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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퍼블리셔 아에리아, '플레이넥스트'로 재출발

온라인게임 부문 매각하고, 북미 모바일게임 시장에 집중하기로

임상훈(시몬) 2014-04-01 10:48:05
5년 전이었다. GDC(게임개발자컨퍼런스) 취재를 위해 샌프란시스코를 갔다가, 한 게임회사를 방문했다. 아에리아(Aearia Games & Entertainment)였다. 미국 온라인게임 퍼블리셔로 쑥쑥 크고 있을 때였다. 미국 온라인게임 시장에 대해 배웠다. [관련기사]

5년 후,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아에리아는 PC 온라인게임을 완전히 포기했다. 유럽 법인과 미국 PC 부문을 전부 팔았다. 유럽 유수의 퍼블리셔인 프로지벤자트1 게임즈(ProSiebenSat.1 Games)가 인수했다. GDC에서 아에리아 측 인사를 만났다. 아직 '아에리아'라는 이름을 쓰고 있었다. 오늘(3월 28일) 아침 메일을 주고받았다. '아에리아' 대신 '플레이넥스트'로 메일 계정이 바뀌었다는 답신이 왔다.

'아에리아'의 COO(최고운영책임자) JT 응우옌(JT Nguyen)은 '플레이넥스트'(PlayNext)의 COO가 됐다. 5년 전 나는 그에게 미국 온라인게임에 대해 물었다. 5년 후 나는 모바일게임에 대해 묻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디스이즈게임 시몬(임상훈 기자)   


디스이즈게임: 유럽 법인과 미국 PC 부문을 프로지벤자트1에 매각했다. 모바일게임에 더 투자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PC 온라인게임의 전망이 안 좋다고 판단한 것인가? 

JT 응우옌: 우리는 한때 모바일 개발로 돌아섰던 많은 개발사들이 다시 온라인게임 개발에 매진하는 현상을 지켜보았다. 또한 우리 회사에서 작년 말 론칭한 <Aura Kingdom>(대만 X-legend 개발)을 통해 온라인게임의 가능성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서양 온라인게임 시장에 계속 기회가 있다고 믿고 있다. 

애초에 우리가 프로지벤자트1과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게 된 계기도 (결국 PC 부문 매각으로 결론이 나기는 했지만...) 서양 시장에서 양사의 협력 영역를 찾으려는 노력이었다.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해당 프랜차이즈의 규모를 빨리 키우는 것이 아주 중요한 문제였는데 아에리아의 운영능력과 유저베이스, 프로지벤자트1의 마케팅 능력이 결합되면 좋을 것 같았다. 두 회사의 논의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성공한 특정 모바일게임들에 대한 권리도 프로지벤자트1에 넘기는 것으로 발표했는데,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까? 일단 온라인게임 부문과 주요 모바일게임 IP를 다 넘기고, 다시 시작하는 느낌으로 이해하는 게 맞을까?

JT 응우옌: PC부문의 매각이 금번 딜의 핵심이었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몇몇 모바일 타이틀들도 이번 딜에 포함되었다. 우리 회사 모바일 사업을 이끌어 왔던 핵심 3인방, <Pirate Maidens> <Monster Paradise> <Immortalis>가 매각됐다. '왜 포함이 되었는가?' 라고 묻는다면, '상대 회사가 원해서'라고 답변할 수 밖에. 

물론 회사의 모바일 비지니스를 가능하게 해 준 3개 타이틀의 매각이 아쉽기는 하지만, 우리는 해당 타이틀을 기반으로 내부 제작한 <X-Men: Battle of the Atom>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현재 개발중인 <Assassin’s Creed>에 좀 더 집중할 것이고. 아시아 개발사를 상대로 한 소싱도 열심히 할 예정이다.
 
 
온라인게임 부문 매각 내용 중에 커뮤니티 영역도 다 포함돼 있다. 향후 모바일게임에 포커스할 때 유저확보(User Acquisition) 차원에서 아쉬움이 있을 것 같다. 대안이 있는지?

JT 응우옌: 서양 시장에서 유저확보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임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다만, 우리 회사의 전략은 PC 때와 동일하게 수익이 많은(high monetizing) 게임을 서비스하는 것이고, 우리 회사의 강점도 그 부분에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부분유료 모바일게임의 경우 유저당 1일 매출(Daily ARPU)이 약 50센트(약 550원) 내외다. 

 

우리가 서비스했던 타이틀들의 Daily ARPU는 1~2달러(약 1,100~2,200원)에 이르렀다. 흔히 모바일게임 사업이 비용구조가 높아서(플랫폼 홀더가 가져가는 비용이 많아서) 이익이 남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도 있는데, 우리 과거 게임들과 현재 서비스 중인 <X-men>의 경우, LTV(Life Time Value, 한 유저가 게임에서 쓰는 비용)가 10달러(약 1만 1,000원) 이상이다.



이번 매각을 통해 4분의 3의 매출 부문이 사라졌다. 인력 감축도 포함돼 있는 것인가? 계약 상태인 한국의 온라인게임 개발사는 향후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게 좋을까?

