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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쥬얼다트, 한국 아티스트들의 실력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 그래픽아웃소싱 회사 비쥬얼다트 이재윤 대표 인터뷰

임상훈(시몬) 2014-04-22 17:56:52
비쥬얼다트는 게이머에게 생소한 회사다. 하지만, 게이머가 접하는 게임에는 이 회사의 흔적이 많이 담겨 있을 수도 있다. 국내 최고의 게임 그래픽 아웃소싱 회사이기 때문이다. 최근 비쥬얼다트는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DC(게임개발자컨퍼런스) 2014에 부스를 낸 것도 그런 이유다. 소니, 징가, 너티독 등과 해외 메이저 업체와 계약 진행 중이다. 중국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그래픽 아웃소싱 시장, 고군분투 중인 비쥬얼다트의 이재윤 대표를 만났다. 많이 공부했다. 적극 응원한다. /샌프란시스코=디스이즈게임 시몬(임상훈 기자) 


※ 그래픽 아웃소싱: 업무 효율화를 위해 회사의 그래픽 업무 중 일부를 제 3자가 대신 처리해주는 것. 게임 개발이 일정 단계에 이르면 그래픽 업무량이 급격히 늘어난다. 이 업무를 게임회사가 직접 처리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일감은 특정 시기에 몰리지만, 인력이나 장비를 그런 식으로 고용/운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게임회사가 그래픽 아웃소싱을 이용하는 것은 최근 보편화했다. 블리자드와 EA, 엔씨소프트와 넥슨도 예외가 아니다.

디스이즈게임: 우리나라 게임회사들이 주로 중국에 그래픽 아웃소싱을 맡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 차이나조이에 가면 만나자는 중국 아웃소싱 회사가 서너 군데는 된다. 한국인 직원을 채용한 경우도 종종 있고. 그래픽 아웃소싱 회사들 사이의 경쟁상황은 어떤가? 전시회 등에서 한국 업체는 비쥬얼다트를 빼고는 거의 못 봤다.

이재윤: 맞다. 중국이 멀찌감치 앞서나간다. 전 세계 그래픽 아웃소싱 물량의 95% 이상을 버추어스나 엑스펙트 같은 중국에 있는 회사가 가져간다. 영업을 위해 한국 직원을 채용했거나, 한국인이 중국에 세운 회사도 많이 생겨났다. 반면, 한국은 무척 약하다. 작년 9월 아웃소싱 관련 컨퍼런스에 간 적이 있다. 한국 여권을 가진 사람이 나 혼자밖에 없었다. 


차이나조이 갔을 때 중국 그래픽아웃소싱 업체들이 전시관 한쪽에 크게 공간을 내고 모여있었던 게 인상적이었다. 그 수도 꽤 됐었다. 중국 업체들은 어떻게 그렇게 성장할 수 있었나? 과거 콘솔 때부터 중국에서 아웃소싱한 경험 때문인가.

이재윤: 그것도 있겠지만, 최근에는 한국 회사들 덕분에 그렇게 컸다. 한국 온라인게임이 성장하면서, 큰 돈을 주고 중국에 외주를 맡겨왔다. 중국에 그래픽 아웃소싱 회사나 그래픽 스튜디오를 만든 한국 회사도 많았다. 그런 과정 속에서 중국 아웃소싱 회사와 그래픽 관련 인력의 역량이 키워졌다. 시스템 운영 경험도 많아서 일처리도 잘 한다.

그래픽 아웃소싱 시장에서 가격에 따른 그래픽 퀄리티는 어느 정도 정해져있다. 미국과 일본의 메이저 회사들은 다 준비된 회사를 찾으려고 한다. 충분한 경험과 실적이 있고, 예전부터 손발을 많이 맞춰온 중국 아웃소싱 회사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GDC 2014에서 만난 비쥬얼다트의 멤버들. 왼쪽부터 전원상 팀장, 그렉 캐논 과장, 이재윤 대표. 무척 유쾌했다.

많이 부럽다. 미국 TV 애니메이션 쪽에서는 한국이 가장 큰 아웃소싱 공급처인데, 게임은 중국으로 완전히 몰린 듯하다. 최근 중국 온라인게임의 그래픽 퀄리티가 몰라보게 올라간 것도 그 덕분인 것 같기도 하고. 한국 그래픽 아웃소싱 회사에 대한 국제적인 평가는 어떤가?

