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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일본 소셜게임업계 ‘수집형 뽑기 아이템’ 퇴출

일본 소비자청 조사 착수, 주요업체들 자진 판매중지

안정빈(한낮) 2012-05-10 16:39:38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온 일본 소셜게임 업계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뽑기 시스템이 지나친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일본 소셜게임 업체 6곳(GREE·DeNA·NHN재팬·사이버에이전트·드왕고·믹시)은 컴플리트 가챠 아이템(이하 수집형 뽑기 아이템)의 판매를 5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새롭게 서비스되는 게임에서도 수집형 뽑기 아이템은 제외된다.

 

‘수집형 뽑기 아이템’이란 뽑기를 통해 랜덤하게 제공되는 특정 아이템들을 모두 모으면 더욱 희귀한 아이템을 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아이돌 마스터즈 신데렐라걸즈>에서는 파자마를 입은 5종의 아이돌 카드를 입수하면 잠자는 공주님카드를 주는 파자마 파티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다만, 같은 카드가 연속해서 나올 수도 있고, 이벤트와는 상관없는 카드도 나오는 만큼 실제로 모든 카드를 수집하기는 매우 어렵다.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걸즈>의 수집형 뽑기 아이템. 왼쪽의 아이돌카드 5장을 모으면 오른쪽의 카드를 준다. 뽑기에 필요한 금액은 6회에 1,500엔(약 2만1,450 원)이다.



■ 일본 소비자청의 경고, 사회적 불만 확산

 

일본 소셜게임 업계가 수집형 뽑기 아이템을 제한하고 나선 것은 소비자청의 경고 때문이다.

 

지난 5일 일본 소비자청은 수집형 뽑기 아이템의 판매 방식이 경품표시법을 위반했다며 조사에 나섰다. 특정 아이템을 얻기 위해 소비되는 금액이 지나치게 크고, 미성년자 결제 등 부작용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지금까지 일본 소셜게임 업체들은 대부분 수집형 뽑기 아이템 이벤트를 꾸준히 열었다. 심하게는 매월이나 매주 단위로 이벤트를 연 곳도 있다. 그 결과 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부작용도 지적됐다.

 

일본에서 1년에 150만 엔(약 2,145만 원) 이상을 소비한 40대 주부나 며칠 만에 10만 엔(약 140만 원)을 사용한 중학생의 이야기 등이 매체를 통해 소개되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맥쿼리 증권에서는 징가가 유저 1명으로부터 평균 0.43 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반해 GREE 1인당 11 달러, DeNA 1인당 6.5 달러를 벌어들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소비자청의 불만접수도 2010 5건에서 2011 58건으로 급증했다. 결국 소비자청이 경고에 나서자 소셜게임 업계에서 이를 받아 들인 모양새다.

 

GREE(왼쪽)와 DeNA(오른쪽)의 최근 일주일 주가변동표. 5월 7일 이후 급락했다.

 

 

■ 수집형 뽑기 아이템 제한, 일본 소셜게임 성장 발목 잡을까?

 

수집형 뽑기 아이템이 제한되면서 일본 소셜게임 업체의 성장에도 제동이 걸렸다.

 

지금까지 일본 소셜게임 업체의 영업이익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GREE는 올해 1분기(1월~3월)에 4618,900만 엔(약 6,6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1분기 영업이익은 2454,900만 엔(약 3,510억 원)으로 53%에 달하고, 순이익은 1344,800만 엔(약 1,923억 원)이다.

 

2011년의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182%,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99%, 186% 성장했다. 폭발적이라는 말로 부족한 수준의 성장이다. DeNA는 작년 4분기(10월~12월)에 4223,600만 엔(약 6,038억 원)의 매출과 1864,900만 엔(약 2,666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소비자청에서 수집형 뽑기 아이템 제재를 발표한 후 일본 소셜게임 업체의 주가는 폭락했다. 10일 대책이 발표되면서 주가는 다시 안정됐지만 주력 수익모델인 수집형 뽑기 아이템을 제한한 이상 향후 매출 감소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GREE(왼쪽)의 올해 1분기 매출과 DeNA(오른쪽)의 작년 4분기 실적. 영업이익률이 5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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