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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판’ 각본가 테라다 켄지가 말하는 애스커, 그리고 게임 시나리오

<애스커> 웹소설 쓴 테라다 켄지 작가 서면 인터뷰

김승현(다미롱) 2015-08-25 11:59:05

테라다 켄지 작가가 집필한 <애스커>의 프리퀄 웹소설이 7화로 완결됐다. 테라다 켄지 작가는 <파이널판타지> 등 게임은 물론, <로만시아 로만경 전설>이나 <요괴소년 호야>, <웨딩 피치>와 같은 만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각본가로 활약한 인물이다.

 

때문에 네오위즈게임즈가 테라다 켄지 작가와 손잡고 <애스커> 웹소설을 공개하겠다고 발표했을 때도 많은 이들이 왜 그가 <애스커>와 손잡았는지, 그리고 그의 손에서 어떤 글이 나올지 궁금해했다. 디스이즈게임은 테라다 켄지 작가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그가 생각하는 <애스커>, 그리고 게임 시나리오에 대해 들어봤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테라다 켄지 작가

 

 

■ <애스커> 웹소설, 주인공들의 신념과 동기를 감상해 달라

 

한국의 젊은 게이머들에게 테라다 켄지라는 이름은 생소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을 한마디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테라다 켄지: 저는 일본의 크리에이터로 주로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의 기획, 시나리오, 디렉터 및 프로듀서를 하고 있습니다. 게임으로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첫 작품의 기획 시나리오를 담당하였으며 동명 작품의 3번째 시리즈 작품까지 담당하였습니다. 이외에는 <배트맨 /다크 투모로우>나 <도라에몽>의 스핀오프 기획인 <도라에몽즈>에서 오리지널 기획 및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습니다.

 

애니메이션으로는 <변덕쟁이 오랜지로드>, <코브라>, <근육맨>, <캣츠아이> 등과 같은 작품의 시나리오를 집필할 수 있었습니다만, 한국의 젊은이들에게는 <웨딩 피치> 쪽이 익숙하실 것 같습니다. <웨딩 피치>의 시나리오도 쓰고 있습니다. 

 

현재는 게임의 기획을 구상 중이며, 전자서적 출판 사이트에서 소설도 연재 중입니다. 일본어가 가능하신 분들은 꼭 보러 와주세요. 집필에 관련한 인터뷰 기사도 올라와 있습니다. (사이트 주소: //cakes.mu/series/3312 )

 

 

그간 게임보다는 애니메이션 쪽에서 더 많은 일을 해 오셨는데요, 이번에 <애스커> 웹소설을 집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테라다 켄지: 비즈니스로 서울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 기간 중 우연히 지금의 <애스커> 사업 담당자분과 친분을 쌓게 되었습니다. 그때 언젠가 같이 일 해보자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만, 이번에 그분으로부터 제안을 받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기쁜 마음으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애스커> 세계관 소개 영상

 

 

집필 전 접한 <애스커>의 세계관이나 콘셉트는 어땠나요?

 

테라다 켄지: 이건 대하드라마구나. 세계관을 파악하는 것이 무척 어렵겠구나 싶었습니다 (웃음). 우선 그게 첫 인상이었을까요. 그랬기에 받은 자료를 철저하게 읽고 파악하였습니다. 세부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몇 가지 궁금한 점이 있었기에, 개발 프로듀서나 설정을 담당하시는 분과 직접 이야기를 묻거나 하였습니다. 독자적인 세계관이었기에 아주 좋은 자극을 받은 즐거운 작업이었습니다. 

 

 

온라인 게임의 캐릭터는 전투능력에 대한 설정은 있을지라도 성격이나 인간관계, 생애에 대한 설정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소설에서 <애스커>의 캐릭터들을 묘사하며 어떤 점에 중점을 두었나요?