이재윤: 최근까지 외국업체를 만났을 때 첫 반응은 "한국에 아웃소싱 회사가 있어?"였다. 그 다음 반응은 "비싼 것 아니냐?"다. 한국의 그래픽 역량은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단가를 보여주면 무척 좋아한다. 외국 업체를과 거래하려면 먼저 역량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역량을 보여줄 기회가 있어야 하는데, 일단 가격 경쟁력으로 가는 수 밖에 없다. 지금은 우리도 레퍼런스(참고할 만한 실적)를 만드는 초기 단계다. 


사실, 한국 그래픽 아웃소싱의 국제적인 인지도는 짐작할 수 있었다. 국내 업체가 해외 전시회 등에 나온 적도 별로 없고, 국내에서도 존재감이 그리 크지 않다. 어쩌다 이렇게 됐는가?

이재윤: 아까 이야기했듯 한국 게임회사들이 중국에 일감을 몰아준 점도 있지만, 우리나라 아웃소싱 회사들이 제대로 못했던 점도 크다. 요즘도 아웃소싱 계약하려고 하면 회사에 와서 직원 수를 세어가는 경우가 있다.

2~3명 밖에 없으면서 10~20명 있다고 거짓으로 말하고, 실제 확인해보면 아닌 회사들이 있었으니까. 당연히 아웃소싱 맡겼다가 낭패를 본 사례들도 발생했다. 서브 하청을 주거나, 아르바이트를 쓰는 식으로 일을 하니, 일정이나 퀄리티에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이러다보니, 외국 업체의 프로젝트를 받기는 정말 힘들다. 레퍼런스도 부족한데다가 신뢰도 못 하니까. 지난해 코나미 USA는 계약을 하기 전에 우리 회사에 와서 직원 머릿수를 세어갔다. 전에 계약했던 회사가 프리랜서를 고용해서 어설프게 작업했기 때문에 한국 아웃소싱에 대한 신뢰도가 나빴던 거다.


거인 같은 중국 회사들과 경쟁하느라고 고생이 많겠다. 파이팅! 최근 1~2년 사이 GDC와 게임스컴, 차이나조이 등 해외 전시회에 부스도 내고 많이 참석했던 것 같다.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했나?

이재윤: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 해외 시장의 변화를 잘 몰랐다. 여유가 없었으니까. 2011년부터 해외시장 조사를 시작했다. 중국 업체들의 실력이 부족하지 않다는 것과 미국의 많은 게임들이 중국에서 아웃소싱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2012년 1월부터 해외에 기회 있을 때마다 나가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에 뛰어난 아티스트들이 많은데 그일을 우리가 못하는 게 속상해서 나서봤다. KOTRA(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 KOCCA(한국콘텐츠진흥원), SBA(서울산업통상진흥원) 등 정부기관의 보조가 큰 도움이 됐다. 지금까지 15번정도 나갔던 것 같다.
 

2012년 독일에서 열린 게임스컴 참가 때의 모습.

많이도 나갔다. 성과는 좀 있는가?

이재윤: 어느 나라로 가야하나 많이 알아보고 다녔다. 중국, 독일, 일본 등을 다니면서 많이 만나봤다. 일본이나 중국 등도 있지만, 북미도 적극적으로 뚫기로 했다. 물량도 많고, 큰 타이틀도 있으니까. 우리 직원들 동기부여나 사명감 차원에서도 그쪽이 맞는 것 같다. 

2013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만나기 시작했다. 영업을 시작한 지 1년도 안 됐지만, 이미 꽤 많이 계약을 진행했다. 아시아 회사들은 우리 결과물을 확실히 좋아한다. 미국 쪽은 실력은 인정하는데 스타일이 달라서 맞춰가는 과정이 다소 걸린다.

작년 9월 보여줬을 때는 '우리랑 스타일이 다르다' 이런 반응이었다. 그래서 바꿔서 다시 보여주니까, '어 괜찮네. 살짝 좀 수정해달라' 같은 반응으로 바뀌었다. 최근에 고쳐서 다시 보여줬더니, 'Awesome!'(아주 멋지다!)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기분 정말 째지게 좋았다. 성과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올해 초 <갓오브워> 시리즈로 유명한 세실 김이 대표로 있는 섹션 스튜디오와 계약했다. 소니와 징가는 4월 계약할 예정이다. <언차디드> 시리즈로 유명한 너티독과 계약이 확정됐고, 6월부터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명랑유쾌한 비쥬얼다트의 멤버들.

