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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철 협회장 “확률형 아이템은 시작, 셧다운제까지 자율규제하고 싶다”

취임 100일 지난 K-IDEA 강신철 협회장 인터뷰

김승현(다미롱) 2015-07-23 11:11:17

지난 18일, 강신철 협회장이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이하 K-IDEA) 7대 협회장에 오른 지 100일이 지났다. 

 

강신철 협회장의 100일은 그간 그 어느 협회장보다 바빴다. 협회장 자리에 오르자마자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이슈를 조율해야 했고, 간신히 자율규제가 첫 발을 떼자 이제는 자율규제 감독과 지스타가 남아있다. 여기에 그가 취임식 때 이야기한 정부 진흥책 유도나 협회 외연 확대 등의 계획까지 고려하면 앞으로 남은 일이 산더미다.

 

강신철 협회장은 과연 남은 임기를 어떻게 해쳐나갈 계획일까? 그리고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등 이미 시작된 일은 어떻게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예정일까? 취임 100일이 지난 강신철 협회장을 만나봤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K-IDEA 강신철 협회장

 

 

 7월 시작된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완벽함보다는 시작에 더 무게뒀다

 

바쁜 시간이었을 것 같다. 취임 100일이 지난 소감이 어떤가?

 

강신철 협회장: 정말 정신없는 나날이었다. 게임사나 게임 관련 단체, 정부 기관과도 만났고, 협회 직원들과 함께 앞으로의 계획도 이야기했다.

 

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은 자율규제였다. 협회 목표가 상반기 중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시작이어서 이것 조율하기 위해 계속 돌아다녔다. 아무래도 업계로서는 게임 방식이나 매출 등을 고려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기준을 정하는데 많이 애먹었다. 상반기에 맞추느라 아쉬운 점도 있는 기준이지만, 개인적으론 업계가 자율적으로 규제를 했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다.

 

 

이번 자율규제의 기준이나 적용 범위을 불만스러워하는 이들도 있다. 일각에서는 자율규제 자체의 실효성을 의심하기도 하고….

 

강신철 협회장: 그런 의견에도 공감한다. 일단 시작 자체의 의미를 두고 서둘러 조율한 기준이라 아쉬운 점이 많을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데이터나 나오면 회원사, 그리고 다른 게임사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조율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

 

물론 이왕 시작하는 것 조금 더 완벽한 기준으로 시작하면 안되었냐는 아쉬움도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선 나는 시작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부 정책이든 기업의 새로운 사업이든 간에 처음부터 완벽한 틀을 가진 채 시작되는 것은 없다. 대부분의 계획은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틀을 다듬어가며 발전된다. 때문에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첫 시작은 완벽함보다는 빠름에 초점을 맞췄다.

 

업계의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안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한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

 

 

모든 게임이 자율규제에 동참하는 것은 아니다. 그나마 상위권 게임은 대부분 참여하고 있긴 하지만, 일부 회원사는 아직 참여 자체를 고민하고 있다. 과연 자율규제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강신철 협회장: 회원사 수가 수이다 보니 모든 회원사와 조율할 수는 없었다. 또한 자율규제 안건을 공유했더라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은 곳도 있었고. 그래서 초기에 기준을 정할 땐 매출이 크거나 인기가 높은 게임, 대형 게임사의 게임 등 영향력 있는 게임이 우선 자율규제에 참여하게끔 노력했다. 

 

이유는 2가지였다. 먼저 상위권 게임이 자율규제를 실시하면 보다 많은 유저들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자율규제를 체험하게 할 수 있다. 또한 인기게임이나 대형 게임사가 앞장서서 자율규제를 하면 이것이 점차 업계 트렌드가 될 수 있다. 게임을 오픈하면 홈페이지를 만들고 정보를 공개하는 것처럼, 확률형 아이템이 있으면 확률을 공개하는 것이 점점 당연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협회의 첫 목표다.

 

 

 확류형 아이템은 시작, 셧다운제까지 자율규제 확대하고 싶다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전 업계에서 걱정하는 것이 이로 인한 매출 감소였다. 그리고 겉에서 보기엔 자율규제 자체가 초기의 폭발적인 관심에 비하면 많이 주목 받지 못하고 있다. 정말로 확률 공개가 자연스러워지는 날이 올까?

