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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카드뉴스] 세븐나이츠를 다시 만들어라

김승현(다미롱) 2016-06-28 13:53:19

 

"우리는 무엇을 잘못했던 것일까?" 

 

2015년, 중국 <세븐나이츠>는 말라가고 있었다. 

 

처음 중국에 게임을 냈을 땐 자신만만했다. <세븐나이츠>는 한국에서 최고 성적을 거두고 있으니까. 하지만 이 자신감에 취해 만든 건 한국 게임도, 중국 게임도 아닌, 어설픈 현지화 버전이었다.

 

그 결과, 우리는 중국 세나가 말라가는 것을 보면서도, 1년 만에 종료 논의가 오가는 것을 보면서도 무엇이 문제였는지 알 수 없었다. 그것이 너무도 분하고 비참했다.

 

'다시는 이런 경험을 하지 말자', '실패 하더라도,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보자'. 개발팀의 한결같은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기회는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왔다.

 

2015년 여름, 넷마블넥서스는 출시 4개월 앞둔 <세븐나이츠> 일본판 프로젝트를 뒤엎었다. 국산 모바일 RPG 대부분이 실패한 일본. 하지만 <세븐나이츠> 일본판은 글로벌 원빌드라는 명목 아래, 별 고민 없이 현지화를 하고 있었다.

 

개발팀은 중국에서의 실패를 되새기며 과감한 도전을 선택했다. "갈 거면 일본에 맞춰 아예 다른 게임을 만들자", "실패하더라도 할 수 있는 건 모두 다 해보자"

 

신규 시스템 구현에만 3개월, 그에 걸맞은 밸런스 맞출 시간은 미지수. 출시는 커녕 완성도도 장담 못하는 미친 짓이었다. 

 

하지만 그 무엇도 또 다시 후회를 남길 지 모른다는 것만큼 절실하진 않았다. 그렇게 넷마블넥서스는 8개월이 걸릴 <세븐나이츠> 현지화, 아니 <세븐나이츠> 재개발 계획을 시작했다.

 

일본 유저를 알기 위해 '대표'부터 직접 일본 거리를 뒤지고 다녔다. 그들은 캐릭터 강화·합성을 이해 못했다. 머리론 이해해도 마음으로 납득하진 못했다. 그들을 당장 이해할 순 없었지만, 그들을 위해 성장 방식을 무작정 일본의 '경험치 재료' 방식으로 바꿨다.

 

새 시스템 때문에 어그러진 밸런스는 개발팀 모두가 직접 플레이하며 다잡았다. 자동화 테스트는 생각하지도 않았다. AI는 새 시스템이 어떤 '감정'을 주는지, 유저가 왜 그걸 좋아하는지 알 수 없으니까.

 

감정과 밸런스를 다듬는데만 5개월이 걸렸다. 1인당 플레이 횟수는 다섯 자리가 되었고 그것도 모자라 출시 전날 저녁엔 헤드급이 일본 호텔 방에 모여 마지막까지 감정과 밸런스를 가다듬었다.

 

일본 유저들을 '이해'하는데는 다시 4개월이 걸렸다.

 

출시 초기엔 유저들이 공식 커뮤니티보다 위키를 더 신뢰하는 것을 보며 당황하기도 했다. 단품 판매 대신 '뽑기'를 내놓으라는 의견을 들었을 때는 귀를 의심했다. 이런 별세계의 이야기를 들으며 개발팀은 매주, 그 의견대로 게임을 바꿨다. 그렇게 한 주, 한 주가 지나고 계절이 바뀌었다. 

 

어느덧 개발팀은 황당하기만 했던 피드백 속에서 유저들의 속마음을 읽기 시작했고, <세븐나이츠> 일본판은 출시 141일 만에 한국 게임 최초로 일본 앱스토어 매출 3위를 기록한다.

 

현지화 8개월 동안 소모된 인건비, 출시 연기로 어그러진 마케팅 계획, 이젠 완전히 '다른' 게임이 된 일본 빌드…. 그동안 들인 공에 비하면, 앞으로 들어갈 공에 비하면, 그리고 앞으로 들어갈 공에 비하면 조금 아쉽기도 한 '성적'.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온 힘을 쏟은 덕에 1년의 중국 서비스로도 얻지 못한 도(道)를 얻을 수 있었다.

 

좋은 현지화란, 아니 좋은 게임이란 개발팀이 유저의 시선을 가졌을 때 비로서 바로 설 수 있다는 '깨달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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