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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게임 길목에 선 사이퍼즈 “업데이트, 아직 끝나지 않았다”

네오플 ​정형준 ‘사이퍼즈’ 개발실 수석 레벨 디자이너 인터뷰

송예원(꼼신) 2015-07-23 09:40:34

지난 6월 30일 4주년을 맞은 <사이퍼즈>는 대대적인 개편을 진행했다. 전장은 갈아 엎고, 일부 캐릭터는 아예 스킬부터 재설계했다. 유저들의 반응은 호불호가 나뉘었다. 새로운 모습에 박수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오히려 늘어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네오플 정형준 디자이너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다”고 말했다. 4년 동안 쌓아온 <사이퍼즈>를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더 갈고 닦아야 한다는 것. 실제로 유저들의 의견을 반영한 패치가 빠르게 진행됐고, 아직까지 신규 캐릭터를 비롯해 그래픽 개선까지 새롭게 선보일 콘텐츠가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진정한 장수게임이 되는 길목에 서 있을 뿐이죠!” 네오플 정형준 <사이퍼즈> 개발실 수석 레벨 디자이너를 만나 업데이트에 대한 평가와 신규 캐릭터 등 향후 업데이트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디스이즈게임 송예원 기자 

 

네오플 정형준 <사이퍼즈> 수석 레벨 디자이너 

■ 캐릭터 재설계 프로젝트 디코이, “완성될 때까지 고치고 또 고친다” 


Q. ‘대규모 업데이트’라는 말에 걸맞게 대대적인 개편이 진행되고 있다. 먼저 이번 시즌 업데이트와 콘셉트에 대해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정형준: 이번 여름 업데이트는 한마디로 ‘법고창신’(法古創新)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옛 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의미다. 

 

그동안의 업데이트를 돌아보면 새로운 콘텐츠 추가가 많았는데, 이번 시즌에는 전장 개편, 캐릭터 재설계, 매칭 시스템 개선 등 기존 콘텐츠를 고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사실 친선전 및 자유연습장 개편이 진행된 지난 2014년 겨울 업데이트가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다.

 

<사이퍼즈>가 벌써 4주년이 됐다. ‘장수 게임’으로 가고 있는 길목에 서 있다. 이제 정비가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했다. 지금까지 쌓아 온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처음 <사이퍼즈>가 제공하고자 했던 근본적인 재미와 콘셉트를 상기할 수 있는 계기라고 본다. 

 

Q. 일단 진행된 업데이트부터 짚어 보자. 반응이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는데, ‘플랜 디코이’가 대표적이다.


정형준: 플랜 디코이는 단순한 밸런스 조정으로는 답을 찾을 수 없는 캐릭터를 스킬 자체부터 재설계하는 프로젝트다. <사이퍼즈>가 2011년 18개로 시작했던 캐릭터 수가 지금은 50개가 넘는다. 그 과정에서 유저들에게 외면을 받거나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캐릭터가 생겨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면 유행하는 메타에 맞지 않는다든지, 콘셉트가 지나치게 독특해 유틸성이 튄다든지 말이다. 아무래도 신규캐릭터가 추가되면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솔직하게 이런 캐릭터들의 밸런스 조정을 시도해 봤는데 힘들더라. (웃음) 내부에서는 아예 캐릭터를 다시 설계하는 게 낫겠다는 의견이 나왔고 플랜 디코이가 시작됐다. 

 

네오플이 밝힌 플랜 디코이의 목표​

 

Q. 첫 번째 타자가 은신 캐릭터 ‘시바포’였는데, 암살 능력이 떨어졌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정형준: 플랜 디코이 대상 캐릭터를 메인으로 사용하는 유저들에게 불만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은 처음부터 염두에 두었다. 다만, 이 프로젝트는 단발성 업데이트가 아니라, 유저 의견과 데이터를 반영해 지속적으로 수정해 나가야 한다.

 

시바포를 예를 들면, 암살 능력 감소에 대한 유저들의 불만은 우리도 인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3주간의 통계를 분석해보면 여전히 근거리 딜러 캐릭터 중 킬 수는 독보적으로 높다. 다시 말해 이전에는 훨씬 더 셌다는 의미기도 하다. 

 

기존에는 다른 근거리 암살자보다 암살 능력이 지나치게 강했다. 이 부분이 상대 유저들에게 불쾌감으로 느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혼자 움직일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팀플레이를 강조하는 <사이퍼즈>의 기본 콘셉트에서 벗어나기도 했다. 따라서 암살 능력은 너프하고 아군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수정했다. 

 

다행히 바뀐 성향에 맞춰 새로운 공략들이 등장하고 있다. 지금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중이고 유저들의 불만이 최소화될 때까지 또한 우리의 의도대로 캐릭터가 활용될 수 있을 때까지 조금씩 고쳐나갈 예정이다.  