 

테라다 켄지: 제가 스토리를 만들 때 언제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각 캐릭터는 단순히 외관이 멋지다거나, 섹시하다거나, 귀엽다거나 만으로는 유저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입니다. 마찬가지로 어떤 전투능력을 가지고 있다거나, 무기나 장비가 어떤 것인지, 이런 것만으로도 결국 스토리의 깊이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소설을 쓰기 전, 각 캐릭터의 뼈대를 철저하게 파고들어 생각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표면에는 나오지 않는 드라마들을 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전체의 스토리도 깊이 있는 구성이 되며 게이머들도 좀 더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제가 쓴 소설에는 게임에 출연하는 세 명의 주요 캐릭터들이 나옵니다. 하지만 게임 속 능력의 묘사보다는, 어째서 그들이 게임 세계 내의 싸움에 참가하게 되는가, 그 원인이 된 그들의 '동기'와 '신념' 같은 것에 더 파고들었습니다. 게임을 플레이 하시기 전에 꼭 한번 읽어주세요. 게임이 한 층 더 재미있어 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 모바일이 시나리오를 없앤다? 모바일도 시나리오가 부각될 것

 

게임부터 애니메이션, 소설, 만화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만들어왔습니다. 게임이라는 콘텐츠가 가진 강점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테라다 켄지: 이걸 이야기하자면 상당히 길어지게 됩니다만. (웃음) 간단히 말하자면 게임은 주인공이 바로 플레이어인 반면, 애니메이션이나 코믹스의 경우 관객이나 독자가 작가가 그린 주인공을 통해서 세계관에 들어가게 된다는 것이겠지요. 스스로 체험하고 이야기를 넓혀가는 과정은 게임의 강점이라고 생각하며 재미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 그리고 게임은 각각 다른 방식, 다른 문법으로 이야기를 전합니다. 테라다 켄지가 생각하는 게임 시나리오의 특징과 미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테라다 켄지: 위의 질문과 겹치는 내용이 있기에 길게 적지는 않겠습니다. 코믹, 애니메이션, 게임 각각이 비슷하긴 하지만 실은 시나리오를 집필하는 방법이 전부 틀립니다. 만약 시나리오 라이터가 되고 싶으신 분이 있다면 우선 각각의 미디어가 가진 차이점을 생각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 중에서도 게임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에 다양성이 큰 미디어이기에 영화나 애니메이션보다 깊이 있고 다양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에 과하게 집착하게 되면 재미보다 이야기를 중시하는 본말전도가 될 위험성도 있습니다. 때문에 메인 시나리오의 흐름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부분이 게임 시나리오의 작성에 관한 특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테라다 켄지 작가가 개발에 참여했던 <파이널 판타지 3>

 

 

온라인 게임이 등장하며, 그리고 이후 모바일 게임이 등장하며 점점 게임에서 스토리의 비중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많은 작품의 각본과 시나리오를 담당한 작가님으로서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테라다 켄지: 말씀하신 바와 같이, 확실히 과거의 PC게임과 같은 분량의 시나리오는 불필요한 시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모바일도 상당한 기술적 진보를 이루어 냈기에 역시 좀더 중후한 시나리오가 되고 다양한 전개가 있는 시나리오를 요구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있습니다. 

 

최근 일년 동안 저한테도 새로운 기획의 상담이 자주 오고 있습니다. 아마도 한때 유행한 가벼운 게임만으로는 게이머 역시 허전함을 느끼게 된 것이 아닐까도 싶습니다. 저로서는 최첨단의 기술을 활용한 플랫폼 (이건 모바일도 포함됩니다만)으로 지금까지 없었던 시나리오를 창조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많은 유저들이 스토리의 유무와 상관없이, 점점 게임의 스토리에 크게 집중하지 않는 분위기 입니다. 앞으로 게임에서 스토리가 차지하는 위치는 어떻게 될까요?

 

테라다 켄지: 한국의 유저들은 게임의 스토리에 크게 개의치 않아 한다는 말씀이신지요!?(놀람) 이 부분은 솔직히 좀 놀랍습니다. 아마도 모바일이란 특수성을 지닌 플랫폼에서의 게임 이용자가 늘어났고 모바일 게임은 서비스 주기의 특성상 히트&어웨이 스타일의 서비스나 전개가 주로 일어나기 때문에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은 드는군요.

 

다만 장르나 플랫폼을 분리하지 않고 게임 전체의 측면에서 본다면 스토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게임이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환경과 흐름에 대한 당위성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후에도 지금보다는 크게 낮아지지 않을 거라 생각됩니다. 특히나 RPG와 같은 장르에서는 앞으로도 스토리가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도쿄・지유가오카의 작업실에서   테라다 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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