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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미술관] (2)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세계를 창조하다, 번지 최성훈 아티스트

반세이(세이야) 2019-01-21 11:51:20
디스이즈게임이 ‘게임미술관’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게임업계 금손 아티스트들을 소개합니다. 작품과 함께 작품의 목적과 작업 과정을 소개함으로써 유저들에게는 흥미로운 읽을 거리를, 지망생들에게는 참고가 될 자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최성훈 작가는 <헤일로>, <데스티니> 시리즈를 개발한 ‘번지’에서 시니어 컨셉 아티스트로 일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입사 3년을 맞은 그는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배경 컨셉 아트를 다수 작업했으며, 그 중에는 유저 여러분께도 익숙한 네소스 행성이나 주요 미션을 설명하는 작품들도 있습니다. 최성훈 작가와 그의 작품, 만나 보시죠.


 

# 순수 미술보다 엔터테인먼트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던 소년

 

최 작가는 어릴 때부터 순수 미술보다는 엔터테인먼트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엔터테인먼트 디자인은 게임이나 영화, 애니메이션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컨셉 아트를 제작하는 일이라고 보면 되는데요.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이러한 컨셉 아트를 사전에 공개해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합니다.  

 

최근 공개된 <캡틴 마블> 컨셉 원화

 

최 작가가 컨셉 아트라는 장르에 눈을 뜬 것은 고등학교 재학 중의 일입니다. 한국 애니메이션 고등학교에서 애니메이션 제작법을 공부하던 최 작가는 당시 즐겨 보던 게임 아트북을 통해 컨셉 아트라는 장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보다 전문적으로 컨셉 아트를 공부하기 위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성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죠. 비교적 역사가 짧은 분야라, 미국에서도 컨셉 아트만으로 4년제 학위를 주는 대학은 드물다는 것이 최 작가의 설명입니다.

 

고등학교때까지는 그저 좋아서 그림을 그리다, 대학에 들어간 뒤 본격적으로 미술에 대한 이론을 익힌 최 작가는 페인팅 기법을 통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갑니다. 꽉 들어찬 듯한 밀도에 살아있는 터치까지. 최 작가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터치 하나하나에 작가의 개성이 듬뿍 묻어나는 유화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의 취향과 개성은 대표작 <데스티니 가디언즈> 컨셉 원화에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최성훈 작가가 작업한 <데스티니 가디언즈> ‘이오의 요람’. ‘이오’라는 위성의 신비롭고 의문스러운 흔적을 표현했으며, 마치 어두운 하늘의 북극성을 바라보는 듯한 고요한 순간을 묘사했다. (작가 주) 

 

 

# <데스티니 가디언즈> 배경 제작 과정

 

게임 컨셉 아트는 보통 '캐릭터'와 '배경'으로 나뉩니다. 최성훈 작가는 <데스티니 가디언즈> 프로젝트에서 배경 컨셉 아트를 주로 작업했습니다. 우리가 게임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장소의 컨셉을 잡는 일입니다.

 

배경 컨셉 아트 작업은 다시 1) 프리(pre)프로덕션과 2) 프로덕션으로 나뉘는데요. 프리프로덕션은 프로젝트 가장 초반에 진행하며, 여러 장의 아트를 통해 콘텐츠의 최초 기반을 잡는 작업입니다. 

 

배경의 기본 컨셉이 정해지면, 각 배경에 맞는 게임 플레이를 게임 디자이너(기획자)들이 구상한 뒤 아티스트들이 좀 더 세부적인 컨셉 아트를 지원하는데, 이를 프로덕션이라 부릅니다. 최 작가는 <데스티니 가디언즈> 프로젝트에서 주로 프리프로덕션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데스티니 가디언즈> 컨셉 원화 'The Journey'

 

위 아트워크는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스토리를 전달할 목표로 제작됐습니다.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첫 번째 미션 "귀향"에서 수호자들의 고향이 붉은 군단의 침공으로 함락되고, 주민들과 수호자들이 험난한 여정을 떠나게 되는데요. 최성훈 작가가 작업한 해당 원화는 팀 전체에 프로젝트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데 사용됐습니다. 

 

최성훈 작가는 작품에 대해 “침공 스토리를 더 생생히 전달하기 위해 전체적으로 어두운 톤을 선택했고, 평상복을 입고 눈보라가 일어나는 험난한 계곡을 넘어가는 주민들과 부서진 방어구를 입은 수호자가 이들을 이끌고 공격당하는 도시를 돌아보는 포즈를 선택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표현에 대해서는 “산꼭대기의 실루엣을 강하게 표현해 이 지형의 투박함을 묘사했고, 오래 전 이 산에서 벌어졌던 몰락자들과의 전쟁의 흔적을 표현하기 위해 부서진 몰락자 보행 탱크도 추가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눈 덮인 산 위로 거칠게 쓸어 내린 듯한 터치가 느껴지시죠?

 

아트 디렉터로부터는 “그림의 앞부분에 희미한 빛을 추가해 수호자와 주민들이 새로운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는 힌트를 주자”라는 피드백을 받기도 했다네요. 

 

<데스티니 가디언즈> 컨셉 원화 'Crashed Colony Ship in Nessus'​

 

위 작품은 게임 플레이 기획 후 진행된 '프로덕션' 작업의 결과물입니다. 게임 디자이너들이 먼저 레벨과 게임플레이를 구상 한 뒤 최 작가가 장소에 맞는 스토리와 비주얼을 표현해 냈습니다. 이 작품의 목표는 “네소스 행성의 스토리를 전달함과 동시에 방대한 행성의 모습을 그려내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최 작가는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네소스 행성은 인류가 탐험을 시도했던 곳이다. 따라서 그 흔적이 남아있을 것이다.”라며 “황금기의 인류가 사용했던 우주선과 불시착 이후 개척자들이 어떻게 생존했는지를 상상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또한 “작업 당시 낯선 생물체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인간들이 고군분투하는 상상을 했다. 우주선에서 꺼내온 물자로 캠프를 꾸리거나, 다른 시스템에 연락을 취하기 위해 송신탑을 짓는 것 등이다. 이러한 원화 상의 건축물이나 사물들은 실제 게임을 만들 때 좋은 아이디어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최 작가는 네소스 행성 원화 작업에 상당 부분 참여했습니다. 그 모든 과정을 거친 뒤 유저들이 실제로 네소스 행성에서 플레이하는 것을 보니 상당히 뿌듯하다고 하네요. 앞으로도 최성훈 작가가 만들어 갈 <데스티니 가디언즈> 세계, 기대해 주세요. :)

 

최성훈 작가의 다른 작품들은 최 작가의 아트스테이션(바로가기)과 공식홈페이지(바로가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최성훈 작가의 개인작 및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다른 작업물들 

 

<네소스의 추락장소>. 네소스를 탐험하려던 황금기의 개척자들의 흔적 (작가 주)

  

<점령된 도시>. 은 군단에 점령된 사원 (작가 주) 

  

<수호자의 날>. 마지막 도시에서 수호자들을 기념하는 날의 분위기 묘사 (작가 주)

  

<철의 신전>. 오랜 기간 잊혀져 있던 철의 군주들을 기리는 신전의 입구 (작가 주)

<농장>. 데스티니 가디언즈 내 소셜 공간 ‘농장’을 디자인하는 과정

<Dockweiler> (개인작)


<NewCastle Hill> (개인작)

<Night Watch> (개인작)

<Moltain Rain> © Wizards of the Co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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