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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게임 개발자 A씨의 ‘앱스토어 도전기’

결코 만만치 않은 ‘게임 개발 로또’의 길

정우철(음마교주) 2009-05-02 02:17:46

A씨는 유명 온라인게임 개발사의 프로그래밍 부서에서 근무하는 모범생’ 개발자다.

 

최근 그의 고민은 애플의 앱스토어에 쏠려 있다. 지난 2월, 게임업체에 다니는 30대 개발자가 <헤비 매크>(Heavy Mach.)란 아이팟 게임으로 북미 앱스토어 게임 부분 3위에 오르며 1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두자 이런 고민이 생긴 것.

 

최근 NHN과 SK텔레콤도 앱스토어 형태의 사업 모델을 발표했다. A씨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이 성공한 사례를 보면서 본인도 한번 개발해 보고싶은 마음을 먹었다.

 

전 세계 애플 단말기를 대상으로 게임을 선보인다는 것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유료 판매순위에 오르면 금전적인 수익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히트상품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자긍심도 갖게 된다.

 

고민은 끝났다.앱스토어에 뛰어들기로 마음먹은 개발자 A씨. 그러나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수 많은 허들’이었다.

 

아이폰 외에 구굴폰 및 옴니아 등 오픈마켓 기반의 서비스모델이 계속 발표되고 있다.

 

 


■ 앱스토어 도전의 걸림돌  애플 개발자 등록


 

개발자 A씨가 솔깃한 대목은 개발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본인의 호주머니를 털어서 개발을 해야 하므로 자본금에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앱스토어용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등록비는 모두 무료이고, 개발자와 애플이 7:3의 비율로 개발자가 수익을 갖는 형태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직접 뛰어들어 보니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과 달랐다. 일부는 사실이고 일부는 달랐다.

 

SDK(소프트웨어개발툴킷) 다운로드 등 개발 자체에 드는 비용은 무료였다. 그러나 본인이 제작한 결과물을 앱스토어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애플 개발자 라이선스가 필요했다. 이게 유료다.

 

애플 개발자 라이선스를 등록하려면 1년에 99 달러(약 13만 원, 연회비 개념)가 필요하다. A씨는 미래의 수익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 투자는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지인들에게 저녁을 한번 쐈다고 생각하며 PC 앞에 앉았다.

 

애플 개발자 등록의 경우 개인은 99 달러, 기업은 299 달러로 연회비 방식. 

 

그러나 A씨는 개발자 등록 양식을 적다가 잠시 멈췄다. 자신이 모르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 부분은 은행에 다니는 아내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애플 스토어에서 얻은 수익을 본인이 받으려면 은행에 등록해야 할 게 있다. 해외 은행 식별코드인 ‘스위프트 코드(Swift Code)’와 로컬 클리어링 코드(Local Clearing Code)’ 등이다. 이 코드는 거래 은행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EIN 코드였다.

 

이 코드는 그의 아내도 잘 모르는 부분이다. A씨는 애플이 미국 회사인 점을 감안해 미국에 있는 친적에게 문의하기로 했다.

 

‘EIN 코드(고용인 인증 코드)’는 단순히  애플 개발자로 등록하기 위한 정보가 아니라, 외국인이 미국 정부에 납부하는 세금과 관련된 코드다. 물론 선택사항. 만일 작성하면 앱스토어에서 벌어들인 수익의 10%를 세금으로 내면 되지만, 작성하지 않을 경우 세금을 30%나 내야 한다.

 

앱스토어 유료 게임의 가격이 3~9 달러임을 감안할 때 세금 30%는 타격이 크다. 개발자 A씨는 고민할 것도 없이 EIN 코드를 등록하기로 했다. 문제는 EIN 코드는 미국 정부에서 발행하기 때문에 외국인은 온라인 신청 및 대리 신청이 불가능하다는 데 있었다.

 

결국 전화 혹은 팩스로 신청해서 EIN 코드를 받아야 한다.

 

(일러스트: ONESOUND)

 

어쨌든 A씨는 세금 감면 혜택을 위해 EIN 코드 신청 양식을 인터넷으로 받아서 작성한 다음 팩스로 발송했다. 그리고 한 달 후, 그는 국제우편으로 코드를 받아볼 수 있다는 공지를 받았다.본 서류 작업을 완성하는 데만 족히 한 달이 걸렸다.

 

EIN 코드를 얻기 위한 SS4 양식. 빨간 테두리 부분은 꼭 기입해야 한다.

