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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스타트업에 2,000억 투자, PC게임은 여전히 핵심”

NHN엔터테인먼트 모바일게임 개발력 강화, 글로벌 공략

안정빈(한낮) 2013-08-29 17:28:34
“결혼을 승낙받은 심정이다.” 최근 NHN과의 분할을 마친 NHN엔터테인먼트 이은상 대표가 29일 판교 신사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꺼낸 말이다.

NHN엔터테인먼트가 독립을 마쳤다. 개발체계와 내부편제를 바꿨고, 28일을 기준으로 증권시장 재상장까지 마쳤다. 하반기에는 재미있는 게임은 무조건 뜬다는 확신을 갖고 새로운 브랜드와 함께 ‘내실 다지기와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디스이즈게임에서 NHN엔터테인먼트의 향후 방향을 정리했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 분할 이후 속도와 협력에 집중, 게임에 전념

이은상 대표는 먼저 NHN엔터테인먼트(이하 NHN엔터)의 분할 이유부터 밝혔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모바일게임 시장이 열리면서 게임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게임사업이 새로운 기회에 직면한 시기였지만 NHN이 도전하기에는 제약이 많았다.


NHN엔터 이은상 대표

하나의 회사에서 포털과 게임, 두 가지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포털 관련 규제와 게임에 대한 규제가 중첩되면서 규제 리스크가 한층 복잡해졌다. 규제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조직이 크다 보니 의사결정이 쉽지 않았고 게임사업만을 위한 결정을 내리기도 어려웠다. 시장이 변하면서 네이버와 한게임의 시너지 효과도 이전에 비해 줄어들었다. 게임에만 집중한 의사결정과 빠른 대응이 필요한 게임회사로서는 치명적이었다.





그래서 NHN엔터는 분할 이후 속도와 협력에 집중했다. 개발사를 독립 스튜디오 형식으로 개편해 개발자의 열정을 살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고, 기존의 사업본부는 일종의 전진기지인 캠프’ 단위로 나눠서 유저의 시점에 가깝게 개발자들과 협력한 빠른 대응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웹보드 중심으로 자리잡은 한게임의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브랜드인 토스트’도 준비했다. ☞ 관련기사: NHN엔터, 한게임 대신 토스트로 새출발

이 대표는 “결혼을 승낙받고 본격적으로 사랑을 나눌 기회를 얻은 심정이다. 이제야 게임에 집중한 결정을 내리며 게임을 만드는 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 모바일게임 비중 높이고 ‘재미’에만 집중

독립과 함께 사업방향도 바꾼다. 우선 모바일게임 개발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도 동시에 진출한다. 모바일 개발자의 경우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내부 스튜디오를 최대한 확대하고 AAA급 신작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10년 전 온라인게임 초기에 <리니지>처럼 장르를 만든 게임들이 오랫동안 살아남은 만큼 대표 장르의 모바일게임 육성에도 힘쓴다.

실제로 NHN엔터에서 개발한 모바일게임의 성적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좋은 편이다. 라인을 통해 출시돼 월 7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거둔 <라인팝>을 비롯해 <피쉬아일랜드>와 <우파루마운틴>도 월 3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현재 NHN엔터 내부에 모바일게임 개발자만 350 명이고, 오렌지크루 같은 자회사를 포함하면 600여 명에 달하는 만큼 이전 이상의 성적을 거두겠다는 게 이 대표의 바람이다.




내부 개발 스튜디오를 확대해 AAA급 모바일게임을 준비 중이다.

다만 여전히 PC온라인게임에 대한 수요가 많은 만큼 PC온라인게임에서는 내실 다지기에도 들어간다. NHN엔터에서는 올해 하반기까지 <아스타> <에오스> <드라켄상> <PAL온라인> 4개의 MMORPG를 내놓을 계획이다.

웹보드게임은 정부 가이드를 따르는 데 집중한다. 사행성에 대한 통제도 강화하며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웹보드게임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줄여나간다.

이 대표는 “PC게임은 설치한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게임을 일정 수준 즐기게 되고, 끄는 데도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지만 모바일게임은 다르다. 게임을 끄거나 지우는데 1초면 끝난다. 결국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무조건 재미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NHN엔터 PC게임 라인업 소개 영상

 

■ 1차 목표는 아시아 최고, 글로벌 시장 공략 본격화

새로운 브랜드인 ‘토스트’와 함께 글로벌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플랫폼 홀더가 되는 대신 카카오톡부터 라인, GREE, 페이스북 등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하는 멀티플랫폼 전략이다.

