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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한국 8배 규모의 블루오션 '중동', 중동 게임 시장 진출 팁과 유의점

중동 게임시장 진출 전략 노하우 행사 정보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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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다미롱) 2017-06-27 21:57:06

“중동, 위험하지만 충분히 잠재력 있는 시장입니다” 27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 관계자가 코엑스에서 열린 ‘중동 게임시장 진출 전략 노하우’ 행사에서 이야기한 말이다.

 

중동 게임시장에 대한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하는 행사가 2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고 한국모바일게임협회가 주관하는 ‘게임콘텐츠 해외활로개척을 위한 신흥시장 오픈포럼’ 행사가 바로 그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중동 게임시장을 조사한 연구원, 중동에서 수년 넘게 성공한 업체 관계자 등이 참여해 자신들이 가진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했다. 현장에서 오간 이야기와 정보를 한 데 정리했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중동. 한국에서는 흔히 중동, 아랍권, 이슬람 문화권이라고 혼용하긴 하지만, 이것은 엄밀히 말하면 전부 다른 개념이다. 중동은 해당 지역을 일컫는 말이고, 아랍권은 '아랍어'라는 문자를 쓰는 영역을 말하고, 이슬람은 말 그대로 이슬람교를 믿는 문화권을 이야기한다. 서로 지칭하는 대상이 다르니만큼, 각 용어의 뉘앙스도 미묘하게 다르다.

 

예를 들어 이란의 경우, 위치 상으론 '중동'에 있지만 언어는 '페르시아어'를 사용한다. 이집트는 종교적으로는 이슬람권에 속해 있지만, 위치는 북아프리카다. 때문에 요즘에는 이를 통칭하기 위해 'MENA'(중동Middle East과 북아프리카North Africa)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한다. 이날 행사도 이 MENA 지역 20여 개 국 게임 시장에 대한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그동안 한국 게임업계에서 MENA 지역은 관심 밖의 영역이었다. 문화적으로 생소하기도 할뿐더러, 왕정과 이슬람교라는 왠지 권위주의적일 것 같은 시스템은 국가나 문화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기 쉽지 않은 곳일 것이라는 이미지를 줬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적지 않은 국가들이 문화 콘텐츠를 여전히 '검열'한다.

 

더군다나 2014년,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로 인한 유가 폭락은 '오일머니로 떴다'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MENA 지역에 대한 일부 사업적 관심마저 떨어뜨렸다. 환경만 보면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것 같다.

 


 

 

# 중동, 단일 문자 사용하는 한국 8배 규모의 시장

 

그럼에도 한콘진을 비롯한 일부 업계 관계자들이 MENA 지역에 관심 가지는 이유는 이곳의 어마어마한 시장 규모와 잠재력, 그리고 '단일 문자'라는 강점 때문이다.

 

MENA 지역 인구는 약 4억 명(한국 인구의 8배), 여기에 30대 이하 인구 비율이 50%에 육박하는 '젊은' 시장이다. 그리고 업계에서는 MENA 지역 인구만큼의 사람들이 전세계에 퍼져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들은 모두 '아랍문자'라는 단일 문자를 사용한다. 몇몇 지역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영어-독일어 수준의 차이에 불과하다.

 

IT 인프라도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발전됐다. 두바이 미디어 시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터넷·스마트폰 보급률 등을 의미하는 국가별 디지털화 단계도 2016년 기준 10개 국이 기준치 이상이거나 기준치를 곧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례로 MENA 지역에서 경제 규모론 2부 리그(?)로 취급되는 레바논 같은 나라도 스마트폰 보급률은 90%에 육박할 정도다.

 

젊은이들이 향유하는 문화도 서구권이나 아시아권과 크게 다르지 않다. MENA 지역 PC방에서 인기있는 게임은 <LOL>이나 <오버워치> 같이 전세계 어디서도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이다. 심지어 한콘진 연구원이 아랍에미리트 PC방에 들렸을 땐 곳곳에서 미국 드라마나 일본 애니메이션을 시청하는 사람들을 목격할 수 있었다. 콘텐츠가 진출했을 때 문화 차이로 오는 불리함은 없는 셈이다.

 


 

이런 잠재력에 비해 게임시장 자체는 아직 성장이 끝나지 않았다. 2016년 4월, MENA 지역의 양대 마켓 게임 다운로드 횟수는 한국의 117% 규모인 6,361만 건이다. IT 인프라가 발전 중인 지역임에도 한국 이상 규모로 유저들이 있는 셈이다. 

 

같은 기간 매출 규모는 한국의 22% 수준인 3,642만 달러였다. 단, 이것은 MENA 지역이 타 지역에 비해 돈을 쓰지 않는 문화란 의미는 아니다. 한콘진 이태희 과장은 "아부다비 월드게임엑스포 갔을 때, 행사장에서 본 게임 대다수가 스탠드얼론 게임이어서 놀랐다"라고 얘기했다. 즉, MENA 지역 시장에는 북미나 아시아처럼 돈을 지속적으로 쓸만한 게임 자체가 많지 않다는 의미다. 

