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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공급과잉의 게임시장, 마케팅으로 극복하자!

NDC 2012: 지표 상승을 위한 마케터 활용 방법

전승목(아퀼리페르) 2012-04-26 01:25:25

온라인게임 순위 10위 안에 들어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재미있는 게임성? 빵빵한 콘텐츠? 눈이 정화되는 그래픽? 고퀄리티 게임이 되려면 필수적인 요소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10위권에 들어갈 만한 게임들은 이 세 가지를 다 갖췄기 때문이다.

 

24일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에서 ‘지표 상승을 위한 마케터 활용 방법’을 발표한 하슬기 강연자는퀄리티 높은 게임을 개발하는 것만으로 높은 순위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게임산업의 현황을 진단했다. 그가 왜 그런 진단을 내렸는지, 과잉 공급이라는 현재의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강연을 통해 알아보자. /디스이즈게임 전승목 기자


 

강연을 맡은 넥슨 라이브1본부 하슬기 사원.

 

■ 레드오션이 된 게임시장, 재미있는 게임이 너무 많다

 

해마다 새로운 온라인게임이 출시되지만 대다수의 신작은 상위 랭크, 특히 온라인게임 10위권 안에 들어가지 못한다. 실제로 유명 게임웹진의 주간순위를 살펴보면 10위권에 들었던 게임들이 계속 10위권 안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래 표를 확인해 보자.

 

 

 3년 전 10위권에 있었던 8개 게임이 아직도 10위권에 남아 있다.

 

위의 표는 지난 2009 4월 둘째 주부터 2012 4월 둘째 주까지의 주간 게임 순위 변동 현황을 나타내고 있다. 3년 전 10위권에 든 10개 게임 중 8개가 지금도 10위권을 지키고 있다. 해마다 신작은 쏟아지는데, 10위권에 들어간 게임이 3년 동안 별 변화가 없다는 것은 기존 게임의 경쟁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신작은 쏟아지는데 기존 게임이 사라지지 않으니, 게임 시장에서 상위권을 노리고 경쟁하는 게임의 수는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게임 시장 현황을 보고 하슬기 사원은 좋은 게임이 점차 늘어나면서 게임 시장이 포화됐다고 분석했다.

 

여기서 신작이 10위권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리그 오브 레전드>보다 게임을 재미있게 만들어야 할까? 아니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까? 하슬기 사원은 직접 답을 제시하기 전에 게임산업보다 훨씬 역사가 오래된 제조산업의 예를 들었다. 제조업체에서는 품질 향상을 하지 않아도 경쟁사를 누르는 전략이 널리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체가 포화 상태의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인 방법을 벤치마킹하자는 것이 강연의 핵심.

 

 

■ 품질을 올리지 않아도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

 

대표적인 예는 피로 해소 음료의 1위를 두고 경쟁하는 박카스와 비타500이다. 이 두 제품은 오래 전부터 경쟁해 왔지만 비타500의 비타민 함유량이 오르거나 박카스의 효능이 더 세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소비자에게 제품을 어떻게 소개하냐는 마케팅 전략’으로 경쟁하고 있다.

 

비타500은 건강한 음료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건강미가 넘치는 소녀시대나 원더걸스를 광고모델로 내세워 효과를 봤다. 한편 박카스는 주변 사람을 돕고 응원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광고로 담아냈다. 소비자의 피로를 풀어주고 기운을 복돋아주는 효능을 응원이라는 이미지로 전해 소비자의 호감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피로회복제 박카스로 누군가를 응원하고 도와주는 이미지를 전달한 광고 화면.

 

자동차 산업도 마찬가지다. 초기 자동차 시장은 파워핸들, 자동 변속기, 에어백, ABS 브레이크와 같은 차의 기능을 더해 경쟁력을 높이려고 했다. 하지만 어느 회사에서 자동차를 만들어도 비슷한 품질로 나오는 지금은 차의 기능으로 경쟁력을 높이기보다 차의 이미지를 강조해 소비자의 호감을 얻으려고 한다. 실제로 그랜저는 성공한 남자가 타는 자동차라는 이미지를 부각해 중년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이 차를 탔을 때 소비자가 성공한 사람으로 보인다는 점을 강조한 그랜저 광고.

 

이렇듯 제조업체는 제품의 품질을 올려도 시장 경쟁력이 크게 올라가지 않는 상황을 극복하려고 마케팅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그렇다면 게임도 마케팅 전략을 활용해 경쟁 게임보다 더 인기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 실제로 해봤더니… ‘마비노기 판타지 파티

 

2011 7 11, <마비노기> 7주년을 맞이해 첫 유저 오프라인 행사가 열렸다. 행사를 열던 당시 <마비노기>는 위기를 겪고 있었다. 기존 유저들이 여름방학을 맞아 새로운 게임을 하러 떠나는 바람에 1인당 평균 플레이 타임이 줄어들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열린 7주년 오프라인 행사 마비노기 판타지 파티’에서 흥미로운 일이 일어났다. 모든 유저들의 평균 플레이 타임이 줄어드는 동안 행사에 참여한 유저 40명의 플레이 타임은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행사에 참여한 유저들끼리 게임 속에서 서로 만나고 같이 놀면서 플레이 시간이 자연스럽게 늘어난 덕분이었다.

 

비록 소규모 인원에게서 일어난 현상이지만, 업데이트로 게임의 품질을 올리기 전에도 유저들을 게임에 몰입도록 만들었다는 의의는 거둘 수 있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마비노기 판타지 파티는 참여한 유저들의 플레이 시간을 늘렸다.

 

 

■ 결론: 품질 향상만이 꼭 답이라 할 수는 없다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데는 4P가 필요하다. Product(제품), Price(가격), Place(입지), Promotion(홍보). 경쟁작보다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전략은 분명 소비자가 자사의 게임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경쟁작보다 재미있는 게임을 만든다는 전략만 고집하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다.

 

하슬기 사원은 마케팅의 베스트셀러 책을 한 권 사고, 책에 적힌 마케팅 전략을 직접 실천해 경쟁에서 이길 다양한 방법을 찾아보자. 혹시 본인이 직접 마케팅 전략을 실천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마케팅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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