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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만렙 찍으면 외제차? 구글 매출 2위 '로한M'… 법적 제재 받을까?

현거래 사이트와 제휴, 2,000만원 백화점 상품권 증정도... 게임위 "조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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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우티) 2019-07-16 18:37:19

플레이위드의​ ​신작 모바일 MMORPG <로한M>이 뜨겁다.​ 게임은 2005년 출시된 플레이위드(당시 YNK 인터랙티브)의 <로한>을 원작으로 하며 종족 대립 세계관, 게임머니, 장비, 각종 아이템뿐 아니라 캐릭터까지 거래할 수 있는 자유 경제 거래소, 살생부와 태세전환 등의 PvP 요소와 공성전을 강조하며 과거 MMORPG를 즐겼던 게이머들의 추억을 자극했다.

 

지난달 27일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은 현재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게임 2위를 유지하며 <리니지M>의 뒤를 잇고 있다. 이런 성과를 반영하듯 7,000~8,000원 대를 유지하던 플레이위드의 주가는 게임 공개 이후 연일 상한가를 기록해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7월 16일 현재 주가는 39,850원이다.​ 시가 총액도 329억 5,320만 원에서 1,773억 1,960만 원으로 5배 이상 올랐다.​ 이달 초 랭킹 2위에 오른 <로한M>의 일일 매출은 수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로한M>이 흥행을 이어나가는 가운데, 플레이위드가 진행 중인 외제차 증정 이벤트가 논란이 되고 있다. 서버 전체에서 최초로 '만렙'에 도달한 사람에게 고급 외제차를 지급한다는 이벤트가 사행성을 가지고 있어 현행 법과 저촉된다는 것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이벤트에 대한 민원이 들어오자 재심의에 착수했지만, 플레이위드는 법리적 검토를 해본 결과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 <로한M>전 서버 최초 만렙 달성자에게 출고가 8,000만 원 넘는 포르쉐 박스터 준다?


플레이위드는 <로한M>의 공개와 함께 전 서버 최초 만렙(100 레벨)을 달성한' 유저 1명에게 출고가 8,000만 원이 넘는 2020년식 포르쉐 박스터를 증정한다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로한M>에서 '이론적'으로는 소과금이나 무과금으로도 만렙에 도전할 수 있지만, 단기간에 만렙을 달성하기 위해선 코스튬, 펫, 강화석 등의 현금 결제에 아낌없이 투자를 하는 고래 유저(고과금 유저)여야 한다. 평소 MMORPG가 오픈하면 가장 먼저 최상위권에 오르기 위해 '달리는'​ 고래 유저의 소비 패턴에 외제차 경품이라는 강력한 동기 부여를 제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래 유저는 2천만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제세공과금만 내면 외제차를 받을 수 있다는 계산 아래에서 경쟁적으로 재화 결제를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이 이벤트의 방식이다. 해당 이벤트는 랜덤 추첨 등 불특정 다수가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가장 먼저 '만렙'에 오른 사람 단 1명에게 주어진다. 경품에 운이 아닌 구체적인 조건을 붙이면서 경쟁을 유도한 것이다. 실제로 게임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재화를 소모해야 하기 떄문에 해당 이벤트는 게임 플레이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플레이위드는 최초 만렙자에게 고급 외제차를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소속 길드의 마스터에게 2,000만 원의 신세계 상품권을 '운용 자금' 명목으로 지급한다. ​이 운용 자금이란 해당 길드의 현금 결제에 대한 보조금의 성격을 지니는데, 실제로 <로한M>에 들어가 보면 각종 주문서와 비약, 마일리지 옵션이 적지 않게 포진해있다. 

 

헤비 과금 유저라면 한 달에 100만 원 이상은 어렵지 않게 쓸 수 있게끔 설계가 되어있다는 것이 공식 카페 유저들의 평가. <로한M> 공식 카페엔 현거래 사이트로 바로 연결될 수 있는 링크가 있으며, 경품 이벤트 페이지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여' 목표를 달성하라고 홍보하고 있다​.

 


여태까지 무수히 많은 게임사가 실물을 이벤트 경품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게임을 오픈하면서 최초 만렙 달성자와 그 달성자를 보유한 길드에 외제차와 수천만 원 규모의 상품권을 경품으로 주는 사례는 찾기 어렵다.

 

과거엔 어떤 사례가 있었을까? 플레이위드는 <로한>(2005)의 오픈 때도 포르쉐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관련 법 규정이 지금과 다른 데다 게임에서 길드 총점을 계산해 최고의 길드를 운영한 길드마스터에게 증정하는 경품이었다. 올해 초 카카오게임즈의 <프렌즈레이싱>도 현대 벨로스터를 경품으로 내걸었는데, 100% 추첨으로 당첨자를 뽑았기 때문에 법적 문제가 없었다.