 

강신철 협회장: 적어도 업계에서는 아직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자율규제가 시작된 이후, 협회에는 비회원사들의 자율규제 문의 전화가 하루에도 4 ~ 5통씩 걸려온다. 그간 먹고 살기 바빠 외부에 신경쓰지 못했던 중소 게임사들이 자율규제가 시작된 것을 보고 전화해 문의하는 것이다.

 

또한 이미 자율규제를 실시한 게임을 보면 자발적으로 협회의 가이드라인 이상으로 정보를 공개하고 있는 회사도 다수 있다. 많은 업체들에겐 여전히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가 뜨거운 이슈다.

 

그리고 이렇게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자율규제에 참여하면 유저들도 그것을 보고 더 좋은 게임, 더 호감 가는 게임을 선택하리라 생각한다. 물론 게임의 첫 번째 미덕은 ‘재미’다. 하지만 비슷한 재미의 게임이 있다면 확률을 공개한 게임이 더 호감 가지 않겠는가. 이런 것이 계속 반복되면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도 자연스럽게 정착되리라 생각한다.

 


 

 

유저들 사이에서도 자율규제가 생각보다 이슈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적지 않은 유저들이 자율규제 자체를 믿지 못하고 있다. 아예 협회 딴에서 확률을 검수하는 식으로 이런 불신을 해소할 계획은 없는가?

 

강신철 협회장: 어려운 문제다. 협회에서도 유저들의 불신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이에 대한 뚜렷한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다. 예로 들은 것처럼 협회가 확률 검수를 한다고 하더라도, 검수가 통계학적으로 의미 있으려면 굉장히 많은 자본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민간 단체인 협회에서 자율규제 게임사들에게 데이터를 내놓으라고 할 수도 없고. 그쯤 되면 이제 영업비밀의 영역까지 가버리니까.

 

그래서 최소한의 장치로 한 것이 확률 공개와 공개 게임 안내였다. 적어도 게임사가 확률을 공개하면 유저들이 이를 바탕으로 품목의 확률을 유추할 수는 있으니까. 업체에서도 스스로 확률을 공개한 만큼 당연히 이에 더 신경 쓸 것이고.

 

 

앞서 자율규제 범위를 점차 확대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협회에서 궁극적으로 꿈꾸는 자율규제는 어떤 모습인가?

 

강신철 협회장: 데이터가 나와야 구체적인 것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만을 자율규제하고 싶진 않다는 것이다. 

 

청소년 게임 이용 시간이나 개인정보 등 기업들이 나서서 자율규제할 수 있는 것은 많다. 하지만 이 대부분이 현재는 나라에서 법으로 업계에게 특정한 틀을 강요한다. 물론 이렇게 된 데에는 업계의 책임도 크다. 하지만 계속 법적 규제만 있어선 업계는 수동적으로 움직일 뿐이다. 법이 하라는 것만 따르면 책임은 지지 않으니까. 업계는 물론 유저들에게도 결코 좋은 그림이 아니다.

 

물론 이것은 정말 먼 길이다. 일단 무엇보다 업계에는 자율규제 경험 자체가 없다. 때문에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를 시작으로 점차 자율규제를 넓혀나가는 것이 목표다. 사실 이 때문에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도 시작하는 것 자체에 더 무게를 뒀다.

 

강제적 셧다운제 등 정부의 게임규제를 업계가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 K-IDEA의 목표

 

 

 비쩍 마른 허리에 살이 붙고 새로운 피가 수혈되는 미래를 그린다

 

지스타가 다가오고 있다. 10일 열린 설명회에선 비즈니스 공간이 확대된다고 이야기했는데, 정작 관람객이나 게이머들이 체감할 수 있는 B2C 딴의 이야기는 올해도 특별한 것을 찾아볼 수 없다.

 

강신철 협회장: 아무래도 B2C쪽은 참여사가 확정되어야만 제대로 말할 수 있어 아직 조심스럽다. 다만 이와 별개로 모바일게임이 주류로 떠오르며 지스타 B2C의 볼거리가 예전만큼 풍성하지 못하다는 것은 협회에서도 아플 정도로 인지하고 있다.

 

시장이 많이 변했다. 지스타 단골손님이었던 온라인게임은 이전에 비해 신작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시장을 차지한 모바일게임은 대부분 굳이 지스타에 나와 대규모 홍보를 할 필요를 못 느낀다. 아무래도 모바일게임 자체가 전시에 효과적이지 않으니까. 기존의 B2C 형태로는 확실히 한계가 있다고 느끼고 있다.

