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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분석] 넥슨지티 연간 실적으로 보는 2020년 넥슨 판도

액스 흥행에도 넥슨레드 적자 일로, 넥슨코리아에서 새 출발... 새 먹거리 찾은 서든어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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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우티) 2020-02-11 16:01:49

10일 넥슨의 자회사 넥슨지티(넥슨GT)가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2019년 연간 실적을 공개했다.

 

연결기준, 넥슨지티의 2019년 매출은 302억 원, 영업손실은 287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6.9% 하락했으며, 영업손실은 전년 252억 원보다 약 14% 정도 늘었다. 단, 당기순이익은 29.3억 원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넥슨지티의 공시와 넥슨의 최근 동향을 합치면 꽤 여러가지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액스>의 글로벌 진출 성공에도 불구하고 개발사 넥슨레드가 기록한 만성 적자, 넥슨코리아로 간 넥슨레드와 '초격차'를 이끌 새 개발총괄 김대훤, 배틀 패스 모델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은 <서든어택>과, 넥슨지티의 신작 소식이다. 지금부터 하나씩 살펴보자.

 

넥슨지티의 2019년 연간 실적 (출처: DART)

 


 


넥슨 그룹의 관계사 조직도. 맨 위에 있는 넥슨의 위에는 지주회사 NXC가 있다. (출처: NXC)

 

맨 아래 넥슨지티는 게임하이를 전신으로 하는 곳으로 2010년 5월 넥슨에게 인수된 이래 지금까지 넥슨의 자회사로 있다. (이후 <서든어택>이 넥슨에서 독점 서비스됐다.) 

 

넥슨지티는 2016년 5월 웰게임즈를 자회사로 인수했다. 웰게임즈는 사명을 넥슨레드로 바꿨다. 넥슨레드는 2017년 12월 엔도어즈를 인수하면서 규모를 키웠다. 

 

2018년 기준, 넥슨지티의 인원은 200명, 넥슨레드의 규모는 300명으로 자회사 근무 직원이 모회사 근무 직원보다 더 많았다. 기존 넥슨레드 인원에 엔도어즈, 넥스토릭, 넥슨지티 일부 인원까지 합한 값.

 

2019년 11월 8일, 넥슨코리아의 새로운 개발총괄로 김대훤 넥슨레드가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리고 2019년 12월 24일, 넥슨코리아의 손자회사였던 넥슨레드가 넥슨지티에서 분리, 넥슨코리아에 합병됐다. 대표를 비롯한 넥슨레드의 개발인력들이 넥슨코리아로 직접 흡수된 것이다.

 

 

# 소리 없이 강했던 2019년 <액스>의 글로벌 흥행

 

2019년 한해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액스>(AxE)는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으로 전년 대비 매출액이 올랐다. <액스>는 2018년 11월 일본에 <페이스>라는 이름으로 출시됐고, 이듬해 2월 글로벌 론칭을 시작해 대만,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시장에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게임은 태국 앱스토어 매출 2위, 대만 앱스토어 매출 5위를 기록했다. 

 

<액스>의 해외 진출을 적극 꾀했던 넥슨레드는 글로벌 원 빌드로 게임을 출시했지만, 현지화에 적지 않은 공을 들였다. 그래픽 데이터를 따로 다운로드 받게 해 지역마다 취향에 맞는 데이터를​ 선택할 수 있게 했으며, 한국어,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태국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중국어(간체, 번체) 등의 언어를 지원했다. <액스>의 핵심 인력은 해외에 직접 찾아 유저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액스>는 작년 8월, 베트남 최대 모바일 앱 서비스 기업인 '아포타 그룹'의 자회사 가모타와 함께 서비스를 시작해 매출 10위 권 안에 안착하기도 했다. <액스>의 심기훈 디렉터는 베트남 시장에 따로 진출한 이유에 대해 "베트남 유저들이 신용카드가 없어서 애플 구글에서 결제를 못 한다. 편의점에서 바우쳐를 구매해 인 게임 결제에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따로 붙여서 론칭했다"고 설명했다.

 

2019년 10월 기준, <액스>의 글로벌 누적 유저는 약 280만 명이다. 즐길 만한 모바일 MMORPG가 많지 않았던 국가에 적극적으로 진출,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된다. 모바일 MMORPG 경쟁의 후발 주자로 꼽히는 넥슨 입장에선 넷게임즈의 <V4> 이전에 넥슨레드의 <액스>가 있었다.

 

<액스>의 베트남 유저 간담회 (출처: 넥슨레드)

 

# <액스> 흥행에도 개발사 넥슨레드는 적자... 넥슨코리아로 자리 옮겨

 

<액스>는 해외 진출로 매출액이 올랐지만, 게임을 만든 넥슨지티의 자회사 넥슨레드는 적자를 기록했다. 2019년 넥슨지티의 영업손실은 57억 9,400만 원으로 전체 영업손실의 20% 규모. 나머지 80%의 대부분이 넥슨레드에서 온 것으로 추정된다. 2018년 넥슨레드 적자는 약 250억 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레드는 넥슨의 브랜드로 모바일 게임을 만들어내기 위한 ​법인들의 집합체다. 회사는 넥슨지티가 웰게임즈를 인수한 데에서 출발해, 2017년 3월 '넥슨레드'로 탈바꿈, 2018년 3월 <아틀란티카>와 <영웅의 군단>의 엔도어즈를 흡수시키며 규모를 불렸다. 전 게임하이의 모바일게임 부문 개발 인력도 여기 포함되어있다.