 

  

Q. 다음 대상 캐릭터도 정해졌나?


정형준: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 예상으로는 도일이나 이글부터 호타루, 릭, 엘리, 레베카 등 오래된 캐릭터가 우선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저 게시판에서 유저들이 수정해 달라고 많이 요구하는 캐릭터라고 보면 된다. (웃음)

 

계속 수정이 필요하다 보니 기존에 두 달에 한 번 캐릭터가 추가됐듯 정해진 일정을 두고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시바포가 어느 수준 안정세를 찾으면 다음 캐릭터가 선정되고, 사전에 게임 내 마을 게시판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 죽지 않는 논란의 ‘트루퍼’? “유저 의견 반영해 하향 결정”

 

Q. 시바포는 개편은 호불호가 나뉘는 반면, 전장 개편에 대해서는 불만들이 훨씬 많다. 

 

정형준: 전장은 사실상 서비스 4년 만에 첫 대규모 개편이다 보니 낯섦이 가장 큰 부작용을 낳은 것 같다. <리그오브레전드>도 마찬가지였다. AOS 장르 특성상 맵은 작은 변화에도 학습이 필요한데, 워낙 다양한 변화가 있다 보니 더욱 스트레스가 됐던 것 같다. 

 

중요한 건 학습 과정이 얼마나 빠르게 수월하게 넘어가느냐, 그래서 재미있어졌느냐인데 일단 업데이트 이후 지표는 좋다. 구체적인 숫자는 공개할 수 없지만, 동시 접속자 수도 늘었고 무엇보다 복귀 유저가 많았다. 

 


 

Q. ‘트루퍼’는 모두에게 비판을 받지 않았나?

 

정형준: 인정한다. 트루퍼가 지나치게 세지면서 공격측이 버프효과를 못 받다보니 실제 데이터상에서도 평균 플레이 타임이 2분가량 늘었다. 2분이면 짧아 보이지만, 몇만 판을 가지고 낸 평균값이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는 숫자다. 

 

애초 트루퍼를 상향했던 이유는 사냥에 대한 리스크를 높여 한타를 유발하기 위함이었는데, 플레이 타임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지나치게 트루퍼 한타 전략으로 편중되는 문제점이 발견됐다. 6월 25일 업데이트 이후 2주 만에 하향 패치를 진행했다. 이 역시 지속해서 모니터가 필요하다고 본다. 

  

Q. 모니터링을 거듭 강조했는데, 피드백은 어떤 채널을 통해 받나?

 

정형준: 매거진 댓글이나 자유게시판도 확인하고 있지만, 가장 비중을 높게 두는 곳은 2주 단위의 기간제로 운영되는 공식 홈페이진 내 ‘밸런스 토론장’이다. 

 

이런 것들과 별개로 내부에 체계적인 통계툴이 있다. 어떤 캐릭터가 높은 승률을 기록하는지, 어떤 아이템이 주로 사용되고 있는지, 또 플레이 타임은 어느 정도인지 모든 데이터를 세분화해 기록하고 분석한다. 숫자는 거짓말을 안 한다. 다만, 데이터로 판단하기 어려울 때는 FGT를 통해 유저들의 의견을 직접 듣기도 한다. 

 


  

■ 목표는 하반기 “그래픽, 환골탈태 수준으로 바뀐다”

 

Q. 최근에 진행한 FGT가 ‘프로젝트 HD’였다. 아직 업데이트 전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

 

정형준: 그래픽 개선과 함께 캐릭터는 모델링을 다시 한다. 캐릭터의 경우 구 캐릭터와 신 캐릭터가 확연히 구별될 정도로 퀄리티에 차이가 났다. 로라스, 휴톤, 타라, 루이스, 트리비아, 카인 등 초창기 캐릭터를 우선으로 얼굴부터 입고 있는 옷까지 모두 리모델링했다. 

 

요즘에는 모바일게임에서도 볼 수 있는 기술이어서 ‘새롭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카툰효과나 광원효과 등 다양한 쉐이더 효가가 추가될 예정이다. <사이퍼즈>는 개성있는 캐릭터가 자산이고 강점인 만큼 그 매력이 한층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실상 여름에는 진행이 어렵고, 연내 업데이트를 목표로 작업 중이다. 

 

프로젝트 HD 소개 영상 

 

Q. 캐릭터 리모델링은 결국 다시 그려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

 

정형준: <사이퍼즈>가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됐다고 알려져 “왜 이것밖에 안 되느냐”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데, 좀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언리얼 엔진 2.5다. 즉 10년 전 엔진이다. 워낙 구형 엔진이다 보니 최신 그래픽을 적용하면 퍼포먼스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처음 작업한 부분을 적용해 플레이해봤더니 프레임이 23~30까지 떨어졌다. 랜더링 성능을 높일 수 있도록 프로그래머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FGT에서는 첫 빌드 보다 2배 이상 나아진 모습이었고, 현재 빌드 수준에서는 1차 최적화를 마친 상태다. 

