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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NDC14] ‘바람의 나라’와 차별화하라! 넥슨의 두 번째 게임 ‘어둠의 전설’.

네오위즈게임즈 권순성 제작센터장, ‘어둠의 전설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강연

김진수(달식) 2014-05-29 00:45:53
국산 온라인게임 중 가장 먼저 서비스 한 게임을 묻는다면 누구나 1996년 4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바람의 나라>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온라인게임, 넥슨의 <어둠의 전설>은 1998년 1월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98년 9월에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 <리니지>보다 앞선 시작이다.

<어둠의 전설>은 넥슨의 두 번째 온라인 게임으로, 지금도 ‘넥슨 클래식 RPG’의 당당한 일원으로 라이브 서비스를 하고 있다. <어둠의 전설>은 <바람의 나라>와 달리 판타지 세계관과 파티 플레이를 앞세운 게임성으로 사랑받았다.

그럼 <어둠의 전설>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어둠의 전설> 게임마스터 ‘아스라이’이자 여자캐릭터 ‘레무네아’의 주인, 현 네오위즈게임즈 권순성 제작센터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네오위즈게임즈 권순성 제작센터장.

98년의 게임 마스터 아스라이, <어둠의전설>에 참여하다


<어둠의 전설>이 처음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 1998년은 한국이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시기로, 기업들이 도산하고, 그에 따라 PC방 창업 열풍이 불던 때다. 이 때 대학 졸업반이었던 권순성 센터장은 <바람의 나라>에 빠져 학업을 뒤로하고 있었다. 그 인연으로 넥슨에 입사한 권 센터장은 98년 1월부터 정식으로 <어둠의 전설> 프로젝트에 투입됐다. 바로 게임 마스터 ‘아스라이’로.

운영 업무를 맡는 현재의 게임 마스터(GM)과 달리, 98년 당시의 게임 마스터는 여러 업무를 동시에 맡아야 하는 역할이었다. 기획부터 시작해 서비스 운영, 내부 테스트(QA), 고객지원 등을 담당했다. 게임 마스터가 된 아스라이는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 <어둠의 전설> 프로젝트에 투입됐다. 

물론, 98년 당시의 상용화 서비스는 지금과는 개념이 달랐다. 상용화 시작 이후에도 계속해서 게임을 만들고, 수정하는 작업이 반복됐다. 당시 <어둠의 전설> 평균 이용자 수는 4.8명이었다. 2월에는 유저 수가 ‘대폭’ 늘어나 평균 이용자 수 6.96명이었을 정도.






98년 당시 <어둠의 전설> 평균 이용자 수 지표.


<바람의 나라>와 달라야 산다! 파티 플레이를 위한 ‘신의 한 수’ 코마를 넣다


<어둠의 전설> 개발에 투입된 게임 마스터 이스라이. 그는 가장 먼저 <어둠의 전설> 기획안을 정리하는 일부터 맡았다. 여러 개발진이 공동으로 기획한 게임이었고, 기획 내용을 정리하며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파악해 보니, <어둠의 전설>에는 차별화가 절실한 상태였다. 

<바람의 나라>를 개발했던 개발진이 다수였기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심지어 서버도 같은 서버를 쓰고 있었다. 구현 방식도 비슷했을 정도. 게임 마스터 이스라이는 차별화가 없으면 <바람의 나라>와 <어둠의 전설>이 함께 성장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차별점을 만들기 시작했다. 

차별점은 <바람의 나라>를 하다 질린 유저가 찾을 만한, 약간 더 어려운 게임으로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어둠의 전설>의 첫 번째 차별점은 그래픽이었다. 정면에서 바라보는 시점인 <바람의 나라>와 달리 <어둠의 전설>은 45도 쿼터 뷰 시점을 택했다. 분명 그림 그리기에는 어렵지만, 4방향 모두를 잘 볼 수 있는 시점이었다. 또 <바람의 나라>보다 더 정성 들인 ‘도트’ 그래픽을 사용해 그래픽 차별화를 꾀했다.

두 번째 차별 포인트는 ‘파티 플레이’였다. <바람의 나라>는 모든 직업이 들어간 파티 플레이의 이점이 크지 않아 활성화되지 않았다. 권 센터장은 온라인게임은 여럿이 함께하는 만큼, 즐겁게 파티 플레이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판단했다.

먼저 파티 플레이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 ‘그룹’(<어둠의 전설>의 파티)으로 사냥하면 추가 경험치를 얻을 수 있도록 파티 플레이 시의 이익을 확실하게 했다. 또 파티 플레이를 위해 모든 직업을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갖도록 디자인했다. 

<어둠의 전설>의 각 캐릭터가 가진 부족한 면, 스킬을 파티 플레이를 통해 보완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대신 파티 플레이를 선호하지 않는 유저를 위해 혼자 사냥할 수 있는 무도가를 넣고, 파티 플레이를 해치지 않게끔 ‘반쪽짜리’ 능력을 갖추도록 설계했다.

여기서 ‘신의 한 수’인 ‘코마’ 시스템도 나왔다. <어둠의 전설>은 파티플레이 중에는 체력이 0이 되더라도 바로 사망하지 않고, 캐릭터가 혼수상태에 빠진다. 이때 다른 사람이 치료제나 스킬을 사용해 구출하면 사망하지 않고 계속 플레이할 수 있는 시스템이 바로 코마 시스템이다.

당시 온라인 게임은 캐릭터가 죽었을 때 경험치의 10%를 잃고 장비가 사라지는 등 사망 시 페널티가 엄청나게 강했다. 당연히 캐릭터의 죽음에 대한 공포가 컸고, 이런 심리는 유저가 파티플레이를 하도록 유도했다.





세 번째는 속성 시스템이다. <어둠의 전설>에 캐릭터가 장착한 장비의 속성에 따라 물, 땅, 불, 번개, 암흑, 빛의 6가지 속성을 넣어 상성 관계를 맺게 했다. 마지막은 던전의 레벨 디자인(난이도 기획)이었다. 수직 구조를 채택해 유저가 레벨별로 적당한 난이도의 던전을 골라 즐길 수 있도록 레벨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렇게 <어둠의 전설>은 수많은 업데이트를 거쳐 <바람의 나라>와는 다른 게임으로 완성됐다. 6.96명이었던 평균 이용자 수는 1년 만에 380명을 돌파했고, 이듬해 4월에는 평균 이용자 수 1,000명을 넘어섰다. 게임 마스터 아스라이는 그 후 신작 게임을 맡았지만, 이때 갖춘 <어둠의 전설>의 기본은 그대로 남아 넥슨의 기념비적인 온라인게임이 됐다.


상용화 당시의 <어둠의 전설>.


1년 후 달라진 <어둠의 전설>.

 

 


권순성 센터장이 소개한 당시 <어둠의 전설> 개발 멤버. 넥슨 김정주 창업주, 정상원 신규 개발 충괄 부사장등 지금은 ‘전설’이 된 이름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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