 

넥슨레드는 넥슨지티의 자회사로 게임을 개발했지만, 만성 적자를 모면하지 못했다. <액스>를 제외한 모바일 게임은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으며, 2019년 8월 <영웅의 군단> 출신 개발자들이 주축이 되어 언리얼 엔진4를 기반으로 제작 중이던 <프로젝트 G>도 드롭됐다.​ 개발비 지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눈에 띄는 결과물이 없는데, <액스>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투자까지 해야 했던 상황.

 

수집형 RPG <프로젝트 G>의 홍보 이미지. 지금은 개발 중단.

 

넥슨레드의 매출 실적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넥슨레드는 2018년 1분기부터 2019년 4분기까지 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넥슨코리아는 2019년 12월, 손자회사 넥슨레드를 1억 원에 인수하며 지배구조를 개편했다.​ 

 

같은 달 27일, 넥슨코리아는 정상원 부사장의 후임 개발총괄로 넥슨레드 김대훤 대표를 선임했다. 김대훤 총괄과 넥슨레드는 넥슨코리아 이름으로 새로운 모바일게임 개발에 착수하게 된 것.​ 3월 중에는 김대훤과 넥슨레드 출신 개발팀들이 새 프로젝트 담금질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헌 대표는 2020년 신년사를 통해 "라이브 프로젝트에 투자해 '초격차'를 만들겠다"라는 뜻을 밝혔다. 넥슨코리아와 넥슨지티에서 개발, 서비스, 해외 사업을 두루 경험한 김대훤 대표에게 개발총괄을 맡기는 것이 '초격차'를 만들기에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김대훤 총괄은 <메이플스토리> 해외서비스 개발실장을 거쳐 2010년 넥슨지티에 합류, <서든어택>의 서비스와 <액스>의 개발을 이끌었다.

 

넥슨의 개발총괄이 된 김대훤 넥슨레드 대표

 

# 배틀 패스 BM & 신규 생존모드로 2019년 겨울 새 모멘텀 만든 <서든어택>

 

넥슨지티의 발표에 따르면, <서든어택>과 <스페셜 솔저>의 연매출은 감소세를 그렸다. 각각 PC와 모바일에서 서비스 중인 두 FPS 게임은 오랜 서비스 기간이 지나면서 하향곡선을 그리는 게임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서든어택>은 새 BM과 모드로 2019년 겨울 하락세를 극복하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넥슨지티는 지난 연말 <서든어택>에 총 5탄 규모의 대형 업데이트 시리즈 '쏴바이벌'을 전개함과 동시에, 구매 부담이 적은 대신 유저들에게 알짜 추가 보상을 주는 배틀배스 BM '서든패스'를 도입했다. 내리막길을 걸을 줄 알았던 <서든어택>은 ​작년 겨울 진가를 발휘했다.

 

개발진은 게임의 전통이라고 부를 수 있는 연예인 모델링 캐릭터를 계속 출시하면서 (러블리즈, 손나은), 신규 생존모드 '아포칼립스', '제3보급구역'도 추가했다. 유저들은 <서든어택>의 광폭 행보에 호응하면서 게임의 PC방 점유율은 해가 바뀐 2020년 2월까지 4%~5%를 유지 중이다. 2월 10일, ​<서든어택>의 PC방 점유율은 5.09%로 전체 6위를 기록했다. (게임트릭스 집계 기준) 

 

통상 배틀 패스 모델을 결제한 유저는 특정 보상 구간에 도달하기 위해 게임을 계속 플레이하는 경향이 있다. 현재 게임의 PC방 점유율은 배틀 패스 모델이 PC방 게임 플레이와 맞물려 돌아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넥슨지티의 오랜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서든어택>은 조금 더 자기 역할을 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트릭스의 2020년 2월 10일 게임순위

 


 

# 넥슨지티 "2021년에 PC 슈팅 게임 출시하겠다"

아울러 실적 발표와 함께 넥슨지티가 새로운 PC 온라인 FPS 게임을 개발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출시 시점은 2021년경. ​모바일 인력을 넥슨코리아로 보냄과 동시에 자회사의 적자 압박도 던 넥슨지티는 새로운 중량급 프로젝트에 심혈을 기울일 수 있게 됐다.

 

넥슨지티에게 <서든어택>은 효자지만 <서든어택2>는 뼈아픈 이름이다. 수백억 원 규모의 개발비를 들여 개발했던 <서든어택2>는 2016년 출시 85일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넥슨지티가 <서든어택>으로 새로운 시도를 펼칠지, 아니면 새로운 이름으로 PC FPS에 도전할지 관심이 쏠린다.

 

넥슨지티의 신작에 대해서는 추후 자세한 정보가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신작에 대한 힌트가 많지 않지만, 2018년 넥슨지티 김명현 총괄 프로듀서는 디스이즈게임과의 인터뷰에서 "요즘은 엔진이 좋아져서 콘솔 확장이 어렵지 않다"라며 신규 프로젝트의 콘솔 플랫폼 도전을 암시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넥슨 독립 스튜디오 총괄 프로듀서 인터뷰 시리즈 ⑥ 넥슨GT 편 (바로가기)

 

넥슨GT는 NXC 그룹 산하, 넥슨코리아와 별도의 법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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