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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심이요? 처음부터 ‘여자 오타쿠’를 노렸어요”

‘집사들의 연애사정’ 개발팀 스튜디오 시럽

송예원(꼼신) 2013-12-27 12: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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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당신 곁을 지켜줄 멋진 집사들이 찾아갑니다


20 만에 찾아온 폭염으로 옷깃 스치는 조차 짜증 났던 여름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찬바람 솔솔 불어오는 12월도 끝나갑니다. 올해 크리스마스만큼은 홀로 보내지 않으리라 다짐했건만, 옆자리를 지키고 있던 어김없이 <나 홀로 집에> 남겨진 캐빈뿐이었죠

 

, 당신 곁을 지켜줄 멋진 집사들이 찾아갑니다라는 다소 상투적인 홍보문구에 눈길이 갔던 이유는 때문이었나 봅니다. ‘캐빈보다는 외롭게 만들어 같았으니 말이죠자그마한 피처폰 속에서 여성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던 집사들이 보다 선명한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집사들의 연애사정> 주인공이죠.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게임은 2008 처음 출시됐고 지난해 게임으로도 출시돼 수많은 팬층을 확보하며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요. 지난 17 모비클은 <집사들의 연애사정> 한글화해 스마트폰 버전으로 출시했습니다. 그것도 비주류로 분리되는 여성향 게임’(여성 유저를 타깃으로 장르의 게임)임을 내세워서 말이죠. 

 

 

<집사들의 연애사정> 공식 트레일러  

 


게임의 진행방법은 기존의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텍스트 기반의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중간에 제시되는 선택사항 하나를 선택해 호감도를 얻습니다. 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일정의 호감도를 쌓아야 합니다. <집사들의 연애사정> 일본에서 나름 흥행을 거둘 있는 이유는 뻔하기 그지 없는 게임방식이 아닌 바로 스토리에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공주님이 되는 신데렐라 스토리와 이루어 없는 금단의 사랑은 수 세기 동안 이어진 전통적인 여성의 로망’ 일거에요. <집사들의 연애사정> 가지를 모두 담았습니다. 주인공은 재벌가에 시집가는 언니 덕분에 어느 갑자기 부잣집 아가씨가 되는 것도 모자라, 훈훈한 비주얼의 전속 집사와 해서는 안 될 비밀 연애까지 시작하죠.

  


원작에서는 주인공이 일본의 평범한 여고생이지만, 국내 버전은 국제결혼하는 언니를 따라가는 한국인으로 변경했습니다. 저택에 들어가 일본의 예법을 배운다는 원작 스토리는 한국에서는 낯설게 다가올 있는데요. 한국에서는 당연히 주인공이 한국인이기에 스토리도 자연스럽게 외국의 문화를 알아가는 것으로 바뀌었죠. 또한, 연령도 여고생에서 입시에 실패한 20 여성으로 수정해 해외로의 현실 도피라는 보다 극적인 요소가 추가되어 감정 몰입을 높입니다.

 

국내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모바클의 스튜디오 시럽 자신들을 여성향 게임 전문 팀으로 소개했습니다. <집사들의 연애사정> 시작으로 여성을 위한 연애 시뮬레이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습니다

 

국내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성공할 있을지 의구심도 생겼지만, ‘이런 고마운(?) 생각은 누가한 걸까?’, ‘ 된다는 장르를 놔두고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여심을 넘어 여자 오타쿠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 당당히 포부를 밝힌 모비클 여성향 게임 전문 스튜디오 시럽 디스이즈게임에서 만나봤습니다.

  

왼쪽부터 모비클 스튜디오 시럽 이선영 사원 김현아 책임연구원, 정진 PM

 

 

여자들과 공감하는 개발 팀 ‘스튜디오 시럽’

  

모비클보다는 이름을 강조하고 있어요. ‘스튜디오 시럽 어떤 곳인가요?

 

정진 PM(이하 정진): 스튜디오 시럽은 모비클 내에서도 여자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자!”라는 목표로 꾸려진 프로젝트 팀입니다. 이름은 연애시뮬레이션 장르만큼은 유저들에게 믿음을 주는 게임을 만들고 싶은 마음을 담아서 시뮬레이션 러브’(Simulation Love) 준말인 시럽(Si-lUV)으로 지었어요. 

 

스튜디오 시럽 공식 이미지.

