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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드컵] 세계 정상 SKT1, “태어나서 가장 기쁜 날”

10억 넘는 상금 사용 계획과 우승 스킨에 대한 생각은?

오경택(뉴클리어) 2013-10-05 20:05:40

왼쪽부터 SK텔레콤 T1의 배성웅, 정언영, 이상혁, 채광진, 이정현 선수.

SK텔레콤 T1(이하 SKT1)이 세계 최고의 <리그 오브 레전드> 팀으로 우뚝 섰다.

 

SKT1은 5일 미국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시즌3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결승전에서 중국의 로얄클럽 황주를 상대로 3:0 완승을 거두며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올라섰다.

이번 롤드컵 우승팀에게 주어지는 트로피 ‘소환사의 컵’과 상금 100만 달러(약 10억7,000만 원)의 주인공이 된 SKT1 선수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롤드컵 최고의 스타로 유명세를 탄 ‘페이커’ 이상혁은 ”태어나서 가장 기쁜 날이다”는 승리 소감을 전했으며, 미국 생활과 롤드컵 우승 스킨에 대한 생각, 상금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은 결승전 직후 SKT1 선수들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LA(미국)=디스이즈게임 오경택 기자



우승 직후 ‘소환사의 컵’을 들어올리고 있는 SKT1.


롤드컵에서 우승했다. 소감은?

배성웅(벵기): 최고의 대회에서 우승한 게 정말 기쁘고, 이 기세를 계속 유지할 수 있으면 좋겠다.
채광진(피글렛): 우선 기분이 좋고, 다음에도 꼭 우승하고 싶다.
이상혁(페이커): 오늘이 태어나서 가장 기쁜 날이다. 
정언영(임팩트): 세계 대회에 내 이름을 남길 수 있어 기쁘다.
이정현(푸만두): 시즌3의 세계 대회에서 우승해 영광스럽고 즐겁다. 이런 기회가 또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에도 다시 우승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룹 스테이지부터 경기를 해서 미국에 오래 머물렀는데, 힘든 점은 없었나?

채광진: 밥이 맛없는 것들만 나와서 먹기 힘들었다. 빨리 한국에 돌아가서 김치찌개를 먹고 싶다.
이상혁: 한국에서는 중간 중간 쉬는 시간이 있었는데, 미국에 와서 하루에 14시간씩 연습하느라 정말 힘들었다.
정언영: 밥이 정말 안 좋았다. 쌀이 길쭉한 모양이라 한국의 쌀밥 맛이 아니었다. 그리고 미트볼이 너무 기름졌다. 그래도 ‘인앤아웃’ 햄버거는 정말 맛있었다.
이정현: 시차 적응 문제가 가장 힘들었다. 그 후엔 식사 문제가 있었다, 4강 이후에는 연습 상대를 구하기 어려워서 고생했다.
배성웅: 물건을 사러 갈 때 영어 실력이 부족해서 힘들었다. 피자를 한 판만 시키고 싶었지만 실수로 두 판을 시켜버린 적도 있다.(웃음)




미국에서도 매일 10시간 이상 연습하는 강행군이었다.


단기간 동안 진행된 롤드컵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뒀는데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이상혁: 롤드컵에서 딱히 어려움을 겪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그냥 한 경기씩 패배했을 때 조금씩 심리적으로 힘들었던 경우가 있었다. 연습 때마다 못하는 선수가 종종 있어서 수습하느라 고생했던 기억은 있다. 다섯 명이 싸는’ 주기가 있어서 치우느라 힘들었다.(웃음)


팀워크를 잘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배성웅: 항상 잘 싸운다. 싸우고 나서 바로 풀리기 때문에 서로 거리낌이 없다.
채광진: 스크림 때는 안 그런데, 경기에선 서로 양보를 잘해준다. 하지만 오늘은 펜타킬을 빼앗겼다.(웃음)
이상혁: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아서 서로 편한 것 같다.
이정현: 나와 상혁이가 5살이나 차이가 나는데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웃음)
정언영: 친하지 않으면 편하게 잘못을 지적하기 힘든데, 워낙 친해서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이다.


우승 후 세리머니가 다소 약했다는 평이다.

채광진: 재미있게 하고 싶었는데, 스태프 분이 태극기를 내려 놓고 중앙 무대로 가라고 해서 제대로 된 세리머니를 하지 못했다. 아마 안전사고를 걱정해서 그랬던 것 같다.




우승한 후 무대로 걸어나오는 모습(위)과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SKT1 선수들(아래).


‘페이커’ 이상혁에 대한 국내외 팬들의 기대가 매우 컸는데 부담을 느끼진 않았나?

이상혁: 팬 분들이 나를 의식해 주시면 나도 팬 분들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그냥 내게 주어진 시험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연습에 집중했고, 자만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이번 롤드컵에서 ‘페이커’가 많이 부각됐지만 ‘피글렛’의 활약도 우승에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원거리 딜러로서 자신의 위치는 현재 어느 정도 되는 것 같나?

채광진: 지금은 당연히 1등이라고 생각하는데, 계속해서 잘하는 선수들이 나오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속으로는 잘 알고 있다.(웃음) 코치님께서도 멘탈을 잘 잡아주고 계셔서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정언영 선수는 잭스만 세 번 연속으로 플레이했는데, 준비된 전략이었나?

정언영: 1세트 때 잭스를 가져오는 게 목표였다. 말파이트가 상대적으로 하는 일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잭스를 계속 골라 로얄클럽에게 ‘어떻게 대응할래?’라는 물음을 던져 봤다.




롤드컵 기간 중 기억에 남는 경기와 가장 애착이 가는 챔피언이 있다면?