JT 응우옌: 우리 회사의 이전 회사구조를 보면, 북미 아에리아 밑에 아에리아 유럽법인이 있었다. 이번 딜에서 프로지벤자트1은 아에리아 유럽법인의 소유권을 확보하게 됐다. 유저 입장에서 보면, 달라지는 건 없다. 아에리아의 포탈사이트는 그대로 유럽 법인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니까.
 
기존의 북미 오피스와 유럽 오피스 간의 업무가 상당히 유사했고, 유럽 쪽에서 리드해서 성공적인 운영을 이끌어낸 타이틀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파트너 회사(한국 개발사) 입장에서도 큰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도 파트너 분들이 충분히 우려할 수 있는 상황임을 잘 알고 있다. 공식적인 발표가 있자마자, 파트너 분들께 이후 변화에 대해 설명했고, 바로 그 다음주에 한국 출장을 가서 미래 변화에 대해 설명드렸다.
 
아, 인력과 관련해서 아에리아 유럽법인의 인력은 당연히 그대로 남아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 북미 오피스의 인력 중 희망자들은 유럽으로 이동했다. 일부 인력은 모바일 부문으로 흡수했다. 


PlayNext가 새로운 브랜드로 결정됐는데.
 
JT 응우옌: 기존에 아에리아(Aeria Games)에 대해, '왜 이 이름을 선택했는지' 문의하는 분들이 많았다. 정확한 발음이 무어냐고 물어보는 분들도 있었다. 그래서 새로운 회사명과 브랜드는 좀 더 직관적이고자 노력했다. 좀 더 직관적인가? 지금 각 오피스를 통해서 로고는 공모 중이다. 내부 팀들이 진력을 다해서 새로운 브랜드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모바일게임 개발 및 퍼블리싱 영역으로 포커스를 맞추었는데, 이 영역에서 아에리아의 경쟁력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JT 응우옌: 온라인게임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우리 회사의 강점은 Speed(속도)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물론 회사 소개서에는 현지화, 수익화, 운영능력, 마케팅능력 등 퍼블리셔가 갖춰야 할 강점들이 다 기재돼 있다. (웃음) 우리는 서양 시장이 앱 차트 매출 순위(Top grossing) 중간쯤만 돼도 충분히 매출을 확보할 수 있고, 안드로이드 시장을 포함,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현지화의 경우, “What is my mission? Tell me now. I have many…customers”처럼 번역돼도 무방하다. 이해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내용이 “You seek my services? Get in line. Assassinations are booming business” 이렇게 변했을 때, 좀 더 서양 유저에게 어필할 수 있다. 그래픽 역시 현지화의 한 부분인데, 아래 왼쪽이 좀 더 밋밋하고 동양적이라면, 오른쪽은 좀 더 근육질이고 험악해 서양적인 느낌을 준다. 

 

수익화 능력에 대해 이전 질문에 말씀드렸고, 우리 회사는 온라인게임 퍼블리셔를 7년 이상 해왔기 때문에 운영의 중요한 묘미를 잘 알고 있다. <X-men>의 경우, 유저에게 적절한 타이밍에 게임의 주요 요소(features)를 알아 갈 수 있는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다. 

 

즉 최초 5일 이내에는 훈련 전투(training battle) 참여를 유도하고, 10일 이내에는 레이드 이벤트를 통해 레이드를 경험하게 한다. 이후 5일 이내에 랭킹을 겨룰 수 있는 이벤트를 통해서 각 길드가 어떤 길드가 강한지 서로 파악하게 한다. <X-men>의 핵심 요소가 GvG니까.


마케팅은 어려운 부분인데, 서양 시장에서 7년간 서비스한 우리 회사도 모바일 마케팅을 위한 네트워크를 설립하는데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핵심은, 여러 채널의 효용을 봐가면서 끊임없이 메시지, 배너를 바꿔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ROI(투자대비수익률)가 나오지 않는다. 물론 온라인게임 시절 미디어와의 관계도 모바일 마케팅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PlayNext는 향후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어떤 전략과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JT 응우옌: 어렵기도 하고 쉽기도 한 질문이다. 우리 목표는 서양 시장의 주요한 모바일 퍼블리셔&개발사가 되는 것이다. 온라인게임 부문을 매각한 것도 모바일 사업을 좀 더 공격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였다. 당장은 2개월 전에 론칭한 <X-Men>을 좀 더 붐업해야 하고, <Assassin creed>의 개발을 성공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아시아의 주요한 모바일 개발사에게 회사의 변모도 알려야 하고, 좋은 게임도 찾아야 하고.

 

 



한국에서 어떤 장르/스타일의 게임을 찾고 있는가?

JT 응우옌: 우리는 미드코어/하드코어 유저를 대상으로 해 수익화가 잘 될 수 있는 타이틀을 찾고 있다. 장르로 보면 서양 시장에서 현재 인기 있는 게 우리가 찾는 장르다. 카지노, TCG, RPG, RTS, 스포츠 매니지먼트 타이틀이다. 한국은 온라인과 모바일을 막론하고 가장 선도적인 부분유료 게임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나라라고 보고 있다. 좋은 게임을 계속 많이 소개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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