축하한다. 중국 아웃소싱 회사들과 차별되는 비쥬얼다트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이재윤: 우리가 싸다. 중국 회사보다 훨씬 싸다. 많은 분들이 착각하시는데, 중국이 훨씬 비싸다. 중국 업체들이 퀄리티도 좋다. <갓오브워>나  <언차티드> 같은 게임들도 중국에서 작업했다. 당연히 비싸졌다. 한 한국 업체는 중국 업체를 쓰다가 1년 전부터 우리랑 일해왔는데, 가격이 많이 절감됐다고 하더라. 
중국 회사들은 아트 콘셉트와 애니메이션 분야는 약한 편이다. 그런 부분에서는 우리가 앞서 있다.

우리 그래픽 역량도 많이 올라왔다. 우리 회사에서 나간 직원들이 넥슨이나 아이덴티티, 위메이드 등 좋은 회사에 그래픽 담당자로 들어가서 잘 일하고 있다. 우리 회사 들어와서 3년 이상 그래픽 업무을 집중적으로 하면 자연스럽게 역량이 쑥쑥 올라간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그래픽 쪽에 자질이 또 있고.


그게 무슨 말인가?

이재윤: 서양 인력들은 회화 능력을 베이스로 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우리 쪽은 테크니컬 베이스가 많다. 좋다/나쁘다로 나눌 영역은 아니다. 각자 장단점이 있다. 서양 쪽은 본질적인 것을 잘 할 수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 무엇을 하나 그리라고 하면 지켜보는 시간이 많다. 느리지만 결과물이 좋다. 

우리 쪽은 바로 작업에 들어간다. 짧은 시간에 일정 수준 퀄리트의 결과물을 잘 만들어낸다. 비즈니스 상황에서 속도가 필요할 때는 우리나라가 훨씬 유리하다. 만약 커리어가 최상급까지 간다면, 회화 베이스 쪽이 더 나을 수 있지만, 그 전까지는 테크니컬 베이스가 성장속도 면에서도 훨씬 유리하다.

이를 테면, 200명(한국/서양 각각 100명) 중에 A급까지 20명이 올라간다면 한국 15명, 외국 5명 정도 올라간다. 그 중 AAA급까지 5명이 올라간다면 한국은 1명, 서양은 4명 정도 될 것 같다.


비쥬얼다트의 작업물들

비쥬얼다트의 목표는 무엇인가?

이재윤: 우리나라 그래픽 디자이너의 실력을 해외에 보여주고 싶다! 그래픽 시장이 이렇게 크고, 우리가 이렇게 잘 하는데 중국 업체들이 다 장악하고 있는 게 정말 안타깝다. 

 

그것 좀 가져오면 그래픽 디자이너 1,000명의 일자리가 생긴다. 우리나라에 일자리 많이 만들고 싶다. 중국에 있는 버추어스는 직원수가 1,100명쯤 되고, 엑스펙트도 600명 이상 된다.

 

지자체 등과 연계해서 그래픽 디자이너 교육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부산에 있는 지사는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해 디자이너 교육생을 모집하려고 한다. [관련 페이지: 부산 게임 익스퍼트 스쿨]



정부나 지자체 지원은 어떤가? 이번에도 KOCCA의 지원으로 GDC에 나왔는데.

이재윤: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해외 전시회가 큰 도움이 됐다. 여러 해외 업체들과 만날 수 있는 지원은 정말 절실하다. 우리 말고도 다른 미들웨어나 아웃소싱 업체들이 많이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다.

KOCCA 덕분에 GDC에 나오게 돼 정말 큰 도움이 됐고, KOTRA의 지사화 사업 또한 많은 도움을 줬다. 개인적으로 KOTRA의 황정숙 과장과 LA 지사의 마이클 정 대리가 무척 고맙다. 미국 업체를 검색하고, 바이어 미팅 진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여러 도움 덕분에 현재 결과까지 온 것 같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될 것이라는 희망으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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