이상혁: 거의 다 기억에 남는데, 개인적으로 시청자들이 볼 때 재미있었던 경기는 OMG와의 조별 예선 두 번째 판이었을 것 같다. 그리고 딱히 애착이 가는 캐릭터는 없다. 여기에 처음 올 때는 아리가 좋다고 생각해서 계속 사용해 봤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그래도 아리는 여전히 좋아하는 챔피언이다.


라이엇게임즈의 발표에서 이상혁은 마이클 조던과 비교가 됐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이상혁: 어제 휴대폰으로 기사를 보고 매우 놀랐고, 기분도 이상했다. 농구를 엄청 잘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와 <LOL>만 하는 나를 비교해 주시다니 굉장히 영광스러웠다. 하지만 아직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서 앞으로 그런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롤드컵 결승전이 열린 LA 스테이플스 센터. NBA 유명 팀 LA 레이커스의 홈구장이다.


<LOL> 프로리그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정언영: 개인적으로 프로리그는 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16강 정도가 가장 재미있는 것 같다. 기간이 너무 길면 리그 자체의 긴장감이 줄어들 것 같고, 아마추어들에게 기회도 적게 주어질 것 같기 때문이다.
이상혁: 최근 리그를 지켜보면 <LOL>에 있는 챔피언들이 골고루 선택되지 않아서 재미가 떨어지는 것 같다. 선수들은 이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좋은 챔피언만 고르게 되는데, 라이엇게임즈에서 이걸 인지해 조금 고쳐줬으면 좋겠다. 라이엇의 노력이 많이 필요한 것 같다. 밸런스가 엉망이라는 뜻이 아니라 게임의 특성 상 어쩔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는 얘기다.


롤드컵 우승으로 정점을 찍었는데, 몇 살까지 게이머로 활동할 계획인가?

정언영: 갈 때까지 해볼 생각이다. 나이는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 내 실력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언제까지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상혁: <LOL>은 업데이트가 많은 게임이라 새로 생겨나는 메타’를 열심히 쫓아가야 하기 때문에 적응을 빨리 해야 하는데, 그런 이유로 게이머 생활을 오래하긴 힘들 것 같다. 현재의 내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한다고 생각하지도 않기 때문에 게이머로서의 수명은 짧을 것 같다.


SKT1과 로얄클럽의 결승전을 보고 있는 관람객들.


최근 연속된 대회에서 계속 우승하고 있는데, 상위권의 성적은 언제까지 유지가 가능할 것 같나?

정언영: 시즌4에 얼마나 적응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느 정도 상위권에는 계속 머물러 있을 것 같다.
이상혁: 이번 (롤챔스) 윈터 시즌 때 어떻게 할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100만 달러의 상금은 어디에 쓰고 싶나?

이상혁: 치킨 1만 마리를 먹으려 했는데, 너무 배부를 것 같아서 100마리만 먹을 것이다. 나머지는 저축하겠다.
정연영: 광진(피글렛)이 형에게 가방을 사주기로 약속했다. 그 후에 내 옷도 조금 사고, 남는 돈은 저축할 것이다.
배성웅: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일단 돈을 받게 되면 저축할 것 같다.
채광진: 일단 어머니께 돈을 드리고, 집의 빚을 갚겠다. 그리고 내 옷도 사고,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에게도 옷을 사주겠다.
이정현: 집의 빚을 갚고, 나중에 돈을 쓰게 될 일이 있을 것 같으니 저축할 것이다. 거의 가족에게 쓰게 될 것 같다.




아직 라이엇에서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말했지만, SKT1의 롤드컵 우승 스킨이 나온다면 각자 어떤 챔피언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나?

배성웅: 리신을 너무 좋아해서 리신 스킨을 원한다.
채광진: 베인이라는 캐릭터가 내 실력을 향상시켜줬기 때문에 애착이 간다. 베인 스킨이 나왔으면 좋겠다.
이상혁: 나는 아리 스킨이 만들어져서 많이 팔리길 바란다. 하지만 내 스킨이 나오더라도 경기에서는 쭉 ‘노 스킨’으로 나설 것이다. RP(캐시)를 살 돈이 있으면 그냥 저금하든가 치킨을 사 먹겠다.
정언영: 신지드를 원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별로 하질 못했다. 대신 잭스도 괜찮을 것 같다.
이정현: 자이라나 나미 스킨이 나오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배성웅: 코치님이 눈에 다래끼가 나셨는데, 그 정도로 신경 써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채광진: 일단 나를 선수로 뽑아주셔서 감사하다. 그리고 오늘 내 실수를 막아준 팀원들에게도 고맙고, 어머니께서 꽃 목걸이를 사오겠다고 하셨는데 꽃이 시들면 아까우니까 그러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두 코치님께 모두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이상혁: 잘하는 게 게임밖에 없는 내가 프로게이머가 될 수 있게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또 한국 팬들은 물론, 북미 팬들과 몬테크리스토 해설자에게도 감사하다.
정언영: 김정균 코치님께 정말 감사하다. 사실 입단 테스트 때 럼블로 열 관리에 실패해서 게임을 망쳤는데도 날 믿고 뽑아주셨다. 이게 다 코치님 덕분이다. 거리낌 없이 대해주시고 항상 친절하게 챙겨주시는 최병훈 코치님께도 감사드린다.
이정현: 일단 SKT1 사무국에 감사드리고, 함께 미국에 와서 우리를 챙겨주신 매니저님께도 정말 감사하다. 또 두 코치님들이 게임이 끝날 때마다 피드백을 해주셔서 우리가 우승할 수 있었던 같다. 정말 고맙다.




경기 중간, 또는 무대 뒤에서 작전을 논의하고 있는 SKT1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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