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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4 도전하는 큐라레 “콘솔 부분유료화 게임의 가능성을 찾겠다”

<큐라레: 마법도서관> PS4 버전 개발 중인 김용하 PD 인터뷰

김승현(다미롱) 2014-11-20 16:20:32
스마일게이트의 모바일 카드배틀 게임 <큐라레: 마법도서관>이 PS4 버전을 준비 중이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재팬은 20일 지스타 2014 현장에서 PS4 국산게임 6종을 발표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모바일 게임 <큐라레: 마법도서관>의 PS4 진출이다. 

지난 3월 출시된 <큐라레: 마법도서관>은 모바일 카드배틀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빡빡한 패턴 공략이 필요한 ‘금서’ 레이드나 실시간 파티플레이 등의 하드코어한 파고들기 요소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하지만 이러한 요소는 제한된 피로도와 짧고 잦은 플레이, 간략한 전투 등 휴대용 게임의 본질 위에 세워져 있다.

과연 스마일게이트는 어떤 비전, 어떤 각오로 휴대용 게임 <큐라레: 마법도서관>의 거치형 콘솔(=PS4) 컨버전을 추진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휴대용 게임이었떤 <큐라레: 마법도서관>을 어떻게 거치형 게임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일까? PS4 버전 개발에 여념이 없는 김용하 PD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스마일게이트 IO스튜디오 김용하 PD


“PS Vita가 아니라 PS4를 선택한 이유? 거기에 미래가 있다”


먼저 한가지 확인부터 하자. PS Vita가 아니라 PS4가 확실한가? 처음에는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김용하 PD: PS4가 맞다. (웃음) 사실 콘솔 플랫폼 진출은 이전부터 스마일게이트의 주요 목표 중 하나였다. 다만 이전 세대(=PS3 시절)에는 다운로드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물론, 온라인 요소에 대한 욕구도 약해 적극적으로 추진하진 않았었다.

하지만 이번 세대는 북미나 일본의 온라인 환경도 많이 좋아졌고 새로운 콘솔도 온라인 요소와 다운로드 콘텐츠를 적극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도 콘솔 플랫폼, 정확히는 콘솔 부분유료화 게임에 대한 도전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큐라레: 마법도서관>은 휴대용 게임의 성격이 강한 스마트폰 게임이었다. 콘솔 진출을 염두에 두었다면 PS Vita가 더 쉬운 선택이었을 텐데.

김용하 PD: 스마트폰에서 PS Vita로의 이동을 과연 새로운 시장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기기만 다를 뿐 게임의 본질은 그대로다. 컨버전 자체는 쉽겠지만 그것을 도전함으로써 스마일게이트가 얻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오히려 PS4같은 ‘거치형 콘솔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개발하는 것이 맞다’가 스마일게이트의 생각이다. 거치형 콘솔게임 시장은 개발자로서는 그동안 개발한 적 없는 새로운 플랫폼이고 사업적으로는 PC 온라인이나 모바일 게임이 득세한 후에도 여전히 큰 시장 규모를 가지고 있는 시장이다. 

물론 이것만으론 도전이 아니라 만용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거치형 콘솔에서도 다운로드 기반의 부분유료화 게임 시장이 열리고 있다. 아직 시장이 무르익지 않은 만큼 우리가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쌓아온 경험을 가지고 도전한다면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큐라레: 마법도서관>은 이것을 알아보는 선발대인 셈이고.




콘솔 다운로드 부분유료화 게임 시장을 노린다면 기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기존과 같은 뽑기 위주로 봐도 무방한가?

김용하 PD: 아직 논의 중인 것도 있어 구체적으로 밝히긴 힘들다. 확실한 것은 뽑기라는 기본적인 틀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카드팩의 종류가 다양해진다거나 스킨 등 다른 구매 요소가 생기는 등의 변화는 있을 것이다. 


