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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새 없이 터지는 스피드 액션 퍼즐, ‘좀비롤’

스마트탐방: 인디 모바일 게임 개발사 ‘321게임즈’

주재상(버징가) 2014-01-29 11:02:41
[스마트탐방은?] 스마트 탐방은 다양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개발사들을 찾아가 그들의 비전과 주요 신작을 살펴보는 연재물입니다.

오늘 소개할 곳은 <좀비롤>을 개발한 ‘321게임즈’입니다. 게임 개발자의 꿈을 키워오며 평범한 인생을 살아오던 30대 중반의 세 남자가 의기투합해서 설립한 인디 개발사입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열정을 무기 삼아 꿈을 이뤄가는 젊은 개발사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들이 개발한 <좀비롤>은 언뜻 보면 머리 꽤나 써야 할 것 같은 퍼즐 게임이지만, 실제로는 간단한 룰과 팡팡 터지는 액션을 강조하는 작품입니다. 규칙이나 캐릭터들의 모습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인디’ 개발사다운 독특한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는데요. 먼저 영상으로 확인해 보시죠. /디스이즈게임 주재상 기자

<좀비롤> 게임 소개 영상.



들어올 땐 퍼즐이지만, 나갈 땐 액션 게임이란다!

 

321게임즈가 개발한 <좀비롤>은 언뜻 보면 고전 퍼즐 게임 <뿌요뿌요>의 좀비 스킨 버전으로 착각하기 딱 좋은 겉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같은 색의 ‘좀비 머리’가 3개 이상 모이면 터지는 퍼즐 규칙 때문인데요. 개발자들도 이를 걱정해서 <뿌요뿌요> 동호회 회원들에게 테스트를 요청하기도 했다고 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게임을 한 판 플레이 해보면 둘은 확실히 다른 성격의 게임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치밀한 계산 하에 최대한 많은 콤보를 노려야 고득점을 노릴 수 있는 <뿌요뿌요>와 달리, <좀비롤>은 그야말로 아무 생각 없이 블록을 쌓아도 ‘팍팍’ 터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발사에서 내세우는 장르명도 ‘스피드 액션 퍼즐 게임입니다. 


현재 <좀비롤>은 iOS 버전만 론칭한 상태이며, 북미 마켓에선 ‘퍼즐 장르 추천 게임’에 선정되기도 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321게임즈는 iOS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많은 국내 유저들도 즐길 수 있도록 현재 안드로이드 버전 출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2월 출시 예정) 

 

현재 서비스중인 iOS 버전은 멀티 플레이 모드만을 지원하지만, 개발사에서는 조만간 싱글 플레이 개념의 ‘아케이드 모드’를 업데이트할 계획입니다. 아케이드 모드에서는 탑 뷰 슈팅 같은, 전혀 다른 장르로의 확장도 계획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개발사에서는 좀비를 소재로 한 종합 놀이동산’이 <좀비롤>의 최종 완성형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언뜻 보면 <뿌요뿌요>의 좀비 스킨 버전. 그러나 실제로 플레이 해보면 다른 게임이다.  

  


미니 인터뷰 - “배는 고프지만, 인디 게임 개발이 정말 행복하다.”

 

왼쪽부터 321게임즈 김동현 AD, 이훈배 기획, 최정욱 대표.

  

TIG> 만나서 반갑습니다. 먼저 321게임즈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최정욱 대표> 서로 다른 길을 걷다가 늦은 나이에 의기투합해서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한 창고형 개발자들입니다. 창업 멤버이자 개발자는 모두 3명이고, 그 외엔 홍보 일을 도와주는 객원 멤버가 한 명 있습니다. 처녀작 <좀비롤>을 iOS로 출시했고 현재 국내 유저들에게 선보일 안드로이드 버전과 싱글 플레이 기능을 탑재한 1.1 업데이트를 준비 중입니다.


TIG> 개발자들 이력이 독특하다고 들었습니다.

이훈배 기획> 최정욱 대표는 예전부터 게임 개발을 꿈꾸기만 했던 대기업 사원이었고, 김동현 AD는 자신만의 그림체로 게임을 개발해보고 싶었던 미술 전공 출신의 평범한 술집 사장이었습니다. 이 중에서 제대로 된 게임 개발 경력이 있는 사람이라고는 과거 피처폰 시절부터 모바일 게임을 개발해왔던 저 혼자밖에 없습니다.

2013년 1월에 회사를 차리고 각자 재택근무로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기획서 피드백이 2~3주 뒤에 오는 등. 떨어져서 개발하는 것은 안 되겠다 싶어서 지금의 사무실로 옮겼어요. 아는 분의 도움을 받아서 오피스 쉐어 형식으로 임대했습니다. 딱히 투자받은 것도 없어서 임대료는 멤버들이 각자 지갑을 털어 충당하고 있습니다. (웃음)


321게임즈 사무실 모습. 다른 회사 사무실의 일부를 임대해서 4명이 사용하고 있다.


