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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KGC] 게임 QA로 살아남으려면? “공부에 미쳐라”

크라이텍 진석준 QA 리드가 말하는 게임 QA의 일상과 생존 노하우

권정훈(실리에) 2013-09-25 23:52:04

클로즈 베타테스트와 오픈 베타테스트를 거쳐 정식으로 서비스되는 절차를 밟던 온라인게임은 언제부턴가 유저들에게 ‘OBT=정식 서비스’와 같은 개념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급변하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외부 테스트를 하는 게임은 아직 극히 드물다.

 

게임이 공개된 시점부터 이미 평가를 내리기 시작하는 유저들 속에서 그만큼 개발사 내부 테스트와 검증 작업이 중요해졌다. 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게임 QA(품질관리)다. 남들이 보기에는 딱히 코딩이나 디자인 등 직접적으로 개발하는 것도 아니고, 서비스를 하는 것도 아니라서 게임을 할 줄만 알면 누구나 가능하다고 인식되는 직군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게임 QA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25일 열린 KGC 2013에서 크라이텍의 QA 리드 진석준 차장은 게임 QA에 입문하려는 사람을 대상으로, ‘게임 QA로서 살아남는 방법’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약간은 주관적일 수도 있는 게임 QA의 일상과 노하우를 공개한 그의 강연을 정리했다. /디스이즈게임 권정훈 기자


 

크라이텍 게임 QA 리드 진석준 차장



■ 게임 QA의 일상, ‘게임 QA는 소모품인가?’

 

진석준 차장은 “게임 QA를 지망하는 분께는 비관적일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게임 QA가 공감할 솔직한 이야기”라며 게임 QA의 일상에 관한 말을 꺼냈다. 게임 QA(Quality Assurance)는 게임 테스트하고 결함을 찾아내며 제품의 품질을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직군이다.

 

게임 QA의 일상은 지루한 단순 반복 업무의 연속이다. 돌았던 던전을 계속 돌거나 같은 몬스터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반복 사냥하는 것은 물론이고, 하루종일 점프만 하는 경우도 있다.

 


 

지루한 업무에 더해 보상이나 대우도 적절치 않다. 똑같이 일해도 프로그래밍이나 디자인을 하는 직군과 비교하면 보수가 낮은 편이다. 보통 게임 QA는 비정규직이나 계약직으로 시작하는데, 정규직으로 전환해서 근무 환경을 개선하려는 희망이 있어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냥 매일 점프나 하고 던전을 도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존중받지 못한다. 막말로 아무나 앉혀 놔도 대신할 사람 많다는 취급도 받고, 개발 과정의 한 파트를 맡고 있지만 직접 코드를 짜거나 볼 줄 모른다고 개발 직군으로 보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서비스 직군으로 보기도 어렵다.

 


 

하물며 근무 조건이 좋지도 않다. 집에 가는 것은 옷을 갈아입기 위해 며칠에 한 번 정도, 대부분은 ‘라X라X’로 대표되는 간이 침대에서 잠을 청한다. 이유도 모르고 야근을 하는 사람도 많지만,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인식 때문에 고용 보장도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일상 속에 있다보면 정말 ‘게임 QA는 소모품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공부하다 죽어라”

 

이런 우울한 일상 속에서 게임 QA의 비전이 있기는 한 것일까? 진 차장은 “본인이 7년차까지 살아남았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 바란다”며 게임 QA의 정체성을 스스로 발견하고 비전을 만들어 가야 함을 강조했다.

 

그가 7년간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내린 게임 QA의 생존 비법은 바로 ‘공부’다.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실용 도서 제목인 <공부에 미쳐라>가 바로 해답이라는 것. 끊임없이 연구하고 몰두하면서 자기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는 지금까지 해온 일과 앞으로 할 일을 집약한 스킬트리를 소개했다.

 


 

 

- 레벨 1 QA, 정체성을 찾고 스킬을 연마하라.

 

갓 입문한 레벨 1 게임 QA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정체성을 찾는 것이다. 면접에서 게임계에 있고 싶은데 프로그램도 디자인도 할 수 없어서 게임 QA를 지망하는 사람도 종종 만난다. 2~3년 된 시니어 QA에게서도 종종 듣는 말이다. 게임 QA로서 기분 좋은 말일 리 없다.

 

진 차장은 ‘거울을 들여다보라’고 권한다. 게임 QA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정체성을 찾으라는 말이다. 게임 QA는 문제를 찾고 보고하도록 훈련받은 테스터다. 발생할 리스크를 사전에 노출시켜서 회사와 개발팀, 고객과 최종 사용자를 돕는 길이며 ‘이 게임에서 풀의 색깔이 녹색으로 제대로 구현됐는가?’라는 물음과 같이 당연하지만, 혹시 모를 변수를 확인하고 검증하는 사람이다.

