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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학원물로 돌아온 고동일 대표, “게임이 그리웠다”

‘마법학교 루시드 이야기’를 만든 얼트웨이브랩 고동일 대표

안정빈(한낮) 2013-09-13 12:05:55

2005년 <요구르팅>을 개발했던 얼트웨이브랩 고동일 대표(당시 메인 프로듀서)가 모바일게임 <마법학교 루시드 이야기>로 돌아왔다. 2010년 게임업계에서 벗어나 마케팅 사업을 시작한 지 3년. 마케팅 분야에서 성공을 거뒀지만 결국은 다시 게임을 만들고 싶었고, 지금이 어느 때보다 신난다는 그를 만났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 관련기사: (영상) 요구르팅 출신이 모였다! 마법학교 루시드 이야기

 

얼트웨이브랩 고동일 대표


<요구르팅> 이후 굉장히 오랜만이다.

고동일 대표: 회사를 세운 게 2010년이고 2009년까지는 게임과 관계된 일을 진행하긴 했다. 회사를 세운 후에는 페이스북 마케팅 쪽 사업을 진행했다. 국내에서는 2개밖에 없는 페이스북 선호 마케팅 개발사(Facebook Preferred Marketing Developer)에 선정되고 대기업 마케팅을 맡기도 했는데 결국은 태생이 태생이다 보니 게임이 만들고 싶더라.

온라인게임은 워낙 큰 돈이 들다 보니 엄두도 못 내고 있었는데 마침 모바일게임 붐이 불었다. 이거라면 모아 놓은 자금으로 해볼 만하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그래서 지금까지 번 돈을 쏟아부으며 즐겁게 만드는 중이다. 요즘은 만사 다 제쳐 놓고 게임 개발에만 집중하고 있다.


4월부터 개발해 9월에 출시했으면 첫 모바일게임 치고는 빠른 편이다.

정확히는 지난해 말부터 기획에 들어갔고, 올해 4월에 프로그래밍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약 5개월 만에 게임을 내놓았다. 원래는 3개월 안에 만드는 게 목표였다. 더 빨리 만들고 더 빨리 게임을 알리자. 그리고 안정성을 빨리 확보하고 홍보를 시작하자는 생각이었는데 만들다 보니 욕심이 조금씩 나더라. 그래서 이래저래 완성도를 높이다 보니 지금에야 나오게 됐다.

일단 빠른 개발을 지향하는 편이고, 시장반응을 보고 거기에 맞춰서 신속하게 바꾸는 편이 게임에도 좋다고 생각한다. 빠르게 콘텐츠를 바꿔 나갈 수 있다는 게 모바일게임의 장점이지 않나? 온라인게임에서는 유저 의견을 듣고 기획하고 만들면 3개월이 훌쩍 넘었는데 모바일게임은 2주면 어지간한 건 다 만들고 바꿀 수 있으니까.




플레이해 봤는데, 일정에 맞춘 것치고는 안정적이다.

다들 온라인게임 경험은 많으니까. 일단 나만해도 <리니지> 서버부터 만져 봤고, 다들 운영이나 기획, 개발 등의 노하우가 많은 인원만 모여 있다. 현재 14명 정도가 회사에 있고, 11명이 게임 개발에 참가하는 중인데 정말 어지간한 건 다 된다. 퍼블리셔 없이 게임을 출시한 이유이기도 하다.

개발자들의 경력이 많고 다들 게임 개발에 목이 말라 있다 보니 일을 시키는 입장에서는 참 좋다.(웃음) 언제나 요구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결과가 더 많이 나오고 있다. 10년차쯤 되니까 다들 알아서 할 일을 해준다.


<요구르팅> 개발자가 주축이라고 밝혔는데, 몇 명이나 있나?

일단 내가 <요구르팅>의 메인 프로듀서였고, 기획하던 친구와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 서버 프로그래머 등등 총 5명이 모여 있다. 메인 일러스트도 <요구르팅>의 일러스트를 담당하던 김안나 일러스트레이터가 참여하고 있고, 그 외에 일러스트 일을 도와주는 사람 중에도 그때의 멤버들이 많다.

다양한 TCG와 라이트노벨 등을 작업한 nyanya(왼쪽)와 Nardack 일러스트레이터 등도 참가했다.

그런 것치고는 조금 아쉬울 수도 있겠다. 카드배틀은 너무 식상한 거 아닌가?