  

장르 특성 때문인가요? 팀에 여성분들이 많은 같은데.

 

정진: 스튜디오 시럽의 독특한 점이 있다면 팀원들이 절반이 여성이라는 점이에요. 제가 직접 간택했죠.(웃음) 팀을 꾸릴 당시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게임을 기획하고 있던 만큼 여성의 감성과 생각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어요. 아무래도 같은 여성이라면 통하는 있잖아요.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가고 나서는 남녀 가리지 않았지만, 처음에는 가급적이면 여자들을 모으려고 애썼죠. 보통 다른 팀을 보면 기획자는 남자, 디자이너는 여자인 경우가 많은데 스튜디오 시럽은 반대에요. 기획은 제가 맡고 있고, 디자이너가 남자죠.

  

김현아 책임 연구원(이하 김현아): 덕분에 분위기도 다른 팀과는 많이 달라요. 미용실 얘기부터 어제 샀는지 사소한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이렇게 수다 떨면서 금방 친해지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일하는 분위기가 유해졌죠. 저는 프로그래밍 쪽이다 보니 그동안 남자들하고 일할 때가 많았거든요. 회의하면서 이렇게 많은 얘기를 하는 팀은 처음 봤다니까요.

 



 

사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은 주류라고 하기는 어려워요. 그런데 연애 시뮬레이션을 택한데다가 여성향 게임 지향하고 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정진: 저를 포함한 지금의 20~30 여성들은 한창 순정만화를 보며 연애를 꿈꾸던 세대들이에요. 이들을 만족시킬 있는 게임이 뭘까 고민했죠.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을 선택한 이유는 손안에서 순정만화 혹은 로맨틱 소설을 읽는 듯한 기분을 제공할 있다는 때문이었어요. 가지 재미를 동시에 느낄  있으니까. 주류로 분류되는 액션 RPG 퍼즐류 게임은 이미 많이 나와 있잖아요.

 

김현아: 기존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들은 남성 유저를 타깃으로 하는 게임이 주를 이뤘었잖아요. 남자들만 즐거우라는 법이 있나요.(웃음) 여자들이 좋아할 있는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을 만들고 싶었어요. 잘생긴 집사들을 내세워서 여성들을 유혹하고 있죠.

 

 

 

 

 

“한글화만 했냐고요? UI 디자인부터 번역까지 직접 고쳤어요 ”


<집사들의 연애사정> 원작이 있어서 사실상 개발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김현아: 원작이 피처 게임이었고, 최근에 출시된 버전은 웹게임이었어요. 일러스트와 시나리오 빼고 기술적인 부분은 전부 새로 작업했다고 보시면 돼. 각종 효과부터, 사소한 UI까지 전부 스마트폰에 맞춰서 새로 개발해야 했죠. 그래픽도 기존에는 저화질 위주여서 디자이너들이 전부 다시 작업해야 했어요.

 

솔직히 기술적으로 어려운 부분은 없었어요. 오히려 기존에 제가 해왔던 액션 RPG 비하면 수월한 편이죠. 문제는 시간이었어요. 게임 개발이 결정된 후에 팀을 결성하고, 기획하고, 출시하는 데까지 4개월이었습니다. 비교적 시간이 소요되는 프로젝트만 해오다가 짧은 시간 내에 결과물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어요. 특히 번역까지 도맡았던 정진 PM님이 장난 아니었죠?

 

 

전문 번역가를 따로 두지 않고 직접?

 

정진: , 죽는 알았어요.(웃음) 힘들었지만 포기할 없는 부분이었죠. 기존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면서 제일 아쉬웠던 부분 하나가 번역이었거든요. 대화 위주로 진행되는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은 현지의 어투가 그대로 반영되는 경우가 많은데, 개인적으로 보다 한국말 같은 자연스러움을 원했어요. 1 작업 후에 하나하나 변경하느니 처음부터 내가 하는 낫겠다 싶었죠. 비용적인 문제도 있었지만요.

 

김현아: 같은 한국말이어도 남녀가 사용하는 말투도 다르잖아요. 미묘한 차이이긴 한데, 그게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확연하게 다른 느낌이 있거든요. 여자 PM이라는 무기가 있는데 활용해야죠.

 

 

1차 번역 원고가 완성되면 내부적으로 2~3번의 검수과정을 거친다. (출처: 공식 SNS)

  

텍스트에 신경을 것도 좋지만 기존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과 달리 음성지원 같은 차별점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워요.