 

실제로 MENA 지역 주요 마켓을 보면 현지 개발사가 만든 게임이 아니라 해외에서 들어온 게임들이 매출 상위권을 독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유가 하락에 따른 경기 불안은 문제가 되지 않을까? 이에 대해 행사장에 모인 관계자들은 오히려 그 덕에 게임사들이 MENA 지역에 진출하기 쉬워졌다고 입을 모았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MENA 지역 국가들의 상당수는 원유로 돈을 벌었고, 원유 외에 다른 산업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심각한 유가 하락으로 MENA 지역 국가들의 태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바로 원유 외에 다른 산업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산유국으로 유명한 사우디아라비아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얼마 전부터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 육성을 위해 2왕자가 직접 국가기관을 만들어 운영 중이고, 최근에는 게임 등급 분류 체계도 신설했다. 이외에도 아랍에미리트, 이란 등의 국가가 게임 산업에 힘을 싣기 시작했다. 만약 현지 진출까지 염두에 두는 업체라면 호재로 다가올 부분이다.

 


 

 

# 아랍어 지원은 필수! MENA 지역 진출팁

 

그렇다면 MENA 지역에 진출하려면 어떤 것들을 신경 써야 할까? 다음은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이야기해 준 MENA 지역 진출 팁이다.

 

1. 아랍어 지원. 놀랍게도 MENA 지역 마켓에서 아랍어를 지원하는 게임은 많지 않다. 매출 TOP 50 중 26개 게임만 아랍어를 지원할 정도다. 아랍어 지원이 의미 없는 것도 아니다. 당장 매출 순위만 봐도 위로 갈수록 아랍어 지원 게임의 수가 늘어난다.

 

이렇게 아랍어 지원 게임이 많지 않은 이유는 언어 자체의 생소함 때문이다. 더군다나 아랍문자는 대부분의 다른 문자들과 달리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는 방식이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적게는 문자 정렬, 크게는 UI까지 바꿔야 하는 셈이다. 더군다나 MENA 지역에선 아랍문자 자체가 '자부심'이기 때문에 어설프게 지원하면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언어만 제대로 지원해도 남들보다 50% 더 앞서갈 수 있다. 참고로 이것은 아랍어가 아니라 페르시아어를 사용하는 이란에서도 먹히는 팁이다. 

 


 

2. 장르는 전략, 화풍은 실사, 로컬라이징은 금상첨화. MENA 지역 모바일 마켓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르는 <클래시오브클랜>이나 <클래시오브킹즈> 같은 '전략' 게임이다.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란에선 매출 순위 중 절반이 전략 게임일 정도로 이 장르가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그 뒤로는 (전략에 비하면 많이 작은 비율로) 액션, 스포츠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반대로 한국에서 인기인 MMORPG는 아직 자리가 적다.

 

화풍은 북미풍의 실사 그래픽을 선호한다. 만약 그것이 MENA 지역 문화를 반영한 소재라면 더더욱 좋다. 실제로 중국에서 만든 <리벤지오브술탄>이란 게임은 방식 자체는 <클래시오브킹즈>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중세 이슬람 문화권을 테마로 해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아랍에미리트 등에서 매출 1위를 차지했다.

 

만약 게임의 그림체를 바꾸기 힘들다면 MENA 지역에 맞게 캐릭터나 지명, 배경 등을 현지화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국에서는 <모두의마블>이 이 방법을 써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이집트 등에서 매출 상위권을 차지했다.

 


 

3. 인구 많은 이집트, 돈 많은 사우디. 흔히 중동이라고 얘기하긴 하지만, 그 안에서도 지역별 특색이 다르다. 때문에 게임사 입장에서는 어느 마켓에 처음 게임을 내느냐도 중요하다.

 

만약 돈이 급하지 않다면 이집트·모르코·알제리 등 북아프리카 지역 국가에 먼저 내는 것이 좋다. 이 지역은 돈을 쓰는 유저 비율은 10%에 불과하지만, 대신 유저 수 하나는 MENA 지역 최고 수준이다. 때문에 유저 피드백을 받으며 게임을 가다듬기에 안성맞춤이다.

 

게임에 자신 있다면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아랍에미리트 등 페르시아만 인근 지역에 먼저 가도 좋다. 이곳은 오일머니 덕에 전반적으로 경제 수준이 높다. 당연히 돈을 쓰는 유저들의 수도, 돈을 쓰는 규모도 다른 지역에 비해 크다. 

 


 

 

# 노출 금지부터 비즈니스 미팅 금기까지, MENA 지역 유의점

 

물론 이런 팁을 따른다고 하더라도 아랍·이슬람이라는 생소한 문화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런 문화는 MENA 지역에 밖에서 보기에 이해하기 힘든 제약도 만들었다. 다음은 MENA 지역 진출 시 주의해야 할 점들이다.