모바일 카드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래서 그런 방향을 잡긴 했는데 당연히 몇 가지 특징을 넣었다. 기본 구조는 이미 흥행한 <확산성 밀리언아서>를 토대로 친숙하게 가되, 온라인의 특징인 보스 레이드를 더 극대화해 보자는 생각이 첫째고, RPG에서 느끼던 성장의 재미를 주자가 둘째, 마지막으로 모바일만의 특징을 살려 접속 중이 아닐 때도 할 수 있는 것들을 넣자가 셋째다.


하나씩 설명해줄 거라 믿는다.

먼저 레이드는 <루시드>에서 ‘익셉셔널 전투라 부르고 있는데, 실시간 반응을 강조했다. 전투 내역이 실시간으로 반영되고 정리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보다 확실한 협력 플레이가 가능하다.

성장 부분에서 기존의 카드게임은 아무 카드나 합쳐서 성장시키는 시스템이었는데 이게 기획적으로는 좋지만 우리가 RPG에서 받던 느낌과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카드에 대한 애정도 덜하고. 그래서 전투를 통해 카드를 육성시키도록 만들자는 목표를 세웠다.

마지막으로 모바일 플랫폼에서만 할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하다가 내가 휴대폰을 켜지 않았을 때도 게임이 진행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탐사를 넣었다. 게임에 다시 접속하면 마치 트위터처럼 지금까지의 탐사나 친구의 도움 요청 등이 ‘피드’로 뜨는 방식이다. 여기까지가 차별화를 위해 넣은 세 가지 요소들이다.


레이드가 실시간으로 바뀐다? 사실 크게 달라지는 게 있을까 싶다.

예를 들어 보자. <확산성 밀리언아서>는 전투에 참가한 다른 유저의 대미지나 현황 등이 새로고침을 해야만 확인된다. 자연히 실시간으로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기분이 사라지고 최후의 공격을 가해 카드를 한 장 더 얻기 위한 타이밍 싸움만 벌어진다.

반면 <루시드>에서는 동시에 여러 전투가 벌어져도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전투에 참가할 수 있다. 기껏 전투 버튼을 눌렀는데 이미 사라진 적이라는 말을 들은 유저라면 어떤 상황인지 이해가 잘 갈 거다.

소위 말하는 ‘숟가락 얹기도 없앴다. <요구르팅>에서 생긴 고집이자 후회이기도 한데, <요구르팅>은 에피소드를 클리어하는 게 메인 콘텐츠였다. 에피소드는 여러 유저가 공동으로 진행하고. 근데 여기에 경쟁이 들어가니까 사람들이 협동은 둘째치고 등수 경쟁만 이어 가더라.

그래서 <루시드>에서는 최후의 공격을 가한 유저에 대한 보상을 배제했고, 전투에 소모되는 MP도 적에 따라 정해지도록 만들었다. 굳이 약한 멤버로 교체할 것 없이 무조건 최고 화력을 싸우는 게 유리한 구조다. 덕분에 소위 말하는 ‘막타 논란도 없고, 친구를 지우느니 마느니 아웅다웅할 이유도 없다. 오히려 저레벨 유저들 위해서 살살 공격해 적을 살려 두는 이상한 매너 플레이(…)를 하는 고레벨 유저들은 좀 있다.

사실 협동심에만 의존하면 다들 눈치만 보다 전투를 꺼릴 것이라는 의견도 있어서 일단 지켜보자는 생각 중인데 아직까지는 원하는 대로 다들 협동을 잘 해주는 듯하다.




결국 스트레스를 줄인 플레이 정도로 생각하면 되나?

비슷하다. AP와 MP도 굉장히 빠르게 차는 편인데 우리가 추구하는 밸런스에는 이게 맞다고 생각한다. 레벨업이나 스탯 설정 등에도 굳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가볍게 진행하는 방식이다.


뽑기 의존도도 낮고?

낮은 건 맞는데 정말 낮다고 하기에는 조금 애매하다. 일단 뽑기로만 얻을 수 있는 카드들도 있으니까. 지금 전체 콘텐츠의 1/3을 풀어 놓은 상황인데 3성 레어까지는 일반 플레이에서 많이 얻을 수 있고 퓨전을 해서 최대 레벨을 높이며 키우기에도 충분하다. 반면 4성이나 5성은 스토리와 익셉셔널 전투로만 얻을 수 있으니까 퓨전으로 최대 레벨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

결국 잘 키운 3성 카드의 효율이 더 좋은 셈인데, 이를 극복하려면 익셉셔널 전투를 통해 시즌 보스를 계속 잡아서 4성 이상 카드를 꾸준히 얻어야 한다. 아니면 뽑기로 극복하거나.