 

두 번째로 신입 QA가 해야 할 일은 기본 스킬 연마다. 기본 스킬이라는 것은 소프트웨어 테스트 기초 이론을 익히는 것과 다른 하나는 게임 QA로서의 업무를 이해하는 것이다. 또한, 공부를 한 것은 자격증으로 남기는 것을 권한다. 이력서에 한 줄 추가되는 것은 물론이고 막연히 “잘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보다는 “이런 자격증이 있다”는 것이 훨씬 신뢰받을 수 있다.

 

세 번째는 영어 공부다. 영어를 공부하면 영어로 된 심도 깊고 풍부한 자료를 훨씬 간편하게 많이 찾아보고 활용할 수 있다. 영어를 레벨 1짜리 신입 QA의 스킬로 넣어도 좋을지 망설였지만, 나중에 꼭 필요해지는 스킬인 만큼 미리 QA로서 커리어를 관리하기에도 유리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 시니어 QA,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향상하라.

 

3년 이상 업무를 보고, 단순하고 기계적인 테스트보다는 디테일하고 다양한 테스트를 시작해야 하는 단계가 시니어 QA다. 이들이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 능력 향상이다. 

 

게임 QA 업무를 하다보면 잘못된 것을 잡아내기 좋아하는 성격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는 보통 ‘틀렸다’고 하지 ‘다르다’고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경력이 쌓이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를 수도 있지 않을까 의문을 품고 구별도 할 줄 알아야 한다.

 

다른 개발 직군이 의도적으로 바꾼 것일 수도 있는데 원래 목표에서 빗나갔다고 오해할 수도 있으니 다른 직군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강화하라는 이야기다.

 

게임 QA가 부정적인 소식을 전하는 메신저가 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 QA가 찾아내는 문제는 다른 사람의 잘못을 찾아내고 처벌하려는 것이 아니라,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든다는 공통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부정적인 부분을 주로 찾아내는 게 일이지만, 좋은 것은 좋다고 할 수도 있어야 한다.

 

QA가 가볍게 평가받아서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품질의 경찰이나 수문장 역할을 해서도 안 된다.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그 사실만 전달하면 된다. 목표 품질이 80%인데, 70%인 제품이 왔다면 그 사실만 전달하고 ‘여긴 지나갈 수 없다’고 할 필요는 없다.

 


 

QA 관련 커뮤니티 활동도 권하는 부분이다. 앞서 말했듯이 QA들은 성격이 독특해서 누군가의 실수를 잘 찾아내며, 갖고 있는 노하우를 잘 공개하지 않는다. 혼자 고민하기보다는 서로 노하우를 공유하고 선배가 지나온 길을 살피면서 QA 전체의 가치를 올리는 것이 비전을 만드는 길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는 소프트웨어와 게임 개발 프로세스를 연구해야 한다. 시니어 QA는 신입 QA보다는 더 디테일하고 다양한 테스트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것을 위한 심화 스킬인 셈이다. 개발 프로세스를 알면 단순히 개발이 끝난 제품을 테스트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 과정에 테스트가 포함될 수도 있다.

 


 

 

- 리드 QA, 하이레벨 테스팅과 고민이 필요.

 

리드 QA는 조직에서 탑에 위치하고 시니어 QA와 레벨 1 QA를 이끄는 사람이다. 리드 QA에게 필요한 것은 첫 번째로 하이레벨 테스팅과 QA 역량 강화다. 매일 반복 작업을 하며 바쁜 일상을 보내는 시니어 QA, 레벨 1 QA에게 하이레벨 테스팅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이것은 경험이 풍부한 리드 QA가 하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는 테스트 자동화다. 매일 반복하는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다면 리소스를 다른 곳으로 돌려 활용할 수 있다. MMORPG에서 몬스터를 잡고 아이템을 줍거나 생성하는 등의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면 굳이 수동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다른 일을 하면서 결과값만 볼 수 있다. 가장 쉽고 빠르게 사용할 수 있는 툴은 AUTOIT, AHK가 있고, Python, LUA 등도 활용하면 좋다.

 


 

또 하나 리드 QA가 고민해야 되는 부분은 ‘FUN QA’에 대한 것이다. 게임의 본질은 재미고, 재미없는 게임은 가치가 떨어진다. 리드 QA는 재미를 게임의 품질에 작용하는 요소로 봐야 하는지, 그렇다면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그 재미를 유지할 것인지 고민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진 차장은 QA 및 게임 관련 온라인 매거진을 구독해 보라고 권한다. 최신 정보를 얻거나 트렌드를 파악하기에 좋다. 다양한 테스팅 방식이나 프로세스, 그리고 개발 환경과 어떻게 접속할 것인지 꾸준히 고민해야 하는 리드 QA에게는 필수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진 차장은 앞서 보여준 게임 QA의 일상과 연봉 테이블을 언급하며 ‘정말 전문적인 게임 QA가 되고 싶은가?’라고 스스로에게 되물어보라고 말했다. 그는 “게임 QA 연봉 테이블에서 비어 있는 고연봉 부분은 못 받는 것이 아니라, 받아야 하는 부분이다. 미리 겁먹을 필요없이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모두의 가치를 함께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고 강조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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