 

2005년 진행한 <로한>의 포르쉐 이벤트

 

# 포르쉐 증정 이벤트, 법적 문제는 없을까?

<로한M>의 포르쉐 증정 이벤트는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을까? 먼저 이번 이벤트는 경품 관련 현행 행정규칙과는 충돌하지 않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16년 소비자 경품의 가액 및 총액의 한도를 폐지했기 때문이다. 당시 공정위는 기존에 2,000만 원, 예상 매출의 3% 이하여야만 소비자에게 경품으로 줄 수 있었던 기준을 삭제했다.

 

이번 이벤트가 경품과 관련한 현행 행정규칙을 통과했다 하더라도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법)과 충돌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다. 게임법 28조에는 게임물 관리 사업자가 "2. 게임물을 이용하여 도박 그 밖의 사행행위를 하게 하거나 이를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아니할 것"과 "3. 경품 등을 제공하여 사행성을 조장하지 아니할 것"이 명기되어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를 어겨 처벌을 받은 사례도 있다. 2016년 파티게임즈는 <포커페이스 for Kakao>를 론칭하며 랭킹전 1위 달성자에게 순금 1돈을 증정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이벤트를 진행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해당 이벤트가 사행성을 조장한다고 결론을 지었고, 파티게임즈는 행정적으로 45일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파티게임즈는 급히 해당 이벤트의 보상을 게임 머니로 한정했으며, 이후 영업정지 취소 소송을 걸어 승소해 다시 회사를 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

 

 

# 게임물관리위원회, 내부 검토 진행 중… 문제는 타이밍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게임물의 내용을 사전 심의하고 등급을 부여하는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지난 주 <로한 M>의 외제차 이벤트와 관련해 민원 신고가 접수되어 현재 내부에서 검토를 진행 중​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디스이즈게임에 "이벤트가 게임법 28조를 위반하는지를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며 "검토는 거의 마무리가 된 단계로 등급회의에 상정되면 민원에 대한 대답이 나올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해당 등급회의는 9명의 게임물관리위원이 진행하며 발표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해당 이벤트가 적합한지 1주 내지는 2주 이내에 유지, 반려가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전망했다. 게임이 아니라 이벤트의 적합성을 따지는 것이지만 굉장히 빠른 모바일 MMORPG의 소비-성장 패턴을 고려했을 때, 그 기간 이내에 만렙 달성자가 나오면 문제가 더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플레이위드는 매주 공식 카페 등을 통해 상위 랭커들의 명단을 공개하는데, 11일 공개된 1위 랭커의 레벨은 82다. 그로부터 5일이 지났기 때문에 현재 <로한M>의 최고 레벨은 90 근처가 될 것으로 추측된다.

 

# 플레이위드 "법적 검토 마쳤기 때문에 문제없다"

 

플레이위드는 15일 공식 카페에 해당 부분에 대한 Q&A를 발표했다. 1번 항목과 2번 항목은 종족 밸런스와 대기열 발생에 대한 답변이었고, 3번 항목과 4번 항목은 작업장과 포르쉐 경품 관련 문의에 대한 답변이었다.
 

현재 <로한M>의 몬스터 필드에는 자동 사냥을 켜놓은 궁수 캐릭터가 '작'을 하고 있으며, 많은 유저가 이 캐릭터들을 게임 머니 수집을 위한 작업장으로 보고 있다. 만약 이러한 작업장이 실제로 운영 중이라면, 특정 단일 계정에 이득이 될 만한 재화를 모두 몰아줘 포르쉐를 노릴 수도 있다. 게다가 <로한M>은 공식적으로 아이템베이와 제휴를 맺고 '현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Q&A에는 운영진이 <로한M>에서 약 7,000​개의 작업장 계정을 제재했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플레이위드는 앞으로도 "비정상적인 플레이를 제재해 쾌적한 플레이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썼지만, 이미 7,000여 개의 작업장 계정이 '합법적으로' 현거래를 지원하는 모바일 MMORPG 경제에 미친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도 작업장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도 없다.


포르쉐 이벤트에 대해서는 <로한> 오픈 때 진행했던 유사 이벤트의 추억을 되살리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부정한 방법으로 레벨업을 하는 경우엔 모두 대상자에서 제외할 것이며, 관련 법률 검토를 모두 마치고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플레이위드 담당자 역시 디스이즈게임과의 통화에서 "이벤트를 진행하기에 앞서 법적 검토를 모두 마쳤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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