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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차이나조이 2014] 포장지는 온라인, 알맹이는 모바일? 중국 게임사들의 고민

시장은 모바일로 기울고 관람객은 여전히 온라인을 선호하고. 중국 게임사의 딜레마

김승현(다미롱) 2014-08-02 11:23:08
차이나조이를 다시 온라인게임이 점령했다?

차이나조이 2014 첫날, 가장 놀랐던 것은 생각보다 높은 온라인게임의 비중이었습니다. 중국 주요 게임사들이 모여있는 N3홀에 들어서니 텐센트부터 샨다, 넷이즈까지 모두 온라인게임 시연존을 부스 메인으로 내세웠거든요.

오히려 행사 전 홍보하던 수많은 모바일게임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텐센트 부스에는 모바일게임 체험존 자체가 없었고, 샨다는 모바일게임 시연 기기가 온라인게임 시연기기의 10%도 되지 않았습니다. 거인같이 모바일게임을 잔뜩 들고 나온 회사도 있었지만, 중국 주요 게임사 대부분은 온라인게임 시연장에 잔뜩 힘을 쏟았죠.


공중망 부스에서 <월드 오브 워플레인>을 즐기고 있는 관람객들


온라인게임 위주의 차이나조이? 루키가 없다!


그렇다면 ‘중국 게임시장의 최대 화두는 모바일게임이다’ ‘급성장한 모바일게임이 정체된 온라인게임을 뛰어 넘을 것이다’같은 예측은 모두 틀린 것일까요? 대형 게임사들의 온라인게임 올인(?) 부스처럼 중국 게임시장의 다음 화두도 다시 온라인게임이 될까요?

글쎄요. 놀람을 진정시키고 차분히 부스를 살펴보니 무언가 이상한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신작’의 존재였습니다. 샨다의 <파이널판타지 14>, 공중망의 <길드워 2> 등 중량급 타이틀인 많았지만 정작 루키를 찾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물론 신작이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관심을 받았던 <몬스터헌터 온라인>이나 <콜오브듀티 온라인>은 이미 1, 2년 전 시연버전까지 공개한 작품이었죠. 그나마 최신작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은 텐센트의 <도봉철기> 정도. 

그러나 최신작의 관심도는 앞서 언급한 오래된 신작(?)은 물론, <드래곤네스트> 같은 중견 게임의 관심도조차 따라가기 버거웠습니다. 사실상 차이나조이 2014는 중국 내 온라인게임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지만, 이들의 미래를 엿보기에는 힘든 자리였죠.


스네일게임즈 부스에서 <블랙골드>를 즐기고 있는 관람객


온라인게임 포장지를 벗겨야 나오는 모바일게임


오히려 게임사들이 성장동력으로 앞세운 것은 (적어도 차이나조이 2014에서는) 눈에 띄지 않았던 모바일게임이었습니다.

이번에 온라인게임을 주력(?)으로 내세운 게임사의 부스를 보면 한가지 독특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연존이나 (쇼걸들의) 무대 같이 유저들을 효과적으로 끌어 모을 수 있는 도구(?)는 부스 가운데나 안쪽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보기 위해 찾아온 관람객은 구불구불한 통로를 지나거나 부스를 빙 돌아 줄 서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관람객들이 기다리는 자리엔 여지없이 모바일게임의 홍보 이미지나 QR코드, 혹은 모바일게임용 시연기기를 들고 있는 쇼걸들이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배치된 모바일게임 대부분은 게임사들이 금방 개발을 마친 따끈따끈한 신작입니다.

긴 기다림을 지루해하는 관람객 열 중 다섯은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을 들고 새로운, 즉 홍보물이 안내하는 모바일게임을 검색하더군요. 사실상 온라인게임이 모바일게임을 홍보하는 미끼상품(?)이 된 셈입니다. 



스네일게임즈 관계자는 이러한 원리를 간단하게 설명했습니다. “모바일게임을 보기 위해 게임쇼에 오는 이는 없지만, 온라인게임을 보기 위해 오는 이는 많다. 하지만 게임사들은 모바일게임이 훨씬 돈을 잘 벌어 준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답은 간단하다. 온라인게임으로 유저를 모으고, 그 과정에서 모바일게임을 홍보하는 것이다. 어차피 두 유저층은 분리되지 않는다. 오히려 온라인게임 유저들일수록 새로운 게임을 찾는데 적극적이다.”

실제로 B2C 행사장 7개 홀 중 5개 홀이 모바일게임 위주 행사장이었지만, 이 중 게임 시연으로 모객에 성공한 부스는 없었습니다. 쇼걸들이 아니었다면 찬바람(?)만 가득했을 정도로 시연존이 관심 받지 못했죠. <몬스터헌터 온라인>이나 <길드워 2> 체험을 위해 수백 명의 관람객이 줄 섰던 것과 비교하면 명확한 차이입니다.


텐센트 부스 옆에서 <몬스터헌터 온라인> 시연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관람객들.


매출은 모바일, 모객과 브랜드는 온라인. 게임사들의 딜레마


그렇다면 중국 게임사들은 왜 이렇게 복잡한 방법을 써가면서 자사의 모바일게임을 홍보하려 할까요? 사실 게임사들은 온라인게임보다 더 효과적으로 관람객을 모으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앞서 잠깐 언급했던 '쇼걸'의 존재죠. 

실제로 모바일게임 플랫폼 ‘씨썬엔터테인먼트’의 부스는 쇼걸의 유무로 관람객 규모가 10배 가까이 차이가 났고,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등으로 인기몰이를 한 블리자드-넷이즈 부스는 쇼걸이 등장할 때마다 주변 부스를 마비시킬 정도로 성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게임은 쇼걸이 가지지 못한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게임사의 브랜드를 강화하는 ‘이미지’죠. 

공중망 관계자는 디스이즈게임과의 대화에서 “쇼걸이 아무리 모객을 잘해도, 이 모객 자체가 휘발성이 강한데다가 쇼걸 위주의 행사도 장기적으로는 게임사 이미지에 악영향을 준다. 차라리 신작이 아니더라도 많은 사랑을 받는 게임을 들고 나왔다면, 팬 덕분에 모객도 되고 게임사 이미지도 좋아진다. 당장 홍보가 급한 회사라면 모를까, 특정 규모 이상의 회사에게 도를 넘어서는 쇼걸은 오히려 독이다”라며 온라인게임 모객의 우수성을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러한 방법이 만능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번 차이나조이에서 보인 행태는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고민한 결과 중 하나를 시험하는 자리에 가깝죠. 

실제로 공중망 관계자는 디스이즈게임과의 대화에서 “모바일게임은 게임사에게 굉장히 중요한 시장이지만, 게임을 가장 잘 알릴 수 있는 게임쇼에서는 굉장히 불리한 분야다. 솔직히 이 간극을 어떻게 매워야 할 지 아직도 모르겠다. 그저 계속 머리 굴리며 고민할 뿐이다.”라며 게임쇼와 모바일게임 사이의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차이나조이 2014에 등장한 쇼걸 반대 1인 시위. 팻말은 “차이나조이는 게임쇼지 몸매를 보여주는 곳이 아니다”이다. ☞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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