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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사라진 대학생 게임 병역특례, 게임업계 ‘당황’

특성화고에 몰린 산업기능요원 배정, 게임업계 11명에 그쳐

안정빈(한낮) 2013-12-12 15:40:55
병무청이 산업기능요원(병역특례)을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등학교 졸업생에게 몰아주면서 게임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병무청은 지난 9일 홈페이지를 통해 2014년도 산업기능요원 인원배정 결과를 공개했다. 전체 편입인원 8,000 명 중 현역인원은 4,000 명이며, 대상업체는 총 4,682개다. 산업기능요원은 크게 대학교 재학생이 포함된 일반인원과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 출신의 특성화고인원으로 구분된다. 신청인원 역시 별도로 관리된다.


특성화고에 몰린 산업기능요원 배정. 게임업계는 11명에 그쳐


문제는 산업기능요원의 대상이다. 병무청은 올해 산업기능요원의 할당인원 전부를 특성화고인원으로 배정했다. 일반인원은 전원 제외됐다. 병무청에서 2년 전부터 특성화고등학교와 마이스터고를 중심으로 산업기능요원을 배정하기 시작했지만, 대학생이 완전 배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게임업계에서는 대부분의 산업기능요원을 일반인원으로 충당하고 있다. 지금까지 게임업계에서는 산업기능요원 편입제도를 우수한 대학생 인력을 뽑는 데 활용해 왔다. 중소기업과 벤처에 집중된 병역특례를 통해 우수한 인력을 미리 수급하고, 전역 후에도 해당회사에서 업무를 이어 나가는 방식이다.

하지만 2014년도 산업기능요원이 전원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 인원으로 채워지면서 게임업계에서는 이 같은 장점을 거의 활용할 수 없게 됐다. 검증되지 않은 고등학교 졸업생을 굳이 병역특례로까지 영입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개발사 대부분이 밝히는 이유다.

실제로 2014년도 전체 현역 산업기능요원 4,000 명 중 게임업계에 배정된 인원은 11명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게임업체들이 특성화고인원이 아닌 일반인원만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2014년도 게임업계 현역 산업기능요원 배정표의 일부. 특성화고 이외에는 항목 자체가 없다.


사라진 대학생 병역특례, 이도저도 못하는 대기자들


병역특례를 기다리던 개발사의 인력들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산업기능요원 인원배정을 진행 중인 다수의 개발사에는 적게는 1명에서 많게는 10명 내외의 대기인원이 근무 중이다. 개발사에서 내년도 산업기능요원 배정을 노리고 입사시킨 직원들이다.

 

하지만 일반 산업기능요원 배정이 사라지고, 병무청에서 내년 이후에도 산업기능요원을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위주로만 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들은 당장 현역 입대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산업기능요원 편입을 준비하던 한 게임 개발자는 “올해 초 일반 산업기능요원 신청도 받은 상황에서 배정인원을 아예 없애버릴 줄은 몰랐다. 개인적인 입대 준비도 문제지만 같은 팀 내에 입대를 준비해야 하는 개발자도 둘이나 돼서 프로젝트를 아예 취소해야 할 판이다”고 밝혔다.

산업기능요원 구직과 구인을 담당하는 병역일터의 홈페이지.


IT업계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배정. 게임업계는 사실상 제외된 셈


앞으로의 전망도 불투명하다. 병무청에서 방침을 바꾸기 전까지 게임업계에서는 ‘우수인력 확보’라는 병역특례의 장점을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병무청에서 일반 산업기능요원 배정을 아예 없애는 강수까지 두며 특성화고 밀어주기에 나선 이상 당장 변화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한 개발사 관계자는 “IT업계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다. 단순히 사람이 필요한 거라면 국가에서 지원도 받을 수 있고 안정적인 신입사원을 뽑지, 누가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며 검증도 안 된 산업기능인원을 뽑겠는가? 이래서는 모든 병역특례를 제조업에 몰아준 것과 다름이 없다”고 말했다.

산업기능요원(병역특례) 제도는 국가산업의 발전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군이 병역자원의 일부를 지정된 업체에서 연구 및 생산 인력으로 활용하게 하는 대체복무제도다. 현역 산업기능요원은 지정된 업체에서 34개월 동안 근무하게 된다. 중소기업이 젊은 우수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지금까지는 게임업계를 비롯한 IT소프트업계의 성장에 도움이 됐다.


SNS에서도 IT관계자들의 비판이 이어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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