시장 규모를 이야기한 것을 보면 국내보다는 해외를 노리고 있는 것 같다. 혹시 일본인가?

김용하 PD: 그 반대쪽인 북미와 유럽 시장이다. 시장 규모도 규모지만 제대로(?) 틈새시장에 도전하고 싶었다. 북미와 유럽이라면 콘솔게임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지역인 반면, <큐라레: 마법도서관>같은 애니메이션풍 게임이 인기를 끌기는 힘든 지역이니까. 

사실 이번 프로젝트는 스마일게이트 내부에서도 ‘대박’을 기대하기 보다는 탐색의 의미가 강하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덕’은 만국공통일 것이다라는 조금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긴 하다. 개인적으로 이번 버전이 잘 되어서 ‘코믹콘’이나 ‘팍스’에 나갔으면 하는 김치국도 마시고 있을 정도니. (웃음)


큐라레 PS4, 접근성과 성장의 재미 강화하겠다


‘모에론’을 이야기한 개발자답다. 그런데 북미나 유럽에 맞춰 개발 중이라면 <큐라레: 마법도서관> 특유의 각종 패러디들은 어떻게 되는가? 한국과 북미는 문화가 다르지 않은가?

김용하 PD: 서로 문화가 다른 만큼 패러디는 많은 부분 수정될 것이다. 일단 북미 유저들이 ‘엉덩국’ 만화에 웃을 수는 없을 테니. (웃음) 단순 번역이라도 우리가 의도한 뉘앙스와 외국인이 받아들이는 뉘앙스를 맞추기 쉽지 않은데, 하물며 게임 속 수많은 패러디를 그쪽 상황에 걸맞게 컨버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때문에 이 부분은 일단 번역을 끝낸 후 지속적으로 추가해가는 방향으로 잡고 있다.

다만 이와 별개로 역사적 인물들을 패러디하거나 TS(=성별 반전)하는 등의 <큐라레: 마법도서관> 특유의 콘셉트는 여전하기 때문에 ‘양덕’들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엉덩국’ 등 다양한 패러디를 선보였던 <큐라레: 마법도서관> 모바일 버전


게임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공개된 영상을 보니 모바일 버전과 비교해 콘텐츠 자체는 거의 변하지 않은 것 같다.

김용하 PD: 핵심적인 디자인은 그대로다. 다만 콘솔이라는 성능 좋은 플랫폼으로 자리를 옮긴 만큼 비주얼적인 측면에서는 모바일에서 용량이나 성능 문제로 시도하지 못했던 것을 모두 투입했다. 해상도는 원작보다 2 ~ 4배 이상 커졌고 이펙트도 대거 추가됐다.

또 한 자리에서 진득하게 플레이 하는 거치형 콘솔게임에 걸맞게 게임의 전반적인 디자인도 바뀌었다. 대표적으로 스테미너 시스템이 삭제됐고 탐색 파트의 비중이 줄었다. 일부 기간 한정 콘텐츠에 대한 재조정도 실시됐다. 예를 들어 저녁 7 ~ 9시 사이에만 등장하던 콘텐츠가 1일부터 3일 사이 등장하는 식으로…. 콘솔은 수시로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폰과는 플레이 패턴이 다르니까.

성장 디자인 또한 콘솔 게임에 걸맞게 적절하게 공략이나 궁리가 필요하도록 바뀌었다. 예를 들어 일종의 기간한정 레이드 콘텐츠였던 금서나 환서 중 일부가 콘솔 버전에서는 난이도를 조정해 성장 과정에 추가된다. MMORPG의 인스턴스 던전같은 느낌일 것이다. 원작은 일반전투 난이도가 너무 낮았는데 콘솔 버전은 다를 것이다. 

<큐라레: 마법도서관> PS4 버전 이미지 (현재 개발 중인 버전으로 추후 달라질 수 있습니다)


MMORPG의 인스턴스 던전은 성취감도 성취감이지만, 클리어 했을 때의 보상 때문에 도전하는 콘텐츠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수집게임인 <큐라레: 마법도서관>이 고급 카드를 처음부터 줄 것 같지는 않은데….

