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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기죽이기, “광고 수익형 게임의 표본으로 만들었다”

‘몬스터 기죽이기’ 개발한 자봅 스튜디오 권대현, 한수민 부부 개발자

주재상(버징가) 2014-03-03 16:18:52
지난 1월 말, <몬스터 기죽이기>란 모바일게임이 등장했습니다. 모 유명 모바일 RPG를 연상시키는 제목과 달리, 이 게임이 눈길을 끈 것은 광고였죠. 스킵이 불가능한 광고나 잘못 터치하면 앱을 종료하고 다시 실행해야 하는 광고 등, 광고 수익형 앱에서 보여줄 수 있는 광고는 모두 보여준 게임이었습니다.

모바일게임 초창기 시절에야 광고 수익형 게임이 많았지만, 요즘은 ‘광고는 돈이 안 된다’라는 인식 때문인지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인데요. 그러나 <몬스터 기죽이기>를 개발한 자밥 스튜디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태권아기> <모두의 밥풀> 등 다양한 광고 수익형 게임을 개발해 출시했습니다. 그들은 어떤 전략으로 게임을 개발한 걸까요? 직접 만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주재상 기자



자밥 스튜디오 권대현 대표, 한수민 AD.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권대현 대표, 한수민 AD: 반갑습니다. <몬스터기죽이기> <태권아기> <별에서 온 그대> <모두의 밥풀> 등 다양한 미니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자밥스튜디오입니다. 개발자는 저희 부부 둘이 전부입니다.


부부시군요! 부럽습니다(ㅠㅠ). 모바일게임 개발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권대현 대표: 원래 대기업에서 개발자로 4년간 근무하다가, 아는 형과 함께 ‘블루핑거’라는 회사를 만들었었습니다. 얼굴을 인식해서 전투력이나 바람기를 측정하는 앱을 만들다가 게임 개발로 전향해서 만든 첫 게임이 <마이무비스타 for Kakao>였어요. 

그렇게 블루핑거에서 3년여를 지내다 보니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더라고요. 자신에게 변화가 필요하겠다 싶어서 회사를 나와 개인 개발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또, 저희 부부가 3월 초부터 2달간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보통 회사원이 여행을 떠나겠다는 이유로 2달이나 휴가를 받을 순 없는 노릇이잖아요? 젊었을 때는 돈이 없어 못 가고, 늙어서 힘이 다 떨어졌을 때 가는 것은 싫고, 아직 자녀 계획이 없는 지금이 딱 적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회사를 박차고 나왔죠. 이렇게 여행을 떠나보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두 분은 언제부터 함께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하셨나요?

한수민 AD: 남편(권대현 대표)이 회사를 그만두고 난 뒤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제가 유명 팬시 회사에서 문구 디자이너로 활동했던 경력을 살려 남편을 돕고 있습니다.


부부가 처음으로 함께 세상에 내놓은 게임, <요리조리 비행기>.


광고 수익형 게임은 ‘돈이 안 된다’라는 인식 때문인지 요즘 정말 보기 드문데요.

권대현 대표: 스마트폰 초창기에는 인 앱 광고도 제법 쏠쏠한 수익 모델이었어요. <플래피버드> 같은 게임은 광고만으로도 엄청난 돈을 벌기도 했잖아요? 사실, 개발자들이 잘 선택하지 않아서 그렇지, 지금도 나쁘지 않은 수익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해외엔 광고 수입으로만 먹고 사는 회사가 몇 있어요. 

그리고 우리회사는 개발자가 둘 뿐인 데다, 곧 여행 계획도 있고, 인 앱 구매를 잘 설계해서 수익을 내기엔 여건이 부족했어요. 게다가 솔직히 요즘은 게임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마케팅 비용을 어마어마하게 쏟아 붓지 않으면 어려운 시기잖아요. 다들 쉬쉬해서 그렇지, 요즘 모바일게임은 말 그대로 ‘버티는 시기’라고 봐요.

그래서 ‘광고를 탑재한 미니게임을 최대한 많이 만들면, 개별 광고 수입은 적더라도 다 합치면 우리 부부가 먹고살 만큼은 나오지 않을까?’로 전략을 짰습니다. 조금이라도 돈을 벌어야 하니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이었어요. 물론 욕심부려서 광고를 무리하게 넣다가 욕도 많이 먹었던 적도 있죠. (웃음)


방금 말씀하셨던 ‘광고에 욕심부린’ 게임이 혹시 <몬스터 기죽이기>인가요?

권대현 대표: 아뇨, 다른 게임입니다. <몬스터기죽이기> 스토어 리뷰에 광고가 많다는 글이 달리기 시작하길래 처음엔 ‘대체 뭔 소리야?’라고 생각했어요. 그동안 다른 게임에서 해왔던 것처럼 게임 세 판에 광고 한 번 정도 뜨게 만들었었거든요. 그래서 무시하고 있었죠. 그런데 나중에 버그로 광고가 계속 떴다는 걸 깨닫고는 바로 수정했습니다. 그랬더니 악플은 줄어들더군요.


<몬스터 기죽이기> 초반 유저 반응. 다들 “게임은 재미있는데, 광고가….”라는 반응이었다.


다른 나라도 그렇지만, 우리나라 유저들은 특히 광고에 인색하지 않나요?

권대현 대표: 알고 있습니다. 사람마다 성향은 다 다르니까요. 하지만, 광고 수익형 게임은 분명히 게임의 한 종류고, 우리보다 광고를 많이 붙이는 게임도 있어요. 우리 게임에 광고가 많아서 하기 싫어진다면, 안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어쩔 수 있는 게 아니죠. 광고가 불편한 유저분들은 나중에 광고 없이 인 앱 결제로 설계한 게임을 만들면 그때 즐겨주시기 바랄 뿐입니다.


