당면과제는 중소 게임사 지원이고, 또 게임계에는 K-IDEA라는 업계 대표자가 있다. 그래서 솔직히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도 토론회 참석을 결정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남궁훈 이사장:일단 그 전에 확실히 하고 것은 오늘 참석한 것은 게임인재단 이사장이 아닌, PC게임 시절부터 게임사업에 뛰어든 남궁훈 개인이라는 것을 명심해 달라. (웃음)

모처럼 국회에서 게임에 대해 호의적인 행사를 개최하는데, 일선에서 나오려는 이를 찾기 힘들더라. (웃음) 이런 행사가 개최됐는데도 산업에서 사람들이 나서주지 않으면 어떤 의원이 다시 이런 행사를 개최할까 걱정돼 참석을 결정했다. 

그런 의미에서 용기를 내 참석을 결정한 이정웅 대표에게 참 감사하다. 덕분에 PC게임 시절부터 산업에서 일해온 나와, 모바일게임 시대 날개를 편 신세대 게임인이 함께 할 수 있었으니까.


토론회의 주제가 ‘게임은 예술인가?’이다. 남궁훈 개인이 생각하는 ‘게임’은 무엇인가?

남궁훈 이사장: 나는 게임을 과거, 현재, 미래 3개로 나눠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인식은 게임의 과거만 너무 바라보고 있다. 음침하고 불량한 것이라는 예전의 인식이 지금의 규제를 만들었고 이것을 더 강화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게임 자체를 살펴보면 영화와 다를 바 없다. 게임에는 음악이 있고 이야기가 있고 미술이 있다. 나는 게임이 영화와 똑같은 종합예술이라고 생각한다. 대중문화라는 반박은 반박이 되지 않는다. 영화도 대중영화가 있고, 또 대중문화가 예술이 되고 예술이 대중문화가 되는 경우는 허다하니까. 

오히려 게임이라는 본질을 봐야 한다.


그럼에도 사회의 게임에 대한 인식은 영화와 너무도 다르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남궁훈 이사장: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일단 게임이 대중화된 지 오래되지 않았으니 이를 아는 이도 적을 테고 오히려 반발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게임인이 나서지 않아서라고 생각한다. 


게임업계가 정책이나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인가?

남궁훈 이사장: 그런 의미도 있다. 실제로 오늘 행사도 나설 사람을 찾기 힘들었으니. (웃음) 하지만 개인적으론 게임이라는 작품에 대해 소통하고 책임지는 문화가 희미하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예로 들어보자. 새로운 영화가 나오면 시작 전 감독을 알려주고, 개봉 전에는 시사회를 개최해 감독과 배우가 관객과 소통한다. 그들은 그럼으로써 자신이 어떤 것을 목적으로 연기를 했고 이야기를 만들었는지 이야기한다. 

그럼으로써 창작자의 메시지는 소비자들에게 더 잘 전달되고, 이렇게 스스로의 작품을 책임지고 소통하니 대중문화 속에 그 이상의 것을 녹이기도 한다. 하지만 게임은 가뜩이나 (실제) 사람이 그 속에 등장하지 않는데도, 밖으로 나서는 사람도 없다. 

그나마 PC게임 시절이나 온라인게임 초창기에는 그런 것이 있었는데 요즘은 이런 것을 찾기 힘들더라. 게임도 누가 이 게임이 만들었고, 왜 이런 게임을 만들었고, 어떤 메시지와 재미를 추구하려 했는지를 알려준다면 조금 더 빨리 예술이라고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업계 종사자들이 게임을 예술로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인가?

남궁훈 이사장: 이미 게임은 예술이다. 굳이 제작자들이 이를 예술이라고 인식할 필요는 없다. 다만 자신이 만든 결과물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했으면 한다는 것이다. 

사실 내가 게임인이라는 명칭을 쓰는 까닭도 과거 CJ에서 일할 때 영화인들이 스스로를 일컫는 말이 너무 인상적으로 느껴져서 그런 것이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영화인이라는 단어에는 그들만의 자존심과 동질감, (좋은 의미에서의)고집이 느껴지더라.

굳이 거창하게 표현하자면 ‘작가 정신’을 더 가져줬으면 한다고 할까? 그렇다면 자연히 자신의 작품에 대한 책임감도 커지고, 작품의 질도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책임과 애정이 커지면 정치 참여도 조금 더 많아지지 않겠는가?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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