김용하 PD: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금서 레이드를 완수하면 해당 테마의 카드가 모여 있는 ‘시즌팩’이 해금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기존 뽑기에 비하면 특정 카드를 얻을 수 있는 확률이 높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모바일 버전보다 수집의 난이도가 낮아졌다고도 불 수 있다.


아무리 그래픽이나 레벨 디자인이 달라졌다고 하더라도 콘솔 게이머들에게 ‘모바일 게임’이 과연 먹힐 수 있을까?

김용하 PD: <큐라레: 마법도서관>의 장르가 카드배틀이라고 해서 게임이 다른 작품에 비해 쉽고 가볍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금서’나 ‘환서’ 공략 같은 레이드 콘텐츠의 경우, 보스 패턴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 특화덱을 짜서 파티원과 함께 실시간으로 조작하는 등 MMORPG같은 ‘하드코어’함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게임성은 콘솔에서도 통할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콘솔 버전은 앞서 설명했듯이 그래픽이나 이펙트가 대거 강화되었고, 진동 등의 기능도 추가돼 보는 재미나 손맛이 더욱 강조되었다.

솔직히 PS4 버전을 개발하며 게임의 깊이에 대한 고민보다는 어떻게 하면 이러한 게임성을 보다 잘 안내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했다. 모바일 버전은 이러한 특성에 대한 안내가 부족해 진입장벽이 많이 높아졌으니까.


<큐라레: 마법도서관> PS4 버전 이미지 (현재 개발 중인 버전으로 추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성장 과정의 디자인을 바꾼다고 모바일 게임이 콘솔 게임으로 바뀔 수 있을까? <큐라레: 마법도서관>같은 경우 친구와의 실시간 교류를 중시하는데, 콘솔은 플레이 패턴 문제로 모바일처럼 자주 교류하기 어렵다.

김용하 PD: 그것 때문에 친구 기반의 실시간 협력 콘텐츠도 수정 중이다. PS4같은 경우 기본적으로 PSN 친구들과 실시간 교류를 하게 된다. 하지만 지적했던 것처럼 콘솔에서는 갑자기 금서 레이드가 등장했다고 친구들이 모이기 힘들다. 

때문에 PS4 버전에서는 친구의 범위나 실시간 협력 플레이의 가능 범위를 가능한 넓게 잡을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비슷한 레벨의 비슷한 시간대 유저들과 매칭하는 기능이 추가되며 친구 매칭 기능도 보다 강화될 예정이다. 모바일 버전에 비하면 다른 유저들과의 접촉 기회가 더 늘어날 것이다. 


전반적으로 콘텐츠의 진입장벽을 낮추는데 주력한 느낌이다. 다른 플랫폼이 모바일로 갈 때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은 봤어도 그 반대의 경우는 처음 보는 것 같다.

김용하 PD: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앞서 설명했듯 <큐라레: 마법도서관> 자체가 그대로 유저를 상위 콘텐츠로 안내하기엔 너무 하드코어한 게임이다. 지난 7개월 간의 서비스에서 뼈저리게 느낀 점이다. PS4 버전에서는 이런 실수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다. 이미 모바일 버전도 새로운 튜토리얼을 개발 중이다.

다른 하나는 PS4 버전의 본질 또한 부분유료화 게임이라는 것이다. 부분유료화 게임의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유저를 안내하고 빠져들게 하는가’이다. 콘텐츠를 얻기 쉽기 때문에 떠나기도 쉽다. 부분유료화 게임은 이 장벽을 어떻게 넘느냐가 관건이다. 그것은 모바일이건 콘솔이건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모바일 버전이 PS4로 넘어오며 어떤 것이 바뀌었는가를 설명하는 것에 가까웠다. 혹시 PS4 버전만의 고유 콘텐츠가 있다면?

