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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일부러 이런 게임만 만드나요?” 선데이토즈 간담회에서 나온 질문

선데이토즈는 독창성을 묻는 질문에 어떻게 답했을까?

김승현(다미롱) 2015-08-26 16:56:08
“<애니팡>부터 계속 기존 게임에 선데이토즈 그래픽을 씌운 게임만 선보이고 있습니다. 기획력이나 기술력이 강조된 게임은 정책상 일부러 만들지 않는 것입니까?” 

선데이토즈 기자간담회장에서 많은 게이머들이 선데이토즈에 묻고 싶어할 질문이 제기됐습니다. 선데이토즈는 뭐라고 답했을까요?

선데이토즈 이정웅 대표

선데이토즈는 26일, 신작 <상하이 애니팡 for Kakao>(이하 상하이 애니팡)을 발표하고, 이후 선데이토즈의 개발 계획에 대해 알리는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기자들에게 이날 행사는 초유의 관심사였습니다. 한동안 외부 활동을 끊었던 이정웅 대표가 직접 참석해 발언하는 것도 관심이었고, 지속적으로 표절 논란에 휩싸였던 선데이토즈가 1년 반 만에 어떤 신작으로 기존의 이미지를 불식시킬까도 관심사였습니다.

26일 오전 11시,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선데이토즈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아쉬웠던 것인지 이정웅 대표는 키노트까지 준비하며 창업 초기의 어려움, 한국 모바일게임계에 <애니팡>이 가지는 의미, <애니팡>이 그동안 만든 기록 등을 이야기했습니다. 

키노트 끝에는 “게임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재미다. 항상 초심으로 개발하고 파트너사들과 협업하겠다”라며 이전보다 게임성에 더 신경쓴 듯한 뉘앙스까지 풍겼습니다.



그리고 신작이 공개됐습니다. 새로 공개된 작품은 여러가지 의미에서 선데이토즈의 이전 작품들을 닮았습니다. 기존 유행하는 장르 위에 선데이토즈 특유의 귀여운 캐릭터와 그래픽을 입힌 작품이었거든요.

9월 8일 출시 예정인 <상하이 애니팡>은 과거 선데이토즈가 출시한 <애니팡 사천성 for Kakao>와 흡사한 게임입니다. 게임은 좌우가 막히지 않은 같은 패를 짝맞춰 없앤다는 사천성 룰을 3D 공간에 적용한 퍼즐게임이죠. 같은 그림패를 한꺼번에 없애는 패 등 특수 오브젝트와 패를 맞춰 몬스터를 공격하는 보스전 등 일부 새로운 요소가 있긴 하지만, 이 또한 다른 사천성(정확히는 상하이) 게임에서 찾아볼 수 있는 방식이죠.



연내 출시가 목표인 <애니팡 맞고>는 제목처럼 고스톱을 소재로 한 새로운 애니팡 시리즈입니다. <애니팡 맞고>는 현장에서 게임에 대한 정보가 많이 공개되진 않았습니다. 다만 김영을 COO는 <애니팡 맞고>를 소개하며 “카카오톡 최초의 보드게임으로,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논게이머도 많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라고 소개하며 게임의 기본 룰이 고스톱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암시했습니다.

즉, <상하이 애니팡>과 <애니팡 맞고> 모두 기존 선데이토즈 작품처럼 기존 장르에 선데이토즈의 귀여운 캐릭터와 그래픽을 얹은 작품인 셈입니다. 키노트에서 느껴졌던 뉘앙스와는 다른 느낌의 라인업이었습니다. 매번 지적되었던 ‘독창성 문제는 이번에도 해결되지 않았고요.



이것이 신경 쓰였는지 김영을 COO는 선데이토즈의 캐주얼 중심 라인업에 대해 묻는 질문에 “기회가 된다면 시장이 요구하는 게임을 만들 자신도 있습니다. 이런 게임을 만들 때는 단순히 기존 게임을 참고하는 것뿐만 아니라, 선데이토즈만의 재해석이 들어가도록 만들 것입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지금은 이런 것만 보여줬는데, 사실 우리도 창의적이고 기획력 필요한 작품 만들 수 있습니다’라는 뜻으로 해석됐습니다.

그렇다면 왜 그것을 보여주지 않을까요? 독창성 문제는 선데이토즈를 내내 따라 다니던 낙인이었는데도요. 한 기자가 조금 더 구체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창의적인 작품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는데, 그동안 선데이토즈가 만들어 온 작품을 보면 기존에 본 것만 같은 게임이 대부분입니다. 기획력이나 기술력이 강조된 게임은 회사 정책 때문에 일부러 만들지 않는 것입니까?”

답변은 간단했습니다. 김영을 COO는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굳이 게이머가 아니더라도, 최대한 많은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잘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장르, 그런 IP를 우선해서 만들고 있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한 마디로 게이머가 아닌 대중 그 자체에 먹힐 게임을 만들다 보니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다는 뜻이죠. <애니팡> 시리즈를 주로 즐기는 중장년층들에게는 지금 방식이 먹힌다는 의미입니다.


선데이토즈 김영을 COO

선데이토즈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게임을 위해 <애니팡>이나 <상하이 애니팡>과 같은 게임을 만들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기회만 된다면 이런(?) 게임이 아닌, 코어 게이머들이 원하는 창의적이고 멋진 게임도 만들 수 있다고 이야기했죠.

그런데 멋진 게임이란 무엇일까요? 어떤 게이머도 캐주얼게임은 저급하고(?) RPG나 전략 시뮬레이션이 고급 장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보다 이 게임이 나에게 어떤 특별한 재미를 줄 수 있을까로 멋진 게임을 판가름하죠. 고스톱도, 사천성도 처음 나왔을 때는, 처음 접했을 때는 정말 멋진 게임이었습니다. <애니팡>도 저희 부모님에게 정말 멋진 게임이었습니다. <애니팡>으로 게임을 처음 접하셨거든요.

게이머들이 그동안 원했던 것은 캐주얼 게임의 틀 안에서 선데이토즈만의 무언가를 느낄 수 있는 그런 게임이 아닐까요? 대중에게 먹힐 수 있는 게임과 창의적인 게임을 분리해서 생각하고 답하는 것을 보니 묘한 어긋남이 느껴지더군요. (설마 선데이토즈 정도의 회사가 ‘지금까지는 돈이 급해 이렇게 만들었지만, 더 넉넉해지면 예술도 할거에요라는 의미로 이런 답변을 하진 않았겠죠)

선데이토즈는 2016년, 시장(?)이 원하는 창의적인 성격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선데이토즈가 생각한 답이 게이머들이 원하는 답과 같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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