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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카카오, 핵심 아이디어를 빠르게 선보여라”

스마트 콘텐츠 컨퍼런스, 카카오 이석우 대표 기조강연

김진수(달식) 2012-11-19 16:09:58

매일 2,700만 명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실행하고, 41억 건의 메시지가 수신되는 국민 메신저카카오톡은 최근 카카오 게임하기 서비스를 시작하며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 그룹을 묶어 주는 카카오 아지트, 사진 기반의 SNS 카카오 스토리 등을 성공적으로 출시한 바 있는 카카오의 승승장구 비결은 무엇일까?

 

19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스마트 콘텐츠 2012 어워드 & 컨퍼런스’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카카오 이석우 대표가 기조강연을 맡았는데, 주제는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 전략’이었다. 이 대표의 이야기를 정리했다.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카카오 이석우 대표.

 

 

■ 관점을 바꿔 생각하라, 소비자는 가치 제공의 대상

 

이 대표는 똑같은 현상을 보고 관점을 달리해 생각하면 새로운 발견을 하거나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며 관점의 변화가 갖는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모바일 비즈니스에서 관점의 변화를 통해 얻은 카카오톡의 성공 비결을 공개했다.

 

보통 마케팅 전략은 시장을 세분화한 뒤 타깃 계층을 규정하고, 그들에게 맞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포지셔닝하는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이 중에서 카카오는 타깃에 대한 관점을 달리했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소비자나 이용자를 ‘이윤 추구’의 대상으로 바라보지만, 카카오는 그들을 ‘서비스를 통해 가치를 제공해야 하는 대상’으로 봤다. 그리고 이윤 추구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소비자들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그들이 만족한다면 자연스레 지갑을 열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서비스에 대한 관점의 변화도 언급했다. 흔히 지식의 저주라고 말하는 것 때문인데, 웹이나 PC에서 성공했던 서비스를 모바일로 옮겨왔을 때 기대와 달리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다.

 

모바일 기기는 사용자가 언제나 휴대하는 물건이지만 화면도 작고 처리속도도 느리다. 웹에서 했던 서비스를 그대로 모바일로 옮기기 힘든 이유다. 사용자들도 지나치게 많은 기능을 불편하게 느낀다. 이 대표는 모바일 기기에 특화된 서비스를 해야 한다. 웹에서 성공했던 경험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애니팡>과 카카오 스토리의 성공을 보며 소셜 그래프(Social Graph)의 활용이 중요하다는 점을 뼈저리게 깨달았다며 소셜 그래프 활용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소셜 그래프는 ‘온라인에서 형성된 지인들의 네트워크’를 의미하는데, 이를 통해 모바일 기반 서비스가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된다. <애니팡>의 경우 하루 1,000만 명이 즐기는 원동력은 친구들의 점수를 표시하는 랭킹 때문이다. 여기에 하트를 주고받거나 초대하는 기능과 결합해 흥행했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특히 사용자가 항상 휴대하고 다니는 모바일 기기에서는 이런 소셜 그래프를 활용해 서비스를 더욱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빠르게 출시한 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업데이트해라

 

카카오톡은 공짜 문자 메시지라는 핵심 아이디어를 토대로 4명의 개발자가 2개월 동안 준비해 출시한 앱이다. 이후 유저의 피드백을 분석해 꾸준히 서비스를 개선, 지금의 자리에 있게 됐다. 이 대표가 얻은 교훈은 서비스를 시장에 빠르게 내놓고, 유저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바일 앱을 준비하는 회사들은 보통 완벽하게 개발하고 나서 출시하려고 하는데, 이 때문에 출시 시기가 늦어지면 이미 시장에 비슷한 것들이 나와 있어 경쟁력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카카오가 지난 3년 동안 부루닷컴이나 위지아닷컴의 잇단 실패로 얻은 교훈이다.

 

이 대표는 “모바일에서 만큼은 1+1 3이 아니라 0.5가 된다”며 많은 기능을 붙이기보다 핵심 아이디어를 내세우라고 말했다. 사용자 입장에서 왜 이 서비스를 써야 하는지가 명쾌해야 하기 때문에, 굳이 많은 기능을 붙여 사용자를 혼란스럽게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서비스를 내 놓은 뒤, 고객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서비스 개선을 위해 사용자의 의견에 주목했다. 카카오톡은 2011년에만 6만 건의 개선 의견을 받았고많은 의견들 중 우선순위는 투표로 정했다. 우선순위대로 개발해 내놓은 서비스가 보이스톡과 카카오 스토리다.

 

 

카카오가 서비스 개선을 빠르게 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사내문화다. 카카오 사내문화의 핵심 키워드는 신뢰, 충돌, 헌신이다. 평소에는 동료들에게 신뢰를 심어줄 수 있도록 자기 개발을 하다가, 토론을 할 때는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말하며 서로 충돌한다. 그리고 모두가 납득하는 결론이 나올 때까지 토론을 반복하고, 결론이 나오면 하나의 목표에 모두가 헌신하며 개발에 집중한다.

 

카카오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높은 사람의 의견도 언제든지 틀릴 가능성이 있고, 누구든지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 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두가 납득할 만한 의사결정이 아니라면 개발을 진행하다 다시 의문을 제기하는 등 오히려 개발기간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렇게 자유로운 토론을 위해 카카오는 독특한 조직문화를 만들었다카카오는 모든 직원이 서로 영어 이름을 부르고 직급이 없다. 심지어 말단 직원이 대표에게 의견을 말할 때에도 대표님, 다른 의견이 있습니다가 아니라, ‘뷔노, 제 생각은 달라요같은 식으로 의사를 전달한다. 이를 통해 사내에 존재하는 권위의식을 없애 모두가 납득하는 토론 결과를 내고, 빠르게 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 실제로 카카오는 효율적인 개발을 위해 조직개편이 잦은 회사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오랫동안 고민만 하고 실행하지 않는 아이디어는 벤처에겐 죄악이다며 무엇보다도 핵심 아이디어를 빠르게 출시해 유저들의 피드백을 들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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