 

Q. 이미 많은 사랑을 받고있는 가운데, 이런 어려움 속에서 굳이 그래픽 개선을 한 이유가 있나?

 

정형준: 개발자로서 <사이퍼즈>의 게임성은 국내 최고라고 자부하지만, ‘그래픽이 안 좋아서 하기 싫다’라는 의견을 적지 않게 들어 속상했다. 기존 유저들 사이에서도 꾸준하게 문제점으로 지적받았던 부분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신규유저 유입을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사이퍼즈>는 단체 게임이다 보니 친구 따라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신규 유저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여야 하지 않겠나. 마케팅 차원에서도 이목을 끄는 데 적격하다고 생각했다. 

 

 

 

■ ‘눈보라의 캐럴’은 시작일 뿐, “두 달에 한번 캐릭터 업데이트는 계속된다”

 

Q. 신규캐릭터만큼 좋은 마케팅 콘텐츠가 있을까. ‘눈보라의 캐럴’은 티저 페이지에 “오빠​”라고 내뱉은 한마디가 화제가 됐다.

 

정형준: “오빠”라는 한마디에 정말 다양한 추측이 나왔다.(웃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캐럴은 결정의 루이스, 조각의 지휘자 토마스처럼 눈 능력자는 맞지만, 이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인물로 스토리상 더 호라이즌에 소속돼 있다. 

 

캐럴의 오빠는 시간능력자 ‘헨리’다. 동생에게 메모 2개만을 남기고 임무시간 외 시간여행을 떠나 의문의 죽음을 맞는다. 이후 캐럴은 오빠의 뒤를 이어 더 호라이즌에 가입해 능력자로 활동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Q. 헨리가 신규 캐릭터로 등장하나?

 

정형준: 솔직하게 아직 계획은 없다. 이미 죽은 캐릭터이기도 하고. 다만, ‘시간여행자’라는 콘셉트를 사용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캐릭터로 등장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문제의 오빠 헨리와 캐럴

  

Q. 눈 능력자라면 역시 원거리 캐릭터인가? 

 

정형준: 맞다. 일단 ‘얼음’은 시원한 타격감이 매력 아닌가. 빙판길, 눈사람을 활용해 적의 행동을 방해하고 진영을 붕괴할 수 있는 공격형 서포터다.

 

예를 들어, 우클릭 스킬 ‘빙판길 주의’는 범위 내 모든 적을 넘어뜨려 대미지를 입히고 이동속도를 감속시킨다. 양쪽 클릭 스킬 ‘프로스트 헤드’는 연사 공격을 하는데, 이를 많이 맞은 적은 눈사람이 돼 디버프를 받는 방식이다. 

 

티저에서 보여준 이미지처럼 귀엽고 깜찍한 게 콘셉트다. ‘빙판길 주의’를 걸면 적이 엉덩방이를 찧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만 궁극기만큼은 ‘눈보라’라는 이름답게, 모든 적을 확 끌어당겨 강력한 대미지를 가하는 거대한 눈보라를 사용한다. 조작 난이도는 높지 않지만 대부분 원거리 스킬인 만큼 근접전에서는 불리할 수 있다. 

 

Q. 예상되는 스킬 조합이 있다면?

 

정형준: 빙판길 주의가 장판 공격이기에 이를 활용해 다양한 조합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예상된다. 여러 명을 광범위하게 메즈(Mez) 걸어 대형 한타를 치는 것도 가능하지만, 한 명씩 빠르게 잡고 들어가는 것도 어렵지 않다. 

 

특징을 찾아 팀을 만들어 가는 건 역시 유저들의 몫인 것 같다. 유저들은 언제나 개발자들이 예상하지 못하는 다양한 플레이를 보여준다. 캐럴이 어떻게 활용될지 우리도 기대감이 높다. 

 

대전게임이다 보니 기존 메타를 깨기 위해 신규 캐릭터를 두고 오버밸런스를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 실제로 정말 오버밸런스가 나오는 경우도 있고, 예상치 못하게 꽝인 경우도 있어서 신규 캐릭터는 늘 집중관리 대상이다. 역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피드백을 받으며 완성해 나갈 생각이다.  

 

21일 공개된 눈보라의 캐럴 스킬소개 영상


 

Q. 4주년, 장수게임의 기로에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사이퍼즈>가 나가는 방향은 어떤 길인가?

 

정형준: 지난 4년 동안 새로운 콘텐츠로 <사이퍼즈>를 만들어왔다. 앞으로는 완성해 나가는 단계다. 지금까지 신규 캐릭터나 모드 등 인게임 측면에 집중했는데, 프로젝트 HD와 같이 게임 외적인 측면을 다듬어가지 않을까 싶다. 

 

다만, 두 달에 한 번 신규 캐릭터 업데이트는 앞으로도 고수할 예정이다. 내부적으로는 ‘찍어낸다’고 표현할 정도다.(웃음) 아직은 공개할 수 없지만 하반기에는 더욱더 화끈한 대형 콘텐츠로 돌아올 테니 기대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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