첫 목표는 일본이다. 일본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이다. 특정 게임의 비중이 높지만 NHN엔터로서도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NHN엔터는 일본 퍼블리셔와 함께 국내에서 인정받은 모바일게임을 출시하며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먼저 <피쉬아일랜드>가 라인을 통해 올해 일본에 출시되고. <우파루마운틴>은 GREE와 손잡고 최종 마무리 작업을 준비 중이다. 라인 전용 동전 밀어내기 게임 <라인도저>와 라인 캐릭터를 이용한 <라인체이서>도 올해 중으로 글로벌 시장에 나온다.



일본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매출 1위를 기록 중인 <포코팡>은 반대로 국내에서도 출시할 계획이다. 여기에 연말에는 중국법인을 설립하고 중국 퍼블리셔인 츄콩과 함께 현지 공략에서 나선다. 우선순위는 늦지만 북미에서는 모바일 RPG <레벨업>과 자회사 댄싱앤초비에서 개발한 <팀몬스터>를 DeNA 웨스트를 통해 서비스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우리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제일 잘 아는 곳이 아시아 시장인 만큼 아시아 중심의 모바일게임에 우선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 스타트업 개발사에 1년 동안 2,000억 원 투자

스타트업 개발사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앞으로 1년 동안 2,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거창한 계획을 가진 개발사나 완전히 준비된 개발사보다는 아이디어와 열정이 있고 NHN엔터에서 도와줄 수 있는 곳이 기준이다. 투자 개발사와는 지속적인 파트너십도 유지해 나가게 된다.

이 대표는 “아이덴티티게임즈 시절 개발사를 해봤고 힘든 시절을 보냈다. 당시 퍼블리셔에게 원한 것도 많았던 만큼 그 부분을 이제는 채워 나갈 수 있는 형태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모두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낮은 문턱이 될 것이라는 게 이 대표의 말이다.



아래는 NHN엔터 이은상 대표와 정우진 총괄디렉터, 김승언 이사와의 일문일답이다.



왼쪽부터 NHN엔터테인먼트 정우진 총괄 디렉터, 이은상 대표, 김승언 이사.


재상장을 했는데 벌써 하한가다. 앞으로의 주가관리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의미 있는 날이다. 하한가가 나왔다는데 임팩트는 더 있어 보이지 않나? 기억은 더 잘될 것 같다. 적정주가나 주가관리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원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그보다 앞으로 얼마나 살아남고 그러려면 어떤 상품으로 다가서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간 성장해 나가는 데 목표를 두겠다. 오랜 시간 NHN엔터와 함께 성장할 분들이면 적극적으로 남아 달라.


네이버에서는 더 이상 연결고리가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네이버와 완전히 따로 가는 건가?

네이버와의 시너지 효과는 오늘 다 보여줄 수는 없을 듯하다. 내용도 많고. 일단은 ‘분가라는 의미가 맞는 것 같다. 집을 나와서도 장모님이 김치를 담그면 먹을 수도 있는 거고, 아버지와 서로 오래 한솥밥을 먹었으니 무언가를 함께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부분도 있을 것이다. 라인과도 적극적으로 관계를 가져갈 것인 만큼 서로 잘 알고 있는 부분이 많고, 잘할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거라 본다. 장기적으로는 오랜 관계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2,000억 원 투자계획 발표했는데 몇 곳에서 어느 정도 규모로 투자할 것인가? 투자 기준은?

투자는 생각보다 거창한 계획이 있는 게 아니라 단순하다. 잘 만들고 그걸로 승부를 보겠다는 분들이 우리와잘 맞을 것이다.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필요하고 같이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환영한다. 너무 포괄적일지 몰라도 사실이 그렇다.

나름대로의 잣대나 기준은 있겠지만 생각보다 문턱이 낮을 것이다. 보기에 재미있고 좋은 아이디어고 열정이 있으면 충분히 찾아주셨으면 한다. 조만간 파트너데이라고 따로 기회를 가져서 충분한 설명을 드릴 생각이다.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이 급변하고 있는데 게임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나? 생각하는 전략이 있다면?

예측이 상당히 어렵다. 미래는 어떻게 흘러갈 거다 같은 생각보다는 우리가 제일 잘하는 걸 충실히 하면 될 것이라는 확신은 있다. 재미있는 게임 만들어 적재적소에 출시하고 서비스도 좋으면 된다. 모바일은 분면 더 커진다. 생각하는 규모 이상으로 커질 것이다.

NHN엔터의 지향점은 플랫폼 홀더도 아니고 콘텐츠 제공자다. 과거 30년 동안 플랫폼이 많았지만 <마리오>가 30년, <리니지>가 14년을 이어갈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모바일도 마찬가지다. 재미난 콘텐츠. 완성도 높은 콘텐츠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앞의 사례가 충분히 설명해 준다고 본다.


하반기 라인업을 보면 MMORPG가 4개나 된다. 요즘은 걱정을 많이 받는 장르인데 풀어 나갈 전략이라도 있나?