혹시 광고를 줄일 생각은 없나요?

권대현 대표: 아, <몬스터기죽이기> 버그 수정 전에는 제가 해봐도 정말 광고 때문에 짜증 나더라고요. (웃음) 물론 버그가 수정된 지금도 광고가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피드백이 오곤 하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있는 광고를 줄일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우리가 만든 게임은 인 앱 구매를 넣을 만큼의 가치를 유저들에게 제공해주지 못해서 광고를 넣은 거에요. 하지만, 유저들이 게임을 무료로 즐기는 대신 광고 한 번쯤은 봐줄 만한 가치를 지녔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싫은 유저분들은 다른 게임 하시라고 전해드리고 싶네요.


자밥 스튜디오는 <몬스터 기죽이기 2>를 출시했고, 3편은 기획 중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버그로 몸살을 앓던(?) 시절의 몬스터 기죽이기 광고 수익은 얼마나 되나요?

한수민 AD: 애초에 다운로드 수가 적어서 광고가 그렇게 많이 떴음에도 수익은 얼마 없었습니다. 참, 팁(?)을 드리자면, 배너 광고만 삽입하지 말고, 전면 광고와 동영상 광고를 함께 탑재하면 그나마 수익성이 높아져요. 배너 광고만 사용할 때보다 두세 배 늘어난다고 보시면 돼요.


미니 게임을 그렇게 많이 만들어도 광고 수익이 적나요?

권대현 대표: 다운로드 수가 20만을 넘어가면 어느 정도 수익이 나옵니다. 저희 게임은 하루에 많아 봐야 100명 정도가 받으니 수익이 많지는 않아요. 하루에 천 원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이런 게임 100개가 모이면 하루에 10만 원씩 벌 수 있잖아요? 그래서 최대한 많이 만들기로 마음먹은 거죠.

사실 요즘에 와서는 고민이에요. 여행을 다녀와서 재충전하고 나서도 지금처럼 공장형으로 게임을 만들어낼 건지 말입니다. <모두의 밥풀>이나, <태권아기> 같은 게임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일주일에 두세 개씩은 만들어낼 수 있거든요. 한편으로는 누가 봐도 부끄럽지 않을 수준의 게임도 만들어보고 싶어요.

그런데 규모 있는 게임을 만들려면, 게임을 만드는 동안엔 수입이 전혀 없고, 기껏 만들어 낸다고 해도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거든요. 입에 풀칠할 만큼의 수익이 날 지도 의문이고요. 이래저래 고민이 많습니다.


타이밍 맞춰 못된 형아들을 발차기로 혼내 주는 게임, <태권 아기>.


‘언젠가 이런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라는 게 있나요?

권대현 대표: 약간 엽기적인 콘셉트의 SNG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아무래도, <마이무비스타 for Kakao>를 만들어봐서 그런지 SNG 개발은 자신 있어요. 농장경영 게임들은 대개 아기자기하고 귀엽잖아요. 그걸 비트는 거죠. 콘셉트는 구상 중이지만, 대강 말씀드리자면 불지옥, 똥지옥에서 죄인들을 키우는 게임이에요.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요?


게임을 상당히 많이 출시하는데, 아이디어는 어떻게 마련하시나요?

한수민 AD: 서로 말장난하다가 문득 ‘삘’이 꽂히면 바로 만들기 시작하는데요. 보통 평소에도 말장난을 좋아하는 남편이 주도하곤 합니다. 


게임을 제작하면서 생긴 재미난 에피소드 하나만 소개해 주세요.

한수민 AD: <모두의 밥풀>이란 게임을 만들고 나서 직접 플레이해보니 우리가 해도 재미가 없는 거에요. 그래도 그동안 만드느라 수고했던 게 아까워서 그냥 출시했는데, 어느날 ‘방탕소년단’이란 아이돌이 자신들의 블로그에서 팬들에게 우리 게임을 보여 주더니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오르더라고요. 그래서 지금도 그 게임이 우리가 낸 게임 중에선 수입이 가장 많은 게임이에요. 자랑할 만큼은 아니지만….
 

<모두의 밥풀>을 블로그에 소개했던 방탕소년단은 현재 블로그를 폐쇄하고 데뷔 준비 중이다.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던 예전 직장 생활이 그립지 않나요?

권대현 대표: 지금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게임도 개발하고 자유롭게 여행도 다니는 우리를 부러워할 거라고 생각해요. 반대로 저희는 고정적인 수입이 있는 사람들이 부럽죠. 그래도,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원하는 걸 실컷 해 봐야죠. 물론, 지금 하는 일이 잘 안 되면 재취업할 생각도 있습니다.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요. 다만, 그렇게 되지 않길 바랄 뿐이죠.


자밥 스튜디오의 올해 계획은 무엇인가요?

권대현 대표: 사실, 요즘 북미, 중국, 일본의 스타트업 퍼블리셔들에게 같이 해보자는 제안을 받고 있어요. 실제로 <요리조리 비행기>는 중국 퍼블리셔를 통해 출시하기도 했고요. 가능한 여러 회사와 협력해서 게임을 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서, 일단 여행에서 돌아오면 이것부터 시작할 계획이에요.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권대현 대표: 저희 게임 받아주세요! 오래 즐길만한 게임이라고 장담하진 못하더라도, 한 번쯤은 다운로드 받아 플레이해볼 만한 가치는 충분다고 생각합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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