김용하 PD: 프로젝트 자체가 정찰병의 성격이 강하다 보니 PS4 버전만의 오리지널 요소를 넣기보다는 기존 요소를 콘솔에 맞게 다듬는데 집중했다. 

다만 그래픽이나 효과, 편의성 등은 최대한 콘솔의 성능을 살리는 방향으로 진행 중이다. 현재는 음성채팅 도입에 대해 고민 중이다.


콘솔 부분유료화 게임에서 새 가능성을 찾겠다


출시 기준 콘텐츠의 양을 어느 정도로 계획하고 있는가? 아무래도 콘솔 버전인 만큼 다운받는 유저 대부분이 진득하게 즐길 수 있는 볼륨을 기대할 것 같은데.

김용하 PD: 성장 콘텐츠와 파밍 콘텐츠 포함해 20 ~ 30 시간 볼륨을 계획하고 있다. 나부터가 콘솔 게임을 주로 즐겼던 세대이니만큼 유저들이 진득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콘솔게임 개발자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그 정도는 원 없이 즐겨야 후에 돈을 쓰는 것도 아깝지 않을 것 같고. (웃음)

모바일 버전과 비교한다면, 현재 원작이 17 시즌까지 진행되어 있는데 이중 절반 이상이 론칭 버전에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다만 콘솔 버전은 모바일 버전과 성장 과정이나 레이드 콘텐츠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이 기준이 절대적이지는 않다.


PS4 버전에서도 모바일과 같은 2주 단위 업데이트를 볼 수 있을까?

김용하 PD: 신규 기획과 컨버전, 심사 등의 문제로 모바일 버전과 같은 업데이트는 힘들다. 대신 ‘확장팩’처럼 긴 호흡을 가지고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PS4 버전의 개발 상황이 궁금하다.

김용하 PD: 기술적인 부분은 거의 완성됐다. 사실 PS4 자체는 이전 세대와 달리 굉장히 컨버전이 쉬운 구조라. (웃음)

다만 문제는 UI나 기획 딴이다. 아무래도 모바일과는 기기도 다르고 플레이 패턴도 다르기 때문에 이쪽으로 고민이 많다. 한동안은 이것을 다듬는데 시간 대부분을 보낼 것 같다. 


PS4에 맞춰 새로 UI를 개발 중인 <큐라레: 마법도서관>


역으로 말하면 그것만 다듬으면 출시가 된다?

김용하 PD: 빠르면 2015년 3월쯤 출시되지 않을까? 아무리 늦어져도 상반기를 넘기진 않을 것이다. 지금 진행상황을 봐서는 용량이 1GB는 넘지 않을 것 같다. 


개발자로서, 그리고 회사 전체적으로도 첫 콘솔 도전이다. 각오가 있다면?

김용하 PD: 스마일게이트로서는 콘솔 첫 도전이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다만 개인적으로 하나 바라는 것은 새로운 가능성의 발견이다.

개인적으로 현재의 게임 시장이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개발이 쉽고 편해지긴 했지만 역으로 지금 시장에서는 게임 하나하나의 가치가 굉장히 줄어 들었다. 어떤 시장에서는 기획이나 개발력이 흥행이 미치는 영향이 줄어 개발자를 의기소침하게 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우리가 눈 돌려 왔던 콘솔 시장에서 어떤 가능성을 발견한다면 지금 시장이 조금은 더 좋게 바뀌지 않을까? 많은 것은 바라지 않는다. 그저 개발력과 노하우가 반영될 수 있는 시장이면 충분하다. 그런 티끌만한 가능성이라도 발견한다면 그 자체로 큰 소득이라고 생각한다. 부디 <큐라레: 마법도서관> PS4 버전이 그런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


<큐라레: 마법도서관> PS4 버전 이미지 (현재 개발 중인 버전으로 추후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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