<아스타>와 <에오스>는 오랜 기간 다듬는 작업을 해왔다. 시장이 과연 준비돼 있느냐는 문제인데 PC온라인자체가 축소되고 있고, 외산 게임들의 장르 점유율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우리가 시장을 돌파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지금도 고민하고 있다.

<아스타>는 호불호가 갈리는 마니악한 게임이고, <에오스>는 정통 MMORPG를 과거에 즐긴 유저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한 게임이라고 자부한다. 두 게임의 성격이 달라서 유저들의 만족도를 높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둘 다 MMORPG 자체의 정통성에 입각한 게임이라고 판단했고 솔직하게 유저 평가를 받고자 한다.


2013년 9월에 <에오스>와 <드라켄상>, 4분기 중에 <아스타>와 <PAL온라인>이 나온다.


<킹덤언더파이어 2>는 아예 언급도 안 됐다. 상황이라도 듣고 싶다.

실제 유저들의 만족도를 자신할 수 없으면 시장에 내놓기가 버겁지 않을까 하는 판단에서 신중하게 출시를 고려 중이다. 이외에 <메트로 컨플릭트>도 유저 눈높이에 맞는 품질이 돼야 시장에 내놓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다듬는 중이다.

NHN엔터가 PC온라인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 하면 PC온라인게임은 여전히 우리의 핵심사업 중 하나고, 솔직한 마음으로 더 재미난 게임이 나오고 신선한 즐거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굉장히 많은 시도가 이뤄지고 있고, 언제든 투자와 서비스가 준비돼 있다. 이미 눈여겨보는 신작도 있다. 기회가 되면 공유해 드리겠다.


웹보드게임 부문 매출 타격이 심한데 변화가 예정돼 있나?

상당한 타격이라기보다는 상당한 영향이 맞다. 사실이고 부족할 수 있지만 규제에 필요한 준비들은 돼 있고 받을 준비도 돼 있다. 다만, 웹보드게임 노하우를 이용한 새로운 시도를 생각 중이다. 사실 웹보드게임에 대한 경험을 보면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성인들의 선택권을 무조건 막는 것도 아닌 것 같고, 더 건전하고 재미있게 개선해 나가겠다.

매출에 대해서는 정부가 가이드를 정해준다면 그 가이드 내에서 매출을 극대화할 부분을 찾고 있다. 장기간에 걸쳐서는 회복할 것으로 본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이다.


<메트로 컨플릭트>나 <프로젝트 R1>(트리 오브 세이비어)처럼 오래된 게임들은 내년까지는 나오나?

완성도나 품질면에서 개발사와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했고 만약 허들을 못 넘는다면 형식적으로 출시할 계획은 없다.


계약이 해지될 수도 있다는 말인가?

계약해지는 우리에게 ‘종점이라 생각한다. 그 전까지는 치열하게 논쟁해가면서 사업적 방향성을 이야기할 것이다. 계약 해지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없다면 계약 해지를 무조건 배제할 수도 없다.




모바일게임의 내부 라인업은 어떻게 되나?

(이은상 대표) 처음 NHN에 왔을 때 모바일게임 개발자가 다 합쳐 40 명이었다. 사업까지 합쳐서. 그런데 그들과 이야기하다 보니 ‘이건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들이 성과를 낸 게임이 <우파루마운틴>과 <피쉬아일랜드> 그리고 <라인팝>이다.

지금은 내부에만 모바일게임 개발진이 350 명. 외부 자회사 등을 합치면 600 명 수준이다. 지금 개발자들을 내부에서는 ‘다음 세대라고 부르는데 선배들의 정기를 이어받아 좋은 성적을 낼 거라고 기대한다. 올해 12월부터 그 라인업들이 예정돼 있다.


웹보드게임 매출의 비중이 어떻게 되나?

매년 웹보드게임의 매출이 줄어왔고 올해 의도적으로 줄인 부분도 있다. 전체 매출의 40% 이하였다. 1~2년 전에 90%까지 갔었던 것에 비하면 얼마나 줄였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사행적인 부분을 많이 들어냈다. 그런데도 아직 영업이익률이 제대로 나온다는 건 좋지 않나 싶다. 마케팅 비용은 많이 줄었다.




아시아에 초점을 맞춰서 집중적으로 공략하겠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가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다. 한계가 있다. 그럼 우리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영역이 어디인가를 봤을 때 아시아다. 일본에서는 NHN재팬이 큰 성적을 거뒀고 노하우도 많고, 한게임 싱가포르도 나름대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미 한게임 때 실패한 경험이 있다.

맞다. 대만과 중국에 가서 실패했다. 그런데 그것을 통해서 무엇을 얻었느냐가 더 중요하다. 보다 빠르게 나가지 않은 건 그동안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도 당연히 모바일게임에 집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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