 

1. 카드도 믿지 말고, 광고도 믿지 말라. 이슬람교는 대부업을 금기시한다. 때문에 MENA 지역 사람들은 대부업은 물론 신용카드 자체도 좋지 않게 생각한다. 신용카드 또한 돈을 빌리고 이자를 지불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MENA 지역에선 신용카드를 통한 결제는 극소수다. 이는 페이팔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현지에서 많이 쓰이는 것은 현지 은행에서 발급하는 체크카드다. 때문에 MENA 지역에 진출하려는 회사는 이 점을 고려해 결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광고를 기반으로 수익을 얻는 게임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힘들다. 보통 게임 속 광고로 돈을 버는 회사들은 글로벌 광고 플랫폼과 제휴해 게임에 광고를 넣고, 광고의 노출이나 클릭 횟수 등에서 수익을 얻는다. 하지만 일부 MENA 지역에서는 광고 노출이나 횟수가 집계되지 않는다. 이 지역에선 글로벌 광고 플랫폼 자체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란이 대표적이다.

 

때문에 이란 등의 지역에서 광고로 돈을 벌고 싶은 게임사는 직접 현지 광고 플랫폼과 제휴해야 한다. 그 전에 게임사가 직접 현지 광고 플랫폼을 찾고 접촉해야 함은 물론이다. (참고로 이란은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조차 진출하지 못한 국가라, 이곳에 게임을 내려면 카페 바자같은 로컬 마켓을 이용해야 한다)

 


 

2. 노출은 기본, 국가 간 대립도 안 돼! MENA 지역, 정확히는 이슬람 문화권에서 금기시되는 표현이 있다. 반이슬람적 콘텐츠, 돼지 고기, 폭력성, 캐릭터의 노출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그렇다고 캐릭터들에게 모두 히잡을 씌우고 칼에 먹칠할 필요까진 없다. 다만 가기 전 가슴이나 허벅지는 어떻게 가릴지, 피나 절단은 얼마나 줄일지에 대한 고민은 해야 한다.

 

이란 같은 곳은 아예 국가 간 대립 요소 자체를 금지하기도 한다. 실제로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어떤 비행 슈팅 게임은 이란 마켓에 출시하며 비행기에 도색된 국기와 국가의 상징을 지워야 했다.

 

물론 이런 것을 다 수정했다고 해도 100%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MENA 지역은 다른 곳에 비해 보수적이고 종교의 힘이 강한 지역이다. 게임이 언제 어떻게 제제될 지 모른다. 실제로 <클래시오브클랜>은 올해 초, 폭력성과 중독성 등을 이유로 이란 정부에게 제제를 받기도 했다.

 


 

3. MENA에선 말보단 문서. 만약 MENA 지역 사람들과 만나 사업적인 이야기를 할 사람이라면 '말'에 조심해야 한다. 먼저 이슬람 문화 특색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 무심코 할만한 정치적 대화나 설득 등은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 정치적 대화는 '금기'고, 설득보단 부탁이 좋다.

 

말을 알아 듣기도 힘들다. MENA 지역 문화 특성 상, 이곳 사람들 대부분은 비즈니스 미팅에서도 '확답'은 물론, O인지 X인지도 명확하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곳 사람들의 의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단편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전체적인 문맥을 보아야만 한다.

 

대화가 끝났어도 안심해선 안 된다. 구두 약속을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문화 때문이다. 때문에 사업하는 사람이라면 미팅 후 반드시 근거 자료를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4. 현지진출? 인력 관리와 시간 관리 각오해라. 문화적 차이는 현지에서 업무하고 사람을 부릴 때도 어려움을 만든다. 만약 현지에 지사를 세울 사람이라면, 직원을 뽑을 때 출신 지역을 다양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 사람이 MENA 지역 어느 국가 사람인지에 따라 대화 내용이나 전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문외한 입장에서는 컨트롤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지역적 문화 문제를 해결하면, 이제 종교적 문제가 남아 있다. 이슬람교는 하루에 5번 메카를 향해 기도해야 하는 규칙이 있다.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 중엔 약 3번이다. 참고로 기도 한 번 할 때 소모되는 시간은 준비까지 포함해 약 30분. 다른 종교 사람이 보기엔 하루에 매번 1시간 30분이 낭비되는 셈이다. 때문에 MENA 지역에 진출했을 때는 이런 종교적인 일정까지 고려해 스케줄을 짜야 한다.

 

이것은 MENA 지역 사람들과 미팅을 잡을 때도 통하는 이야기다. 기도 시간에 미팅에 응할 사람은 없으니까. 참고로 MENA 지역에서 가장 미팅하기 좋은 시간은 오전 10~11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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