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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아타리쇼크의 잔재. 뉴멕시코주, 미국 게임산업의 흑역사 ‘E.T.’ 발굴 작업 개시

아타리쇼크 주범으로 꼽히는 게임, 발굴하면 다큐멘터리 자료로 쓰일 예정

전승목(아퀼리페르) 2014-04-04 16:46:45
‘아타리 쇼크’(1983년 북미 비디오게임업계 도산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게임 타이틀을 발굴하는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3일 뉴멕시코 환경 보호부 고체 쓰레기 처리과는 뉴멕시코 사막 매립지에 묻힌 게임 타이틀 <E.T.> 재고품들을 다시 파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라이트박스 엔터테인먼트 지원을 받아 시행될 예정이다.

<E.T.>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한 동명의 영화를 게임화한 타이틀이다. 당시 아타리는 영화의 흥행 성공에 힘입어 1982년 7월 라이선스를 사들였고, 같은 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게임을 출시하는 비현실적인 판단을 내렸다. 그 결과 <E.T.>는 5주일 만에 개발돼 수정 작업 없이 발매됐다.

게임의 완성도는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없다고 해도 될 정도로 지극히 낮았다. 적지 않은 소비자들은 <E.T.>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구매한 <E.T.>를 반품했다. 이에 아타리는 쌓여만 가는 <E.T> 재고품들을 감당하지 못했고, 결국 팩들을 수거해 뉴멕시코 사막 매립지에 묻어버리는 결정을 내렸다.

당시 미국 게임시장은 저질의 게임들이 양산되고 있었다. 거대 게임사들은 당장의 이익을 위해 게임의 완성도에 소홀했고, 소비자들의 불만은 쌓여가기만 하고 있었다.

이 와중에 출시된 <E.T.>는 게임시장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를 바닥까지 추락시켰고, 소비자가 미국 게임을 외면하는 사회현상까지 초래했다. 이로 인해 미국 게임사들은 회복하기 어려운 암흑기에 빠졌고, 일본업체 닌텐도와 세가가 미국 가정용 게임기 시장을 잠식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를 '1983년 북미 비디오 게임업계 도산사태'(North American video game crash of 1983)라고 부른다. 일본에서 만든 '아타리 쇼크'라는 표현이 국내에서는 널리 알려졌다.

뉴멕시코 환경 보호부 고체 쓰레기 처리과는 매장된 <E.T.> 팩들이 화학적 변이를 일으켜 환경 오염을 유발하기 전에 파헤쳐서 꺼내겠다고 밝혔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발견된 팩은 비디오게임 문화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는 데 쓸 예정이다”고 <E.T.> 발굴(?) 작업을 지원한 이유를 밝혔다.

현재 <E.T.> 발굴팀은 재고품들이 묻혔을만한 지역들을 선정하고 지역 대표들과 교섭 작업을 하고 있다. 땅을 파도 된다는 허가를 받은 뒤에는 본격적인 작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다만 발굴팀은 까다로운 행정 절차로 발굴 작업이 지연될까봐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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