사실 뽑기로 강해지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수익도 나오고 결제한 유저에게도 공평하니까. 하지만 뽑기를 통해서만 강해지는 건 무리가 있다. 일반 플레이를 통해서도 충분히 강해질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원한다. 앞으로의 방향성도 뽑기보다는 공략과 습득에 의존한 방식이 될 것이다.

요즘 나온 <언리쉬드>처럼 아예 뽑기를 배제하는 것도 가능할 듯한데 아직 <루시드>는 거기까지는 아니다. 그냥 뽑기 없이도 꾸준히 강해질 수 있는 수준 정도로 생각해 달라.


그런데 카카오톡 없이 출시한 건 좀 의외다.

처음에는 상당히 코어한 게임이라고 스스로 생각해서…(웃음) 그런데 나와 보니까 전혀 다르더라. 오히려 쉽다는 유저들이 많아서 놀랐다. 너무 코어할 것 같아서 가볍게 만드느라 고민했는데 그러다 보니 알아서 편하게 만들어진 듯하다. 늦게라도 카카오톡에 들어가 봐야 하려나?

사실 다른 이유도 있는데, 앞서 말한 것처럼 시장에 빨리 내놓고 빨리 평가받고 빨리 수정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iOS 버전보다는 안드로이드 버전을 먼저 내놓을 필요가 있었다. iOS 버전은 추석에나 개발이 끝날 듯하다.

그 이후의 개발 진행은 유저들 반응을 봐서 결정할 생각이다. 안정화 단계는 끝났으니까 슬슬 콘텐츠도 풀고 반응도 보고 해야 원래 계획대로 되지 않겠나?




<요구르팅>에 이어서 또 학원물이다.

일단 내가 학원물을 좋아하니까! 처음에 세계관을 직접 만들었고 나머지는 기획자와 세부적인 부분을 논의하며 결정하고 있다. 일단 어떤 콘셉트나 소화가 가능한 평행월드 세계관이고, 챕터마다 역사적 사건 등을 배경으로 하는 단편 스토리가 이어진다.

챕터1은 어디에 있는지 모를 학교의 이야기, 챕터2는 르네상스 시대의 유럽, 챕터3는 아시아, 챕터 4는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 챕터5는 근대 유럽, 챕터6은 근미래, 챕터7은 미국이 배경이다. 전체 스토리의 엔딩은 없을 듯하고 대신 챕터마다 다른 이야기로 끝맺음이 될 것이다.

뭐든 붙일 수 있는 세계관을 택한 만큼 일러스트에서도 작가가 자유롭게 그리라는 원칙을 세웠다. 일단 역사 속에 등장한 인물을 패러디한 캐릭터가 나온다는 점을 제외하면 모두 작가의 상상에 따른다. 그러다 보니 로봇부터 약간은 기괴한 곰인형까지 다양하다.

다들 뜬금없을 것 같지만 스토리가 진행되다 보면 다 배경에 맞아 떨어진다. 


제작 부분에도 공을 많이 들였던데 설명이 빠졌다.

스킬 레벨업을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시스템으로 풀 수 있을까 고민하다 생각해 낸 방법이다. 단순히 카드를 먹이거나 아이템을 쓰기보다는 탐사로 얻은 재료를 합성하고, 수업으로 레시피를 배우는 등의 과정을 넣고 싶었다.

지금은 단순한 스킬 강화만 가능하지만 이후에는 카드의 스킬 속성을 바꾸거나 새로운 스킬을 추가하는 등 다양한 방향으로 활용될 것이다.

2005년 <요구르팅>을 선보이던 시기의 고동일 대표.


솔직히 말하자. 뽑기 의존도가 낮은데 수익이 나올 수 있을까?

지금도 유저 수에 비해서 아주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일반적인 모바일 카드게임처럼 뽑기를 하는 코어 유저를 중심으로 수익을 극대화하기보다는 많은 유저들이 골고루 조금씩 결제하는 게 수익은 더 적어도 더 바람직한 상황이라고 본다.

단순히 카드를 지르기보다는 필요에 따라 조금 더 플레이하고 싶으면 물약도 구입하고, 그런 유저가 꽤 많다. 재미만 있으면 알아서 경쟁도 생기고, 그러면 뽑기를 선택하는 유저도 좀 더 생길 것이고, 그러다 보면 더 넓은 층에서 안정적인 수익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솔직히 대박보다는 ‘다음 게임을 만들 수 있을 만큼 벌자’가 목표다.(웃음)







얼트웨이브랩의 개발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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