TIG> 게임을 보니 그림 분위기가 기괴해요. 솔직히 한국에서 인기 있을 법한 그림체는 아닌데요?

김동현 AD> ‘취향 타는’ 그림체인 것은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는 국내 개발자들에게 게임을 보여 줘도 평이 그다지 좋지 않더군요. ‘딱 봐도 북미를 노린 듯한, 국내에서는 안 먹힐 그림’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죠. 실제로 북미에 먼저 런칭해보니 유저들이 정말 좋아해 줬습니다. 어떤 유저는 콘셉트 아트만 보고 ‘귀엽다, 맘에 든다’ 함께 일하고 싶다는 메일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웃음)

이훈배 기획> 사실 처음엔 <좀비롤>은 게임 개발을 경험해볼 겸. 3개월 안에 간단하게 ‘만들고 치울 생각으로 개발한 게임이었습니다. 그런데 김동현 AD가 낮에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고, 밤에는 졸린 눈 비비면서 정말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 거예요. 평소에 꿈꿔오던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말입니다.

결국, 저와 최정욱 대표가 김동현 AD의 열정에 감복해서 그만의 독특한 그림체가 온전히 담겨 있는 <좀비롤>을 제대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도 저희의 능력이 닿는 한 김동현 AD의 그림을 우리 게임만의 색깔로 만들며 지켜줄 생각입니다.

최정욱 대표> 아내에게 보여줬더니 오히려 ‘요즘 나오는 게임들은 그림이 다 똑같이 생겼던데, 이건 좀 독특하네?’란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때 확신했죠. 그저 대중성만 갖추는 게 답이 아니라는 사실을요. 그렇다고 아예 대중성을 배제하는 건 아니고 적절한 합의점을 찾을 겁니다. 일례로 지금은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분홍 좀비라거나 꽃을 든 좀비 캐릭터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다소 징그러워 보여도, 잘 찾아 보면 귀여운 구석을 하나쯤 발견할 지도 모른다. 하나쯤은….


몸은 가난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어서 마음은 행복하다고.


TIG> 어렵게 개발한 게임인데, 수익은 어느 정도인가요?

최정욱 대표> 사실 거의 없습니다. (웃음) 지금은 이용자를 최대한 많이 늘리는 것이 목표라서 굳이 유료 결제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게임을 설계했습니다. 그래도 희망이 있다면 최소한 회사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이익은 거두고 싶습니다.


TIG> <좀비롤>만의 색깔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이훈배 기획> 이 게임은 생각 없이 블록을 막 쌓아도 알아서 잘 터지게 설계된 게임입니다. 그래서 다른 퍼즐에 비해서 속도감과 액션이 확실히 살아 있습니다. 또 오히려 생각하면서 플레이하는 것보다, 처음에는 그냥 생각 없이 블록을 막 던져야 수월하게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두뇌를 잠시 꺼 둬야 재미있다고 할까요?

현재 유저들은 모바일 퍼즐 게임에 식상함을 느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기존의 머리 쓰는 퍼즐 게임들과의 차별화를 꾀하려고 했고 그보다 액션을 강조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퍼즐을 완전히 등한시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퍼즐 게임으로서의 재미를 원하는 유저들 역시 얼마든지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정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TIG> 퍼블리셔와 계약하거나 메신저 플랫폼에 입점할 계획이 있나요?

최정욱 대표> 당분간은 없습니다. 큰 회사에 들어가면 유행따라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또 기껏 고생해서 출시한 게임도 재미가 없거나 반응이 별로라면, 손봐서 재평가받을 생각보다는 바로 차기작으로 넘어가곤 합니다. 

즉, 개발자가 만들고 싶은 게임이 아닌, 사장님이 원하는 게임을 만들게 된다고 할까요? 저희는 그러기 싫기에 가난을 견뎌가며 인디 개발사 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기왕 어려운 길에 도전하는 김에 세계 시장도 노려볼 생각인 것이고요. 당장 우리가 출시한 게임이 유저들에게 큰 반응이 없더라도, 일단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고 차분하게 결과를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TIG>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정욱 대표> 안드로이드 버전 개발이나 1.1 업데이트로 개발을 마무리 짓지 않고, 적어도 11월까지는 <좀비롤> 개발을 이어나가려 합니다. 핵심 기능만 론칭한 뒤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아가며 게임을 완성한 <마인크래프트>처럼, 저희도 유저들과 함께 게임을 완성해나가려고 합니다. 인터뷰 보시고 저희 <좀비롤> 많이 즐겨 주세요. (웃음)


‘321게임즈’란 사명은, 3명이 성공하면 결국 1명만 남고 나머지는 쫒겨나는 게 아니라, 끝까지 3명이 함께 하겠다는 역설적인 의미라고 한다.


<좀비롤> 캐릭터 원화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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