(클릭하면 원본 크기로 볼 수 있음)

 

 


■ 앱스토어 도전의 걸림돌 ② 애플 Mac


 

애플 개발자 라이선스를 확보한 A씨는 받아놓은 SDK를 설치하려고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앱스토어용 SDK가 맥(Mac) 운영체제(OS)에서만 돌아간다는 걸 깜빡했다. 게임을 개발하려면 앱스토어 SDK가 필요하고, 그걸 설치하려면 맥 OS가 구동이 되어야 한다. OS를 설치하려면 당연히 맥이 필요하다. SDK는 무료이지만 이를 이용하려면 맥을 구입해야 한다. 이 정도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것 같다.

 

A씨는 맥은 예전부터 디자인이 좋아서 꼭 갖고 싶었던 장비라며 본인에게 최면을 걸기로 했다.

 

지난 해부터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맥의 가격도 올랐다. 300만 원을 훌쩍 넘는다. 물론 중고 맥을 구하면 보다 저렴하겠지만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처럼 그는 신상품을 구입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150만 원 대의 맥북(노트북)이나 100만 원 대의 맥 미니를 구입해도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에는 지장이 없다. 하지만 A씨는 개발자였고, 그는 스펙이 갖춰진 PC를 원했다. 결국 A씨는 370만 원 수준의 맥 프로를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굳이 맥 프로가 아니더라도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은 무리가 없다.

 

 


■ 앱스토어 도전의 걸림돌 ③ 시간 부족


 

A씨는 지난 과정을 생각했다. 앱스토어에 도전한 지 겨우 한 달. 거금 5백만 원을 투자하고 나서야 개발에 들어갈 수 있었다.

 

지난 한 달 동안 자신이 준비한 애플리케이션의 기획을 다듬을 수 있었다는 게 개발자 A씨가 삼는 위안이다. 현실적인 A씨는 게임을 혼자 개발하려던 계획을 포기했다. 프로그래머인 자신이 그래픽까지 다루는 것은 무리라는, 극히 현실적인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A씨는 어설프게 게임을 내놨다가 실패하는 모습은 이미 수없이 봐왔기 때문에 같은 회사에서 그래픽을 담당하는 동료를 설득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결국 평소 앱스토어에 관심이 많았던 개발자 B씨도 이번 기회에 합류하기로 했다. B씨는 애플 애플리케이션 게임 개발이 본인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들을 괴롭힌 것은 시간이었다.

 

회사 업무와 동시에 프로그래밍을 담당한 A씨는 생소한 Objective-C라는 언어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B씨는 회사 그래픽 업무와 병행하느라고 바빴다. 회사 업무시간 외의 개인 시간을 이용해 만들겠다는 계획은 쉽게 진행되지 않았다.

 

 

‘현실적인’ A씨는 게임 대신 아이팟 터치 애플리케이션으로 방향을 선회한다. 상품을 만들기보다는 공부하는 심정으로 앱스토어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기로 했다. 지금도 계속 개인 시간을 활용해 개발을 진행 중이다. 물론 진도는 매우 더디다.

 

그래도 언젠가는 자신의 노력이 달콤한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오늘도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 작은 걸림돌 애플 배리어

 

앱스토어에 컨텐츠를 등록하기 위해서는 애플의 자체 심의를 거쳐야 한다. 심의를 통과해야 해당 컨텐츠가 앱스토어에 공개되고 판매도 가능해진다.

 

애플의 자체 심의는 형식적인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그 형식적이라는 게 문제다. 심의 기준이 공개되지 않았고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개발 도중에 기준을 맞추기도 어렵다.

 

따라서 개발자들은 자신의 컨텐츠가 등록대기에 들어가고 얼마 후에 등록이 확정되는지 알 수 없어 불만이 많았다.

 

심지어 애플 심사와 관련해 애플의 수익성을 해할 것이라 판단되면 결코 등록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모바일 웹 브라우저인 애플의 사파리를 위협하는 오페라 미니 모바일은 애플로부터 등록을 거절당했다

 

애플은 지난 아이폰 3.0 컨퍼런스를 통해 등록을 요청한 애플리케이션 중 약 96%가 등록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등록되는 애플리케이션 중 98%가 7일 이내에 등록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자체 심의 기준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음의 TV팟과 다음 맵은 구글맵과 유튜브를 대체하는 애플리케이션(애플의 이익을 침범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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