 

 

기존 B2C 라인업 대부분은 홍보나 브렌딩을 목적으로 지스타에 참여했다. 이제는 협회 딴에서 다른 화두를 꺼낼 때가 된 것 같다.

 

강신철 협회장: 맞다. 최근 나와 최관호 조직위원장의 가장 큰 고민이 바로 이것일 것이다. 최근 가장 많이 하는 일이 지스타 계획, 그리고 또 게임사 만나며 지스타 참여 권하는 것이다. 다 지스타 관련이다. (웃음)

 

돌아다니며 느낀 것은 여전히 많은 게임사가 지스타에서 유저들에게 어필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다만 시장이나 경제, 효율 등 때문에 많은 게임사가 지스타 참가를 고민하고 있다. 이 때문에 조직위원회 직원들도 여러 전시회를 돌아다니며 기존과 다른 틀을 구상 중이지만 아직 뾰족한 답이 나오진 않았다. 최대한 빨리 유저 분들께 좋은 답을 내놓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중량급 게임사 못지 않게 중소 게임사들의 참여도 지스타를 풍성하게 해주는 요소다. 허나 점점 이 허리가 얇아지고 있는 느낌이다.

 

강신철 협회장: 지스타 뿐만 아니라 한국 게임계 전체의 문제일 것이다. 이것 때문에 정부나 국회 쪽 사람들 만날 때마다 진흥책 이야기를 계속 한다. 다른 문화산업에 비해 게임산업이 받지 못하는 혜택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다. 

 

게임사의 연구비가 제대로된 연구비로 인정받고 투자사들이 게임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세제혜택만 제대로 받아도 상황은 조금 나아질 것이다. 게임계에서는 맨날 돈 없다고 중국 쪽에 손을 벌리는데, 사실 게임 쪽에 투자하려는 국내 투자사는 생각보다 많다. 다만 다른 분야와 달리 투자 시 세제 혜택이 제대로 주어지지 않아 꺼리고 있는 것이지.

 

 

자율규제부터 지스타, 정부 진행책 모두 협회의 영향력이 많이 필요한 부문이다. 허나 밖에서 보기에 협회는 리더라기 보다는 대변인이나 중계자에 가까운 느낌이다. 과연 지금 위치에서 효과적으로 사안을 주도할 수 있을까?

 

강신철 협회장: 분명 협회에게 위에서 회원사들을 컨트롤할 수 있다면 조금 더 수월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쉬운 길일수는 있어도 바람직한 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앞서 자율규제를 이야기하며 업계의 책임감과 자율성을 이야기했다. 협회가 업계 머리 위에 서면 법과 똑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각 회원사, 각 업체가 얼마나 능동적으로 움직이느냐다. 여기서 협회의 역할은 각 업체를 이어주고 테이블을 마련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물론 이 과정에서 협회가 안건을 발굴하거나 조율할 수는 있다. 하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 협회가 리더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스타나 정부 진흥책 외에 또 힘쓰고 있는 안건이 있다면?

 

강신철 협회장: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정착과 지스타, 그리고 진흥책이면 충분히 정신 없는 나날을 보낼 것 같다. (웃음)

 

이와 별개로, 개인적으로 여력이 된다면 게임산업에 계속 신규 인력이 들어오고 자리잡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보고 싶다. 내가 느끼기에 지금 게임 산업은 2000년대 초반에 이곳에 뛰어든 이들이 여전히 산업을 이끌고 있다. 벌써 10년이 넘게 흘렀는데도. 여러 이유가 있다. 시장이 힘들어서, 경기가 좋지 않아서, 신규 인력들이 다시 떨어져 나가서. 그리고 이러한 이유들이 우리 산업의 활기를 빼앗고 있다.

 

그나마 모바일게임이 뜨면서 나갔던 인력이 돌아오고 새로운 인력도 유입됐지만, 모바일도 너무 빨리 성장하고 굳어버렸더라. 그래서 여력만 된다면 새로운 인원들이 계속 들어오고 이들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새로운 피가 계속 유입되지 않으면 산업은 늙고 시드니까. 시작하더라도 굉장히 긴 도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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