  

정진: 일본 원작의 경우 게임이 히트한 후에 드라마CD 발매됐었는데요. 사실 게임을 한국에 가져오겠다고 했을 때는 라디오 드라마에 출연했던 성우들을 그대로 기용할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있어요. 그런데 계약조건이 너무 복잡하더라고요.(웃음)

 

현재로서는 일본 성우 버전은 힘들 같고, 한국 성우를 섭외하기 위해 협의 중입니다. 남자 주인공인 나카오카 히사시, 마카베 나오키, 오오키 타카야의 목소리를 게임 안에서 직접 만나보실 있을 겁니다.

 

 

“단순한 ‘여심’보다는 ‘여덕’을 노렸어요”


원작과 한국어 버전의 다른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정진: <집사들의 연애사정> 원작은 평범한 여고생이 언니가 재벌에게 시집을 가면서 덩달아 부잣집 ‘아가씨’가 된다는 이야기로 꾸며져요. 안에서 일본의 전통문화라든지 예의를 배우는 주된 스토리인데, 이걸 어떻게 현지화 있을까 고민했어요. , ‘집사’라는 콘셉트 자체가 이질감을 준다는 의견도 나왔죠. 국내에서는 집사라는 직업 자체가 없어서 상상은 수는 있어도 구체적으로 닿지는 않잖아요. 그렇다고 해서 메인 콘텐츠인 ‘집사’를 버릴 수는 없었어요. 시나리오를 유지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고요.

 

먼저 한국의 여성이 외국으로 건너간다는 설정으로 바꿨습니다. 낯선 일본의 문화를 배우는 콘셉트죠. 원작과 다른 점이 있다면 중간에 “한국에서는 이렇지 않은데”와 같은 대사를 삽입해서 한국 게임의 느낌을 살렸어요. 외국으로 건너간다는 설정은 집사라는 콘텐츠를 이질적이기보다 판타지적인 요소로 만들어주었어요.

 

김현아: 원작과의 가장 차이점은 난이도에요. 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NPC와의 대화를 통해 일정의 호감도를 얻어야 하는데, 기준점수가 원작에서는 매우 낮았거든요. 한국 게임 유저들은 장르를 불문하고 콘텐츠 소비 속도가 빨라서 원작 그대로 반영했다면 한국 유저들은 싱겁다고 느꼈을 거에요. 난이도를 높였음에도 불구하고 출시한 일주일 정도 지난 지금 엔딩을 유저들이 적지 않아요. 덕분에 업데이트 일정도 당겨졌습니다.(웃음) 

 


<집사들의 연애사정>에서는 훈훈한 집사에게 일본을 배우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물론 연애도 하고.

 

 

여성향 게임은 단순히 여자들이 좋아하는 게임보다는 코어한 느낌이 있어요. 유저들에게 접근하는 것부터 쉽지 않을 같은데.

 

정진: 그래서 타깃팅을 분명히 했죠. ‘여성 오타쿠’를 공략하자.(웃음) 물론 여성 오타쿠들이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을 좋아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여성향’ 장르 특성에 친숙한 분들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을까 싶었어요. 원작 게임을 접했던 유저들도 있을 수도 있고요.

 

일단은 SNS 통해 정보를 함께 공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직접 만나기 위해 서울 코믹월드도 참가할 예정입니다. 따로 이벤트는 준비한 없지만, 원들이 직접 나가서 게임 홍보도하고, 유저들에게는 소박한 선물도 전달하려고요.

 

서울코믹월드에 나가는 단순히 게임을 홍보하는 이상으로 바라는 있어 보여요.

 

정진: 가장 이상적인 꿈은 <집사들의 연애사정> 화제를 낳고, 인기를 얻어서 2 창작물이 많이 나오는 거에요. 저도 유저로서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상상했던 것들이 많았거든요. 중간에서는 이런 얘기가 있었으면혹은 이런 장면이었으면 좋았을 텐데하는 것들. 능력자분들을 만나고 싶네요.

 


스튜디오 시럽은 28일부터 양일간 개최되는 ‘제 121회 서울코믹월드’에 기업부스로 참가한다. 부스를 찾아오는 방문객에게는 위 이미지의 엽서 6종과 함께 게임 아이템을 지급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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